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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행자들 : 윤고은 장편소설[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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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고은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13년 10월 11일
  • 쪽수 : 25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747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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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오늘의 젊은 작가 03 문학성 다양성 참신성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이 펼쳐 가는 경장편 시리즈

    "어느 오후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윤고은이 펼치는 전혀 새로운 상상력
    '재난 여행' 상품 수석 프로그래머 '고요나'의
    기상천외하고 스펙터클한 재난 사용법


    윤고은이 마지막으로 남겨 두고 싶었던 유토피아와 결별하는 소설적 공간이며 지독한 현실의 중압감을 다른 방식으로 허구화한 첫 작품이자 자신의 어떠한 문학적 기록을 거절하는 첫걸음.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윤고은
    전혀 새로운 상상력의 무한 열전


    "상상력이라는 것이 근거 없는 공상이 아니라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삶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라고 하는 절박한 인식의 방법임을 분명히 보여"(문학평론가 김경수) 준 소설가 윤고은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 소설의 밀도는 더욱 깊어졌고, 상상력의 자기장은 더욱 넓어졌"(문학평론가 이명원)다. 문단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이 '오늘의 젊은 작가' 03으로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1인용 식탁] 이후 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은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상찬했다. "기발한 인공 현실의 창안과 신랄한 현실 비틀기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온 작가 윤고은의 아주 특별한 재난 여행기"(문학평론가 백지은)이며, 또한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작품이기도 한 [밤의 여행자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에서보다 더욱더 놀랍고 독특한 상상과 현실의 세계를 경험케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독자들이라면 단언컨대, 진한 감동과 전율의 소용돌이에서 한동안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기상천외하고 스펙터클하며 버라이어티한 윤고은의 아주 특별한 재난 사용법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고요나'. 직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그녀가 이번에 향한 곳은 사막의 싱크홀 '무이'다. 요나는 뜻하지 않게 여행지에서 고립되며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작가 윤고은은 어딘지 불미스럽게 재난과 여행을 한데 모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종말의 위기의식, 묵시록적 음울함 등으로 채색된 흔하디흔한 종말 서사들 틈에서 윤고은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은 확실히 자별한 데가 있다.

    재난 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크게 '충격 → 동정과 연민 혹은 불편함 → 내 삶에 대한 감사 → 책임감과 교훈 혹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단계까지 마음이 움직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 모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니까 재난 가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전했다, 는 이기적인 위안 말이다.
    ?61쪽

    윤고은은 재난 그 자체가 아니라 재난의 이미지가 상품이 되는 세상을 통해 묵시록적인 세계를 그려 낸다. 중요한 것은 윤고은이 그려 낸 이 공간이 단순히 재난을 추앙하는 종말의 묵시록이 아니라, 그마저도 이미지로 소유하고 상품으로 소비하는 후기 자본주의사회의 섭리를 형상화했다는 사실이다. 재난 여행이란 허구는 이곳의 현실보다 더 개연적이며 때로 핍진하다. 여기의 일상이 정글의 각축장인지, 저기의 여행지가 정글의 미로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길을 떠난 주인공 요나와 함께 독자들은 '예기치 않은 하루'들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상품 사회의 풍속도에 민첩한 이야기인가 싶으면, 어느덧 설렘과 낯섦, 흥겨움이 생생하게 풍기는 여행기 안에 들어와 있다. 한 치 앞을 추측하기 어려운 사건, 사고 들이 드라마틱하게 밀어닥쳤다가는, 어느새 땅이 휘말려 들어가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추락하고 경보음이 시끄럽게 울어 대는 재난의 한복판이다. 이 버라이어티한 소설을 횡단하는 동안 우리가 익히게 되는 것은 재난 대처법이 아니라 재난 사용법이다. 그녀와 함께 길을 나서자 곧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질문들을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재난이란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자연의 재해인가, 인간의 파국인가. 재해의 '불운'과 그 불운이 비껴간 '행운'을 공존시키는 이 사태는 불가피하므로 공정한 것인가, 불가피하지만 불공정한 것인가. 그 무차별성은 신의 섭리인가, 예기치 못한 운명인가. 혹은 그 차별성은 인간의 기획인가, 예기한 필연인가. 재난이라는 시나리오 안에서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엑스트라인가. 누가 불행하고 누가 불행하지 않은가. 재난 안에서 '나'의 재난과 '남'의 재난은 구별될 수 있는가. 과연 재난이란 무엇이고 재난 아닌 것은 무엇인가. 정글은 어디이고, 또 정글 아닌 곳은 어디인가. 재난과 재건의 한복판에서 이토록 괴이쩍은 모험에 동승한 우리 모두에게 부디, 희망 있으라.

