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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와 장자, 희망을 세우고 변신을 꿈꾸다 : 성정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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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신정근
  • 출판사 : 사람의무늬
  • 발행 : 2014년 05월 30일
  • 쪽수 : 3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5500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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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혁명의 사상가 맹자 자유의 사상가 장자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성정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


    맹자와 장자는 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에서 ‘마음心’에 가장 주목을 한 사상가들이다. 맹자는 마음의 특정한 길인 ‘성性’을 극대로 키워서 자율적 도덕의 세계를 만들려고 했고, 장자는 마음의 통제되는 않는 변화무쌍한 ‘정情’에 주목해서 외적인 개입의 시도를 완전히 차단하려고 했다. 이를테면 그들은 인간의 마음을 가장 적극적으로 또한 가장 전위적으로 묘파해 낸 휴머니스트들이었다.
    저자는 인심의 길을 이야기할 때 이렇게 극단적인 대비 선상에 놓이는 두 거장, 맹자와 장자를 크로스-리딩의 방식으로 읽어 나가면서, 그들의 고유한 성정론을 거울처럼 서로 비춘다. 사실 맹자와 장자는 전란과 분란의 도가니였던 당대에 마음의 물길을 찾아 희망의 씨앗을 키우고, 마음의 벽을 허물어 변신의 유희를 즐기라 역설했던, 혁명과 자유의 사상가들이었다.
    전문가와 초심자들 사이의 인문적 가교를 자임하는, 파워 라이터 신정근 교수의 ‘시대와 거울―포개어 읽는 동양 고전’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로, 마음 답답한 시절을 돌파해 나갈 하나의 통로로 추천한다.

    마음, 맹자와 장자의 사유의 터전
    전란과 분란의 시절을 돌파하는 마음의 성정들


    맹자와 장자가 살았던 시절은 국가 간의 세력 다툼으로 피비린내가 가실 날이 없었던 약육강식의 시절이었다. 난립한 국가들은 각기 부국강병의 기치를 내걸고 개인에게 복종과 인내를 강요했고, 현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만 갔다. 이런 차에 국가에 대한 예속성에 대항하기 위해, 맹자와 장자가 인간의 마음에 주목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마음만은 국가에 예속되지 않고, 국가의 권력 의지로부터 통제를 받지 않으며, 전통의 오랜 관성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영혼이 숨 쉴 수 있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밖으로 전란과 분란인 시절을 돌파하기 위해, 안으로 마음의 성정을 되짚는 일은 어쩌면 맹자와 장자 모두에게 당연한 일이었다.

    맹자는 마음의 특정한 경향성에 주목하여 그것을 키우고 행동으로 외화外化시킨다면, 개인의 인격이나 사회의 공통선이 신장되리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의 경향성을 극대화시켜서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널리 알려진 맹자의 ‘호연지기浩然之氣’는 바로 이러한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호연지기는 사람의 온 몸에 가득 찬 기상만이 아니라 하늘과 땅 사이를 한 치의 틈도 없이 가득 메운 기운을 말한다. 그것은 다른 일이 생겨날 가능성을 완전히 씻어 낼 정도로 충만한 상태를 가리킨다.
    특히 맹자는 본성을 담은 마음이 가득 차야 다른 마음이 꿈틀거리지 않고, 본성이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본다. 따라서 사람은 할 수 있는 한 마음의 힘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맹자의 ‘진심盡心(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맹자는 사람이 참마음이 몸으로 드러난 것을 읽어서 그대로 행동할 때 자신과 주위 사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아무리 진심眞心(진정한 마음)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은 그게 진심塵心(때 묻은 마음)인 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는 다가가지 않고 협조를 하지 않게 된다고 강조한다.

