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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 : 붕괴 직전의 지구를 구하는 가장 스마트한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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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환경론자와 기후학자들의 방법은 완전히 빗나갔다!"
    인센티브, 금융이론, 롱테일 법칙, 넛지이론 등
    경제학 논리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통찰


    2005년 11월의 어느 수요일. 20년 동안 경제학자들을 쩔쩔매게 만들었던 한 가지 문제에 대해, 하버드대 경제학자 마틴 와이츠먼이 새로운 결과를 제시한다. 그 문제란 바로 '왜 경제 이론으로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을 설명할 수 없는가', '왜 사람들은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가'였다(p.39~49). 와이츠먼은 베이지안 통계(p.46~47)를 바탕으로 몇 달간 연구한 끝에 '종형곡선 이론의 두터운 꼬리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는데, 이를 통해 지금껏 어떤 경제학자들도 풀지 못했던 '이론과 현실에서의 주식시장 수익률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었다.
    와이츠먼은 종형곡선의 두터운 꼬리 부분을 '키가 3미터인 여성의 존재 가능성(p.43~45)'에 비유하면서 "학자들은 종형곡선에서 두터운 꼬리의 존재를 알고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없는 존재'로 가정"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의 논문이 학계에 받아들여지기까지는 2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와이츠먼의 논문이 출판된 2007년 여름 베어스턴스 투자은행이 모기지론 붕괴의 첫 희생제물이 되고 금융위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는 [뉴욕타임스]로부터 "존 메이너드 케인스 이후 최고"(p.42~43)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2008년 10월의 블랙 위크와 2010년 5월 6일의 다우존스지수 폭락(p.44) 역시 와이츠먼의 이론으로 설명되면서 그는 경제학자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지만, 이후 와이츠먼이 집중한 것은 또 다른 경제학 연구가 아닌 기후위기였다. 금융위기와 기후위기는 원인과 문제가 너무도 유사해서 해결책마저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와이츠먼이 전혀 다른 분야인 기후위기를 연구한다는 것은 결코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학문분야인 '환경경제학'을 연구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환경론자, 생태학자가 아닌 경제학자다. 이들이 환경경제학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70억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인 당신의 노력만으로 뭐가 달라지냐는 것.
    이들 역시 처음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경제학자는 아니었다. 그런데 대차대조표를 들여다보고 인플레이션이니 스태크플레이션이니 하는 것들에 푹 파묻혀 있던 그들이, 어쩌다 자연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일까? 인적, 지적, 재산자원만이 아니라 자연자원 역시 '경제학의 논리'로 분석, 연구하며 지켜나가야 할 자산으로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선진국의 환경경제학자들은 여러 정부 부처에서 일하며 기후 변화나 자연자원의 오염 및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학적 잣대를 도입하고 있으며, 그 효과는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푸른숲에서 출간한 [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연장선에서 경제학이 어떻게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하버드와 스탠퍼드에서 정치경제 및 정부학, 경제학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경제학과 에너지, 환경 분야의 칼럼을 기고한 저자는 과학자들이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환경론자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울 순 있지만, 지구를 살릴 정책을 고안하는 것은 경제학자여야 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책에는 '지구 기온 상승률이 기후학자들의 예측과 얼마나 다른지', '그동안의 시스템들이 얼마나 자본주의와 동떨어져 있었는지', '성장을 꾀하면서 지구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조목조목 소개되어 있다.

    환경론자와 기후학자들의 잘못된 예측, 경제학자가 바로잡다
    와이츠먼이 단순히 개인적인 관심으로 지구온난화를 파고든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의 작고 아름다운 어촌에 살고 있는 그는, 지구온난화야말로 자신을 포함해 전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거대한 시련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식시장을 연구한 결과, 즉 현실에서는 쉽게 무시되는 종형곡선 이론의 두터운 꼬리 부분을 바탕으로 대기과학을 파헤치고 수많은 과학 보고서와 씨름한 끝에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결론을 재평가했다.
    IPCC가 발표한 가장 최근(2010년)의 견해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은 2도 상승했으며, 21세기 말이면 화씨 3.5도에서 7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화씨 7도가 상승하면 서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전 세계 해수면이 12미터 올라가는 한편, 지구 한쪽에서는 가뭄과 기근이, 반대편에서는 강력한 허리케인과 태풍, 장마가 닥치게 된다. 심각한 위기이긴 하지만, 21세기 말까지라면 아직 극복할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P.51).

