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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 만나요 : 조해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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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조해진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4년 03월 03일
  • 쪽수 : 27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2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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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타인의 꿈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문들이 있었다"

    농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가 조해진의 예민한 감각으로 풀어낸 이야기 한줌


    2013년 신동엽문학상과 2014년 젊은작가상을 연이어 수상하고, 최근 여러 문학상 후보에 자주 언급되며 평단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조해진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목요일에 만나요] 가 출간되었다. 2004년에 문단에 데뷔하여 등단 4년 만인 2008년에 첫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를 펴낸 후, 6년 만에 출간되는 두번째 소설집이다. 소설집으로만 본다면 짧지 않은 시간의 공백이 있는 듯 보이지만, 그사이 작가는 세 권의 장편소설을 1~2년 간격으로 출간하며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장편소설을 출간하는 중에도 문학잡지에 꾸준히 단편소설을 발표하여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점점 견고하게 만들어갔다.

    이번 소설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정홍수가 수록 작품 [영원의 달리기] 를 언급하며 "섬세하고 정교한 문장으로 고전적 스타일의 서사를 구축하면서도, 절실함에 기반한 상상의 밀도를 구성과 형식의 미학적 탐구로 꾸준히 진화시켜온 조해진 소설의 완미(婉美)한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조해진 소설 쓰기를 추동하고 지속시키는 마음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라고 역설하고 있거니와, 조해진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고, 더욱 깊어진 사유의 흔적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그의 작품에 녹아 있는 문장의 힘과 상상력의 밀도를 단서로 그 사실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조해진의 문장은 단정하다. 화려한 수식이나 장황한 설명, 의미 없는 중얼거림은 그의 것이 아니다. 짧고 정확한 문장의 단단함은 섬세하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과 문장의 흐름을 정교하게 조직해낸 작가의 노고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것은 통통 튀는 개성을 보여주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에서 찾아보기 흔치 않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서사이다. 그러나 이것은 조해진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는 강점이기도 하다.

    이 고전적 스타일의 서사가 조해진만의 문학세계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밀도 높은 상상력과의 조화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줄곧 이어지고 있는 큰 테마는 소외되고 버려지고 혼자 남은, 그러나 소통의 희망을 놓지 않는 ‘타인’의 이야기다. 이번 소설집의 등장인물들 역시 입양아, 어머니를 잃고 동생마저 사라져 혼자 남은 여자, 다른 나라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아가는 외국인, 연인을 잃은 남자와 타인의 꿈을 찾아가는 존재, 어린 시절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여자, 동성애자 등이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 속으로 아주 세밀하게 파고들어가서 밀도 높은 상상력으로 그들의 내면을 그려내는데, 이때 과장되지 않은 정교한 문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예민한 감각이 포착해낸 고통의 모습이자 치열한 자기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하지 못한 말, 들어주는 이 없는 혼잣말, 그러나 당신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

    나를 볼 수 있는 사람,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자신만의 시선으로 내 마모된 몸을 완성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나는 그곳이 어디든 쉬지 않고 달려갔다.
    타인의 꿈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문들이 있었다.
    어떤 문을 선택하느냐는 나의 몫이다. 아니, 그들의 몫일 수도 있다.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나도 그들을 원하지 않으므로, 그들의 시계가 앞을 향해서만 나아가면 나 또한 명료한 의식 뒤편에서 소리도 없이 엷어지고 사라져가므로. 내게 욕망은 일방향이 아니다. 일방향의 욕망은 나를 움직이지 않는다.
    (/ '영원의 달리기' 중에서)

    작가는 어쩌면 성별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로, 타인의 꿈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문을 열고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신의 마모된 몸을 완성하기 위해서 쉬지 않고 달리는 존재. 선택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고, 욕망은 일방향일 수 없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작가 조해진은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전하지 못한 말, 들어주는 이 없는 혼잣말 같은 이야기를 차분하게 독자를 향해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를테면 자신이 양부모가 낳은 친자식의 신장을 위해 입양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친엄마를 찾으러 온 [PASSWORD] 의 주인공이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그 누구보다 의지하고 사랑했지만,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만을 바라보다 정신을 놓아버린 양엄마를 향해 하고 싶은 말( [북쪽 도시에 갔었어] ), 엄마의 죽음이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떠나버린 동생을 기다리는 누나가 연락조차 없는 동생에게 전하고자 하지만 전하지 못한 말( [목요일에 만나요] )처럼 말이다.

    신화의 시대, 북유럽에선 인간 이전에 거인들이 있었다 했다. 신에 의해 거인들이 모두 죽자 그들의 뼈는 산이 됐고 피는 강과 바다가 됐으며 머리카락은 꽃과 풀로, 몸은 그대로 대지로 화했다. 신은 거인들이 사라진 세상을 살아갈 인간을 물푸레나무와 느릅나무에서 탄생시켰다. 물푸레나무에서는 태초의 남자 아스크(Ask)를, 느릅나무에서는 태초의 여자 엠블라(Embla)를. 죽어서도 영혼을 갖지 못하게 된 가엾은 거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무도 들어줄 수 없는 구차한 혼잣말 같다고 느껴질 때면 간혹 이렇게 울었다. 산은 흔들리고 강과 바다는 난폭해지며, 꽃과 나무는 바람에 휘날리고 땅은 차가워진다.
    (/ '이보나와 춤을 추었다' 중에서)

    가엾은 거인들처럼, 상처뿐인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무도 들어줄 수 없는 구차한 혼잣말 같다고 여기는 이들이 조해진의 작품을 가득 채운다. 그들의 울음 앞에 단정히 앉아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모습이 겹친다. "거인들이 울 땐, 그저 가만히 서서 그들의 슬픔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이보나가 내게 가르쳐준 세상에 대한 예의였다"라는 문장이 작가의 음성으로 귀에 들리는 듯도 하다. 그의 문장이 간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작가의 말’을 넣지 않았다. 오롯이 작품으로 말하고 싶었으리라는 짐작을 하기도 전에, 작품의 곳곳에서 이미 작가의 말을 다 들은 것만 같다.

    목차

    PASSWORD
    북쪽 도시에 갔었어
    목요일에 만나요
    이보나와 춤을 추었다
    영원의 달리기
    유리
    밤의 한가운데서
    새의 종말
    홍의 부고

    해설| 느릅나무 책상에서 태어나다_정홍수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6~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32종
    판매수 9,346권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등이 있다. 2013년 신동엽문학상, 2016년 이효석문학상, 2018년 백신애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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