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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나 : 소설로 만나는 낯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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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대한민국 최초의 여행소설집
당대 작가 7인이 순수문학으로 풀어쓴 해외 도시 여행,
소설로 만나는 낯선 해외여행의 묘미와 읽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단편문학 7편이 독자와 만난다.


소설로 만나는 낯선 해외여행!
성석제, 백영옥, 정미경, 함정임, 윤고은, 서진, 한은형 등 멋진 소설가들의 도시 소설.
아비뇽, 뉴욕, 도쿄, 브장송, 세비야, 로스앤젤레스, 튀니스가 여행보다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여권과 항공권 없이도 우리는 낯선 해외 도시의 만남과 이별, 사랑, 추억을 공유한다.

[도시와 나], 소설가들의 손끝 따라 떠나는 도시 기행

이 책은 성석제, 정미경, 함정임 등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와 백영옥, 서진 등 대중성을 겸비한 소설가 그리고 윤고은, 한은형 등 곧 문단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이 해외 도시를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 7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등단 연도와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참여 작가들은 모두 여행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소설가들이다. [도시와 나]는 평이한 에세이가 아닌 문학성 짙은 단편소설로 해외 도시의 이국적인 뉘앙스와 낯선 여행의 묘미, 아울러 읽는 재미를 풍성하게 담고자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야기꾼 소설가 성석제는 '사냥꾼의 지도-프로방스의 자전거 여행'을 통해 연극제 참석차 방문한 프랑스 남부 도시 아비뇽에서 고집스럽도록 자전거 여행에 도전하는 희곡작가의 우여곡절 여정을 그렸고, 대중적인 독자 팬덤을 형성한 작가 백영옥은 '애인의 애인에게 들은 말'에서 뉴욕의 서블렛(Sublet, 기간제 렌트) 문화와 함께 짝사랑하는 유부남의 자취를 들여다보려는 스토커적 여성의 면모와 정작 남자가 아닌 그의 아내에게 동화되어가는 주인공의 심리를 파고든다. 문단의 거목 정미경 작가는 '장마'를 통해 도쿄의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일본 공연예술인 '부토'에 빠져들고 나오시마 섬까지 동행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함정임 작가는 소설 [적과 흑]의 배경 도시이기도 한 프랑스 브장송에서 사라진 남편의 자취를 찾아 호텔들을 섭렵하는 여자 나미와 그 여자에게 매혹된 프랑스인 남자 장의 동행을 담고 있다.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윤고은은 '콜럼버스의 뼈'에서 이국적인 스페인 남부 도시 세비야의 정취와 아버지의 존재를 찾아 도시를 방황하는 여주인공을 따라간다. 스스로 '팝라이터(Pop Writer)'라고 칭하며 다채로운 글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소설가 서진은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통해 꿈을 좇아 로스앤젤레스를 찾아왔지만 정작 고국과 고향의 맛에 대한 그리움만 쌓아가는 88만원 세대의 익숙한 방황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신인작가 한은형은 '붉은 펠트 모자'에서 모래바람이 부는 도시 튀니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2010년 시민혁명을 통해 운명이 뒤바뀌는 튀니지 고위관료 로고의 자취를 따라간다. 단편소설 7편과 별개로 책 후미에 실린 '작가 인터뷰'는 기존 소설집에 실리는 문학 평론을 대체하며 이번 소설에 대한 일곱 명 작가들의 뒷얘기와 작가 개개인마다 다른 여행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면이기도 하다.
올해 노벨문학상 역시 단편문학 작가(엘리스 먼로)를 선택했듯 단편소설은 견고한 작품성을 인정받아온 문학 장르다. [도시와 나]는 깊은 문학성을 기반으로 하되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소설가들이 풀어낸 해외 도시 배경 소설로서 보다 대중적인 독자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단편소설로 만나는 도시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낯선 여행을 체험하고, 익숙한 도시의 새로운 뉘앙스를 받아들이게 되며, 소설가만의 고유한 문체와 은유와 상징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독자들은 이 도시 단편소설집을 통해 빼어난 소설가들의 도시 이야기는 물론 낯선 도시들의 매력을 흠뻑 흡입할 수 있을 것이다.

