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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17개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개성 있는 캐릭터들, 뚱보가 겪는 여러 가지 해프닝, 청소년의 모습과 뚱보의 삶이 그려진 이 작품은 외국작품이라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살과 인생, 거기에 사랑까지 겹치어 겪게 되는 사건들은 우리에게도 편안하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진지하면서도 어둡거나 무겁지 않게 ‘뚱보’의 삶을 그려나간 이 작품은 ‘파리네트 상’(벨기에), ‘이부 상’(독일) ‘엥코륍티블 상’(프랑스) 등 2002년에서 2004년에 걸쳐 유럽에서 17개의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또한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뚱보의 삶1- 뚱보를 괴롭히는 것들과 맞서기
뚱뚱한 것과 마른 것 중 어느 쪽이 더 괴로운가 하는 것이었다. 더 괴로운 건 내 쪽이었다. 에릭은 사람들 눈에, 딱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굉장히 마른 아이일 뿐이었다. 반면에 나는 의지가 없는 아이, 되는대로 사는 아이, 하루 온종일 먹기만 하는 아이로 보였다. 뚱뚱한 사람들은 남들로부터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다.-본문 46쪽

벵자멩을 괴롭히는 것은 타인의 시선뿐만 아니다. 신체 검사 할 때, 달리기할 때, 옷 사러 갈 때, 수영복을 입어야 할 때, 좋아하는 이성이 생겼을 때 등 뚱뚱하기 때문에 갑절의 고통이 드는 뚱보들의 실존적 상황이 놀랍도록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뚱보를 괴롭히는 이 갖가지 상항들을 보며 그저 단순하게 재밌어하거나 웃고 지나치게 되진 않는다.

뚱보의 삶2-살과의 전쟁
“내 나이가 지금 마흔이거든. 다이어트를 해 온 지도 벌써 25년째야…… 난 별의별 방법들을 다 써 봤고, 그 결과들이 어떤지도 다 경험해봤지! 난 이렇게 뚱뚱하지만, 세상의 그 어느 마른 사람들보다도 더, 먹는 걸 참으며 살아왔어! 내가 아는 뚱뚱한 사람들은 모두 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 모두 다!”-본문 40쪽

삼촌의 말처럼 벵자멩은 자신이 뚱보인 걸 인정하고 다이어트도 한다. 하지만 벵자멩에게‘먹는 것’은 단순히 좋아서가 아니라 잘 보낸 하루를 마무리 지어 주거나 잘못 보낸 하루를 구제해 주는 특별한 삶의 의미를 지니고 꿈을 넓혀 주기도 한다. 작가는 경쾌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 ‘비만아’의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그들의 삶과 고민을 파고든다.

뚱보의 삶3-의사들은 모른다. 살을 빼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내가 뚱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결국은 여자 애들 때문이었다. 여자 애들이 날 다른 남자 애들 보듯이 봐 주지 않는다는 것, 까놓고 말해, 난 남자 친구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이상은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이다. 뚱보인 한은, 후보자 명단에 오를 수조차 없었다. 난 경쟁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 -본문 37쪽

한창 외모에 신경 쓰기 마련인 청소년기에 체중이 미치는 영향은 사뭇 대단하다. 체중 하나 때문에 벵자멩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느라 진땀을 흘린다. 벵자멩이 클레르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고민하는 외모, 이성, 섹스, 친구, 공부는 그대로 우리 청소년들의 관심사이기도하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벵자멩은 뚱보 인생에 한몫 단단히 했던 뛰어난 요리 실력과 섬세한 마음씨를 발휘하여 클레르를 사로잡는다. 더구나 벵자멩은 애써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클레르와 친구가 된 후로는 먹을 것에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켜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 작품 속 벵자멩의 모습은 외모에 집착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하고 능동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