    반면, 장자는 마음을 특정한 경향성으로 나누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활발한 마음의 생성력을 왜곡하게(약화시키게) 된다고 보았다. 마음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규정할 수 없는데도 그것을 규정하게 된다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가공한다고 본 것이다. 대신 그는 마음을 ‘담淡’과 ‘허虛’의 이미지와 술어로 묘사한다. 그것을 공간에 비유한다면, 마음을 특정한 경향성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향성도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없도록 비우는 것이다. 이로써 마음은 어떤 특성을 드러내는 센터가 아니라 그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텅 빈 자리가 된다.
    이러한 자리에 당연히 존재에 대한 구속성이 있을 순 없다. 모자란 점이 벌충돼 완전해진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며, A에서 B로 차원이 완벽하게 바뀌는 질적 변화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존재 자체가 그러한 끊임없는 변화의 노정에 있는 것이다. 다만 사람은 변화의 국면을 고착화시켜서 그것을 무엇이라 명명하고, 언어 사용자들이 그 명명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래 이러한 장자에게 변신의 꿈은 자유다.

    이 시대의 제자백가―맹자와 장자 다시 읽기
    맹자는 마음의 물길을 찾아 어떻게 희망의 씨앗을 키우는가
    장자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 어떻게 변신의 유희를 즐기는가


    때는 온갖 전쟁으로 피폐해져 희망이 사라진 불안하고 우울한 시절. 저자는 혁명까지 주장해야 했던 맹자의 절박함을 설명하며 ‘맹자 편’을 시작한다. 맹자는 만약 사회의 불안과 위기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왕 자신으로 인해 초래된 것이라면, 그 사람이 최고의 권좌에 앉아 있으면 있을수록 사회적 고통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맹자가 활동할 당시 그 어떠한 사상가도 "무능하고 타락한 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사람은 없었다. 이러한 침묵의 상황에서 맹자는 최초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추방할 수도 있고 싸워서 처벌할 수도 있다는 방벌放伐의 혁명론을 주장했다. 실로 대담스럽기 그지없는 선언이었다.
    또한 맹자는 시대가 아무리 각박하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사람인 한 자연스럽게 하거나 당연히 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사단四端, 즉 마음의 순수한 네 가지 싹이다. "함께 아파하는 마음, 부끄러워하는 마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 이 중 함께 아파하는 마음은 사랑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도의이고, 존중하는 마음은 예의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혜이다. 인의예지 네 가지는 밖에서 나에게 우겨넣은 것이 아니라 내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런 마음에 집중하지 않아서 모를 뿐이다.
    맹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희망’을 찾는다. 시대가 아무리 암울하고 사람이 경쟁으로 그 잔혹성을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 안에서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다. 성선과 사단은 맹자가 암울한 시대에서 발견했던 희망의 보루였던 것이다. 즉, 성선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고통에 무너지지 않고 사랑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장자 편’ 역시 삶의 고단함을 시대적 배경으로 파악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장자가 살던 시절도 국가가 왕명王命으로 백성들에게 끊임없이 의무를 부과하던 때였다. 사실 왕의 개인적 욕망에 불과한 것을 국가적 과제로 둔갑시켜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무로 내놓곤 했다. 한번 부과된 의무는 물리는 법이 없었다. 이렇게 숨 쉬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이었을까 힘에는 힘으로 맞선다는 논리로 무장해서 왕정을 타파하고 국가 권력을 차지해야 할까 아니면 모든 기성의 가치와 기구를 억압과 착취의 이데올로기로 비판하고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어야 할까?
    여기에 장자의 ‘변신론’이 적용된다. 장자는 시시각각으로 개인에게 부과되는 요구와 의무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장자] 첫 편 [소요유]에서 곤이 붕새로 변신하는 이야기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변신은 존재가 자신의 모습을 A에서 B로 바꾸는 것이다. 이 변신은 여행처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성형처럼 몸의 일부를 고치는 것도 아니다. 장자의 변신은 물고기에서 새라는 종의 경계를 넘어서는, 훨씬 근원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변신에는 어떠한 장애나 한계가 없다. 이렇게 종을 넘어서 변신을 하게 되면 국가는 ‘나’의 종적을 추적할 수가 없다. 국가가 의무의 부과를 위해서 ‘곤’에게 찾아 왔지만 그 곤은 벌써 ‘붕’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조직으로부터 규제를 받고, 또 개인적 욕망의 사슬로 자신을 얽어매고, 또 삶의 관행에 따라 늘 같은 패턴을 되풀이한다. 불편하고 지루하다고 느끼면서 규제, 욕망 그리고 관행이 주는 안정감으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현실에서 장자는 고통이 따르는 변신을 위해 용기를 내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 답답한 시절이다. 이제 진심眞心(진정한 마음)이란 바로 진심盡心(마음을 다하는 것)임을 역설했던 의리의 사상가 맹자와 나비의 꿈속에서 내 존재의 구속을 끊어 내었던 자유의 사상가 장자를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서 진정한 ‘희망과 변신’이 꿈꾸어질 때, 또 하나의 전망과 창조가 그렇게 허황되게 만들어지는 게 아님을 직시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시각 자료와 문자의 종합―동양 철학 이해의 새로운 접근법