POINTS!

01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소설가 7명이 참여

정미경, 성석제, 함정임, 백영옥, 서진, 윤고은, 한은형(등단 순) 소설가들의 도시가 궁금하다! 우리가 사랑하는 소설가에게 영감을 주고 위안을 주었던 그 도시는 어디일까. 소설가는 도시를 어떤 식으로 문단과 문장 속에 녹여내는가. 소설가들에게 도시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삶의 공간일 뿐 아니라 작품의 주요한 모티브이자 배경, 영감과 욕망의 대상, 나아가 주인공이다. 음악가의 뮤즈처럼 소설가에게 짜릿한 영감과 힐링을 선사한 도시가 등장하는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이 단편소설들을 통해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들의 '애틋한 도시'는 물론이고 소설적 상상력과 문학적 너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여름 원고 청탁 시 해외 여행중이었던 성석제 작가는 프랑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신작을 써보겠노라 선언했으며, 정미경 작가는 이전부터 관심 갖고 있던 아시아 문학과의 연계 속에서 보물처럼 가지고 잇던 작품을 내주었다. 워낙 수많은 여행을 경험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여행사를 차리라'는 권유까지 받는 함정임 작가는 어떤 해외 도시를 배경으로 한 단편을 줘야 할 지가 행복한 고민이었으며, 백영옥 작가는 허리케인으로 공포에 휩싸였던 뉴욕에 체류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특별한 뉴욕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미 해외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발표한 적 있던 서진 작가는 자신이 최초로 머물렀던 해외 도시에 대한 추억을 짧은 단편에 담아 보냈으며, 신예 작가 한은형은 다녀온 적 없는 아프리카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를 배경으로 삼는 과감한 도전에 임했다.

02 대한민국 첫 여행소설집

에세이나 사진집이 아닌 소설 문학이다. 천편일률적인 여행 에세이가 결코 담아낼 수 없는 도시 여행의 차원 다른 깊이와 방랑의 이유에 대해 소설을 통해 짐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벼운 에세이와 비소설 읽기에 몰두하는 독자들에게는 순수문학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입문서로 기능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단편문학이 가지는 위대한 힘, 삶의 한 단면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해외 도시를 담은 여행 에세이는 충분히 많았다. 하지만 사실적이거나 정보집대성적인 에세이와 가이드북이 실어 나르지 못하는 감성과 감동을 소설로 풀어내면서 각각의 단편은 아비뇽, 뉴욕, 도쿄, 브장송, 세비야, 로스앤젤레스, 튀니스처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도시 혹은 익숙한 여행 도시를 신선하게 만나게 한다. 마침내 여행자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세세한 여행 정보가 아니라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들과 낯선 도시의 분위기가 아니었나. [도시와 나]의 단편들은 지극히 감성적이며, 유쾌하고 진지하다. 한 권의 소설집 [도시와 나]를 통해 우리의 다음 여정은 아비뇽, 뉴욕, 도쿄, 브장송, 세비야, 로스앤젤레스, 튀니스가 될 것이다!

03 소설로 떠날 수 있는 세계여행

두꺼운 가이드북보다 한 편의 단편소설이 당신을 행복한 여행으로 이끌 것이다. 번거로운 여권과 비싼 항공권은 잊어도 좋다. [도시와 나]는 일탈과 방랑 그리고 치유를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여행할 권리를 제공한다. 이 한 권으로 누구나 아비뇽, 뉴욕, 도쿄(그리고 나오시마 섬), 브장송(그리고 엑스레벵과 렝스), 세비야, 로스앤젤레스, 튀니스의 맛을 알게 된다. 생경한 여정조차 친근하고 매혹적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7편의 단편문학이 꿈에 그리던 세계일주를 가능하게 만든다.

04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선물하고 싶은 책!

