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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 : '청춘의 문장들' 10년, 그 시간을 쓰고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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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사항

    책소개

    인생의 한 시절을 보낸 독자를 위해 정성 들여 짓고 꾸린 선물

    2004년 출간 된 산문집 [청춘의 문장]은 산문계의 고전으로 평가 받으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지금 2014년 출간된 [청춘의 문장 +]는 10주년을 맞아 발간한 특별 산문집이다. [청춘의 문장들]이 작가의 유년시절, 문청 시절, 직장인 시절의 삶을 녹인 이야기라면 이번 [청춘의 문장들 +]는 작가인 김연수만의 청춘의 아니라 독자 자신들의 청춘을 녹였다. 책 전반에 걸쳐 흐르는 작가와 독자와의 공감대가 인상적이다. 지난 10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키워드 10개를 뽑아 특유의 감수성으로 엮어 10편의 산문으로 선보인다. 금정연 평론가와 나눈 대담, 김애란의 발문이 더해져 그의 의미를 더한다.

    출판사 서평

    등단 20주년, [청춘의 문장들] 10주년, 김연수 작가의 특별 산문집
    "‘말수 적은 문장’들을 아끼는 선배가 올봄 내게 준 선물"
    - 김애란 / 소설가


    2004년 출간 이래 25쇄를 발행하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이 10주년을 맞아 특별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더하기)를 별도로 선보인다. 작가 김연수의 독서 시절이 아름답게 반짝이는 [청춘의 문장들] 은 트렌디한 산문집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마치 고전처럼 끊임없이 인용되고 회자되면서 책 자체로 ‘청춘’을 구가 중이던 터다. 이에 독자와 한마음으로 함께해온 10년이라는 귀한 시간을 기념하고자 [청춘의 문장들] 에서 10년, 청춘, 우연과 재능과 간절함, 직업, 소설, 불안, 점점 나아진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 치유 등 10개의 열쇳말을 뽑고, 그 주제로 김연수 작가가 금정연 평론가와 나눈 유쾌하고도 깊이 있는 대담과 함께, 특유의 감수성으로 새로 쓴 산문 10편을 엮었다. 또한 [청춘의 문장들] 을 읽고 청춘을 지나온 후배 작가 김애란의 애틋한 발문까지 더해 의미를 더했다. 김애란은 올해 김연수 작가가 [청춘의 문장들] 을 낼 무렵 나이인 서른다섯 살이 되었다며 이렇게 쓴다. "‘우리는 누군가와 반드시 두 번 만나는데, 한 번은 서로 같은 나이였을 때, 다른 한 번은 나중에 상대의 나이가 됐을 때 만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살다 보면 가끔은 두 번째 만남이 훨씬 좋기도 하다는 것도. 그 ‘좋음’은 슬픔을 동반한 좋음인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 나보다 열 살 많은 선배가 10년 전에 옮겨놓은 문장들을 들여다보다, 결국 우리가 청춘에 대해 말한다는 건 아버지에 대해 말한다는 것과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혹은 어머니 또는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그리고 그게 "한 시절 우리를 그토록 빛나게 한 여름의 속셈"이었는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올해 등단 20주년을 맞은 작가 김연수는 [청춘의 문장들] 이라는 "책의 운명"을 통해 "독자의 존재"를 절감한다. [청춘의 문장들+] 는 [청춘의 문장들] 과 인생의 한 시절을 보낸 독자를 위해 정성 들여 짓고 꾸린 선물과도 같다.

    "누군가 오래 본 문장, 누군가 오래 볼 문장, 그러니까 여기 청춘의 문장들"
    작가 김연수가 다시 쓰고 말하는 열 가지 열쇳말


    [청춘의 문장들] 곳곳에는 유년 시절, 문청 시절, 직장인 시절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여 출간 당시에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드러난 탓에 "첫 책의 느낌처럼" 편치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 작가는 이 책의 의미를 [청춘의 문장들+] 에서 다시금 되짚는다.

