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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릿 1 [양장]

원제 : Little Dor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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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작은 도릿]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대표적 문호, 찰스 디킨스의 후기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어 소개되는 작품이다.

    [작은 도릿]은 주인공 아서 클레넘이 모든 계층의 인물들과 맺어나가는 관계를 보여주면서 영국사회의 모습을 파노라마식으로 제시한다. 클레넘은 마셜시 감옥에서 태어나 자라온 여인, ‘작은 도릿’을 만나면서 그들이 연루된 수수께끼 같은 과거에 의문을 품고 그것을 추적해나간다.

    작품 속에는 수많은 감옥이 등장하고 대다수의 인물과 사물 위에 감옥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작품이 보여주는 빛나는 통찰은 인물들이 물리적인 감옥에 감금되어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제한하는 마음속의 감옥을 만들어서 자신을 가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마셜시 감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갇힘과 타락, 죽음의 관련성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2년간 대부분의 집필시간을 이 이야기를 쓰는 데 할애했다. 통거리로 읽었을 때 이 이야기의 장점과 단점 전체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필자가 시간을 아주 잘못 보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두서없이 출판되는 동안, 필자가 어느 누구보다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야기의 여러 가닥을 꿰고 있었으므로 엮어진 이야기를 마무리된 채로 그리고 무늬가 완성된 채로 읽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바너클 일족과 에돌림청같이 아주 과장된 허구에 대해 변명해본다면, 필자는 본인이 러시아전쟁이나 첼시사문위원회 시절에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하찮은 사실을 주제넘게 언급하느니 영국인이 흔히 겪는 경험이라는 얘기로 변명에 대신하고자 한다. 머들 씨라는 과장된 구상은 철도주(鐵道株) 시대를 거친 이후에, 또한 어떤 아일랜드 은행과 그리고 마찬가지로 훌륭한 한두 개의 다른 회사를 겪은 시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 필자가 사악한 계획이 선하고 명백히 종교적인 계획인 양 나서는 때가 가끔 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는 의혹도 있지만, 고인이 된 영국왕립은행의 임원들을 공개적으로 조사하는 시기에 그 같은 구상이 이 작품에서 정점에 도달하게 된 것은 묘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필자는 이 모든 죄목에 대해 결석재판을 받고, 그 같은 일이 이 나라에선 결코 일어난 적이 없다는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의) 확약을 순순히 받아들일 것이다.

    몇몇 독자분들은 마셜시 감옥이 일부분이라도 아직 남아있는지 알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필자 자신도 이달 6일에 찾아가서 직접 볼 때까지는 몰랐을 뿐 아니라, 이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앞면에 있는 바깥쪽 마당이 버터 가게로 바뀐 것을 확인하고는 감옥의 벽돌까지도 모두 다 망실된 걸로 단념할 뻔했다. 그러나 근처에 있던 "버먼지로 통하는 에인절 코트"라는 곳을 천천히 걸어 내려가다가 "마셜시 터"에 이르렀는데, 거기에 있는 집들이 전에 감옥으로 사용했던 커다란 건물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필자가 작은 도릿의 전기 작가가 되었을 때 마음속으로 상상했던 감방들이 보존되어있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가 이야기를 나눠 본 소년 중에서 제일 작은 소년이 일찍이 봤던 중에서 제일 큰 아이를 업은 채로 그 장소의 옛날 용도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잘 설명해주었는데, 그 설명은 거의 정확한 것이었다. 그 젊은 뉴턴이(그가 그 정도의 사람이라고 필자가 판단하기 때문에) 그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모르겠다. 25년 전 일이라 그 감옥에 대해 스스로 뭔가를 알 수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필자가 작은 도릿이 태어났고 그녀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살았던 감방의 창문을 가리키면서, 지금 저 방에 살고 있는 사람이 누구니? 하고 묻자, 소년이 "톰 파이식이에요,"라고 했다. 톰 파이식이 누구니? 하고 묻자, 소년이 "조우 파이식의 삼촌요,"라고 대답했다.

    조금 더 내려가니, 관례를 지키기 위한 경우 빼고는 아무도 수감되지 않는 답답한 내부감옥을 둘러싸고 있던 한층 더 오래되고 작은 담장이 나타났다. 그러나 버먼지로 통하는 에인절 코트를 나와서 마셜시 터에 들어서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사라진 마셜시 감옥의 바로 그 포석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측과 좌측에 있는 좁은 마당은 그곳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변했을 때 담장을 낮춘 것을 제외하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채무자들이 살던 감방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에 밀려오는 수많은 비참한 세월의 유령들 속에 서 있게 될 것이다.

