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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학 서정시」 제128권 『시냇달』. 197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조장권의 시집이다. 저자의 시는 청빈과 고요가 시상의 농담과 준법을 이루어 한기가 느껴질 만큼 가감하게 절삭한 자발적 가난의 언어로 개진된다.

조정권의 시는 청빈과 고요가 시상의 농담과 준법을 이룬 수묵화첩이다. 그의 시편들은 한기가 느껴질 만큼 가감하게 절삭한 자발적 가난의 언어로 개진된다. 그에게 말은 말하지 않기 위한 말이다. 그래서 그의 시의 주인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고 수사가 아니라 여백이다.
― 홍용희(평론가ㆍ경희대 교수)

시인은 자연의 움직임을 받아들여 그것을 제 것으로 만들 줄 압니다. 시인은 고요하게 그것을 보존합니다. 그 들끓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도 많지 않지만, 받아들이더라도 들끓는 그대로 제 속에 둘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죠. 그 들끓음을 침묵으로 바꾸는 일을 아무나 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 자연으로부터의 부름에 응답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세우고, 거기에 머무르면서 “하늘 들여놓고/ 가을 풀 틈에 끼어 한뎃잠”을 자는 이라면 필시 그는 시인일 것입니다.
― 여태천(시인ㆍ동덕여대 교수)

시인의 말 / 5

요즘 내가 다니는 절 …………… 13
이런 악수 …………… 14
백철쭉 …………… 15
12월의 나무 …………… 16
12월의 마음 …………… 17
고절故絶 …………… 18
햇빛 틀어놓고 샤워를 …………… 19
비닐우산 …………… 20
빙침氷寢 …………… 21
세심각洗心閣 …………… 22
야래향夜來香 …………… 23
산꽃 1 …………… 24
봄비 …………… 25
인취사에서 …………… 26
산꽃 2 …………… 27
궁해도 …………… 28
좋은 공부 …………… 29
삶 …………… 30
새해안부 …………… 31
설서루雪棲褸 …………… 38
강림저수지 …………… 39
시들어가는 가을 하늘에 …………… 40
금주의 대청소 …………… 42
1행시 …………… 43
누졸陋拙 …………… 44
설월雪月 …………… 45
동강에서 …………… 46
적음寂音 …………… 47
세심정洗心亭 …………… 48
산철쭉 …………… 49
품 …………… 50
관음죽 …………… 51
두 손 …………… 53
예쁜 풍경 …………… 54
하얀 날들 …………… 55
저녁 물빛 …………… 56
극서정 …………… 57
시냇달 …………… 58
마음은 위독한 병 아닌가 …………… 59
달맞이꽃엔 사산아가 살고 있어요 …………… 62
노춘기老春氣 …………… 66
니들이 대게나라를 알아 …………… 68
딸기 …………… 70
진눈깨비의 수첩 …………… 72
미세먼지에 대하여 …………… 74
비망록 …………… 75
민박 …………… 76
우산 …………… 77
참나무숲에서 거절당하다 …………… 78
누추에 대하여 …………… 79
흰 …………… 80
나무에 시 걸기 …………… 82
땅의 고마움 …………… 83
내가 벽과 공空을 껴안는 이유 …………… 84
말 …………… 86
꽃처럼 …………… 88
귀 좀 씻고 …………… 89
뭉게구름 …………… 90

발문｜ 시린 발을 불러 세우는｜ 여태천 …………… 91

지켜보았거나 지켜보지 못한
날들의 임종에 대해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나는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한없이 불쌍히 여긴
슬픔에게.
― 「하얀 날들」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