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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지속론으로 본 한국 근대시의 운율 형성 과정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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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덕진
  • 출판사 : 소명출판
  • 발행 : 2014년 01월 15일
  • 쪽수 : 275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6269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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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한국 현대시의 출발 지점
    한국 현대시는 어디에서 왔을까? 지금까지 ‘전통과 근대’에 대한 논의는 늘 ‘단절’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즉 우리는 늘 우리의 전통이 자연스럽게 진행돼 근대를 형성한 것이 아니라 전통은 전통에서 끝나고, ‘근대’는 단지 바다 건너 이식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러한 시선은 문학, 그리고 현대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왔다. 전통시가와 현대시는 전혀 다른 것이며, 그 사이에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다는 것이다.
    [전통지속론으로 본 한국 근대시의 운율 형성 과정](소명출판, 2014)은 이러한 논의에 반기를 든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전통시가의 운율이 끊어지지 않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 현대시의 운율은 바로 이 전통 시가, 특히 가사체인 4음보격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전통 운율의 형성 과정과 가사체 운율의 형성의 조건과 양상을 밝히고 근대이행기에 가사체가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살펴본다.

    변화하는 가사체
    18세기 말, 여러 유형의 가사가 계층적 경계를 넘어서서 향유되었다. 이때 가사는 대중 지향적 제작 성향에 수반하여, 더 낮은 곳을 통하여 쉽게 높고 심오한 세계에 당도하는 방편으로서 활용되기도 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종교가사이다. 가사는 절대적 동경에서 우러나오는 찬송으로부터 해소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유예를 거쳐 미천한 처지에 대한 비탄까지 그 노래하는 자세가 다양함을 본질로 한다. 가사 양식 내에서 전개되는 교리 논박은 초기 전교 과정과 박해 기간에 논조의 강도에 차이를 보이며 작품화되지만, 기본적으로 가사를 논쟁의 도구로 삼았다는 점에서 가사 양식의 특성을 재고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임금이든 백성이든 관계치 않고 상대로 설정한 청자에게 말을 건넬 수 있게 하는 가사 양식은 중간에 복잡한 매개자를 두어야 하는 전제적 현실 발화의 통로를 깨트리고 일대일의 직접적 대화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본질에 평등주의를 내포하고 있다. 동학가사는 가사의 이런 본질을 가장 극대화하여 실현한 사례로 볼 수도 있다.
    근대이행기의 가사는 종교와의 만남에 이어 다른 양식과도 교섭한다. 가사의 소설화가 바로 그것이다. 소설과 가사의 쌍방향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은 향유 관습 공유라는 관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소설 역시 인쇄에 의한 유통이 활발해지기 이전 단계 향유 방식은 일인 낭송 · 다수 청취에 의존했다. 소설 문체의 운문성은 이 향유 조건에 크게 영향 받았다. 널리 알려진 소설 작품의 특별한 대목을 가창화하는 송서 양식이 존립할 수 있었던 여건도 이 향유 방식을 기반으로 하여 마련되었다. 소설책, 특히 개인 향유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필사본 소설책 가운데에는 가사를 말미에 첨록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편의 소설을 낭송 독서 방식으로 청취하고 난 뒤의 여운은 소리의 인상으로 남았을 것이며, 그 인상의 정체는 율문―곧 일정하게 마디지며, 그 마디들 사이의 굴곡진 연접에 의한 리듬으로 심상에 기억된다.
    가사가 극히 적은 소설 장치를 부대하는 식으로 직접 소설화하거나 혹은 가사의 주제를 바탕으로 한 서사 재구성의 방안을 통하여 소설화하는 두 가지 경로는 가사가 선행하고 소설화가 그에 뒤따르는 순차를 가진다. 소설이 선행하며 소설 가운데 주요한 내용을 서정적으로 압축하여 가사를 산생하는 경로 또한 있다. 소설 내부에서 가사체가 실현되는 사항은 격정의 표출이나, 사건에 대한 정서적 인식, 또는 극적 상황의 표출이나 그 표징인 대화와 같은 조건이다. 이렇게 가사체가 실현된 모습을 통해 인물들이 극적 정황에 몰입하고 관중들도 쉽게 동화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애국과 계몽, 그리고 가사
    애국계몽기에 이르러 가사는 다른 시기의 시가발전사처럼 양식 차용과 혼합 등등의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며 새로운 시가 양식으로 나아갔다. 기존 형식을 해체하며 모색하는 변화는 먼저 가사의 분련체로 드러났다. 분련으로 작품의 통일성을 거부하려는 의도 가운데에는 문학을 위한 문학, 형식을 위한 형식을 부정하고 내용 위주의 새 형식을 모색하는 추동력이 내재해 있다. 이 추동력이야말로 문학 개량을 이끄는 힘이었으며, 결국은 애국계몽기 시가 발전 전체를 관류하는 주동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말을 떼어 놓음으로써 발생하는 서정적 울림의 공간은 세계를 내면화하여 재해석하는 여유를 가지게 했고, 운율에 참여함은 노래하는 세계의 존속과 거기 귀속된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 되었다. 작가는 선각자, 선창자로서 노래 부르며 심중한 의미를 전달하는 방안으로 여러 가지 시가 양식을 대비하면서 최선의 양식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 애국계몽의 의도가 문학적으로 표출되어 독자에게 전달되는 순간 해석의 전권은 독자에게로 돌아간다. 독자는 작품의 최종적 생산자로 사유화하지 않은 공유의 터전으로서의 작품에 참여하며 작자가 되었다. 애국계몽기 시가들은 첨예한 현실 의식을 출발점으로 하여 국난을 야기한 부정적 대상을 공격하는 자세에서 출발하였다. 그리하여 수사의 방향 또한 들끓는 여론 현장의 재현이나 극단적 비유 등등이었다. 이 방향은 일상에서 문학으로 전환할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것이었으나, 여러 차례 부정과 긍정의 교차 뒤에 당도한 경지에 이르러 애국계몽의 문학적 전환의 제자리를 찾았다.