    [블리크 하우스]의 서문에서 필자는 본인이 그렇게 많은 독자를 가졌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다음 작품 [작은 도릿]의 서문에서도 같은 말을 여전히 되풀이해야겠다. 우리 사이에 증가해온 애정과 신뢰를 깊이 의식하면서 그때 덧붙였던 대로 이번 서문에도 덧붙이고자 한다. 우리가 또 만날 수 있기를!

    런던에서,
    1857년 5월
    (/ '저자 서문' 전문)

    목차

    서문

    제1부 가난

    01 햇볕과 그늘
    02 길동무들
    03 집
    04 플린트윈치 부인이 꿈을 꾸다
    05 가업
    06 마셜시의 아버지
    07 마셜시의 아이
    08 감옥의 자물쇠
    09 작은 엄마
    10 정치학의 전부
    11 풀려나다
    12 블리딩 하트 야드
    13 가부장
    14 작은 도릿의 파티
    15 플린트윈치 부인이 또다시 꿈을 꾸다
    16 보잘것없는 이의 나약함
    17 보잘것없는 이의 경쟁자
    18 작은 도릿을 사랑하는 남자

    본문중에서

    30년 전 어느 날 마르세유는 햇볕 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남부 프랑스에서 무더운 8월에 태양이 타오르는 것은 그 이전이나 그 이후를 봐도 크게 드문 일이 아니었다. 마르세유와 그 주위의 모든 것이 타오르는 하늘을 빤히 쳐다보았고 또한 그 답례로 빤히 쳐다보는 대상이 되어서 빤히 쳐다보는 습관이 그곳에선 일상화되었다. 이방인들은 빤히 쳐다보는 흰 집들, 빤히 쳐다보는 흰 담장들, 빤히 쳐다보는 흰 거리들, 빤히 쳐다보는 바싹 마른 대로들, 초목이 타서 없어진 빤히 쳐다보는 언덕들이 자신들을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무안할 지경이었다. 시야에 들어오는 사물 중 뚫어져라 빤히 쳐다보거나 빤히 노려보지 않는 사물은 많이 달린 포도 탓에 축 늘어져있는 포도나무뿐이었다. 뜨거운 공기가 힘없는 잎사귀를 겨우 움직이면 포도나무는 가끔씩 살짝 눈을 감았다.

    항구 안의 더러운 수면에나 항구 바깥의 아름다운 바다에나 잔물결을 일으키는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검정색과 푸른색 사이의 경계선은 맑은 바닷물이 통과하지 않는 지점을 나타냈다. 하지만 맑은 바다는 혐오스럽게 정체된 근해만큼 적막했으며 그것과 절대 섞이지 않았다. 차일이 없는 작은 배들은 너무 뜨거워 손을 댈 수가 없었고, 정박지에 묶어둔 큰 배들은 열기에 데어 부풀었으며, 부두의 돌들은 몇 달 동안 낮이고 밤이고 식는 법이 없었다. 인도 사람들, 러시아 사람들, 중국 사람들, 스페인 사람들, 포르투갈 사람들, 영국 사람들, 프랑스 사람들, 제노바 사람들, 나폴리 사람들, 베네치아 사람들, 그리스 사람들, 터키 사람들 등, 바벨탑을 쌓아올린 모든 자의 후손들이 마르세유에 교역하러 왔다가 다 같이 그늘을 찾았다-요컨대,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푸른색 바다와 타오르는 커다란 불의 보석이 하나 박혀있는 자줏빛 하늘로부터 숨을 곳을 찾아 피신했다.

    두루두루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사람들의 눈을 아프게 했다. 이탈리아 해변의 먼 수평선 쪽은 바닷물이 증발하여 서서히 피어오르는 옅은 안개구름 덕에 그 시선이 조금 부드러워진 것이 사실이었지만 다른 쪽은 전혀 부드러워지지 않았다. 산허리에서, 계곡에서,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벌판에서, 흙먼지가 두껍게 쌓여있는 빤히 쳐다보는 대로들이 빤히 쳐다보는 대상이 된 모습이 멀리 보였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길가 오두막집 위로 쑥 뻗어 나온 포도나무와 잎이 바싹 말라서 그늘을 제공하지 못하는 단조로운 가로수들이 땅과 하늘이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축 처져있는 모습도 멀리 보였다. 늘어지는 종소리를 내면서 긴 달구지 줄을 이루어 서서히 내륙으로 움직이는 말들이 멀리 보였고, 드러누워 있던 마부들이 깨어있는 모습이-그들이 깨어있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멀리 보였으며, 들판에서 일하고 있는 지친 일꾼들도 멀리 보였다. 살아 있거나 성장하는 모든 것이 이처럼 빤히 노려보는 시선에 압도되었다. 울퉁불퉁한 돌담 위를 재빨리 지나가는 도마뱀과 딸랑이처럼 맴맴 소리를 건조하고 덥게 내고 있는 매미만이 예외였다. 흙먼지까지도 햇볕에 타서 거무스름했으며 공기 자체가 헐떡이는 것처럼 대기 속에서 뭔가가 떨렸다.

