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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현대중국문단에 던져진 새로운 화두 ‘심근문학’의 주창자
    한사오궁의 대표중단편선집


    현대중국문단의 대표작가이자 이른바 ‘심근(尋根, 뿌리 찾기)문학’의 주창자 한사오궁의 소설집 [귀거래] 가 출간되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중반 사이에 쓰인 9편의 중단편을 묶어낸 이 작품집에는 표제작 [귀거래] 를 비롯하여, [아빠 아빠 아빠] [여자 여자 여자] 등 중국 당대문학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심근문학’ 의 대표적 중단편이 실려 있다. 한사오궁의 중단편선집 번역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쉰을 1919년의 중국 현대문학을 연 작가라 한다면, 한사오궁은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이후 ‘신시기(新時期)’ 문학을 시작한 작가라 할 수 있다. 문혁 청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던 1980년대 당시 중국문단에는 문혁이 개인에 가한 폭력을 고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상흔문학―반사(反思)문학―개혁문학 등 일련의 반성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이와 궤를 같이하는 ‘심근문학’은 한사오궁이 1985년 [작가] 제4기에 실린 [문학의 ‘뿌리’(文學的"根")] 라는 글에서 ‘문학은 민족문화의 토양에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아청(阿城), 장청즈(張承志), 자핑아오(賈平凹) 등 지식청년(이하 ‘지청’) 세대 작가들의 공명을 이끌어내면서 비롯됐다. ‘심근문학’은 변두리의 지방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거기에서 민족문화의 근원을 찾으려 했다. 아울러 문혁을 정리하려는 반성적 의미를 내포하면서 현대화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자민족의 정체성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창작방법론으로는 당시 ‘문화열(文化熱)’이라는 문화연구 붐의 영향으로 서구 모더니즘 계열의 다양한 기법인 의식의 흐름, 이미지즘, 부조리, 그리고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도입됐다.
    한사오궁의 ‘심근소설’은 주로 문혁 당시 지청으로 하방했던 기억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의식의 흐름, 초현실주의적 서술 등 놀랄 만큼 세련된 실험적 모더니즘 기법과 리얼리즘적 비판정신을 겸비하여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보인다. 그의 소설은 홍위병으로, 지청으로 문혁의 동란 한가운데를 통과한 세대의 내면적 증언으로서, 개혁개방 시대의 출범 시점에서 젊은이들이 겪었던 자기분열, 죄의식, 그리고 새 시대에 대한 열망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문혁으로 받은 상처를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상흔/반사 문학이나 1990년대 위화(余華)의 [허삼관 매혈기] 와 [산다는 것] 처럼 문혁의 객관화가 가능한 시기에 나온 풍자적 작품과 달리, 철저히 내재화된 문혁의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한사오궁 소설에서 문혁을 반성한다는 것은 고발 또는 풍자가 아닌, 자기 앞에 숨겨진 내면과의 대면, 내면을 향한 집요한 추궁을 의미한다. 지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학적 난제로서의 문혁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문화대혁명기 젊은 지식청년의
    자기분열과 죄의식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자
    실존과 대면하는 모험의 여정


    한사오궁 소설들의 저변에는 문혁이 깔려 있다. 작가의 자전적 요소도 보인다. 예를 들어 [여자 여자 여자] 에는 문혁 중 자살한 부친의 모습이 얼핏 비치기도 한다. [서편 목초지를 날아] 의 주인공은 드높은 혁명적 이상에 고취된 열혈 지식청년으로, 한사오궁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의 이상은 곧 현실적 난관에 부딪친다. 힘없고 평범한 노동자 여인의 비극적인 운명을 드러낸 [웨란] 과 어느 귀머거리 노동자의 애달픈 사연인 [바람이 부는 수르나이 소리] 에서는 노동자 농민에 대한 깊은 동정을, [서편 목초지를 바라보며] 와 [파란 하늘을 날아] 에서는 하방한 지식청년의 힘겨운 운명을 그려내면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부터 오는 회의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고발이나 풍자로 발산되지 않고 점점 더 내면으로 파고들어 ‘실존’이라는 하나의 점으로 응집된다. 한사오궁은 이처럼 내면에 단단히 응어리 진 실존과 대면하는 여정을 ‘귀거래’라 이름 붙인다. [귀거래] 의 ‘나’는 벌거벗은 자신의 실존과 대면하며, [여자 여자 여자] 에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 "거대한 나"로 돌아가 "최대치의 실존"과 맞설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렇게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귀거래’이며 ‘심근’ 즉 ‘뿌리 찾기’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심근문학’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아빠 아빠 아빠] 의 원시 산골마을은 비장할 정도로 괴기스럽고 몽매한 전통에 대한 형상이 등장한다. [여자 여자 여자] 의 고향에서는 태곳적부터 있었던 듯한, 알 수 없는 살기가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이는 ‘나’의 실존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번득이는 살기와 기괴한 전통, 비밀스러운 어둠은 살려달라고 비는 난쟁이를 무참하게 목 졸라 죽였을지도 모르는 ‘나’( [귀거래] ), 아버지를 대신해 키워준 고모를 매정하게 버린 ‘나’( [여자 여자 여자] ), 충성스러운 촌부 웨란을 자살로 몰고 간 ‘나’( [웨란] ), 목숨을 걸고 돌아와 준 징징을 쏘아 죽인 ‘나’( [파란 하늘을 날아] )의 안에도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서사적 배경으로서 초(楚) 문화
    ‘지방성’에 대한 집요한 탐색