    줄거리


    재난과 여행의 결합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 고요나. 잘나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위기가 닥쳐온다. 상사인 '김조광' 팀장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를 노골적으로 성추행한 것. 그러나 성추행 자체보다 더 문제적인 것이 있다. '김'이란 인간은 여태껏 자리가 위태로운 사람들만 골라 성추행을 일삼아 왔기에 그것은 일종의 옐로카드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퇴출 위협을 느끼는 요나. 그렇다고 계속되는 김의 성추행을 참아 주고 있을 수만도 없다. 모 아니면 도다. 요나는 결국 사표를 제출한다. 뜻밖에도 김은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요나에게 한 달간의 휴가를 제안한다. 다섯 개의 퇴출 후보 여행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 소비자 입장에서 여행을 다녀온 후 보고서를 제출하면 출장으로 처리해 주겠다는 것이다.
    요나는 사막의 싱크홀 '무이'로 떠난다. 5박 6일 일정으로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무이를 여행하면서 그녀는 그곳이 왜 퇴출 후보지인지 절감한다. 그런데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요나는 일행에서 낙오되고 만다. 열차의 앞뒤가 분리되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순간에 2번 객차의 화장실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자리인 7번 객차로 돌아가기 위해 5번 객차의 끝 문을 열었을 때, 요나 앞에 펼쳐진 것은 긴 꼬리처럼 따라붙고 있는 빈 철로뿐이었다. 짐도 일행도 저편으로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요나는 우여곡절 끝에 그들이 묵었던 리조트 '벨에포크'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요나는 뜻하지 않게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요나가 정글의 직원임을 알게 된 벨에포크의 매니저는 퇴출 위기에 놓인 무이를 되살리기 위한 인공 재난 시나리오에 그녀가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한다. 디데이는 8월의 첫 번째 일요일. 계획은 차근차근 준비되고, 이제 남은 것은 실행뿐인데.......

    추천사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이 마지막으로 남겨 두고 싶었던 유토피아와 결별하는 소설적 공간이며 지독한 현실의 중압감을 다른 방식으로 허구화한 첫 작품이자 자신의 어떠한 문학적 기록을 거절하는 첫걸음이다.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밤의 여행자들』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어디에도 있지 않은 이야기다. 책을 덮고 눈을 감으니 ‘무이’의 파도 소리가 들리고,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는 하늘의 별들이 그려진다. 소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섬 무이를 배경으로 한다. 실재하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미지의 섬. 무이의 풍경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질수록 그곳에서 벌어지는 음모의 윤곽도 뚜렷해진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존재들에게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 ‘요나’의 여행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람들이 조장한 무시무시한 사건을 외면한 채 나의 안위만 생각하던 등장인물들은 결국 인간이 꾸며 낸 일보다 훨씬 더 거대한 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그들의 모습이 마치 나 혹은 우리와 같아서 소름이 돋는다. 장을 넘길 때마다 퍼즐이 맞춰지듯 명확해지는 소설. 작가의 치밀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혜나(영화배우)

    목차

    1 정글
    2 사막의 싱크홀
    3 끊어진 열차
    4 3주 후
    5 마네킹의 섬
    6 표류
    7 일요일의 무이
    0 맹그로브 숲

    작가의 말
    작품 해설_ 강유정(문학평론가)
    정오의 그림자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본문중에서

    북상하는 것.
    고기압, 벚꽃, 누군가의 부음.
    남하하는 것.
    황사, 파업, 쓰레기.