    이 책은 같은 시리즈의 제1권 [공자와 손자, 역사를 만들고 시대에 답하다]와 함께 동양 철학의 사상가를 소개하면서 처음으로 시각 자료와 문자의 종합을 시도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서양의 철학사를 다룰 때 도판과 글의 결합은 이미 시도되었지만, 동양의 철학사를 다룰 때 문자 독점의 현상은 아직 여전하다. 보통 동양 철학의 글은 문자에 의존하거나 초상화 몇 장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는데, 사정이 이러하니 동양 철학을 읽으려는 욕구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내용이 괜찮아도 방식에 식상하면 관심을 갖기가 어렵거니와 요즘 문자를 ‘읽는’ 것보다 그림을 보듯이 문자를 ‘보는’ 세대가 등장한 만큼, 동양 철학의 글도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한 장의 사진과 한 폭의 그림이 수많은 문자와 함께 사상가에 대한 이해와 사상의 울림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도판은 문자가 주지 못하는 점을 전달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며, 보는 순간에 확 잡아당기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저자는 이 책의 발간을 준비하며 맹자와 장자의 고향을 찾아 그들의 자취가 담긴 곳을 몸소 걸으며 생각했다. "여기서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일구었으며, 어떻게 그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었을까 " 저자는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멀고 험한 곳이라도 직접 찾아 가서 사진 자료를 찍어 왔고, 그것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 _ 성정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

    맹자, 희망을 세우다
    인트로 _ 맹자는 마음의 물길을 찾아 어떻게 희망의 씨앗을 키우는가
    - 맹자에 흐르는 두 강물의 이야기
    - 성선, 맹자가 찾아낸 희망의 씨앗
    - 같은 사람인데 어디에서 차이가 날까
    - 조선시대 [맹자] 읽기의 도사들
    - 진심의 리더십
    - 맹자의 정전제는 완전 고용이다
    - 맹자와 순자 중에 누가 공자의 후계자인가
    - 조심과 야기로 마음을 기르는 길
    - 맹자와 상앙의 같은 고민과 다른 해결
    - 맹자 어머니의 자식 교육과 맹자의 부

    장자, 변신을 꿈꾸다
    인트로 _ 장자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 어떻게 변신의 유희를 즐기는가
    - 소요유의 변신 이야기
    - 제물론, 성선을 넘어 평등을 말하다
    - 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풀려나자!
    - 노자와 장자는 어떻게 유명해졌나
    - 경전은 쓰고 남은 찌꺼기일 뿐이다
    - [장자]와 [주역], 자연의 리듬을 말하다
    - 유용성과 무용성의 변증법
    - 문명의 야만성을 넘어서기
    - 제왕의 존재와 꿈 이야기
    - 장자는 공맹의 제자이면서 상대주의자인가