    그제야 사람들이 이 책에서 나를 읽는 게 아니라 다른 뭔가를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까 나의 청춘이 아니라 자신의 청춘들을 각자 읽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요. 지금은 그게 꽤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이 어린 사람들과도 공감하는 지점이 있어서요. 저만의 일들을 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어요. 더구나 10년이 지나서까지, 그것도 이제 저보다 20년이나 어린 사람들과 말이죠. 그래서 누군가 지금 이 책을 읽고 제게 잘 읽었다고 얘기할 때면, 무슨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는 것만 같아요. 그저 놀라울 따름이죠.
    ( '배웠다고 하기도 뭣하고, 안 배웠다고 하기도 뭣하고' 중에서/ p.33)

    책이 하나의 물질로서 어떤 사람의 인생에 개입했다는 말을 들을 때는 기쁩니다. 예를 들어 " [청춘의 문장들] 을 읽으면 대학 신입생 시절 기숙사로 올라가던 언덕길의 아카시아 향기가 떠오릅니다"라고 내게 말해준 독자가 있었는데, 이런 말은 너무 멋진 말이에요. 제 책이 누군가의 인생에서 그런 물질로, 아카시아 꽃 같은 것으로 남는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 되겠죠. 그 때문에 자꾸만 좋은 책을 내고 싶은 거죠. 그들이 일단 갖고 싶어야 그런 책이 될 수 있으니까요.
    ( '자신의 인생에 책을 결부시키는 독자들을 위해서' 중에서/ pp.182~183)

    또한 스무 살과 청춘에 대한 기억, 소설 쓰기의 기쁨과 괴로움, 작가로서의 각오, 직장 시절 에피소드, 책을 읽는다는 일의 숭고함 등을 때론 정답게, 때론 진중하게 산문과 대담으로 풀어낸다. 10년 전의 작가 김연수가 기억하고 썼던 시절들을, 또 그 시절의 이야기를 공유했던 독자들에게 이 산문집은 추억과 함께 시간이 더해준 묵직한 울림까지도 오롯이 경험케 한다.

    "여전히 우리에게는 떨어지는 꽃잎 앞에서 배워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청춘의 문장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작가는 열 번째 청춘의 문장으로 ‘다시 10년이라는 것’을 꼽고 ‘낙화시절’을 이야기한다. "사람의 삶에서 나이라는 게 뭐 그리 중요할까 싶다가도 이렇게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걸 보면 신기하다기보다는 앞으로의 인생이 흥미진진해지지 않을 수 없다"(189쪽)고 말하며 두보의 [곡강] 이라는 시를 20년 전과 다르게 읽는다. 두보가 이 시를 쓰던 연배에 거의 도달한 작가는 이제 "지는 꽃을 바라보는 일은 피는 꽃을 한 번 더 바라보는 일"을 뜻한다는 것을 안다. 지는 꽃은 모두 화려한 옛 시절을 품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여전히 청춘은 반복된다는 것.
    "옛날 사람들의 문장이 우리 이야기가 되고, 나의 삶이 나의 것이 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언제라도 잊지 않는 것들만이 내가 아는 것이 된다는 것, 그런 것들을 배우려고 애쓰는 봄" 작가 김연수가 애써 고르고 적고 말한 청춘의 문장들을 다시 읽는 독자는 자신만의 청춘의 문장들을 떠올려볼 것이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이라는 어느 시인의 시를 빌리자면, 청춘은 가고 오는 것이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다시 [청춘의 문장들+] 로 하여.

    너무 잘 살아보려고 하지 마세요. 그런 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거잖아요. 젊었을 때는 천 년을 살 수 있는 사람처럼 살았으면 해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보고 싶은 거 다 보고요. 하지만 그런 낮을 보낸 날에도 밤은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고, 그 밤에 대개 우리는 혼자겠죠. 그런 밤이면 아마 시간이 너무 많아서 버겁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거예요. 맞아요. 그래서 청춘은 무거워요. 빨리 늙었으면 싶기도 하고요. 그럴 때 저는 저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책을 읽었어요. 그러다가 마음이 동하면 잘 알지도 못하는 문장들에 줄을 그었죠. 그렇게 책에다 몇 번 밑줄을 긋다가 잠들고 나면, 또 새로운 날이 시작됐죠. 역시 어마어마하게 많이 남은 나날 중의 첫 번째 날. 누군가에게 [청춘의 문장들] 은 그 새로운 날에 돌이켜보는, 지난밤의 밑줄 그은 문장 같은 것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그때까지는 계속 소설을' 중에서/ p.197)

    목차

    책머리에┃저녁의, 불 밝힌 여인숙처럼 앞으로 10년도

    첫 번째 청춘의 문장 10년이라는 것
    산문 | 1981년 겨울, 나만의 스트로베리 필드에서
    대담 | 배웠다고 하기도 뭣하고, 안 배웠다고 하기도 뭣하고