    하지만 와이츠먼의 해석은 훨씬 위험한 결과를 보여준다. 와이츠먼은 화씨 3.5도에서 7도가'평균' 기온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화씨 3.5도를 평균으로 본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 상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범위가 화씨 2도에서 5.5도에 불과하지만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 상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범위가 화씨 3.5도에서 11도에 이른다. 그렇다면 실제로 '가능한' 온난화 범위는 화씨 2도에서 11도가 되는 것이다(P.52).
    만약 지구 온도가 화씨 2도만 상승한다면 천만다행이지만, 화씨 11도가 상승한다면 재앙이 닥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문제는 우리의 미래가 화씨 2도보다 화씨 11도에 더 가깝다는 점, 지금껏 그 어떤 학자들도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면서 종형곡선 이론의 '두터운 꼬리'에 주목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또 있다. IPCC의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종형곡선 이론의 꼬리가 과연 얼마나 더 두터워질지 연구한 결과, 금융위기 모델과 놀랍도록 흡사했다는 점이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넘어 지구 기온이 화씨 18도 이상 차이 날 확률은 5퍼센트였다. 화씨 18도는 따뜻한 봄 날씨와 타들어가는 한여름 날씨의 차이다.

    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 _이스터 섬의 멸망에서 배우는 교훈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문명의 붕괴]에서 소개한 이스터 섬의 사례는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환경 문제의 해결책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p.66~67). 이스터 섬의 사례는 지구의 자정 능력이 한계점을 넘어서면 더 이상 인간의 힘으로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스터 섬은 수백 개의 거대한 석상과 무성한 숲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터전이지만, 마지막 나무가 남아 있을 당시 그곳의 생태계는 이미 종말의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 있었다. 이곳의 마지막 나무를 넘어뜨린 것이 탐욕에 찬 인간 때문에 파국을 향해 가던 자연이었다는 점을 수학으로 증명한 사람 또한 이론경제학자인 스콧 테일러였다.
    테일러는 금융위기가 그러하듯 기후 문제에도 티핑 포인트, 강력한 피드백, 취약한 관리 세 가지가 모두 작용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로 애써 모른 척하보다 '언젠가는 닥칠 일'이라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금과 인센티브로 해결할 수 없는 것
    엑슨이나 영국의 BP 같은 석유 기업은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수상한 탈세 구멍을 드나들며 특별 보조금을 챙긴다. 페르시아 만의 석유 시추 시설이 폭발했을 때, 주변 어장은 물론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전 세계 수많은 빈곤층이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기업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CEO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보조금을 거부하고 기업을 자선단체로 바꾸길 기대해야 할까? 문제는 자본주의가 아니다. 이익을 내는 기업을 무작정 비난하는 것도 터무니없는 일이다. 탐욕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목적이며 좋든 싫든 현대 사회에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가장 효율적이고 유일한 원칙이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기 가족을 먹여 살리고 노후자금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일할 뿐이다.

    GDP는 여러 생산 활동을 반영하는 동시에 돈 이외의 가치는 모두 무시한다. 땅에서 나무 한 그루, 석유 1배럴을 채취한다는 것은 그것이 내일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GDP만 고려한다면 살아 있는 나무가 제공하는 깨끗한 물과 공기의 가치는 0원인 셈이다.
    만약 우리의 목적이 GDP를 최대화하는 것이라면 지구 보호 운운해서는 안 된다. 석탄 1톤을 캐낼 때마다 GDP가 30달러씩 증가하니까. 하지만 석탄이 더 이상 지구상에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진폐증을 앓는 광부, 깎여나가는 산, 석탄 폐기물로 오염된 탄광 인근의 강 등이 끼치는 더 큰 손실에 대해서는 더더욱 침묵한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이들을 멈춰 세우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이가 자기 행동의 결과와 제대로 마주하도록 정부와 입법자들이 확실히 해야 한다. 속도를 늦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기업이 아예 문을 닫는 것은 지구가 서서히 더워지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다.

    이제, 경제학자에게 답을 구할 때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환경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껏 수많은 문제를 해결한 이는 경제학자들이다. 1990년대의 산성비 문제도, 유독 참치만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도 경제학자들이 설명해주었다. 이제는 금융위기를 분석한 경제학자들의 모형에서 환경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을 읽어내고, 금융위기에 대처한 방식에서 해답을 찾을 때다. 더 깨끗한 지구에서 더 부유하게 살고 싶다면, 불편을 감소하며 분리수거에 매달리기 전에 경제학에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 환경경제학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의 최신 이론과 그 적용사례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의 출간 의의는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목차

    서문_ 돈과 시스템이 답이다

    1장 시장이 어떻게 지구를 살리나
    잘못된 인센티브의 덫 | 더 이상 시간이 없다 | 춤을 멈출 수 없다면, 리듬을 바꿔라 | 금융위기와 기후위기의 공통점 | 두터운 꼬리가 움직이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 | 기후학자들이 놓친 10도 이상의 차이 | 알려지지 않았고 알 수도 없는 곳에 투자하기

