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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크너 - 에일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 외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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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세계문학 단편선]

    문학 출판의 명가 현대문학이 새로운 시리즈 [세계문학 단편선]을 펴낸다. 이번에 시리즈의 첫 번째 분으로 나온 책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토마스 만, 데이먼 러니언, 대실 해밋의 단편선집이다.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장편소설 위주의 관습에서 벗어나 단편소설에 포커스를 맞춘 이 시리즈는 그동안 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들과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성과 발전에 불가결한 대표 단편 작가들을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여태까지 우리에게는 문학의 변방으로 여겨져 왔던 나라들의 대표적 단편 작가들도 활발히 소개해 단편소설의 발전이 문화의 중심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스터리, 호러, SF 등 문학 장르의 분화를 촉진했는데 이러한 장르문학의 형성에도 단편소설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한 장르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가들의 단편 역시 새롭게 조명할 것이다.
    21세기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편소설은 그리스 신화가 그러했듯이 삶의 불변하는 단면을 촌철살인의 관찰력과 응축된 예술적 형식으로 꾸준히 생산해 왔다.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그린 칼로 베어낸 듯 날카로운 인생의 다양한 단면들은 시공을 초월해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새로운 문학적 기법과 실험의 도입을 통해 단편소설은 현재도 계속 진화, 확장되고 있다. 작가의 예술적 열정이 가장 뜨겁게 투영된 다양한 개성의 다채로운 단편들을 통해 문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통찰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는 문학작품은 독자가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세계문학 단편선]은 중심을 잃지 않고 삶과 사회, 나아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문학의 존재 이유, 그리고 문학의 숭고함을 역설하는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인, 윌리엄 포크너