    두 번째 청춘의 문장 청춘이라는 것
    산문 | 스무 살이라면 꿈들! 언제나 꿈들을!
    대담 | 열망을 열망하고 연애를 연애하고 절망을 절망하던

    세 번째 청춘의 문장 우연과 재능과 간절함이라는 것
    산문 | 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대담 |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쓰는 일

    네 번째 청춘의 문장 직업이라는 것
    산문 | 왼쪽부터 김연수 씨, 김연수 씨의 부인......
    대담 | 소설가라는 건 외로운 것이 거의 운명이다, 라는

    다섯 번째 청춘의 문장 소설이라는 것
    산문 |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대담 | 단언할 수 없는, 단언하지 못하는, 단언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여섯 번째 청춘의 문장 불안이라는 것
    산문 | 아무리 어두워도 개를 발로 차는 사람은 되지 말자
    대담 | 소설의 불안, 소설의 실패

    일곱 번째 청춘의 문장 점점 나아진다는 것
    산문 | 바람이 분다, 봄날은 간다
    대담 | 당장 눈앞의 순간, 지금뿐이에요

    여덟 번째 청춘의 문장 책을 읽는다는 것
    산문 | 비로소 형용할 길 없는 위안이 내려올 때까지
    대담 | 읽을 만한 책, 계속 읽을 만한 책

    아홉 번째 청춘의 문장 치유된다는 것
    산문 | 20억 광년의 고독으로 우리는 서로를
    대담 | 자신의 인생에 책을 결부시키는 독자들을 위해서

    열 번째 청춘의 문장 다시 10년이라는 것
    산문 | 꽃 지는 시절에 다시 그대를 만나기를
    대담 | 그때까지는 계속 소설을

    발문 | 여름의 속셈 김애란(소설가)

    본문중에서

    [청춘의 문장들] 이 출간되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나의 삶에도 수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때로는 조금 더 오래 머물기를 바랐던 기쁨의 순간이 있었고, 때로는 내게서 빨리 떠나기를 바랐던 슬픔의 나날이 있었다. 어떤 기쁨은 내 생각보다 더 빨리 떠나고, 어떤 슬픔은 더 오래 머물렀지만, 기쁨도 슬픔도 결국에는 모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알겠다. 그렇게 모든 것들은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손님들일 뿐이니, 매일 저녁이면 내 인생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환한 등을 내걸 수 있으리라는 걸. 어떤 손님들이 찾아오든 마다하지 않았으나,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도 또 일어난 뒤에도 여인숙은 조금도 바뀌지 않듯이.
    (/ ‘책머리에’ 중에서)

    "꿈들! 언제나 꿈들을!"이라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 맞는 양의 천연적 아편을 자신 속에 소유하고 있는 법. 이 끊임없이 분비되며 새로워지는 아편을"이라고 노래한 사람은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였습니다. 그 아편의 대부분은 스무 살 무렵에 만들어집니다.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슬퍼하고 더 많이 갈망하시길.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꿈들을 요구하시길.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더 많은 꿈들을 요구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당신들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테니. 그러니 지금 스무 살이라면, 꿈들! 언제나 꿈들을! 더 많은 꿈들을!
    (/ p.43)

    그런데 그때 괴롭고 힘들고 고민스러웠던 일들은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물론 뭐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는 기억나지만, 고통이라는 건 실제적인 아픔이지 머릿속 기억이 아니잖아요. 그래서인지 되살아나는 감각들은 모두 좋았던 것들뿐이에요. 감각적으로 우리는 고통에 훨씬 더 쉽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시에는 세상 전부인 것처럼 나를 괴롭히던 그 고통은 하루만 지나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죠. 온몸과 마음을 다 바쳐 즐긴 것들은 평생을 가니까, 가능하면 그런 일을 더 많이 해야죠.
    (/ p.48)

    그래서 소설을 쓰는 일은 일종의 체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눈으로 그 일들을 바라보고자 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모든 게 불확실해진다.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세계는 흐릿해진다. 여러 번 겪은 일이다. 이제 나는 그 흐릿함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대부분의 일들은 그처럼 흐릿하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결국 잘 죽고 싶은 욕망, 그러니까 잘 살고 싶은 욕망, 모든 것을 내 눈으로 바로 보려는 욕망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걸 알게 됐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내 안에 많은 것들이 들어와 있다는 걸 안다. 내게 소설이란 그것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지극히 사소한 일이다. 그 사소한 일로 인해 나는 때로 행복하고 자주 좌절하고 늘 불안할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당신이 때로 행복하고 자주 좌절하고 늘 불안하듯이. 그럴 때 나는 사람에 가장 가까워진다.
    (/ pp.101~102)

