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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짐승

원제 : La Вete hum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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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에밀 졸라의 소설 중 최고다."
    - 앙드레 지드

    위대한 리얼리스트 에밀 졸라의
    충격과 논란의 화제작 국내 초역!


    문학동네에서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에밀 졸라의 충격적 문제작 [인간 짐승] (1890년 작)은 자연주의 문학의 절정을 이루는 ‘루공마카르’ 총서 스무 권 중 열일곱번째 작품이다. 루공마카르 총서는 유전(‘자연적 역사’)과 환경(‘사회적 역사’)이라는 과학적 방법론으로 제2제정기 프랑스 사회를 낱낱이 해부해 객관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겠다는 포부로 기획되었다. 1871년부터 1893년까지 거의 매년 한 권꼴로 출간된 루공마카르 총서의 동력은 바로 "분노하며 살 것, 한 줄이라도 쓰지 않으면 하루라도 살지 말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졸라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인기 작가" "19세기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미 명망을 얻은 졸라가 루공마카르 총서에 대한 열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저술한 [인간 짐승] 은 [테레즈 라캥] [목로주점] 에 이어 다시 한번 프랑스 문단에 충격을 가했다.
    제목에서부터 인간과 짐승을 대립시킨 이 소설은 ‘인간다움’과 ‘짐승스러움’이라는 두 축의 패러다임 아래 배열할 수 있는 요소들을 복잡하고 교묘하게 얽어 견고한 서사를 이루어낸다. 당시의 삶 속에 켜켜이 틀어박힌 세기말의 징후들을 ‘범죄-욕망’과 ‘철도-기계’라는 두 절단면을 통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당대의 짐승스러움에 대한 분노와 경멸을 담아낸 이 소설은 나아가 그 짐승스러움의 연원을 관찰과 해부를 통해 들춰내고 그에 근거해 인간다움의 전망을 제시한다.
    죽음이 난무하는 잔혹성과 외설적인 성 묘사,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을 수호하는 고위 관료들의 부패상, 그리고 먹잇감 앞에서 가차없이 육식 본능이 작동하는 야수와도 다름없는 인간 짐승들의 음험하고도 치밀한 범죄 심리를 정교한 서사를 통해 보여주어 출간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작이다. [인간 짐승] 은[인간 야수][야수 인간]등의 영화와 연극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장 르누아르 감독이 만든[인간 야수](1938년 작)가 있다.
    백 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 우리에게 다가온 [인간 짐승] 은 지금도 유효한 문제의식으로 이 사회에 충격을 줄 것이다. 또한 적나라하게 묘사된 인간 본연의 비극성과 그에 대한 작가의 연민 어린 시선은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나는 과연 이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절대로 죽이지 않을 수 있을까."
    죽이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인간 짐승의 비극


    [인간 짐승] 에는 다양한 모습의 ‘인간 짐승’이 등장한다. 여기서 ‘인간 짐승’은 비단 ‘짐승의 거죽을 둘러쓴 인간’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탐욕과 시기, 증오에서 비롯된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차원의 폭력에서부터 기득권 수호와 조직 보위를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이용되는 국가기구의 횡포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은 광범위하다. 어찌 보면 인간이 짐승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기계, 기차, 철도를 포함한 문명 자체가 곧 짐승인 셈이다.
    그 가운데서도 인간의 야수성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것은 바로 ‘죽음-죽임’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간 짐승’ 중에서도 특히 기관사 ‘자크 랑티에’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졸라의 작중인물들은 여러 작품에 걸쳐 서로 얽혀 등장하는데, [인간 짐승] 의 자크는 [목로주점] 의 주인공 제르베즈의 자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졸라가 보여주고자 하는 ‘인간 짐승’은 성욕이나 물욕, 질투나 원한 같은 뚜렷한 살인 동기를 가진 이들이 아니다. 자크는 이성이나 도덕관념으로 통제할 수 없는 "대물림된" 살해 욕망, "살인의 숙명성"을 떠안은 자이다. 아무리 벗어나려 발버둥쳐도 제 몸에 흐르는 ‘나쁜 피’에서 헤어날 수 없어 저도 모르게 칼을 휘두르는 것이다.
    선척적인 유전에 의해서든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서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이의 생명을 무참히 끊어버리는, 수천 년 문명 밑에 웅크린 인간들의 비극을 통해 졸라는 인류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 ‘현대 문명이 인류를 해방으로 이끌 것인가, 묵시록적 종말을 재촉할 것인가’를 정면으로 던지면서 우리를 깊은 성찰의 공간으로 이끈다.