    "어느 날 나는 모든 출판사의 주소와 도서 목록과 나 사이의 문을 닫은 것 같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자 이제 쓸 수 있게 됐어.'"
    포크너는 그의 문학세계에서 인장과도 같은 가상의 마을 '요크나파토파'를 배경으로 한 첫 장편소설을 완성하고 확신에 차 출판사에 투고한다. 전작들에 비해 예술적인 성취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자부심을 가졌지만 출판사로부터 출간 거부 통보를 받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제목과 내용을 대폭 수정해 그 원고를 출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문학에 대한 세상의 무지와 오해를 깨달은 포크너는 그런 굴욕 이후 타협의 길을 모색하지 않고 더욱더 실험적인 자신만의 스타일로 글을 썼다.
    앞의 인용은 포크너가 그때의 심정을 나중에 기록한 것이다. 첫 요크나파토파 소설 이후 그는 구두점 하나 고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책을 출간했다. [음향과 분노]를 비롯해 그가 남긴 세기의 걸작들은 그의 타협을 거부하는 작가 정신의 소산이다. 그의 이런 자세가 어디에서 비롯되었고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지는 이 책의 작품들 뒤에 실린, 그의 작품들만큼이나 감동적인,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엿볼 수 있다.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 작가의 목소리, 왜소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인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작가라고, 욕정과 분비물에 대해 쓰는 것이 작가가 아니라고 격려하는 그의 명연설은 문학의 숭고함과 문학의 존재 이유에 대한 차분하지만 강력한 웅변이다.
    포크너는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과 더불어 미국문학의 마지막 거인으로 일컬어지는 작가이다. [음향과 분노] [압살롬, 압살롬]은 전 세계 작가들이 선정한 인류의 명저 100권에 선정되었으며 [8월의 빛] [내가 누워 죽을 때]는 [음향과 분노]와 더불어 [모던 라이브러리]에서 선정한 20세기 영미문학 100선에 선정되었다. 1949년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등으로 포크너의 문학적 명성은 부동의 것이 되었다. 전 세계 작가, 평론가들이 뽑은 20세기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지만 포크너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는 거의 무명작가에 가까웠다. 그의 엄숙하고도 비타협적인 문장은 독자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포크너를 좋아하는 독자들한테도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포크너는 읽기 쉽지 않은 작가임에 분명하다. 이 책을 공들여 번역한 옮긴이의 말처럼 '불친절하고 냉혹하고 깊고 끈질긴 사색을 요구하는 작가'이다. 우뚝 솟은 험하고 높은 산은 오르기는 어렵지만 일단 오르고 난 뒤에는 거기까지 올라온 사람에게 그 산만이 줄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한다. 그 전망이 어떠할 것인지를 흠향하는 것은 도전한 자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즉, 포크너를 넘어설 수만 있다면, 아니 기꺼이 넘으려는 결심만이라도 견지한다면, 우리는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넒고 깊은 문학의 바다와 마주하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 헤엄치는 일의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바다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들 정신의 피부가 얼마나 건강한 구릿빛으로 변해 있는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에 실린 [곰]은 연작 장편소설인 [내려가라, 모세] 중 핵심을 이루는 작품으로 노예제와 남북전쟁을 포함한 미국 남부의 역사를 상징화한 대작이다. '곰'은 단순한 물리적 존재로서의 동물을 넘어선, 원시적 생태가 그대로 살아 있는 광야 그 자체이며, 거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주인공 소년이 자신의 정신과 영혼을 어떻게 무한과 영원으로 이끌어 가는지를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로 우리들 유한한 삶의 경이로운 전환에 대한 더할 수 없는 응원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아프리카로부터 도입한 흑인 노예, 미국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포함해 땅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곰이라는 야생의 동물로 상징화해 그려냈다. 소유욕으로 얼룩진 오욕의 역사, 그로 인해 벌어졌던 인종 차별, 싸움, 편견 등 모든 선조들의 죄악의 사슬을 끊기 위해 상속권을 포기하는 주인공 소년의 행동은 신화적인 행위로까지 격상된다.
    그 밖에도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의 에밀리 양이 보여 주는 완고함과 처연함, [헛간 타오르다]의 소년이 보여 주는 굴욕과 인내, [메마른 9월]의 어떠한 관용과 절제도 개입하기 힘든 무지막지한 편견 앞에 이발사가 보여 주는 작은 용기와 상식, [그날의 저녁놀]의 흑인 세탁부가 보여 주는 불안과 황폐, [와시]의 팔불출인 백인 가난뱅이가 보여 주는 환각과 광기, [마르티노 박사]의 젊은 여성이 보여 주는 믿을 수 없는 사랑에의 열정 등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정한 시간 특정한 지역의 삶을 이루는 태피스트리의 작은 요소들이지만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보편적 인간의 감동을 이들이 그러모아 만들어 낸 하나의 거대한 풍경은 포크너의 장편이 보여 주는 우람한 거인에 필적하는 새로운 거인의 모습이다.

    목차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
    헛간 타오르다
    메마른 9월
    신전의 지붕널
    그날의 저녁놀
    붉은 나뭇잎

    와시
    반전
    여왕이 있었네
    브로치
    마르티노 박사

    본문중에서

    나이가 아주 많은 남자들은 - 그들 중엔 남군의 군복을 다려 입고 온 사람들도 몇 있었다 - 현관 앞이나 잔디밭에 서서 마치 에밀리 양이 자신들과 동년배라도 되는 듯 그녀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들은 그녀와 함께 춤을 추었다고 믿고 있었으며, 어쩌면 구애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시간의 수학적인 흐름에 둔감해져 있었다. 그들에게 과거란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길이 아니라 결코 겨울이 찾아오지 않는 거대한 초원이었고, 그 초원과 현재를 구분하는 것은 최근 10년이라는 좁은 병목이었다.
    (/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 중에서)