    후기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맹자와 장자는 비슷한 시대를 살면서 당시 철학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 마음 ‘심心’의 문제를 함께 씨름했습니다. 하지만 씨름한 결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맹자와 장자를 하나로 묶어서 비교해 볼 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성선性善과 제물齊物에 있습니다. 맹자는 성정에서 사람이 똑같지만 발현에서 차이가 나므로, 그 차이에 따라 차등적인 사회 질서를 꾸리려고 했습니다. 장자는 성정에서 사람이 다르고 발현에서도 다르므로, 그 다름을 개인의 고유성으로 인정하자고 했습니다. 둘 사이의 이러한 차이는 [맹자]와 [장자] 곳곳에서 때로는 격렬하게 부딪치기도 하고 때로는 손뼉을 치기도 하면서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서문' 중에서/ pp.9~12)

    ‘안인安人’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테제는 공자 당시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공직자나 사회 각 분야의 리더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확대되어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시민의 대표자가 되려고 선거에 나서는 사람을 보게 되면, "당신, 수기가 되어 있나요"라고 물어볼 필요가 있다. 그것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 스스로 물러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런 인물에게 표를 던져서는 안 된다. 적어도 공자의 주장에 동의한다면 말이다.
    ('프롤로그_성정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 중에서/ pp.27~28)

    맹자는 마음과 혁명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다고 보았다. 이러한 거리의 축소는 마음을 발견하지 못했으면 불가능했다. 보통 우리는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한다. 행위자의 기준에서 보면 행동을 하기 전에 "어떻게 해야지!"라는 사전 판단을 한다. 우발적인 충동으로 무슨 짓을 하기도 하지만, 사람이라면 행동은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다.
    ('맹자는 마음의 물길을 찾아 어떻게 희망의 씨앗을 키우는가' 중에서/ p.66)

    [맹자]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맹자가 본성이 착하다는 ‘성선’을 역설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는 실제로 오늘날 정치인 이상으로 복지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성선은 맹자가 가꾸고자 한 세상을 위한 출발점일 뿐이었다. 우사인 볼트가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이라고 해도, 그가 출발점에서 앞으로 걸음을 옮겨야 빠른지 어떤지 알 수 있듯이, 성선도 마음에만 자리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마음 밖으로 드러나야 한다.
    맹자는 바로 이 문제를 오늘날 복지 논쟁과 연결될 수 있는 항산恒産, 항심恒心, 망민罔民 등의 주제로 풀어 나갔다. 맹자는 "가만히 있어도 모든 일이 잘 될 거야!"라는 신비주의자나 낙관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성선을 왜곡되지 않게 끌어낼 수 있을까"라며 현실적 방안을 강구했던 사회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맹자의 정전제는 완전 고용이다' 중에서/ pp.124~125)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자는 화를 벌컥 내지 않는다. 맹자는 다시 상대를 탓하기 이전에 자신이 뭔가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자신이 진실하지 못했는지 반성한다. 하지만 아무리 반성해도 어떻게 저런 반응이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가 있다. 그제서야 맹자는 비로소 포기를 선언한다. 사람이 사람의 말을 알아들어야지 그와는 반대로 엇박자만을 놓는다면, 더 이상 해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맹자와 상앙의 같은 고민과 다른 해결' 중에서/ p.156)

    맹자와 장자를 따로 읽으면 두 사람은 동시대를 살다가 간 사상가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둘의 책을 겹쳐서 읽어 보면, 두 사람이 상대를 얼마나 의식하고 있으며, 장자는 맹자를 넘어서기 위해서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맹자만 읽고 그를 좋아하거나 장자만 읽고 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다소 의아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장자가 맹자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맹자가 없었더라면 장자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서로 칭칭 얽혀 있다
    ('장자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 어떻게 변신의 유희를 즐기는가' 중에서/ p.181)