    가사체의 변모에서 찾은 근대의 흔적
    이처럼 가사는 끊임없는 모색을 통해 그 모습을 달리했다. 이 책은 이렇게 달라지는 가사가 근대시로 나아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근대시의 출현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먼저 다루는 것은 근대의 새로운 체험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 견문을 반영한 사행가사이다. 사행가사는 당시의 문화 충격을 4음보격의 압축된 형식에 담음으로써 기록류가 지닌 산문성을 벗어나 서정적 운율미를 달성했다. 저자는 이처럼 산문의 흐름이 4음보격 단형 가사로 비약하는 모습에서 자유율의 근대시가 출현할 단초를 찾았다.
    그다음으로 근대시 출현의 결정적 계기가 ‘서정적 자아의 발견’이라는 데 착안해 근대이행기에 [대한매일신보]와 [소년] 등에 발표된 글들을 살펴본다. 이는 당시 [대한매일신보] 등에 사회 담론의 효과적 공론화를 위해 무기명으로 글을 발표하던 관행이, 잡지라는 매체로 담론장이 옮겨가면서 필자의 이름을 밝히게 되는 과정을 살핀 것이다. 작자의 존재가 기명의 개인으로 전환하게 되는 이 순간은 곧 새로운 시 양식의 주체로 새로운 서정적 자아가 성립하는 과정이며, 이것이 바로 그동안 논의되어온 ‘서정적 자아의 발견’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한국 시 운율 형성의 기원을 살피는 노정의 마지막 단계는 근대시의 실제 운율 탐구이다. 전통과 개신 사이에서 새로운 시 형식을 모색하려 한 육당 최남선이나 주요한, 한용운 등의 작품을 살펴봄으로써 근대시에 전통 운율이 지속되었음을 드러나게 한 것이다.

    결코 끝나지 않는 전통의 열정
    근대 이행기서부터 애국계몽기까지 관류하는 전통시가 운율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 실체가 근대시 이후까지 이어짐을 검증하는 이 책의 노력은 자칫하면 단순한 전통 시형으로의 회귀로 평가절하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현대시와 전통의 단절이라는 인위적 사유를 벗어나 시사 발전 과정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포착하면서 독자들은 전통의 가사가 근대를 만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형태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마주하게 된다. 근대시 형성기의 시인들이 새로운 시 양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하고 애태우던 그 줄기찬 열정이 끊어지거나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현대시 안에 남아있다는 것을 눈치 채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도달한 최고의 성과이다. 또한 그 지속과 개변의 동력은 운율 실종이라는 한국 현대시가 맞닥뜨린 사고에서 새로운 변화로 나아갈 길의 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서론 - 논의의 출발 계기

    제1장 전통 운율의 형성 조건과 가사체의 역할
    1. 전통시가 운율 형성의 배경
    2. 가사 양식의 본질과 가사체의 형성 조건
    3. 가사의 운율 형성 조건

    제2장 근대 이행기에서의 가사체 실현 양상
    1. 종교적 우의와 가사체
    2. 양식 교섭과 가사체의 역할

    제3장 가사체의 근대적 대응
    1. 연행가사의 출현과 가사에 대한 재인식
    2. 가악 환경의 변화와 가사의 대응
    3. 역사사실과 가사 양식의 결합
    4. 번역 문체로서의 가사체―[텬로역뎡]

    제4장 근대시로의 운율 전이 과정
    1. 애국계몽기 가사의 전통 양식 계승과 개신
    2. 근대시 출현 계기로서의 개인서정화―육당 최남선의 경우
    3. 표기 체계의 이동에 따른 운율 형식의 변화
    4. 서정시 공동 기반으로서의 운율과 그 근대시에의 적용―주요한 · 황석우 · 한용운의 경우를 계기 삼아

    요약 및 결론
    참고문헌
    간행사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고전시가를 전공하고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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