    사랑, 살인, 철도...... 거침없이 질주하는 인간 군상

    [인간 짐승]의 독창적인 서사 구조는 매우 정교해서, 에밀 졸라 스스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구조" "내가 한 것 중 가장 공들인 구조" "더할 나위 없이 논리적으로 짜맞춘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이 소설은 여주인공 세브린의 운명을 중심으로, 남편 루보와 함께 그랑모랭을 살해하고 자크와 연인이 되는 과정을 다룬 전반부(1~6장), 그리고 라리종호의 폭설 조난 사건 이후 자크와 내밀한 관계를 이어오다가 충격적 반전의 비극을 겪는 과정을 그린 후반부(7~12장)로 정확히 나뉜다.
    그 안에서 세 주인공(루보, 세브린, 자크)을 중심으로 플로르(자크를 흠모하는 건널목지기 처녀), 페쾨(술에 절어 사는 난봉꾼 화부), 필로멘(페쾨의 내연녀)이 끼어들어 각기 애욕의 삼각관계가 형성되면서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그랑모랭 살해 후 루보의 도박 중독(세브린과 자크의 관계가 급속도로 깊어지는 계기)과 페쾨의 알코올중독(자크와 페쾨 자신의 참극을 부르는 원인) 역시 같은 양상으로 반복된다. 이렇듯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대칭과 반복의 구조다.
    한편 공간적 배경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폐쇄성이다. 소설은 파리의 생라자르 역과 서부철도회사의 직원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을 출발점으로 해서, 르아브르에서 병사들을 싣고 라인 강 전선으로 폭주하는 괴물 기관차의 모습을 마지막 장면으로 보여준다. 중간에 잠깐 등장하는 예심판사의 집무실, 법무부 고위 관료의 사저, 법정을 제외하고는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서부철도 노선과 역사驛舍라는 폐쇄 공간이 주 무대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인간 짐승]의 주요 화두는 ‘죽음’이다. 이 작품에는 타살과 자살, 직접적인 살인과 간접적인 살인을 포함해 모두 일곱 건의 죽음이 나온다. 이 일곱 건의 범죄로 열차 승객 15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이 죽는다. 여기에다 줄거리 바깥의 정황이긴 하지만 소설 막바지에 등장해 대량 학살의 전장으로 실려 가는 군인들까지 포함시킨다면 죽음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게 된다. [인간 짐승]은 말 그대로 죽음을 향해가는 소설이다.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 본성을 해부하다

    르아브르 역의 부역장 루보는 열다섯 살 어린 아내 세브린이 그녀의 후견인인 전직 법원장 그랑모랭의 성 노리개였음을 알고는 세브린과 함께 그랑모랭을 살해한다. 열차 창밖으로 그랑모랭의 시신이 내던져지는 장면을 목격한 기관사 자크 랑티에는 그로 인해 ‘병’이 재발하고 만다. 그 병은 바로 성욕에 어김없이 따라붙는 살해의 욕구, 피의 충동이다. 원시시대 수컷에게서부터 대물림된 살해 본능, ‘나쁜 피’가 자신의 몸속에 흐른다는 것을 알아챈 뒤로 자크는 오로지 자기가 모는 기관차 ‘라리종호’만을 여인인 양, 애인인 양 사랑해온 터다. 그랑모랭 사건의 피의자로 예심판사에게 불려갔던 일을 계기로 세브린과 자크는 연인 사이가 되고, 그랑모랭 사건의 진실은 당시의 정치 상황과 교묘하게 맞물려 법조계 고위 인사들의 공모 아래 조작 ? 은폐된다.
    한편 어릴 적부터 철로 건널목지기 일을 하면서 자크를 먼발치에서 흠모해온 야성녀 플로르는 연적 세브린을 죽이기 위해 대학살의 계획을 세우고, 세브린은 자기 인생의 걸림돌로 전락한 노름꾼 남편 루보를 죽일 계획에 집착하며, 기관사 자크의 짝 화부火夫 페쾨는 자신의 내연녀와 관계를 맺은 자크에게 분노와 원한을 품고, 자크는 연인 세브린을 욕망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내재된 짐승의 살해 본능에 끊임없이 압도당하며 처절하게 몸부림친다......