    집들은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안에 들이지 않으려고, 덧문과 겉창을 닫고, 커튼과 차양을 쳤다. 작은 틈이나 열쇠 구멍이라도 있다면, 시선이 백열하는 화살처럼 쏟아질 것이다. 성당은 그 시선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기둥과 홍예의 안쪽 그늘-깜박이는 등잔불이 어렴풋하게 흩어져 있고, 기도를 하며 졸기도 하고 침을 뱉기도 하고 간구하기도 하는 추하고 나이 든 그림자들이 꿈속에서처럼 들어차 있는 그늘-에서 밖으로 나온다는 것은 불타는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좁다란 그늘까지 필사적으로 헤엄쳐 건너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람들은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축 늘어져 기대거나 누워있었고, 웅얼웅얼하는 소리나 개 짖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땡그랑거리며 불협화음을 내는 성당 종소리와 우르르하는 고약한 북소리만이 이따금 울리는 가운데, 강렬한 냄새와 맛을 내는 실체인 마르세유가 어느 날 햇볕 속에서 이처럼 구워지고 있었다.

    당시 마르세유에는 아주 형편없는 감옥이 하나 있었다. 워낙 혐오감을 주어서 주제넘게 빤히 쳐다보는 시선조차도 못 본 체하는 장소이고, 감옥이 저 혼자서 찾아낼 수 있는 반사광의 폐물 이외에 다른 빛은 들어오지 않는 그곳 감방 중 한 곳에, 두 명의 남자가 갇혀있었다. 감방 안에는, 두 명의 남자 외에, 브이(V) 자가 새겨진 볼꼴사나운 긴 의자 하나가 벽에 고정되어 있었고, 칼로 조잡하게 자국을 낸 체스판 하나, 낡은 단추와 사골 四骨 로 만든 체스 말 한 조, 도미노 패 한 조, 매트 두 장, 포도주 두세 병이 있었다. 쥐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해충에 더해서 눈에 보이는 해충인 두 남자를 제외하면 이것이 감방 안에 있는 전부였다.

    감방으로는 꽤 커다란 창문처럼 만든 격자 모양의 쇠창살을 통해 그 크기만큼의 햇빛이 들어왔으며, 그곳을 통해 창살이 나 있는 어두운 계단에서 감방 안을 항상 감시할 수 있었다. 창살에는 폭이 넓고 튼튼한 석조선반이 붙어있었는데, 선반의 아랫동은 벽돌로 된 벽 3, 4피트 되는 곳에 끼워져 있었다. 남자 중 한 명은 두 무릎을 당겨 발과 어깨를 서로 반대편에 단단히 댄 채 반쯤은 앉고 반쯤은 누운 자세로 선반 위에 늘어져 있었고, 창살이 그가 팔꿈치까지 내밀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벌어져 있었다. 그렇게 그는 좀더 편안한 자세를 취한 채로 느긋하게 있었다.

    감옥의 얼룩이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에 묻어있었다. 유폐된 공기, 유폐된 햇빛, 유폐된 습기, 유폐된 사람이 모두 감금되었기 때문에 악화되었다. 감금된 사람들이 시들고 여위었듯이 쇠창살은 녹슬고 돌은 끈적끈적했으며 나무는 썩고 공기는 희박했고 햇빛은 어둑했다. 우물처럼, 지하실처럼, 무덤처럼, 감옥 안에서는 바깥의 밝음에 대해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감옥의 오염된 공기는 이곳이 인도양에 있는 향료 香料 제도 중의 한 섬이라 해도 오염된 그대로였을 것이다.
    (/ '제1부 가난 - 1. 햇볕과 그늘' 중에서)

    저자소개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12.02.07~1870.06.09
    출생지 영국 포츠머스
    출간도서 1817종
    판매수 71,629권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존 허팸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부친을 따라 여러 곳을 이사 다니다가 1822년 런던에 정착한다. 아홉 살에 학업을 시작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단하고, 열다섯 살에 법률사무소의 사환이 된다. 1833년 첫 단편소설인 「포플러 산책길에서의 만찬」을 『올드 먼슬리 매거진』에 게재한 뒤 잡지들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보즈의 스케치』와 『피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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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울산대 영문과 교수

    저서: [디킨즈 후기소설 연구] (울산대학교 출판부) 등
    역서: [어려운 시절] (창비) 등
    논문: [[작은 도릿]에 나타난 팽스의 분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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