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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의 노래 : 김이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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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이은
  • 출판사 : 문예중앙
  • 발행 : 2014년 02월 07일
  • 쪽수 : 3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27805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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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선을 다해 아프게 살아가는 연인의,
서로를 그리고 인간을 알아가는 쓸쓸한 고백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김이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

최선을 다해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그래서 자꾸만 다리가 꺾인다면 어쩌겠는가.
다시 한 번 일어서려고 애쓰는 수밖에......
(/ '김이은 - 작가의 말' 중에서)

"최선을 다해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소설집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코끼리가 떴다], [어쩔까나]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끈끈하게 삶을 지탱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온 김이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검은 바다의 노래](문예중앙, 2014)가 출간됐다. 200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12년 만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이며, ‘플라스틱 라이프’라는 제목으로 2013년 한 해 동안 계간 [문예중앙]에 연재되었던 바로 그 작품이다. "최선을 다해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작가의 말])고 말하는 김이은 작가는, ‘쓸쓸한 출생의 비밀’을 가진 두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4박 5일간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는 이 세계의 검고 습한 늪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길 요구받은’ 이 시대의 참혹한 현실과 그 현실 속에서 비루한 삶을 짊어지고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집요하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 부정할 수 없는, 두렵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독자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기를 요구받는 이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얼굴은 얼마나 일그러져 있을까. 거울 속 우리의 얼굴은 초췌하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는 이 세계의 검고 습한 늪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곳에는 아이를 죽이는 엄마, 반대로 아이를 사는 엄마, 환자를 비웃는 의사와 같은 형상들이 날카로운 주사기처럼 우리의 눈을 찔러댄다.
- 허윤진 / 문학평론가

서로를, 그리고 인간을 알아가는 여정의 기록

이 소설에는 쓸쓸하고 비루한 삶을 살아가는 두 남녀가 등장한다. 오로라는 성형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얼굴을 바꾸고 인생 역전을 이룬 여자다. 쇼핑몰 모델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그것도 잠시.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턱이 뒤틀리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그녀의 삶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교진은 엄마가 남긴 엄청난 빚더미로 인해 사채업자를 피해 다니며 대리주차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그는 사채업자 이철세를 피해 도주하던 중 여배우 H의 살인 누명까지 뒤집어쓰고 만다. 그렇게 삶의 벼랑 끝에 몰린 두 남녀는 우연히 편의점에서 만나게 된다. 교진은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 중인 신세이고, 오로라는 재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밤낮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다. 교진은 저도 모르게, 마치 운명처럼 오로라에게 말을 건넨다. "바다 보러 갈까?"

비틀어진 턱을 제대로 맞물려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떨꺽떨꺽 소리가 났다. 오로라가 살아온 지난 삶들이 모두 저리 떨꺽거렸을까. 절박한 저 오류를 오로라는 무엇으로 여태 버텨내고 있는가. (...)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오로라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 교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바다 보러 갈까?"
(/ p.53)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삼월, 품속을 파고드는 추위를 뚫고 두 남녀의 4박 5일간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서로의 쓸쓸한 과거의 비밀들을 하나둘 풀어놓는다. "소녀였지만 소녀라 불리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못생긴 얼굴 탓에 학교와 사회에서 거부당하고 결국 목을 매달아야 했던 오로라의 아픈 기억들. 그리고 교진의 쓸쓸한 출생의 비밀, "단 두 번의 사랑. 한 번은 유부남과의 불륜. 두 번째는 연하남과의 위험한 도피"를 자행한 엄마에 대한 교진의 기억까지도....... 혼자서는 차마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던 시간에 대해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우리는 화려한 배경과 스펙으로 사랑할 수 없다. 쓸쓸한 출생의 비밀과 품속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연인의 얼굴은 빛난다. 이 소설은 세간의 눈에는 그저 사기꾼들처럼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그리고 인간을 알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 허윤진 / 문학평론가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기를 요구받는 이 시대의 일그러진 형상들

이 소설이 연재될 때 제목이 ‘플라스틱 라이프(plastic life)’였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루키즘(lookism)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선을 읽을 수 있다. "못생겼다고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았어. 못생긴 게 전염되는 것도 아닌데......." 여주인공 오로라가 못생긴 얼굴 때문에 학교와 사회에서 내몰리고 결국 자살을 감행해야 했던 참혹한 장면은 결국 우리 시대의 실풍경일 것이다.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기를 요구받는 시대, 외모가 곧 경쟁력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얼마나 일그러져 있는가. 뿐만 아니다. 돈 때문에 아이를 죽이는 엄마, 반대로 돈을 주고 아이를 사는 엄마, 또한 돈 때문에 환자를 비웃는 의사와 같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형상들이 소설 곳곳에 등장하여 날카로운 주사기처럼 우리들의 눈을 찌른다.

