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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읽는 역사 세트』는 ‘역사 속에서 평범한 관계에 놓여 있었던 두 인물의 이야기’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한국, 동양, 서양-각기 다른 빛깔이 안에 담긴 모든 인물들의 삶에 시대와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이야기 자체의 감동과 함께 다양한 나라의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속 역사 인물들의 삶에서 배우는 관계의 지혜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살아갑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친구와 연인, 스승과 제자 등. 비범한 탄생, 뛰어난 재주, 남다른 업적으로 알려진 이른바 ‘위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았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일지라도 홀로 뛰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을 강한 권력을 잡았던 인물에게도, 세상에 인정받지 못하고 묻혔던 인물에게도 그 곁에는 그를 알아주고 함께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국, 동양, 서양, 시대도 나라도 다르지만 역사에 크고 작은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에게서 관계의 지혜를 살펴봅니다.

? 위인전이 아닌 인물 이야기, 인물로 읽는 역사
특정 인물의 업적과 생애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위인전을 벗어나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이였던 한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가 2009년 출간되었습니다. 오성과 한음, 세종과 장영실처럼 익숙한 인물들도 있었지만 손수 고추장을 담그고 살뜰히 아들을 돌보았던 박지원이나 손자의 육아일기를 썼던 이문건 등 어른들도 잘 몰랐던 인물들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한데 모은 새로운 형식의 책이었습니다. 이후 독자들의 꾸준한 호응으로 동양과 서양으로 나뉜 세계사 편이 기획되었고, 동양편인 《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에 서양편인 《말더듬이 왕과 언어 치료사》를 더해 세 권을 ‘인물로 읽는 역사’ 시리즈로 묶었습니다.
역사 속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 ‘인물로 읽는 역사’ 시리즈는 등장하는 역사 인물의 생애나 업적을 잘 모르더라도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형제와 남매, 친구 등 어린이 독자에게 익숙한 관계들을 통해 감정을 이입해 보고, 역사적 상황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책에서 다룬 인물들에 대한 정보는 ‘책 속의 작은 인물 사전’으로 정리하여 책 뒤에 수록하였습니다.

? 한국, 동양, 서양-각기 다른 빛깔의 두 사람 이야기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한 인물을 포함해 한국사 속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역사 인물 스물한 명을 뽑아 역사 인물 두 사람 사이의 일화를 담았습니다. 주로 조선을 배경으로 특별하게만 보였던 인물들이 평범한 관계 속에서 우리와 다름없이 우정과 사랑을 느끼며 살았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세계사 중에서도 동양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은 보다 다양한 시대와 나라의 인물 스무 명을 보여줍니다. 서로 달랐기에 오히려 마음이 통했던 두 사람을 통해 다름의 가치를 깨닫고, 중국, 일본, 인도, 티베트 등 다른 나라의 낯선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같은 세계사이지만 서양으로 무대를 옮긴 《말더듬이 왕과 언어 치료사》는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 산업화, 독재 정권, 사회주의 사상 등 역사의 큰 방향을 바꾼 사건들이 펼쳐지는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발자국을 남긴 두 사람 열두 쌍을 골랐습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꿈을 이루는 인물들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평범한 관계에 놓여 있었던 두 인물의 이야기’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에서도 각기 다른 개성의 책이 탄생했습니다. 이 안에 담긴 모든 인물들의 삶에는 시대와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이야기 자체의 감동과 함께 다양한 나라의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지침이 되어 줄 지혜
인물로 읽는 역사 시리즈의 두 사람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은 다양한 시대와 나라의 역사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역사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사건과 일화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위대하고 남다른 사람들만이 그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닙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의 모든 사람이 연결되어 있고, 서로 다름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다양한 사람들이 평범한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며 역사를 만들고 움직인다는 것. 이러한 관계의 지혜가 앞으로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아이들에게 하나의 지침이 되어줄 것입니다.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기록한 아들_박지원과 박종채
서로의 사랑이자 친구였던 남편과 아내_유희춘과 송덕봉
아들의 스승이 된 어머니와 나라의 스승이 된 아들_신사임당과 이율곡
근엄한 할아버지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_이문건과 이수봉
빛나는 재능으로 서로를 응원한 오누이_허난설헌과 허봉, 허균
외로움 속에서 평생 친구로 남은 형과 아우_정약용과 정약전
역사의 혼란 속, 늘 함께였던 친구_이항복과 이덕형
다른 결정도 존중할 수 있었던 선배와 후배_정몽주와 정도전
다른 자리에서도 같은 꿈을 꾼 스승과 제자_이익과 안정복
편견을 벗고 서로를 이해한 임금과 신하_세종과 장영실