    2장 느슨한 개입과 집단의 힘
    물 한 방울만큼도 안 된다 | 무리를 따르는 사람들 | 적은 비용과 최소한의 간섭으로 효과를 얻는 법 |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3장 환경 문제의 뿌리는 돈이다
    환경 대 기업 - 1 대 0 | 죽은 새를 위한 천만 달러 | 언제, 무엇에 먼저 돈을 써야 할까? |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사람들 | 흰머리독수리 살인 미스터리 |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 고인돌 가족이라면 무엇을 보호하려 할까?

    4장 해산물 최후의 날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 빌린 차를 세차하는 사람은 없다 | 오염시킬 권리, 숨 쉴 권리 | 국가 차원의 문제 접근법 | 세계적인 문제, 지역적인 해결책 | 시장을 거스르는 것은 재앙의 지름길이다

    5장 관심 있는 기업에게 더 많은 권한을
    지분을 팔거나 모으기 | 좋은 일을 하면서 잘 사는 법 | 착한 시장과 현명한 정부 | 유럽, 앞장서다 | 가격으로 해결하기 | 피할 수 없는 결과

    6장 유한한 지구, 무한한 증가
    낙관적인 경제학자, 비관적인 생태학자 | 지구에 돈 걸기 | 고래 기름과 말 거름 | 돈만 놓고 보면 | 완벽한 표준을 만드는 방법 | 상한제인가, 보조금인가

    7장 비합리적인 인간을 합리적으로 규제하기
    불행한 다행 | 너무 싼 휘발유 | 운전자가 줄어들면 사고도 줄어든다 | 주유소의 고통이 늘어나면 도로의 고통은 줄어든다 | 초합리적 소비자의 무모한 결정 | 반발을 사지 않고 유류세 인상하기 | 무료의 엄청난 대가 | 월요일에는 방콕 | 답은 현명한 도시계획

    8장 우리가 정말 제한해야 할 것들
    전구가 세상을 지배하기까지 | 부작용에 포함되는 것들 | 규제와 세금, 둘 다여야 한다 | 무조건 금지하라

    9장 10억 명의 오염유발자
    모든 물방울이 똑같지는 않다 | 배출물 단위 줄이기 | 개발 대 환경 - 끝나지 않는 고민 | 공짜 아침은 없다 | 현명하고 깨끗한 성장 | 쿠즈네츠 곡선의 함정 | 모든 것은 국가의 게임이다

    10장 해산물 최후의 날
    불가사리 잡이의 교훈 | 사람은 동기로 동기부여된다 | 알아서 결정하라. 대신 돈은 내라 | 지구가 알아차리게 하는 마지막 방법

    주석

    본문중에서

    만약 당신이 미국인 3억 명 중 하나고 나름대로 지구 환경을 위해 애썼다고 해보자. 당신은 자신이 어마어마한 탄소 발자국을 찍어놓았다는 사실과 그것이 미치는 나쁜 영향을 알고 이를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 끝에 20톤이던 탄소 발자국을 하루아침에 0톤으로 만든다면? 그 대가로 탄소상쇄기업 테라패스에서 스티커를 받으면 당신은 그것을 전기자동차 유리창에 붙여 자신의 탄소 중립 활동을 자랑스럽게 세상에 알릴 것이다.
    그러나 그 스티커는 이웃의 칭찬을 받기 위한 것일 뿐이다. 대기는 차이를 감지하지 못한다. 당신 혼자서 아무리 줄여도 미국인이 뿜어내는 평균 탄소량은 여전히 20톤이다(굳이 계산하자면 당신의 탄소배출량이 하루아침에 0톤으로 줄어들었을 때 전체 평균은 19.9999999톤으로 낮아진다. 이산화탄소 1그램 분량을 올림하면 20.000000톤이다. 즉, 평균은 여전히 20톤이다). 지구 전체의 탄소배출량에서 당신이 차지하는 부분은 그 양동이에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2장 느슨한 개입과 집단의 힘' 중에서/ p.72)

    우리는 죽은 새를 찾거나 멸종위기종을 되살리는 데 천만 달러를 쓰는 대신, 그 돈으로 아동병원을 짓거나 극빈층에게 모기장을 사줄 수도 있다. 이 역시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아니면 천만 달러를 환경보호 활동자금으로 할당한다고 해보자. 그 돈은 아칸소 늪지대보다 콜로라도 강의 분수령이나 뉴올리언스 근처의 범람원 복구에 쓰는 것이 더 낫다. 다른 생물종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흰부리딱따구리가 담수어 스네일다터보다 더 가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좋은 곳에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다. 그 돈을 현명하게 쓰자.
    ('3장 환경 문제의 뿌리는 돈이다' 중에서/ p.91)

