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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문학 커뮤니티 <시다금>의 첫 작품집. <시다금>은 2000년 4월 결성되어, 약 50여명의 문필들이 둥지를 틀고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모임이다. 이 책에는 여덟 회원의 개성있는 작품 각 7~13점씩을 모아 엮었다.

야후 문학방에서 처음 만난 낯선 채팅 초보들이 시 낭송 모임을 만들기로 한 것은 2000년 4월이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 2개월, 우여곡절을 거쳐 시다금은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시문학 커뮤니티 중의 하나로서 그 독특한 개성과 품위와 안정감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다금에는 약 50여명의 문필들이 둥지를 틀고 창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특별히 여덟 분의 작품 각 15점씩을 모아 엮어 첫 작품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다금의 역사는 비록 짧지만 이미 여러 동호인들은 물론이고 매스미디어의 전문가들에 의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진단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년 내에 현재의 청정성과 휴매니티를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양질의 독자층을 중심으로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동호인들 숫자를 형성해서 10대 천재시인에서부터 70대 만년 초 등단 시인 까지 탄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소박한 꿈과 희망입니다. 특히 저는 문학형태로서의 ‘시’의 경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 이후 최고의 환상적 매체가 인터넷을 통신수단으로 하는 웹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첫 작품집을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 시다금의 다양한 작품집들이 출간되어서 시다금클럽이 해가 갈수록 많은 시문학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시문학 커뮤니티로 정착하기를 기대합니다.

[ 강성일 ]
존재 / 밤의 노래 / 바람(1) / 바람(2) / 바람(3) / 바람(4) / 플레아데스 / 날 수 없는 새 / 작은 밤
[ 김숙희 ]
가을의 빛 / 눈 / 겨울나무 / 겨울비 / 사랑은 끝.나.지.않.는.다. / 옛 생각 / 어떤 安心법문 / 기도 / 조삼모사 / 무엇인가? / 무제 / 유리창문
[ 김영식 ]
형용사 14 / 형용사 15 / 형용사 16 / 형용사 17 / 형용사 18 / 형용사 19 / 해양일기 1 / 해양일기 2 : 외롭거나 혹은 쓸쓸한 / 해양일기 3 : 안개주의보 / 해양일기 4 : 성우 형에게 / 해양일기 5 : 밤바다에 나와 지난날을 생각하다가 / 카뮈에게 보내는 나의 편지 1 / 카뮈에게 보내는 나의 편지 2 / 카뮈에게 보내는 나의 편지 3 : 다도해에서 보내는 엽서
[ 김종제 ]
우연 / 인어 / 선물 / 순수 / 겨울 고석정에서 / 왜목마을에서 겨울바다로 걸어가는 법 / 독도여 독도여 내마음속의 독도여
[ 백남구 ]
아름다운 글자 / 다시 가을 / 시든 꽃을 따는 까닭 / 뒤비추기거울 / 귀후비기 / 혼자 있다는 것 / 물망의 노래 / 나는 너를 / 차마 / 열쇠
[ 유재근 ]
실직자의 비감 / 어느 돼지의 운명 / 시에 대한 고해성사 / 미완의 선물 / '돈텔마마' /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 / 난 여자가 좋아
[ 이종백 ]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 그리운 나들 / 후회 / 취중진담 / 사랑한 후에 / 골목길 / 감사합니다 / 선물 / 그리움에게 / 아버지 / 하늘을 바라보세요 / 귀천 / 아주 간단한 자유와 평화
[ 정일웅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 금붕어 / 안개 / 억만 송이 붉은 꽃 / 진혼곡 / 떠나는 님
- 연혁

취중진담 그대 아는가? 한잔 그윽이 부어줌이 훨훨 날아가는 그리움이란 것을. 그대 아는가? 어둠 안에 빛을 발함은 항시 어딘가에 있을 의로움이란 것을. 그대 말일세 숨 막힐 듯 답답함이 점점 바닥으로 스며듦은 사라져버릴 떠남은 아니라네 그대 말일세 빛의 발함을 기억하는가? 그대 모를 모습으로 일어섬의 계기는 있다네 그대 아는가? 벌써 우린, 서너 병을 비웠다네. 골목길 한줄 뿌려진 희미한 길 따라 세월이 묻어난다 낮과 밤이 오갈 적마다 곳곳에 남겨진 이야기들 전봇대 틈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아저씨의 웃음에 개 한 마리 영역을 남기다 간다 하늘을 보며 한가락 뽑아 놓고서 크게 한숨 쉬어버리는 삶 아버지도 이 길을 오가다 하늘로 가셨다 오가는 사람들은 쉼 없이 가고 길가에 쌓여진 모를 그리움이 눈시울 붉을 만큼 나이를 먹게 한다 골목을 돌아다 한줌 되지못할 발자국 남기며 금세 걸어 나와, 가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