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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 아동문학가 송재찬 선생님이 다시 쓴 우리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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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우리 신화의 뜻과 깊이,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겁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 우리 신화 시리즈! 아동문학가 선생님들이 새롭게 다시 썼습니다.


    "됐다. 이제 너는 네가 가야 할 길을 가거라. 네가 할 일은 부모님을 찾는 것이고 이 땅을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는 거다. 잊지 말거라. 이미 네 마음속에 그 길은 다 닦여 있다. 네 부모님이 꿈을 통해 이미 다 가르쳤어. 그 기억을 네가 찾아야 해."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모든 사물을 보며 많은 상상을 했다. 가까이할 수 없거나 두려운 대상이 되었던 자연에 대해서 더 많은 상상을 했고 그 상상은 신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신화는 사람들에게 전승되며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하고 잘라내기도 하며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한국 신화는 보통 건국 신화, 성씨 시조 신화, 마을 신화, 무속 신화로 나눈다.
    신화 연구 학자들이 제주도 신화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제주도 신화가 신화의 본질적인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외부 영향을 덜 받아 고유 사투리가 잘 보존되는 것처럼 신화 자료들도 육지 지방보다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다양하고 풍부한 무속 신화들이 보존되어 있는 땅 제주도를 '무속 신화의 보물 창고'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신화는 신들의 탄생 이야기를 시작으로 어떻게 성장해서 어떤 공적을 쌓았는지를 들려준다.

    이들 신은 평범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초월적인 능력을 보여 줌으로써 신의 특성이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 [오늘이]에 소개하는 제주 신화들은 제주도 심방(무당의 제주 방언)들 입에서 전승되다가 학자들이 채록해 우리의 귀한 신화 자산이 된 이야기들이다. 원천강袁天綱이란 물이 흐르는 강江이 아니라 신화 주인공 '오늘이'의 부모가 사는 큰 궁이다. 원천강은 저승 한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계절이 한데 모여 있는 신비의 공간이다. 시간을 주재하는 곳으로 인간 세상의 미래사를 내다볼 수 있는 권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긴 여행을 한 오늘이는 이곳에 이르러 부모와 만나고 원천강 신녀가 된다. [오늘이]와 함께 제주 신화의 신비스런 이야기로 손꼽히는 [서천 꽃밭 한락궁이], [허웅 아기] 등을 함께 묶어 제주 신화의 특성을 느끼도록 했다. 또한 [오늘이]의 중요 인물인 장상 도령과 매일이가 등장하는 [세민 황제]를 책 뒤에 불러와 신화들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 지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오늘이]는 이본 없이 1937년에 발간된 유일본만이 전해지고 있다. 하마터면 영영 우리 곁에서 사라질 뻔한 신비로운 이야기이다. 현재 [오늘이]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큰 줄거리는 같다. 우리 조상들이 창조해낸 신들 이야기는 조상들이 꿈이며 이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꿈을 이어받아 이제 우리가 꿈꿀 차례이다. 꿈꾸며, 창조의 주인공이 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머리말
    1. 고요하고 쓸쓸한 들에 혼자 나타난 아이
    2. 옥처럼 곱고 맑은 아이 오늘이가 되다
    3. 흰 모래밭 마을 글 읽는 도령
    4. 연화 못에 핀 탐스런 연꽃 한 송이
    5. 청수 바닷가 큰 뱀
    6. 날마다 글 읽는 낭자
    7. 흐느껴 울며 물 긷는 선녀들
    8. 만리장성에 둘러싸인 커다란 궁 원청강
    9. 이야기 방 - 살림꾼 허웅 아기
    10. 서천 꽃밭 꽃 감관 한락궁이
    11. 다시 길 떠나는 오늘이
    12. 오늘이가 보고 들은 그 후 이야기 - 세민 황제가 만난 장상과 매일이

    본문중에서

    아득하게 먼 옛날, 온갖 풀들과 나무, 온갖 짐승과 물고기들까지도 말을 주고받던 시절이었다. 하늘과 땅은 완전히 나눠지지 않은 것처럼 가까이 있었다. 하늘의 일이 빤히 보일 것처럼 가까웠고 땅의 일이 하늘에서도 다 내려다보일 정도였다. 멀리 바라보면 하늘과 땅이 붙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저 멀리 가면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고요하고 쓸쓸한 강림들에 한 아이가 나타났다. 옥처럼 곱고 맑은 아이였다.
    "어? 사람의 아이야. 어디서 솟아났지?"
    땅으로 기어가던 한삼덩굴(환삼덩굴. 뽕나뭇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이 먼저 말했다.
    "계집아이야.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네. 저 저 봐. 금세 넘어졌다 일어났는데 또 넘어졌어."
    다른 풀이 말했다. 아이가 두 손을 하늘로 허우적거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저것 봐. 아기가 우니까 큰새가 날아왔어."
    "학이야."
    학은 마치 빛으로 빚은 것처럼 온몸이 반짝거렸다. 눈이 부셔서 쳐다보지 못할 정도였다.
    학은 우는 아이 머리 위를 맴돌듯이 천천히 돌았다. 아이가 연방 손을 들어 올리며 울었다. 마치 어머니를 찾은 아이가 칭얼대듯, 어리광부리듯 울어댔다.
    "아가, 울지 마."
    학은 끼르륵거리며 아이를 달래면서 날개를 천천히 움직였다. 날개를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빛 가루가 쏟아지듯 눈이 부셨다.
    마침내 학은 날개를 접으며 아이 곁에 사뿐히 내려섰다.
    "아가 이리 온."
    학이 한 쪽 날개를 땅에 펴자 아이가 뒤뚱뒤뚱 그 날개에 들어가 누웠다. 아이가 학 날개에 누었을 때 긴 학 입이 아이 입술을 열고 여의주(如意珠: 용의 턱 아래에 있는 영묘한 구슬. 이것을 얻으면 무엇이든 뜻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를 물려 주었다. 순간 아이는 울음을 뚝 그쳤다. 학은 다른 한 쪽 날개로 이불을 덮듯 아이 몸을 덮었다.

    자랑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아기 잘도 잔다.

    학이 가만히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디서 날아왔는지 많은 새들이 조용히 날아와 아이 근처를 뱅 둘러앉았다.

    자랑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애기(아기) 잘도 잔다.

    새들도 조용한 소리로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랑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애기(아기) 잘도 잔다.
    (/ '고요하고 쓸쓸한 들에 혼자 나타난 아이'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0~
    출생지 제주도
    출간도서 66종
    판매수 52,202권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교육대학과 서울교육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고,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들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창작동화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돌아온 진돗개 백구》, 《주인 없는 구두 가게》, 《노래하며 우는 새》, 《제비야 날아라》, 《하늘을 울리는 바이올린》,《홍다미는 싸움닭》 들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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