책만큼 좋은 선물이 또 있을까. [도시와 나]는 문학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당대 작가들을 라인업으로 그들의 신작 소설들을 담았으며,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을 겸비한 단편소설로 내실을 기했다. 책 한 권으로 여행의 자유와 감성 충만한 휴식을 선물할 수 있다는 쾌감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친근감을 강조한 컬러풀한 표지와 '작가 인터뷰'를 곁들여 누구나 쉽게 손에 쥐고 읽을 수 있는 문학을 완성했다. 이 겨울 가장 선물하기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초판 3000부에 한해 여행노트를 부록 선물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05 [도시와 나] 국내 편 출간 예정

[도시와 나] 두 번째 책은 '국내 편'으로 2014년 봄 독자와 만나게 된다. 이번에는 광주와 강릉, 여수와 대관령 등 국내 도시를 배경으로 한 다이내믹한 신작 소설들이 담길 예정이며, 현재 함정임, 한창훈, 백영옥, 이기호, 손홍규, 윤고은, 김미월 작가 등이 계약을 마친 후 신작 단편을 집필 중이다. 국내 편은 여행자의 시선보다는 낯선 지방 도시를 더욱 따뜻하게 들여다보는 소설집이 될 것이다.

작가 인터뷰


성석제

최근 발표한 [이 인간이 정말]에서도 그랬지만 '사냥꾼의 지도'에서도 한 편의 짧은 소설 안에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전작들에서는 설화와 전설, 민화와 소문 같은 모티브가 많이 등장했다면 인물의 입을 통해서나 묘사 등을 통해서 방대한 양의 지식과 정보를 담아내는 근작들은 꽤 의미있게 읽힙니다. 이런 변화는 작가님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매체에서 던져대는 눈사태 같은 정보에 치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시속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겠지요.
성석제 작가님께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갱신. 아무리 맛있는 스테이크도 계속 먹다 보면 맛을 모르게 되지요. 그럴 때 채소를 먹어서 입맛을 갱신해주면 새로 고기 맛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여행은 '일상의 갱신'이고 '존재의 갱신을 위한 과정' 같습니다.

백영옥

이번에 소설집 [도시와 나]에 실린 '애인의 애인에게 들은 말'에서 뉴욕을 배경으로 삼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작년에 브루클린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때가 9월이었는데 마침 제가 있던 11월에 뉴욕 최악의 허리케인 '샌디'가 왔던 체험이 있었지요. 덕분에 예상보다 체류기간이 길어졌고 맨해튼으로 가는 모든 교통수단이(지하철, 버스 포함 전부 다!)이 끊기면서 윌리암스버그 근처의 카페에서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글을 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 소설은 그때 구상한 거예요.
작가님께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여행'을 정의해주십시오!
다시 삶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

정미경

작가님이 생각하는 '여행'을 정의해주십시오!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다녀온 여행을 좋아할 뿐입니다." 보르헤스를 읽다가 이 문장을 만났을 때 저는 그가 천재임을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여행에 대한 내 태도와 가치관을, 왜 나는 지구 반대편의, 그것도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입을 빌려서야 또렷이 정의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이 짧은 두 문장 사이에 여행의 비밀이 대양처럼 출렁입니다. 하여튼 저의 여행에 대해서는 보르헤스의 이 말에 한마디도 더하거나 빼고 싶지가 않군요.
'장마'를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부토를 보고 싶어집니다. 부토라는 공연예술에 대한 작가님의 강렬한 체험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음. 이 질문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부토는 탱고와 정반대 지점에 있는 예술 혹은 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스칩니다(탱고에게 미안. 탱고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냥 비유하자면 탱고와 부토는, 태양과 달 같다고나 할까요.). 소설 속에 나오는 것처럼 마이너스의 춤이라는 힌트를 드릴 수 있을 뿐입니다.