    추천사

    [인간 짐승]의 기관차는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다. 하나의 명백한 서사적 상징이다. 그 기관차가 그려놓은 궤적은 민족과 문명의 차원으로 열린 공간이다. 에밀 졸라는 그가 살았던 시대에도 서사시의 구축이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질 들뢰즈

    [인간 짐승]은 오늘의 역사이지만 그 밑에 깔려 있는 것은 역사 이전의 서사시다.
    - 쥘 르메트르 / 문예펑론가

    진정한 리얼리즘은 사람들이 흔히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세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포착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다. 졸라라는 이 위대한 리얼리스트가 위대한 시인인 까닭이다.
    - 장 콕토

    에밀 졸라를 읽다보면 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 정립한 이가 그가 아니라 프로이트라는 게 의아스러울 정도다.
    - 장 보리 / 문학연구가

    불가사의한 어떤 끔찍한 드라마를 뚫고, 20세기를 향해 거침없이 진보하는 인간 짐승들의 이야기.
    - 에밀 졸라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본문중에서

    "아! 정말 멋진 발명품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 빠르지, 한층 더 똑똑해졌지...... 하지만 한번 야만적인 짐승은 영원히 야만적인 짐승일 뿐이야. 훨씬 더 나은 기계를 발명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야만적인 짐승들은 그 밑에 어쨌든 여전히 존재할 텐데."
    (/ p.68)

    그것을 바라다보고 싶은 욕구, 칼에 찔려 하나의 생명체에서 순식간에 이렇게 인간 누더기가 되어버린 망가진 꼭두각시, 흐물흐물한 넝마가 되어버린 그것을 질리도록 눈에 쑤셔넣고 싶은 가시지 않는 갈증이 몰려왔다.
    (/ p.97)

    이 기관차에는 영혼이, 제작 과정의 미스터리가, 단조鍛造 단계에서 우연히 금속에 부여된 무엇인가가, 조립공의 손이 부품에 불어넣은 무엇인가가, 그러니까 기계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고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깃들어 있다.
    (/ p.227)

    "오, 내 사랑, 날 가져, 날 지켜줘, 난 당신이 원하는 대로만 할게."
    "무슨 소리! 아니야, 내 사랑, 당신이 주인이야, 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에게 복종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거야."
    (/ p.268)

    "모든 것을 느꼈지. 칼이 목에 박히는 충격, 오랫동안 경련하던 몸, 세 번의 딸꾹질 끝에 끊어진 목숨, 그리고 숨과 함께 멈춘, 격투중에 부서진 회중시계...... 오! 죽기 직전의 그 경련, 아직도 그 떨림이 내 사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
    (/ p.352)

    그의 내부에 웅크리고 있던 문명의 세례를 받은 인간이, 교육을 통해 길러진 힘이, 오랜 세월 서서히 전승되어 불멸의 금자탑으로 쌓인 사상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났다.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 그는 그 계율을 누대에 걸쳐 면면이 이어져온 젖줄을 빨면서 체득했다. 도덕관념으로 가득 채워진 그의 정련된 두뇌는 그가 살인을 합리화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진저리를 치며 살인을 배격했다.
    (/ p.410)

    공포는 섹스의 그 시커먼 구렁으로 통하는 문이고, 사랑은 그 끝에 죽음이 기다리며, 더 완벽하게 소유하기 위해서는 절멸시켜야 한다.
    (/ p.512)

    자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킁킁거리는 짐승의 소리, 식식거리는 멧돼지 소리, 으르렁거리는 사자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는 조용히 주위를 살폈다. 그것은 자신의 거친 숨소리였다.
    (/ p.514)

    저자소개

    에밀 졸라(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40.04.02~1902.09.29
    출생지 프랑스
    출간도서 44종
    판매수 6,306권

    1840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여덟 살 때부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신 후 학업을 포기하고 출판사에 취직했다. 1865년 첫 소설 [클로드의 고백]을 출간한 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867년 자연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테레즈 라캥]을 출간했다. 이후 발자크의 ‘인간극’에 영향을 받아, 제2제정기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역사’를 그려내기 위해 ‘루공마카르’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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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상명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오노레 드 발자크의 [나귀 가죽] 이 있고, 논문으로 [‘인간극’과 가상의 통일성] [발자크 문학의 환상과 현실] [발자크, 모호성의 의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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