    솔론과 호머는 마치 두 개의 시계가 째각거리며 가듯 가볍고 쉽게 멈추는 법 없이 일하는 반면, 아버지는 마치 독사라도 죽이는 것처럼 힘들게 일했다. 아버지가 망치를 휘두르는 열성의 반만큼이라도 망치질 실력이 괜찮았다면, 솔론과 호머만큼 널빤지를 쪼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망치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때론 1분이나 멈춰 있는 것 같았고, 그러다가 그 망치로 손도끼의 날을 내리치면 매번 널빤지는 날아가 버리고 손도끼는 자루까지 땅에 박혀 버렸다. 그러면 아버지는 천천히 쉬지 않고 그 손도끼 자루를 열심히 비틀어 댔는데, 희한하게도 그 모습은 도끼 자루가 계속 땅에 박혀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 '신전의 지붕널' 중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땅을 내려다보셨어. 인간을 만드신 이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 땅을 바라보신 거야. 자신이 내려 준 사냥할 숲과 낚시할 강과 씨를 뿌릴 비옥한 밭과 그 씨가 싹을 틔우는 풍성한 봄과 그것이 곡식으로 풍성하게 자라는 긴 여름과 그 곡식을 거두는 고요한 가을과 인간과 짐승이 쉴 수 있는 짧고 맑은 겨울이 있지만, 그 어디에서도 희망은 볼 수 없는 이 땅 남부를. 그러고는 눈을 돌려 그 너머 마땅히 희망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동쪽으로 북쪽으로 서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곳을 바라보셨어. 형이 속절없이 저물어 가는 저녁이라고 말했던 바로 그 구세계에서 온 사람들을 위해 손수 마련해 주신 자유와 해방의 피난처, 안식의 땅을. 그리고 거기서 노예 상인의 부유한 자손들,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죄다 나긋나긋한 인간들이, 치를 떨며 빽빽 소리를 질러 대던 흑인들을 새장에 담아 집으로 가져오는 브라질 산 마코앵무새의 또 다른 표본이나 견본쯤으로 여기던 그들이, 따뜻하고 밀폐된 홀에서 공포스럽고 잔혹한 행위에 대한 표결안을 통과시키는 현장을 지켜보셨어.”
    (/ '곰' 중에서)

    “맹점이라고 할 수 있죠. 마치 곡예 비행사들이 빠르게 회전할 때 들어가게 되는 상태와도 같죠. 그들이 보는 것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닐 때, 결국 그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이럴 때 선택의 가능성이 큰 건 악 쪽인데, 왜냐하면 선이 사실의 결여에서 비롯된 데 반해 악이 지닌 사악함은 사실로부터 도출되기 때문이죠. 그들이 희생시키려고 했던 것에 의해서 그들은 그렇게 어떤 시대, 어떤 시간의 희생자가 되는 것입니다.”
    (/ '마르티노 박사' 중에서)

    저자소개

    윌리엄 포크너(William Cuthbert Falkn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97~1962
    출생지 -
    출간도서 21종
    판매수 6,154권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실험적인 서술기법과 강렬한 시각적 언어로 미국 문학의 지형을 뒤흔든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

    1897년 9월 25일 미국 미시시피 주 뉴올버니에서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화가이자 사진작가이며 애서가인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통해 시각적 언어를 배우고 예술적 상상력을 키워나갔다. 십대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924년 첫 시집 [대리석 파우누스]를 출간했다. 셔우드 앤더슨 등의 문인들과 교유하며 소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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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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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이자 번역가. 1987년 중편 [청산유감]이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고, 장편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지금부터 시작인 이야기] [수선화를 꺾다] [서른 개의 문을 지나온 사람] 등이 있고 장편소설 [그들의 나라] [함정] [1987] 과 함께 대담집 [마음에서 마음으로]와 [뚝], 에세이집 [발견되지 않는 소설가의 생활] 등을 펴냈다. 옮긴 책으로는 [킴] [마술가게] [친구 중의 친구] [소원의 집] [헤밍웨이 단편집] [포크너 단편집] [부자 독학] [말 잘하는 즐거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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