함정임

'어떤 여름'에서 프랑스의 작은 도시 브장송을 배경으로 삼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프랑스와 파리를 20년 넘게 드나들면서 빅토르 위고의 고향이자 스탕달의 [적과 흑]의 무대인 브장송을 늘 마음에 품어왔습니다. 스위스와의 국경지대이자 쥐라산 속에 위치한 요새 도시 브장송은 평소 좋아하는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고향 마을과 가깝고 그가 공부를 한 곳이기도 해서 그곳의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요. 열차나 자동차로 이 도시를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중세 요새 도시로서의 역사지리적인 특성과 그곳 사람들의 문화적 창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가님께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여행'을 정의해주십시오!
내게 여행은 삶이다! 20대부터 여행을 삶의 내용이자 형식으로 살아왔습니다. 곧, 여행중독자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생이 다할 때까지, 세상 곳곳을 두 발로 밟고, 보고, 느끼며 그곳의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 공감하며 살 것입니다.

윤고은

콜롬의 누나가 불러준 노래는 주인공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위로와 치유를 안겨줍니다. 실재로 이런 노래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노래에 얽힌 사연이 궁금합니다.
작사가는 윤고은인데, 작곡가와 가수는 아직 구하지 못했네요(저 가사가 마음에 드시는 뮤지션들, 연락주세요. 랩으로도 변형 가능합니다.). 타지에서 혼자라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텅 빈 밤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했고, 그게 이 노래의 출발점이었어요. 처음에는 망망대해 같던 저 까만 밤하늘이 어느 순간 거대한 식탁이나 책상처럼 느껴졌죠. 그리워하는 대상이 있는 그곳까지 길게 연결된 테이블 말이죠. 너는 저 끝에 앉아있고, 나는 이 끝에 앉아있을 뿐, 우리가 하나의 테이블을 공유하고 있다면, 조금 위로가 될 것 같았어요.
최근 발표한 장편의 제목도 [밤의 여행자들]이었습니다. 작가님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여행은 연애와 비슷해요. 세계전도를 보면, 그 위에 표시된 지명들이 꼭 내가 만나야 할 연인의 이름처럼 보여요. 지도상에 생략된 작은 지명들까지 떠올려보면 연인은 더 많아지죠. 전 각자의 자리에서 절 기다리고 있는 연인들을 떠올리며 설레고, 앓고, 또 이미 한번은 만났던 연인들을 떠올리며 그리워하죠. 또 만날 날을 기다리게 되고요. 그렇게 전 평생 연애중인 상태로 살고 싶어요.

서진

실제로 로스앤젤레스에서 2년간 거주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그곳에 머물게 되셨나요?
공학 말고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진도 배우고 싶고 소설 쓰기도 배우고 싶었는데 갈피를 잡지는 못했습니다. 친척과 지인이 살고 있어서 한번 경험해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시간이 그렇게 흘러버렸네요. 저는 결정을 미루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입니다. 뭐라도 했어야 하는데 소설을 써버렸습니다. 이번에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단편을 쓰게 된 것 역시 제가 처음으로 타지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첫경험엔 아련한 뭔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걸 되새겨보고 싶었습니다.
서진 작가님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여행'을 정의해주십시오!
우리가 사는 삶이 '그닥' 정상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

한은형

지난해 감탄이 절로 나오던 단편 '꼽추 미카엘의 일광욕'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셨는데요. 소설은 어떤 의미에서 한은형 작가님의 꿈이었나요? 등단이 확정되셨을 때는 어떤 감정이 휘몰아쳐 오던가요?
저는 읽고 쓰는 것 말고는 흥미로운 게 별로 없는 아이였습니다. 고무줄놀이는 지루했고, 공기놀이는 번거로운 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누구에게 해본 적은 없습니다. 숨을 쉬고 잠을 자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에 대해 말하는 건 따분한 일이니까요. 어른이 된 저는, 소설가가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설을 쓰지 않고 소설가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소설을 썼고, 소설가가 되었습니다. 생각했습니다. 소설을 쓰니 소설가가 되었다. 하지만 어른인지는 모르겠다.
한은형 작가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여행은 한동안 저와 관계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살고 있는 공간과 시간의 리듬을 벗어나는 일을 별로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트렁크 하나로 제 삶을 요약하는 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좀 달라졌습니다. 어느 도시의 아파트를 빌려 한 달을 머물고 나서입니다. '여행' 보다 '거주'의 리듬에 가까운 여행이라면 하고 싶습니다