    지난 한 주간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인 것은 부음 소식이었다. 발인이 지나면 효력을 잃어버릴, 유통기한이 짧기에 신속한 것.
    소식이 시작된 곳은 경남 진해였다. 하필 벚꽃의 발원지와도 같은 곳. 어느 오후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꽃 마중을 갔던 사람도, 걷던 사람도, 일광욕을 하던 건물도, 해변의 가로등도, 모두 점. 점. 점. 난파당했다.
    (/ pp.9~10)

    그때 김이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탔다. 그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요나에게 말했다.
    “존슨이 자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군.”
    “누구요?”
    “존슨 말일세, 내 존슨.”
    김의 손가락이 가리킨 건 자신의 사타구니였다. 그곳은 21층에서 3층을 향해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이었고, 김과 요나 두 사람만 있었다. 김의 손은 요나가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요나의 엉덩이였다. 실수가 아니라 고의였고, 고의인 것을 들켜도 상관없다는 투의 몸짓이었다.
    “자네 아직 젊지 않나? 근데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들어?”
    요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김의 손길을 피했다. 이번에는 김이 요나의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요나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김의 다른 모습을 봐서가 아니었다.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해서가 아니었다. 요나가 아는 바에 의하면, 김은 늘 퇴물들만 성추행 대상으로 삼았다. 옐로카드를 받았거나, 곧 받을 예정인 사람들. 어쩌면 김의 성추행자체가 옐로카드인지도 몰랐다.
    (/ pp.18~19)

    사막의 싱크홀은 5박 6일짜리 상품이었다. ‘무이’라는 곳이 목적지였는데, 그곳이 어디인지는 인터넷으로 조금 찾아봐야 했다. 무이는 크기가 제주도만 한 섬나라였다. 무이로 가려면 베트남 남부를 거쳐야 했다. 비행기를 타고 호찌민 공항으로, 버스를 타고 다시 해안 도시인 판티엣으로, 그리고 판티엣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야 다다를 수 있었다. 왜 이 상품이 인기가 없는지 알 것도 같았다. 가는 데 하루, 오는 데 하루를 들여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다른 재난 여행 상품들보다 미약해 보였다. 상품 이름처럼 사막에 싱크홀이 생긴 것은 사실이고, 홍보물에 쓰인 설명처럼 그것은 꽤 ‘두렵고 슬픈 풍경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게 지금은 호수로 변해서 딱히 무서워 보이거나 독특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이제 ‘싱크홀’이라고 하면 적어도 2010년 과테말라 시티에 생겨난 깊이 500미터의, 도심 한복판을 강타한 괴 구멍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과연 이 지역이 그런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
    재난이 한 세계를 뚝 끊어서 단층처럼 만든다면, 카메라는 그런 단층을 실감하도록 돕는 도구였다. 카메라가 찰칵, 하는 순간 그 앞에 찍힌 것은 이미 인물이나 풍경이 아니다. 시간의 공백이다. 때로는 지금 살고 있는 시간보다 짧은 공백이 우리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요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모든 여행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출발선을 넘은 게 아닐까, 하고. 여행은 이미 시작된 행보를 확인하는 일일 뿐.
    (/ pp.33~35)

    세상에는 하인리히 법칙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나의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는 작고 작은 수백 가지 징조가 미리 보인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재난의 발생에 주목한 것일 뿐, 재난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규칙이 있을 리 없다. 재난은 그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어느 날 발밑이 갑자기 폭삭 무너지는 것처럼 우연이라기엔 억울하고 운명이라기엔 서글픈, 그런 일. 그런데 그런 일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는 사진을 찍었죠. 원본을 카메라로 찍는 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해서 별로 흥미가 없었고, 그래서 전 그 반대를 하기 시작했죠. 사진을 보고, 원본을 복원해 내는 거죠. 한때는 인터넷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와서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못했어요. 디카를 들고 와서 그대로 이미지를 복원해 달라고 한다든지, 인테리어를 재현해 달라고 한다든지, 어떤 경우는 비슷한 사람들을 섭외해서 디카 속 졸업 사진 현장을 복원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이젠 재난 재해 쪽에서 일을 하죠. 싱크홀도 처음은 아니에요. 모든 재난 재해가 다 신의 영역은 아닙니다. 그 밑에는 인간의 지분도 있게 마련이죠.”
    (……)
    “불안하지 않나요?”
    “예술가에게 불안은 신발 같은 거니까요. 어딜 가든 걸으려면 신발이 필요하죠.”
    “나중에 싱크홀의 원인에 대해 파고드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요.”
    “원인은 기초공사죠. 요나 씨, 난 아마추어가 아니에요. 싱크홀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지반이 약해서 일어나기도 하고, 지진 등의 내부 충격 때문에도 일어나고, 지하수가 고갈되거나 가뭄으로 땅속이 메마를 때도 일어날 수 있죠. 그 모든 것들을 조합해서 원인을 만들었습니다. 탑 공사 말입니다. 저 탑이 우리의 알리바이가 될 거예요. 탑 공사 때 실제로도 사막에 많은 무리가 갔다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말이에요. 인공적으로 만든 건데도, 저 구멍들은 처음 우리가 만든 것보다 훨씬 더 커졌어요. 직경도 깊이도 훨씬 커져 버렸단 말입니다. 생각보다 일이 너무 쉽게 진행돼서 우리도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원래 싱크홀이란 게 석회암 지대에서 잘 발생한다고도 합니다만, 석회암이고 뭐고를 떠나서 땅 자체가 구멍을 파는 데 그렇게 어려운 지질이 아니었어요. 이거 뭐 그냥 둬도 언젠가 진짜 뻥 뚫리는 거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만치 솟아 있는 탑이 불안해 보일 지경이었죠. 반은 인간의 노동력이, 그리고 반은 사막 스스로가 만들어 낸 거라고 봅니다.”
    (/ pp.122~124)