    하방생활에서 시작된 ‘지방성’에 대한 장기적 탐색은 한사오궁 소설을 독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한사오궁은 후난 성 창사에서 태어났고 지청 시절에는 후난의 작은 산촌 미뤄 현에서 하방생활을 했다. 후난 성은 고대 초(超)나라가 있던 곳이며, 미뤄 현의 멱라수(汨羅水)는 바로 초나라의 대부 굴원(屈原)이 투신한 곳이기도 하다. 남방에 위치한 초나라의 문화는 북방지역에 비해 민간전통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고, 대부분 중국 남부 및 동남아의 소수민족 가운데 분포되어 있다. 여기에는 원시문화, 종교, 철학, 과학, 문예가 충분히 분화되지 않고, 이성과 비이성이 기본적으로 뒤섞여 있다. 신화적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으며, 풍부하고 다채로우며 낭만적이고 자유롭다. 한사오궁 작품 전반에는 굴원의 [초사(楚辭)] 로 대표되는 상(湘) 문화의 자유분방하고 광활한 정신이 흐르고 있다.
    한사오궁의 지속적인 지방성 탐색, 지방문화의 복원은 "중심의 억압을 폭로하고 해체시키려는 경향"으로, "중원문화 속에 잠복해 있던 도가적 상상력과 반문화주의와 연결되어 있고, 서구근대의 계몽이성에 대한 저항도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방성이라는 열쇠와 맞물린 방언에 대한 예리한 관찰은, 그 속에 숨겨진 삶의 진실을 포착하는 작가의 통찰력을 확인케 한다.

    추천사

    지구화시대 대국을 향한 성공가도를 달려온 중국의 겉모습 이면에 감춰진 굴곡진 정신사의 단층을 이해하는 데에 한사오궁의 작품은 더없이 좋은 안내자다.
    - 백지운

    목차

    귀거래
    여자 여자 여자
    아빠 아빠 아빠
    서편 목초지를 바라보며
    웨란
    파란 병뚜껑
    파란 하늘을 날아
    바람이 부는 수르나이 소리
    임시시행조례

    옮긴이의 말 | 최대치의 실존과 맞서기

    본문중에서

    씻고 나자 온몸에 열이 나고 땀이 줄줄 흘렀다. 개사철쑥으로 끓인 물 같다. 모기에 물려 빨갛게 부은 곳도 더 가렵지 않았다. 머리 위 산돼지 기름등이 수증기 사이로 푸른 안개를 동글동글 뿜어내 내 살갗을 파랗게 물들였다. 신발을 신으려다, 나는 파란 색깔의 나를 바라보았다. 돌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내 몸이 너무 낯설고 기이했다. 여기엔 옷도, 다른 사람도 없다. 가리거나 무슨 척을 해야 할 대상도 없고 그런 상황도 없다. 벌거벗은 나만이, 나의 진실만이 있을 뿐이다.
    (/ '귀거래' 중에서)

    내 얼굴을 파고 긁고 쓸어내는 그들의 눈빛은 그들이 아는 누군가를 내 얼굴에서 파내고 있었다. 그 눈빛이 어찌나 날카롭던지 내 피부를 쓱쓱 갈아대는 걸로도 모자라 해골까지 가루로 빻고 골수의 아득한 심층까지도 파고들 판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효수, 껍질 벗기기, 생매장, 포 뜨기, 총살 같은 것에 익숙한 사람이나 그 후손만이 이런 살벌한 눈빛을 가졌을 거라고.
    (/ '여자 여자 여자] 에서

    심근문학의 작가들은 하방 중에 체험한, 민간의 토양 깊이 매장된 민족적 생명력을 탐사했다. 그러나 심근문학은 결코 향토문학이 아니다. 5?4신문화운동 이래 가장 과감한 형식실험을 시도한 심근문학을 지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모더니즘이었으니, 이는 ‘현대를 향하여’를 구가하는 1980년대 중국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심근문학에는 긴 폐쇄상태 후에 도래한 ‘현대’의 공기를 만끽하려는 욕망과 자신이 발 딛고 선 장소의 혼을 탐색하려는 본토화의 욕망이 뒤얽혀 있는 것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3~
    출생지 중국 후난성
    출간도서 4종
    판매수 112권

    1953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났다. 후난 제7중학을 졸업하고 문화 혁명으로 인해 모든 학교가 문을 닫자 자발적으로 농촌에 내려가 인민공사 생산대에서 노동에 종사하였다. 당시 중국 사회에서 이런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인 '지식 청년'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훗날 지청(지식 청년) 문학을 선도한다. 1978년 후난사범대학교 중문과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았고, 1981년 첫 번째 소설집 [월란]을 시작으로 전국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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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1
    출생지 경상남도 진해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교수. 연세대에서 '근대성 담론으로 본 량치차오 계몽사상 재고찰'(2003)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중국 칭화대, 대만 둥하이대 등에서 수학했다.
    대표 논문으로는 "East Asian Perspective on Taiwanese Identity", [폭력의 연쇄, 연대의 고리- 오키나와 문학의 발견], [민족국가의 개조와 아시아- 리다자오李大釗의 '연방론' 재독] 등이 있으며,
    저서로 [양안에서 통일과 평화를 생각하다](공편), [대만을 보는 눈] (공저), 역서로 [귀거래] [열렬한 책읽기]등이 있다.

    언론사 추천 및 수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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