    어부 수 제한이나 조업기간 단축, 기술 제한 등의 어업 규제를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는 주장은 모든 규제가 지나치게 직접적이면서 우회적이라는 것이다. 이들 규제는 간섭이 지나친 상의하달식 접근법이다. 이는 정부 감시관이 어부의 목을 조이면서 사실상 어업을 일체 금지하는 것 같은 결과를 낳고 만다.
    사실 어획량 제한이야말로 우리의 유일한 목표가 아닌가. 어부가 몇 명이든 지구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지구는 어부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물고기를 잡든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어선과 망을 쓰는지도 관심 밖이다. 우리는 이런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정작 물고기는 그 차이를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목표는 정해진 기간 동안 어획할 수 있는 물고기의 양을 제한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전체 어획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고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며 정치적으로 편리한 어장 관리 방법이다. 아니, 유일한 길이다.
    ('4장 해산물 최후의 날' 중에서/ p.137)

    탄소배출량에 상한선을 두면 배출된 이산화탄소 1톤당 가격이 매겨진다. 그러면 기업들은 캡앤트레이드를 통해 비용을 청구하는데 이것이 간접세, 그것도 숨겨진 세금이다. 이 제도가 마땅치 않은 반대자들은 분별 있게 처리할 것을 요구하며 '상한선을 정하고 세금 때리기cap and tax'를 구호로 삼았다.
    이들의 비난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은 캡앤트레이드가 간접세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순히 오염유발자 처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시장을 형성해 여기에서 비용과 기회까지 거래하게 한다. CEO는 보통 '시장'이란 말을 들으면 기술자에게 그 기회를 잘 이용하라고 이른다. 반면 '세금'이란 말을 들으면 변호사와 회계사를 불러 방어모드로 전환할 것을 지시한다.
    다른 편에서 보면 이 제도는 그저 세금일 뿐이다. 그러나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의도된 효과, 즉 오염의 대가를 매긴다는 사실이다. 애초의 의도이자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시장의 방향을 전환한다는 말에는 저탄소 대안이 고탄소 연료보다 더 좋으므로 이를 상용화하자는 의미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에너지원이 더 비싸져야 한다는 뜻도 있다. 에너지원은 공짜가 아니라 보험에 가깝다.
    ('5장 관심 있는 기업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중에서/ pp.161~162)

    우리가 지금 석유와 석탄, 가스에서 다른 자원으로 옮겨가려는 것은 부분적으로 이들 자원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져서다. 물론 전성기가 지난 일부 유전에 한정된 얘기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구상에는 아직 석유가 충분히 남아 있다. 문제는 그 모든 양을 대기로 뿜어 올리면 엄청난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석탄도 마찬가지고 가스는 더더욱 그렇다. 개발을 기다리는 두 자원은 아직도 무수히 많지만 대기라는 하수구는 이미 끝에 다다랐다.
    청정에너지를 쓴다고 해서 우리가 추가로 얻는 혜택은 거의 없다. 청정에너지를 쓸지라도 더럽고 오래된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쓸 때 얻지 못한 이득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흥미로운 구석이 전혀 없다. 물론 공기가 좀 더 깨끗해진다는 이점은 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탄소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은 개개인에게 그리 중요치 않다.
    명심하라. 나 혼자만의 행동은 양동이에 떨어지는 물 한 방울의 영향력도 안 되고, 대기는 내 개인적인 희생을 알아주지도 않을뿐더러 인정하지도 않는다. 만약 변화를 기대한다면 조만간 청정에너지가 저렴해지거나 반대로 더러운 에너지가 비싸져야 한다.
    ('6장 유한한 지구, 무한한 증가' 중에서/ p.187, p.189)

    현명한 도시계획은 교통수단이라는 퍼즐의 또 다른 조각이다. 많은 사람이 가까이에서 살면 비교적 적은 탄소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도시 사람들은 교외에서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돈은 물론 시간적인 면에서 통근비용을 계산해보면 교외에서 사는 비용이 도시에서 사는 비용과 다를 게 없다. 운전의 사회화된 비용까지 셈에 넣으면 오히려 도시에서의 삶이 더 이득이다.
    그럼 사회비용을 없앨 경우 우리 모두가 갑자기 도시에서 살게 된다는 뜻인가? 도시 확산은 자유시장의 결과가 아니다. 도시개발자와 주택 구입자들이 사회비용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떠넘긴 책임을 지지 않아 생긴 결과다.
    교통수단이라는 퍼즐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한 조각은 기술이다. 어찌 보면 이것도 문제는 문제다. 전기자동차가 훨씬 좋긴 하지만 결국 이것도 자동차다. 이보다 큰 규모의 변화를 이끌려면 기술과 믿음, 교통정책에 더 큰 도약이 필요하다.
    ('7장 비합리적인 인간을 합리적으로 규제하기' 중에서/ pp.237~239)