    무이는 각본대로 움직였다. 적절한 긴장감이 땅과 바다에도 찰기를 부여하는지 그물에 걸려드는 물고기들이 많았다. 어부들은 난데없는 풍년에 다소 놀랐지만 나쁠 것은 없었다. 죽은 물고기가 가득한 리어카를 끄는 사람들로 길이 조금 붐비기도 했다. 사막의 탑과 도로 일부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듯 CC카메라를 매다는 사람들도 보였다. 경보기도 번식하듯 늘어났다. 모든 것이 착실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사소한 문제들도 생겨났다. 몇 사람이 사라졌다. 죽었거나 떠났거나, 어떤 사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남자 11과 여자 15, 여자 16의 자리가 비었다. 그러나 부품 몇 개가 없다고 돌아가지 못할 기계는 아니었다. 빈자리는 또 다른 사람들이 채웠다.
    요나는 몇 건의 교통사고를 직접 목격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처음만큼 충격적이지 않았다. 다만 방금 죽은 사람들의 얼굴이 좀 더 낯익게 느껴졌을 뿐이다. 그들 중에는 언젠가 요나를 찾아와 악어들에 대해 묻고 묻던 여자도 있었다. 그 여자가 노란 트럭에 치인 것을 목격하고도 요나는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여자는 아마도, 확실히 사라진 것 같았다. 종종 리조트 내에서 유령처럼 떠돌던 여자의 실루엣이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밤에 매니저의 방에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악어들을 풀면 됩니다. 미끼를 던지면 다들 모일 거예요. 안 움직이고 배기겠습니까. 그들이 원하는 건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거주 허가지요.”
    여자가 알아내고 싶어 했던 말은 바로 그것이었다.
    매니저의 말들은 요나의 머릿속에서 점점 큰 그림으로 맞춰지고 있었다. 이 시나리오에 대해 무뎌지기 위해 요나는 애썼지만, 종종 8월의 첫 번째 일요일이 꿈에 나타났다. 운동회보다 두 시간 먼저 소집된 악어들이 거주 허가를 얻는다는 사실에 들떠 있을 때, 그들의 발밑이 지옥처럼 무너지는 꿈을.
    그건 꿈이 아니라 며칠 후 일어날 현실이었다.
    요나가 그 현실로부터 가벼워질 수 있는 시간은 럭에 대해 떠올릴 때뿐이었다. 물론 완벽한 건 아니었다. 럭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또 악어들이 떠올랐다.
    (/ pp.190~191)

    북상하는 것.
    저기압, 장마, 누군가의 부음.
    남하하는 것.
    파업, 쓰레기, 이야기.

    이야기.

    지난 한 주간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인 것은 부음 소식이었다. 발인이 지나면 효력을 잃어버릴, 유통기한이 짧기에 신속한 것.
    소식이 시작된 곳은 무이였다.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지명. 어느 밤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그곳 무이의 해변에 좌초한 쓰레기 섬은 점. 점. 점. 흩어졌다. 난파당한 선원들처럼 한국어가 찍힌 플라스틱들이 그곳 해변에 나뒹굴었다.
    (/ pp.223~22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0~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1종
    판매수 9,061권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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