목차

성석제 _ 사냥꾼의 지도-프로방스의 자전거 여행 _ 아비뇽
백영옥 _ 애인의 애인에게 들은 말 _ 뉴욕
정미경 _ 장마 _ 도쿄와 나오시마 섬
함정임 _ 어떤 여름 _ 브장송
윤고은 _ 콜럼버스의 뼈 _ 세비야
서진 _ 캘리포니아 드리밍 _ 로스앤젤레스
한은형 _ 붉은 펠트 모자 _ 튀니스
작가 인터뷰 _ 일탈과 방랑 그리고 치유

본문중에서

"비틀거리면서 겨우 다리 앞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경고문을 발견했어. 휴대폰의 사전을 찾아가며독해를 한 내용은 '이 다리는 노후화로 인해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통행을 금지하며 통행시에는 패가망신할 정도의 과태료를 부과할 것임'이라는 거였어. 경고문보다 더 강력한 통행금지 조치는 다리를 아우슈비츠 수용소 담벼락 높이의 철망으로 둘러치고 맨 위에는 철조망을 설치한 것이었는데 철조망에 전기가 흐르는지와는 상관없이 자전거를 가지고 그걸 통과할 도리가 없었어."
(/ 성석제 '사냥꾼의 지도-프로방스의 자전거 여행' 중에서)

"적어도 내가 아는 윌리암스버그에는 남자 운동화가 분명한 커다란 신발을 신고 어기적대며 걷는 여자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은 없다. 지하철 L라인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도, 신호를 무시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갈 길이 급해 저절로 걸음이 빨라지는 동네였다. 하지만 비좁은 나무계단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동안, 그곳의 세입자 한 명이 나를 바라보며 "도와줄까?"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괜찮아. 고마워!"라고 소리 질렀다. 타인의 질문에 분명히 대답한 건 오랜만의 일이었다. "
(/ 백영옥 '애인의 애인에게 들은 말' 중에서)

"싸고 깨끗한 비즈니스 호텔 알려드릴 수 있어요. 뭐 어디나 청결하긴 하지만. 네, 지진 이후로 확실히 여행자가 좀 줄긴 했죠. 그렇다고. 방값을 깎아주진 않드라구요. 시부야도 가깝고 롯폰기까지 걸어갈 만해요. 쉼 없이 떠드는 와중에 도윤이 건네주는 택시비를 받아들었다. 다음에 오게 되면, 모노레일을 타세요. 짐이나 많으면 모를까. 택시 요금이 살인적이잖아요. 다리도 아주 튼튼해 보이네. "
(/ 정미경 '장마' 중에서)

"지난여름 열흘간, 수첩에 적힌 대로 프랑스의 호텔들을 순례했다. 강지섭이 십 년 전 그 호텔들에 묵었던 이유 따위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머물렀던 십 년 전이라는 시공간은 나에게 화석일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충분했다. 다행이라면 십 년 전의 그 호텔들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 강지섭의 붉은 수첩은 비행기를 타기 직전 공항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 속에 장 메이에라는 남자의 명함도 들어있었다. 그렇게 여름은 지나갔다."
(/ 함정임 '어떤 여름' 중에서)