    독자의 존재를 생각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20대를 제 책과 함께 보낸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어떤 책은 대학교 신입생 시절을, 어떤 소설은 남자친구를 만나던 그해를, 또 다른 소설은 그 남자친구와 헤어진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식이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깜짝 놀라요. 이건 정말 대단한 일 아닌가요? 제가 완전히 몰입해서 어떤 소설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대단한 일이죠.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개입하는 한 권의 책으로서의, 물질로서의 소설이 된다는 것 말이죠.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소설을 잘 쓰는 게 정말 중요하고, 개인적으로는 예전처럼 완전히 몰입했을 때의 기쁨을 늘 갈구하긴 하지만, 물질로서의 책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무척 중요해졌어요. 이제는 물질로서의 책을 계속 출간하려면 소설이 좋아야만 하니까, 그래서 소설을 잘 쓰려고 한다는 게 더 맞는 말일 거예요.
    (/ p.112)

    그렇게 봄이 지나가고, 한 해가 가고, 우리의 청춘도 끝나고, 우리는 한때의 우리가 아닌 전혀 다른 어떤 사람들이 되었다. 결국 우리를 용서할 수 있는 건 행복했던 시절의 우리들뿐이라는 걸 이제는 알겠다.
    (/ pp.147~148)

    하지만 저는 그런 집합적인 미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당장 눈앞의 순간, 지금뿐이에요. 지금의 관점에서 보자면, 저는 이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책을 다 살 수 있는 사람이에요. (...) 지금 당장 저는 이처럼 풍요로운데, 왜 한데 묶이지도 않는 미래의 각 순간들을 하나로 묶어놓고 그 순간마다 필요한 돈을 모으려고 애를 쓰겠어요?
    (/ pp.152~153)

    마음만은 청춘, 이런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청춘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마음이 젊다고 해서 청춘일 수는 없어요. 육체적인 건 차치하고서라도 마음만은 청춘이려면 시간이 아주 많아야만 해요. 저는 시간이 아주 많은 사람들을 청춘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하도 많아서 남은 시간 같은 것은 따져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진짜 젊은 사람들이죠. 그래서 어떤 일에 자신의 전부를 걸 수도 있어요.
    (/ pp.165~166)

    어찌 보면 쉬운 말 같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처럼 단순한 말들을 어렵게 이해해가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요즘 나는 ‘우리는 누군가와 반드시 두 번 만나는데, 한 번은 서로 같은 나이였을 때, 다른 한 번은 나중에 상대의 나이가 됐을 때 만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살다 보면 가끔은 두 번째 만남이 훨씬 좋기도 하다는 것도. 그 ‘좋음’은 슬픔을 동반한 좋음인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 나보다 열 살 많은 선배가 10년 전에 옮겨놓은 문장들을 들여다보다, 결국 우리가 청춘에 대해 말한다는 건 아버지에 대해 말한다는 것과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혹은 어머니 또는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그리고 그게 한 시절 우리를 그토록 빛나게 한 여름의 속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자 새삼 다시 궁금해졌다. 시간은 대체 어떻게 생긴 걸까? 인생은, 삶은 때때로 우리 앞에 어떤 얼굴로 나타나나? 최근 이 책을 다시 펼친 나의 대답은 이렇다.
    ‘시간은 자전거 앞자리에서 아빠를 돌아보며 웃는 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다. ‘앞에서 돌아보는 얼굴과 뒤에서 돌아보는 얼굴 둘 모두’를 닮았다고 말이다. 그게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있는’ ‘말수 적은 문장’들을 아끼는 선배가 올봄 내게 준 선물이다.
    (/ '발문 - [여름의 속셈]'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0~
    출생지 경북 김천
    출간도서 49종
    판매수 62,590권

    한국에서 태어났다.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 같은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 이 나라에서 사는 일은 극지에서 적도 부근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극지로 되돌아가는 여행과 비슷했다. 이 여행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 내게는 희망이라는 게 생겼다. '다시, 봄'이라는 희망. 고향에서 19년을 산 뒤에야 처음으로 서울이란 곳에 가봤고, 한국에서 27년을 산 뒤에야 외국을 처음 나가봤다. 그 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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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인문 분야 MD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 [서서비행]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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