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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낯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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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상우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04년 06월 05일
  • 쪽수 : 313
  • ISBN : 893748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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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박상우의 네 번째 소설집 <<사랑보다 낯선>>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인간의 근원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탐색해 온 작가는 “샤갈의 마을과 사탄의 마을을 거쳐, 모든 작가들이 처음 섰던 자리인 사람의 마을에 당도했다.”는 표현으로 여섯 개의 중단편 소설을 묶은 이번 작품집에 의미를 부여한다.

    11990년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으로 시작된 박상우 소설의 여정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전환점에 걸쳐져 있다. <<독산동 천사의 시>>(1995), <<호텔 캘리포니아>>(1996), <<청춘의 동쪽>>(1999)으로 이어지는 작품 세계는 한 편의 거대한 기록화처럼 보인다. 작가는 1990년대를 공간적 배경으로 1980년대의 상처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물들의 고통과 방황을 묘사해 왔다. 어느 문학 평론가는 이를 “1980년대와 강박적으로 절연하려는 의지”라 표현하기도 하였는데,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낭만적 허무주의’, <현실에 대한 환멸’ 같은 용어가 심심찮게 사용되어 온 것도 이러한 작가적 이력(履歷)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러했던 그가 <사탄의 마을’을 통과하며 지닌 태도는 예의 종말적 세계의 풍경을 냉혹하게 바라보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2000), <<까마귀떼그림자>>(2001), <<가시면류관 초상>>(2003)으로 이어지는 박상우의 작품 세계는 한결같이 음울한 제목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권태로운 일상의 순환에 갇힌 현대 인간의 차가운 고독과 악마성, 그리고 종말적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비유하자면 박상우 소설은 <샤갈의 마을’을 지나 <사탄의 마을’로 접어든 것이다. 샤갈의 마을에 거주하는 인물들은 과거의 유토피아적인 기억을 간직함으로써 권태로운 현재를 버티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사탄의 마을에서는 자기 삶과 운명에 대한 어떤 근거나 전망도 찾기 어렵다. 이처럼 모더니티의 폭력성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사탄의 마을’ 소설들에서는 기록자의 편집증적인 피로 또한 엿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신작 <<사랑보다 낯선>>에서 무엇보다 새롭고 두드러지게 다가오는 것은 세계의 풍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와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종말적 세계에 대한 대결이나 단절 의식보다는 그 속에 놓인 인간에 대한 깊은 응시와 이해를 소설의 중심에 두기 시작한 것이다. <삼십 세 비망록>과 <길모퉁이 추락천사>, 그리고 <마천야록>에는 그와 같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시선이 관통하고 있다.
    '사탄의 마을’을 벗어나 인간이 있는 풍경을 발견하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인물을 응시하기 시작한 박상우 소설의 변모는 그간 걸어온 소설적 여정의 연장인 동시에 세계에 대한 성찰이 심오해진 결과로 보인다. 물론 박상우가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천사표‘ 인간들의 운명은 매우 가혹하다. 그들의 운명은 현실이라는 신의 악의에 희생되는 것으로 마감된다. 그런데 박상우의 인간 탐색은 <매미는 이제 이곳에 살지 않는다>와 <화성>에 다다르면 좀 더 치열해진다. 두 소설의 인물들은 일단 ’천사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겪고 있는 존재적 위기를 적극적으로 인식하려 하고, 현실이라는 신의 악의로부터 자아의 보존을 모색하며, 자신이 가야 할 운명의 지도를 스스로 작성하려고 시도한다.
    박상우 소설의 행보가 ‘사탄의 마을’을 벗어나 마침내 ‘사람의 마을’로 들어와 있다는 판단은 표제작 <사랑보다 낯선>에서 더욱 확고해진다.이전에 박상우 소설은 ‘샤갈의 마을’에서 현재의 단조롭고 공허한 풍경과 다가올 미래의 어두운 징후들을 보았다. 그리고 ‘사탄의 마을’에서 그의 소설은 종말을 향해 치닫는 자멸적인 영혼들과 운명에의 의지를 잃어버린 시시포스들을 불러 모았다. 이제 그는 낯익은 현실에서 은은한 감동을 주는 끌림을 본다. 이 ‘사랑보다 낯선’ 끌림을 찾아 ‘사람의 마을’에 당도한 것이다.

    ‘샤갈의 마을’과 ‘사탄의 마을’은 ‘사람의 마을’에 이르기 위한,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우회의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박상우 소설은 현실을 결핍되고 구속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이 끝끝내 살아내야 하는 운명의 거점으로 새롭게 바라본다. 그리하여 <<사랑보다 낯선>>에는 삶의 풍경을 천천히, 그러나 깊이 응시하는 만보(漫步)와 그로부터 우러나오는 깊은 공명이 깃든다. >

    목차

    삼십 세 비망록

    마천야록

    길모퉁이 추락천사

    사랑보다 낯선

    매미는 이제 이곳에 살지 않는다

    화성



    작품 해설/김민수 - 사람의 마을을 찾아가는 길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젠장, 시장에 가도 싼값에 살 수 있을 텐데 꼭 저래야 하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기도 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난 뒤부터 나는 그녀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정말 낯선 시선이었다. 따가운 햇살 속에서 허리를 굽히고 움직이는 그녀의 실체가 낯선 세계의 중심이었다. 사랑보다 낯선…… 그것은 몰입한 삶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감동이었다.


    (/'사랑보다 낯선'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7.07.02~
    출생지 경기도 광주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2,055권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99년 중편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고 2009년 소설집 『인형의 마을』로 제12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 『사랑보다 낯선』 『독산동 천사의 시』 『인형의 마을』 등이, 장편소설로 『호텔 캘리포니아』 『가시면류관 초상』 『비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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