"몇 모금의 와인이 내 배꼽 부분에서 목구멍 쪽을 향해 다시 거슬러 오르는 듯했다. 그건 함부로 뱉어낼 수 없는 뜨겁고 뜨거운 어떤 것이었다. 단지 그 감정 하나로 이 세비야 골목들과 내가 건넌 몇 개의 바다와 낯선 국경들이 모두 합당한 것이 되고도 남을 것 같았다. 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이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숙제, 아니 차라리 연행에 가까운 어떤 경로였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를 듣는 동안 내 안에서 어떤 공기가 역류했고, 비로소 나는 편안해졌다. 노래가 끝나자, 콜롬 가족들은 나에게 아버지가 이 곡을 들려주고 싶었던 모양, 이라고 말해주었다. 이 수첩 속 주소가 내게 온 데에는 바로 그런 이유가 있었던 모양, 이었다."
(/ 윤고은 '콜럼버스의 뼈' 중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건조하고 뜨거운 로스앤젤레스의 바람이 불어왔다. 거대한 헤어드라이어가 작동하는 것만 같다. 하늘은 여전히 구름 한 점 없다. 그래도 다운타운은 우리가 살고 있는 벨리 지역보다는 서늘하다. 우리는 로스앤젤레스에 와서 왜 하필이면 다른 곳보다 덥고, 평평하고 지겨우며, 교차로마다 주유소나 도넛 가게 혹은 슈퍼마켓밖에 없는 교외 지역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집세가 싸고, 물가도 싸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있다. 고향에서 캘리포니아로 도망친 형벌을."
(/ 서진 '캘리포니아 드리밍' 중에서)

"로고가 데려 갔던. 메디나 안으로 끝까지 들어가 어둠의 길을 지나 계단이 사라질 때까지 위로 올라가면 그곳이 나온다. 타일 바닥에 울리는 그의 지팡이 소리를 세다가 그만두었을 때 빛이 나타났다. 옥상에는, 폐허가 된 이슬람의 궁전이 있었다. 바닥은 물빛에 가까운 타일로 되어있어서 발이 잠길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었다. 벽의 타일은 대칭적이지도 연속적이지도 않은 채 기하학적 무늬를 만들고 있었는데, 이런 대단한 것은 시내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천장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벽들은 공중에서 솟아난 것처럼 보였고, 천장을 받치고 있었을 기둥은 바닥에 누워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다. 그 궁전은 내가 본 적이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한쪽은 허물어졌거나 사라졌는데 한쪽은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허물어진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한은형 '붉은 펠트 모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02.04~2017.01.18
출생지 경남 마산
출간도서 27종
판매수 9,081권

1960년생.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폭설],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소 여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오늘의작가상, 2006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프랑스식 세탁소],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아프리카의 별]이 있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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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4.02.07~
출생지 전북 김제
출간도서 35종
판매수 12,138권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중편소설 『아주 사소한 중독』, 장편소설 『춘하추동』 『내남자의 책』 등이 있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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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0.07.05~
출생지 경북 상주
출간도서 68종
판매수 52,179권

1995년 『문학동네』에 단편소설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첫사랑』 『호랑이를 봤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ㅤㅁㅢㅤ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산문집 『소풍』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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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4~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1종
판매수 49,530권

2006년 단편 「고양이 샨티」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2008년 첫 장편소설 『스타일』로 제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다이어트의 여왕』, 『애인의 애인에게』, 소설집 『아주 보통의 연애』를 출간했으며, 산문집으로 『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다른 남자』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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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5~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12종
판매수 2,334권

2007년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로 제12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SF동화 [아토믹스: 지구를 지키는 소년]으로 제4회 스토리킹 수상. 연작소설 [하트브레이크 호텔], 여행 에세이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파라다이스의 가격][청춘 동남아], 산문집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가 있다.

생년월일 1980~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1종
판매수 8,446권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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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9~
출생지 경기도 수원
출간도서 6종
판매수 1,025권

1979년생.
2012년 소설가가 되었다.
2015년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와 장편소설 [거짓말]을 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것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내가 할 수 없는 종류의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 여행은 더. 그러다 2007년 분주하지 않은 방식으로 첫번째 외국 여행을 했다. 뮌스터, 카셀, 뒤셀도르프, 베니스에 머물렀다. 2011년 파리에 스튜디오를 빌려 한 달을 살면서 ‘사는 여행’에 눈을 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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