    단순히 낭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사회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절약, 재사용, 재활용으로 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를 지시하는 근본적인 힘은 여전히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더구나 낭비가 줄어들면 비용이 저렴해지고 그러면 오히려 전체 소비가 늘어난다. 장거리 여행 수단으로 자동차나 마차보다 비행기가 더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점점 더 멀리 여행을 떠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조명도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조명이나 여행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는 보다 현명한 방법은 배출량 제한이다. 결국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 할 분야는 이쪽이다. 우리의 목표는 조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을 점점 더 줄이는 데 있다. 에너지 효율이 좀 더 높은 전구를 하나 써서 아낄 수 있는 에너지는 말 그대로 몇 푼어치밖에 안 된다. 그것을 애써 걱정하며 그 이상의 에너지를 낭비하느니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이 맞다.
    ('8장 우리가 정말 제한해야 할 것들' 중에서/ pp.251~252)

    배출량을 바라볼 때 우리는 주로 한 가지 측면에 집중한다. 특정 알루미늄 캔을 생산할 때 나오는 오물 같은 것 말이다. 알루미늄 제련소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면 그것은 국가 전체의 재무상태표에 추가된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알려져 왔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생산한 것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거래한다. 다시 말해 알루미늄 캔을 직접 만들지 않고 가게에서 사다 쓴다. 이에 따라 생산에 따른 오염이 조금 감소한다 해도 소비에 따른 오염은 증가할 수 있다. 제품을 더 이상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는 부유해질수록 더 많은 탄소를 뿜어낸다. 물론 생산에 따른 오염은 제조업계의 노동력이 존재하는 곳에서 발생한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그 곤경에서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은 일자리와 조세 수입, 일자리에 딸려오는 모든 것에서 이익을 얻지만 궁극적으로 오염 문제는 철과 노트북 혹은 인형을 구입하는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탄소 오염에 대한 책임 여부를 공정히 물으려면 무역이라는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디까지나 생산물이 아닌 소비된 오염량을 살펴봐야 한다.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
    ('9장 10억 명의 오염유발자' 중에서/ p.272)

    나는 환경보호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러나 엄청난 돈을 들인다고 환경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맞닥뜨린 문제는 우리가 모든 종, 모든 땅, 모든 물을 구하고 싶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대기를 사람이 건드릴 수 없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수 없다. 우리는 선택에 따른 대가를 받아들여야 한다.
    돈으로 동기부여되는 것이 좋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돈은 그저 돈일 뿐이다. 돈은 모든 저자와 경제학자, 누구보다 헌신적인 환경운동가, 그밖에 모든 이의 행동 방식을 이끄는 원동력을 간편하게 줄인 말이다. 물론 빌 게이츠라면 아침마다 자신이 다음에 벌게 될 10억을 걱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요가에 심취한 여피족이나 자연에 빠져든 히피족 등 몇몇 사람은 예외지만, 나머지 70억은 마치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인 양 행동한다. 사람들이 뭐라 하든 무엇을 믿고 싶어 하든 신경 쓰지 마라. 중요한 건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다. 그들의 행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돈이다.
    ('10장 시장은 도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중에서/ pp.285~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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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노트 와그너(Gernot Wagn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33권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ce Fund) 수석 경제학자. 운전을 하지 않지만 비행기는 탄다. 에어컨을 켜지 않지만 스테이크는 먹는다. 뉴욕에서는 에코백을 들지만 태국에서는 비닐봉투를 사용한다. 지구를 사랑하지만 문명이 주는 혜택을 거절하며 '노 임팩트 맨'처럼 살 생각은 없다. 혼자 고군분투해봤자 지구 입장에서는 태평양 한가운데 떨어진 물 한 방울만큼의 영향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과학자들이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환경론자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울 수 있지만, 지구를 살릴 정책을 고안하는 것은 경제학자여야 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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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 〈GQ〉, 〈VOGUE〉에서 문화 예술 기사를 번역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지식, 철학의 법정에 서다], [미셸 오바마: 변화와 희망의 퍼스트 레이디], [몸, 욕망을 말하다], [STOPPING 쇼핑],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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