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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해석의 지혜, 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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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지형
  • 출판사 : 살림
  • 발행 : 2014년 01월 27일
  • 쪽수 : 12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2228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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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풍수의 역사’에서 ‘주요 논의’까지,
    ‘풍수’에 대한 크고 작은 물음에 대한 갈무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이야깃거리가 있으니, 바로 ‘풍수적 관점에서 분석한 대선 후보들의 성향’이나 ‘풍수지리 정치학’ 같은 이야기들이다. 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 사이에 ‘풍수’가 회자되고 있음은 어떤 의미일까? 천년고도 서울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풍수’의 역사적 맥락, 가능하면 좋은 묏자리에 조상을 모시고 싶어 하는 후손들의 발복(發福) 의지, ‘생활 풍수’라는 신조어로 우리 집 침실에까지 들어선 이 이론을 과연 ‘과학인가, 잡술(雜術)인가’의 해묵은 문답으로 치부하는 것은 온당한 일일까?
    이 책 [공간 해석의 지혜, 풍수]는 "풍수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서 시작된, 작은 ‘풍수 해설서’다. 전작 [사주 이야기]를 통해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사주’에 대해 논의한 바 있는 저자는 이번에도 특유의 입담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풍수의 역사와 중요개념, 기본원리가 물 흐르듯 이어지지만, 복잡한 이론이나 한자어 일색인 ‘전문 풍수서’가 아닌 만큼 부담이 적다.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논의되는 주제들마저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풍수와 사주의 관계’에서부터 ‘지기쇠왕설(地氣衰旺說)’ 같은 역사 속 논쟁거리, ‘동기감응(同氣感應)’ 등의 미묘한 주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활풍수’의 단편까지, 풍수 개론에서 한발 더 나아간 주제들이 제법 묵직하게 다뤄진다. 도서관에 푹 몸을 담근 채, 풍수 고전에서부터 최근의 풍수 관련 서적과 논문까지 가능한 많은 자료들을 분석했다는 저자의 노고가 읽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풍수서들이 범하고 있는 아쉬운 결말에 대해 저자가 꺼내든 단어를 한번 살펴보자. ‘양피지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글씨’라는 뜻의 ‘펠림세스트(palimpsest)’다. 지워질 듯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흔적. 풍수적 사고 없이는 읽어내기 힘든 현실의 공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풍수를 들춰보겠다던 저자의 탐구보고서는 어떤 ‘펠림세스트’를 남겼을까?

    목차

    슬픈 운명
    풍수 또는 장풍득수
    용을 찾아라
    도심의 흔적들
    권력과 풍수
    무덤의 비밀
    경관을 텍스트로 보다
    생활풍수
    공간 해석의 지혜

    본문중에서

    풍수의 의미는 그 시작부터 시대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해왔다. 다른 모든 학문·기술과 마찬가지로 풍수 또한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술로 출발했음이 확실하다. 그러다 얼마 안 있어 권력의 정점에서 국운(國運)을 논하더니, 언젠가는 묏자리 그러니까 좋은 무덤 위치를 고르는 술수(術數)로 변신했다. 게다가 요즘은 ‘생활풍수’ ‘풍수 인테리어’라는 절묘하고도 희한한 이름으로 부동산 업계 또는 가정주부들과 보조를 맞추기도 한다. 이러한 변신의 역사 탓인지 "풍수는 ○○다"라고 규정하는 순간, 풍수는 즉각 다른 모습을 내보이고 만다. 풍수의 역사는 차라리 어떤 시대, 어느 상황에서든 살아남고야마는 풍수의 적응력과 생존의 기술만을 보여준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한 변신은 이데올로기(ideology)와 잡술(雜術)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는 풍수 특유의 운명, 그 이면이기도 하다.
    (/ p.12)

    굳이 신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설명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풍수, 즉 바람과 물이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자연환경에 대한 방어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사람들에게 매서운 바람은 막거나 가두어 놓아야 할 무엇이었고, 생명의 원천인 물은 어떻게든 획득해야 할 무엇이었다. 바람은 가두고, 물은 얻어야 한다. 필사의 심정으로 바람은 가두고, 물은 얻어야만 한다! "바람은 가두고 물은 얻는다"는 이 문장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짧은 대구(對句)의 문장에 1,000년 혹은 2,000년의 풍수 역사가 모조리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 pp.16~17)

    그런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사람이라도 산의 정기를 타고 태어난 사람과 바다의 정기를 타고 태어난 사람은 기운의 구성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드넓게 펼쳐진 평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과 험준한 산악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기질의 차이는 그가 바라본 풍경의 탓일 수만은 없다. 또 성인이 된 이후 어떤 공간에서 살고 있느냐 하는 것도 사람들을 구성하는 기운의 성격을 각각 다르게 만든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사람이라도 어디서 살았느냐, 어디서 살아가고 있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기운이 다르고, 그 차이를 파악하는 게 바로 풍수의 작업이다.
    (/ p.55)

    그런데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조상의 유해를 좋은 기운이 흐르는 곳에 묻어 잘 관리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조상들이 세상을 뜬 후에도 편안한 상태로 계시길 바라는 것은 조선의 유교적 세계관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좋은 묏자리에 놓인 조상의 유해가 흡수한 좋은 기운은 도대체 어떻게 후손의 복으로 연결되는가? 생기를 머금은 곳에 집터를 잡은 사람들에게 복이 생기는 것은 그렇다 치자. 현대과학의 눈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좋은 집에 살면서 좋은 기운을 매일 받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은 동양적 맥락에서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무덤에 묻힌 조상이 빨아들인 생기가 어떻게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여기서 바로 그 유명한 ‘동기감응(同氣感應)’의 문제가 등장한다.
    (/ p.80)

    전통 풍수에서라면 산맥을 통해 유입된 기가 사신사(四神砂) 안에서 물의 흐름을 따라 집결되고, 이어 그 지역의 주변 곳곳까지 소통되는 과정을 살피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는 소모되기도 하고 유출되기도 하며, 지세에 급격한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지속적인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다. 장소가 아파트로 바뀌어도 그 과정은 원칙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아파트 바깥에 머물던 기는 현관을 통해 유입되고, 거실에 머물며 집결된다. 거실은 기가 집결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소통을 시작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거실에서 욕실과 주방으로, 각 방으로 기가 유통된다. 나아가 기를 재충전하는 공간으로서의 침실과 기를 유출하고 일부 받아들이기도 하는 장소로서의 베란다가 중시된다.
    (/ p.11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1종
    판매수 530권

    왜 그렇게 마이너리티를 지향하며 사느냐 물어온 분들이 몇몇 있었다. 그런 적 없다. 살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다. 남들처럼 주류를 지향했지만, 성정 탓인지 부족한 노력 탓인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대략 난감한 기분으로 살고 있을 뿐이지만, 한두 가지 좋은 점은 있다. 변방으로 또 경계로 물러서 있으면,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게 된다. 비애 속에서, 가끔씩 삶의 본질 같은 걸 포착하기도 한다. 그 정도가 소외당한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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