김이은의 약한 손가락은 우리가 읽고 싶지 않은 세계의 구석구석에 자꾸 밑줄을 친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아야 하는 고통스러움 속에서도 우리는 길을 잃은 어린이들처럼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자꾸 따라가게 된다. 진정한 이야기의 모험이란, 이 소설에서처럼 부정할 수 없는 두려운 즐거움으로 가득 찬 것이기 때문이다.
- 허윤진 / 문학평론가

추천사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울 속 얼굴의 주름살을 확인한다. 어쩐지 어제보다 더 살이 찐 것 같고 어쩐지 어제보다 못 생겨 보이는 오늘은 학교도 회사도 가기 싫어진다. 예쁘지 않은 나를 과연 누가 좋아해줄까?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이들에게 김이은의 소설 [검은 바다의 노래]는 위로가 될 것이다.
우리의 여주인공은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로 쌓아올린 아름다움이 헛되이 무너지고 나서야 사랑을 알아간다. 생기 없는 머릿결과 상한 얼굴도 누군가에게는 연인의 지난 이력(履歷)일 뿐이다. 오늘을 만든 어제일 뿐이다. 우리는 화려한 배경과 스펙으로 사랑할 수 없다. 쓸쓸한 출생의 비밀과 품속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연인의 얼굴은 빛난다. [검은 바다의 노래]는 세간의 눈에는 그저 사기꾼들처럼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그리고 인간을 알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그들은 혼자서는 차마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던 시간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게 된다.
내 것이 아닌 얼굴로 살아가기를 요구받는 이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얼굴은 얼마나 일그러져 있을까. 거울 속 우리의 얼굴은 초췌하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가 애써 모른 척 하는 이 세계의 검고 습한 늪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곳에는 아이를 죽이는 엄마, 반대로 아이를 사는 엄마, 환자를 비웃는 의사와 같은 형상들이 날카로운 주사기처럼 우리의 눈을 찔러댄다. 김이은의 약한 손가락은 우리가 읽고 싶지 않은 세계의 구석구석에 자꾸 밑줄을 친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아야 하는 고통스러움 속에서도 우리는 길을 잃은 어린이들처럼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자꾸 따라가게 된다. 진정한 이야기의 모험이란, [검은 바다의 노래]에서처럼 부정할 수 없는 두려운 즐거움으로 가득 찬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비밀스러운 책의 첫 장을 펴신 여러분을 환영한다.
- 허윤진 / 문학평론가

목차

행운은 어떻게 생겼을까
8pm on Mar. 20
엄마
11pm on Mar. 20
소녀

7am on Mar. 21
선택
8am on Mar. 22
10pm on Mar. 23
나의 제자리
8pm on Mar. 24
3am on Mar. 25
6am on Mar. 25

에필로그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그 무렵 나는 소녀의 나이였지만 불행하게도 소녀라 불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이해해. 누구라도 내 모습을 보면 ‘소녀’라는 단어를 연상하긴 쉽지 않았을 테니까. 난 그냥 못생긴 계집애였지. 비쩍 마른 데다 피부 빛깔은 거무튀튀하고 까마귀 털처럼 까만 머리칼은 푸석푸석했어. 그래서 까만 멸치가 별명이었는데, 가끔 도시락 폭탄이라고 부르는 애들도 있었어. 거친 말을 싫어하는 애들은 나를 네모난 액자라고 불렀고. 왜냐하면 내 얼굴은 내가 봐도 지나치게 네모났거든. 거기에다 주걱턱이 삐죽 나와 있었고....... 못생겼다고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았어. 못생긴 게 전염되는 것도 아닌데.
(/ p.94)

돈을 있는 대로 긁어 떠나면서 엄마는 아들에게 닥칠 이 모든 상황을 예견했을까? 아닐까? 엄마가 새로 벌여놓은 미래에 내 자리가 있었을까? 없었을까? 단 두 번의 사랑. 한 번은 유부남과의 불륜. 두 번째는 연하남과의 위험한 도피. 대체 왜, 엄마는 세상의 테두리 안에서 사랑하지 못한 걸까. 나는 엄마의 사랑을 탓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그럴 거면 애초에 나를 낳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 두 번에 걸친 엄마의 사랑은 모두 내게 치명적이었으니까. 엄마의 첫 번째 사랑으로 나는 평생 아빠 없이 살아야 했고, 두 번째 사랑 때문에 내 남은 삶이 모조리 깨어지게 되었으니까. 나는 엄마의 두 번째 사랑이 자신의 남은 삶과 아들까지 걸 만큼 완전한 것이길 진심으로 바랐어. 그리고 엄마가 다시 불행해지지 않길 빌었어. 엄마에 대한 원망의 마음으로 말이야.
(/ p.175)

모든 걸 제자리로 되돌려놓고 싶었을 뿐이야. 제자리? 전에 보여줬잖아, 내 사진....... 자, 여기 있어. 다시 보고 싶으면 그러도록 해. 그래, 예쁘지? 나도 알아. 아무 생각 없이 활짝 웃는 눈이랑, 수줍은 소녀처럼 부드럽게 미소 짓는 입이랑, 꿈꾸는 듯 해사한 표정이랑.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 그래. 내 삶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갖고 있던 때야. 난 그때 뭐든 할 수 있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었어. 마치 딴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내가 그 세계에 속했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지금은 나도 자꾸 헷갈리지만 말이야.
(/ p.223)

눈부신 미래를 배 속의 아기 때문에, 그것도 사실 내 아이도 아닌 미숙한 생명 때문에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내 결정이 터무니없는 것으로 생각되었어. 다시 돌아가는 게 옳은 일이라는 생각에 내내 시달렸어. 내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겁이 났고.
네가 오기 직전까지도 나는 결정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그리고 네가 내게 바다에 가자고 말했을 때, 그때 알았어. 나는 이미 선택을 했던 거야. 다만 그 대가가 두려웠을 뿐.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배운 게 그거야.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내게 허락된 유일한 존재 방식이라는 것. 그러니까 나는 너를 따라온 게 아니야. 난 그저 나의 길을 온 거지.
(/ pp.244~24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15종
판매수 2,673권

2002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일리자로프의 가위]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코끼리가 떴다] [어쩔까나]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검은 바다의 노래] [11-59PM 밤의 시간] 등이 있다. 그 외에 [호아저씨, 호치민]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 등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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