≪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

아들을 이길 수 없었던 아버지와 부처가 되기 위해 출가한 아들_슛도다나 왕과 석가모니
국경을 뛰어넘어 같은 길을 걸었던 연인_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서로 다른 모습에서 마음이 통했던 선배와 후배_이백과 두보
단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어머니와 세계를 정복한 아들_후엘룬과 칭기즈 칸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인 임금과 목숨을 걸고 간언한 신하_당 태종과 위징
감옥에서 196통의 편지를 보낸 아버지와 인도의 수상이 된 딸_자와할랄 네루와 인디라 간디
서로에게 스승이자 벗이었던 형과 아우_소식과 소철
짧은 만남으로 평생의 우정을 나눈 두 나라의 친구_홍대용과 엄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라설 수밖에 없던 자매_쑹칭링과 쑹메이링
파란 눈의 스승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가 된 제자_하인리히 하러와 달라이 라마

≪말더듬이 왕과 언어 치료사≫

화가를 꿈꾼 형과 형을 응원한 동생_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
함께 세계 유산을 빚어낸 건축가와 후원자_가우디와 구엘
독재자 히틀러와 나치 정권의 부당함에 맞서 싸운 남매_한스 숄과 조피 숄
인류를 위한 과학자 정신을 실천한 어머니와 딸_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
신념을 지킨 스승과 철학을 꽃피운 제자_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서로 다른 시선으로 문학의 길을 함께한 친구_괴테와 실러
국민을 사랑한 말더듬이 왕과 왕의 언어 치료사_조지 6세와 라이오넬 로그
서로 다른 위치에서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꾼 친구_마르크스와 엥겔스
동등한 왕으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한 부부_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2세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보살피고 의지한 아버지와 딸_갈릴레오 갈릴레이와 마리아 갈릴레이
자연 속에서 조화로운 삶을 일군 부부_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티격태격 싸우며 단단한 우정을 쌓은 친구_푸치니와 토스카니니

▶ 누군가 이항복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어.
“대감과 한음 대감 두 분의 우정은 세상이 모두 아는 일입니다. 그런데 친형님이신 이송복 대감과 한음 대감 둘 중에 어느 분과 더 가까우셨습니까?”
한참 있다가 이항복은 이렇게 대답했어.
“나를 알아주는 지기로서는 한음이 더 나은 듯하네. -111쪽_이항복과 이덕형 [친구]

▶ 달라이 라마는 수많은 사람을 친구로 사귀고 있어. 티베트 사람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 직업, 나이, 이념, 종교 등도 전혀 따지지 않고 말이야. 달라이 라마가 다양한 사람들을 폭넓게 만나며 자신과 다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 소년 시절 스승 하인리히 하러의 영향 때문인지도 몰라. -146쪽_하인리히 하러와 달라이 라마 [스승과 제자]

▶ 가우디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데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어. 적어도 가우디에게는 그만의 작품 세계를 알아주는 구엘이 있었기 때문이지. 어느 날 가우디가 구엘에게 말했어.
“나는 가끔 내가 만든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 둘뿐이라는 생각이 든다오.”
가우디의 고민스러운 표정을 본 구엘이 싱긋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지.
“나는 자네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네. 다만 존경할 뿐이지.” -33쪽_가우디와 구엘 [건축가와 후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