    사람은 자신이 속한 조직으로부터 규제를 받고, 또 개인적 욕망의 사슬로 자신을 얽어매고, 또 삶의 관행에 따라 늘 같은 패턴을 되풀이한다. 불편하고 지루하다고 느끼면서 규제, 욕망 그리고 관행이 주는 안정감으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장자는 고통이 따르는 변신을 위해 용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소요유의 변신 이야기' 중에서/ p.205)

    하지만 장자의 생각은 달랐다. 장자는 맹자의 논리적 한계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제물을 가지고 성선을 비판한다. 풀어서 설명하면, 사물은 보편성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실현의 정도가 다르므로, 맹자는 사물이 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장자는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의 과정에 있으므로, 보편성과 그 실현의 정도가 다르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우리가 산에 오르다 보면 바위가 푸석푸석해져서 작은 돌로 변하고 다시 흙으로 변한 경우를 볼 수가 있다. 또 흙은 지각 작용에 따라 다른 것으로 바뀔 것이다. 이때 기의 결집체로서 사물이 끊임없이 바위, 돌, 흙 등으로 바뀌면서 그때마다 다른 성질을 갖는다는 것이 진실이다.
    ('제물론, 성선을 넘어 평등을 말하다' 중에서/ p.209)

    우리는 보통 유용한 것을 가지려고 하고 무용한 것을 버린다. 유용한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만 무용한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박의 이야기에서도 보았듯이, ‘쓸모’라는 것은 주관적이어서 생각하기에 따라 유용과 무용이 뚜렷하게 잘 구별되지가 않는다.
    장자는 사물의 관점이 아니라 생명의 관점에서 논의를 이끌어 간다. 논의는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무용성의 관점에 서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이 유용성을 우선시하는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둘째, 무용성에 선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생명이 온전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앞에서 긍정했던 무용성이 다시 부정되고 있다. 셋째, 유용성과 무용성이 한계를 가지므로 둘을 뛰어넘는 새로운 종합이 필요하다.
    ('유용성과 무용성의 변증법' 중에서/ pp.257~260)

    생과 사는 기氣가 변해가는 국면을 잘라서 명명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한 편으로 쭈욱 이어지는 영상물을 적정한 시간 단위로 나누어서, 앞 부분중간 부분뒷 부분으로 구분한다. 단위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서 부분은 얼마든지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이를 생사에 적용하면 생과 사도 전체의 변화 과정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른 임시적인 이름일 뿐이다. 즉, 생과 사가 결코 다른 것이 될 수 없는 어떤 것이 아니다. 이렇게 보면 장자는 세계의 상대적인 가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에 놓여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그 변화의 과정이 바로 도道인 것이다.
    ('장자는 공맹의 제자이면서 상대주의자인가' 중에서/ p.296)

    장자의 대답은 훗날 선불교에서도 차용될 정도로 아주 유명하다. 아마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동곽자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깜짝 놀랄 수 있다. 이는 장자의 도를 맹자가 말하는 인의仁義와 같은 가치를 가진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자는 특정 가치가 아니라 변화야말로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이 변화는 어떠한 방향성조차 가지지 않으므로 존재를 특정한 곳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여행에 비유한다면, 도는 여행사와 계약해서 정해진 행선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가고 싶은 대로 움직이는 자유 여행과 닮았다. 그래서 장자는 첫 편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학學을 말하지 않고, 정해진 바 없이 어슬렁어슬렁하며 돌아다니는 유遊를 말했던 것이다.
    ('장자는 공맹의 제자이면서 상대주의자인가' 중에서/ pp.298~299)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
    출생지 경남 의령
    출간도서 31종
    판매수 13,675권

    앞뒤로 갓먼당과 방아산이 자리하고 그 사이로 남강이 흐르는 의령 장박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서철학을 배우고 동양철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같은 대학 유학대학장과 유학대학원장, 유교문화연구소장과 동양철학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또한 (사)인문예술연구소를 운영하며 인문과 예술이 결합된 신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정근 교수의 EBS [인문학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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