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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 이윤기가 말하는 쓰고 옮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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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방위작가 이윤기가 남긴 ‘살아있는 글쓰기를 위한’ 유일한 집필 노트!

이윤기가 남긴 집필 노트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창작부터 번역까지 전방위작가로 살았던 이윤기가 남긴 유일한 글쓰기 산문집이다. 이 책은 쓰고 옮기는 것에 대한 39편의 에세이를 통해 작가의 영혼과 글쓰기의 태도를 바라보는 이윤기만의 철학을 전한다.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등단의 설렘부터 창작과 번역의 세계를 오가던 시기의 고민까지 모두 담아냈다.

특히 저자는 자신이 오독하고 오역했던 사례 등 숨기고 싶은 실패담도 모두 털어놓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생생한 입말을 입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연을 통해 한 고집 있는 글쟁이의 투쟁이 얼마나 많은 독자를 즐겁게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 살아 있는 말의 사용과 재미있는 글쓰기에 관한 모든 비법을 만나본다.

출판사 서평

“땀과 자유로 범벅이 되게 써라!”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장미의 이름』까지
우리 시대 최고의 글쟁이 이윤기가 남긴 집필 노트

“땀과 자유로 범벅이 되게 써라”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장미의 이름』까지
우리 시대 최고의 글쟁이 이윤기가 남긴 집필 노트


“이윤기에게서 우리는 자주 언어의 원형이라 느끼는 어떤 기운을 만나게 된다.”_황현산(문학평론가)
“정교하고 섬세하지만, 살아 펄떡이는 말에 대한 집착. 이 책은 그것을 다시 일깨운다.”_이다희(번역가)

■ 책 소개

자신을 자유로운 인간의 상징인 조르바와 동일시하며 살아 펄떡이는 말에 유난히 집착했던 언어 천재 이윤기. 서양 언어와 문화에 대한 독보적인 전문가. 그의 이름을 딴 ‘이윤기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말을 가장 생기 있고 다채롭게 쓰는 작가. 200여 편의 책을 옮긴 한국 최고의 번역가.
이 책은 그가 평생 자신의 언어를 부리며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영혼과 글쓰기의 태도에 대한 모든 것이다. 여기 실린 39편의 에세이에는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그리고 1977년 등단의 두근거림부터 창작과 번역의 세계를 오가던 고민들이 모두 녹아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윤기의 글쓰기 인생을 엿보고, 언어에 대한 그의 예민한 감각이 어떻게 펄펄 살아 있는 문장을 만들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자유의 상징인 ‘그리스인 조르바’에게 생생한 입말을 입히기 위한 그의 고집 있는 투쟁, 자신이 오독하고 오역했던 실패담도 솔직하게 털어 넣는 치열한 자기반성 등 그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윤기가 남긴 이 위대한 유산은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열정과 욕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이윤기가 말하는 쓰고 옮기는 것에 대한 39편의 에세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이 아주 짧은 글을 쓸 때도, 언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이 두 가지 길 중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언어 규범을 철저히 따를 것인가, 규범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부릴 것인가.
소설 창작부터 번역, 산문, 신화 교양서 집필까지 언어로 안 해 본 것이 없는 작가 이윤기 역시 그 고민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작가 이윤기를 한 마디로 설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그는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지성 소설’로 동인문학상과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한국 문단에 큰 족적을 남긴 소설가이다. 동시에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와 『장미의 이름』 등 200여 편의 책을 번역하며, 한국 최고의 번역가로 인정받았다. 또한 그는 10여 편의 산문집을 펴내며 깊이 있는 통찰과 폭 넓은 교양을 유감없이 발휘한 에세이스트였으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로 200만 명의 독자와 만난 신화 전문가이기도 했다. 글쓰기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 해본 언어 천재 이윤기이기에, 그만큼 그의 고민의 양과 고뇌의 깊이는 남달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가 부렸던 언어와 글쓰기의 영역을 조명한 책은 없었다. 이에 작가의 딸이자 후배 번역가이기도 한 이다희 씨는 글쓰기, 번역, 언어 사용에 대한 이윤기의 산문만을 따로 모으는 작업을 시도했다. 그렇게 탄생한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는 전방위작가로 살았던 그의 유일한 글쓰기 산문집이다. 이윤기가 남긴 ‘쓰고 옮기는 것’에 대한 39편의 에세이는 작가의 영혼과 글쓰기의 태도에 대한, 깊이 있지만 다정한 철학을 전한다.

죽은 문장을 쓸 텐가
펄펄 살아 있는 문장을 쓸 텐가


이윤기는 매일 밤낮으로 우리말과 씨름했다. 그는 사전을 열어야 말의 역사가 보인다며 사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사전의 말은 박물관의 언어이기 때문에 펄펄 살아 있는 저잣거리의 말을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본어투 표현과 이중피동 등 사람들이 큰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는 말들을 견디지 못하면서도 문법이 파괴된 유행어나 이모티콘 등에는 관대했다. 사전에 없더라도 분명히 쓰이고 있는 말과 특정 지역에서만 쓰이는 말도 스스럼없이 사용했다. 그에게 정말 중요한 건 오로지 이것뿐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말이 생생히 살아서 스스로 맛을 내고 있는가?
그가 옮긴, 수만 킬로미터의 바다를 건너 온 이국의 소설이 우리를 마구 웃기고 울린 것도 모두 이런 그의 자유롭지만 분명한 글쓰기 원칙 때문이다. 살아 있는 언어를 쓰기 위한 이윤기의 노력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번역할 때의 에피소드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기존의 번역본에서 자유의 상징 조르바가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걸 참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말이 바로 ‘두목’이다. 이윤기가 중점을 둔 것은 조르바에게 난폭하고 푸짐한 언어를 돌려주는 것이었다. 그런 고집 때문에 중간 중간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조르바가 탄생했을 정도였다.
이윤기의 첫 직장 동료이자 오래된 문우인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이 언어 천재는 그리스나 라틴의 고전어뿐만 아니라 첩보요원들이나 감옥의 죄수들이 쓰는 말까지도 제 고향 말과 만나 낯익은 울림을 얻을 때만 그 언어를 진정한 언어로 여겼다”며 이윤기의 언어가 가지는 생명력을 설명한다.

무조건 재미있게 쓰고 싶다면
반드시 이윤기의 집필 노트를 훔쳐봐야 한다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는 글쓰기의 자세한 기술을 가르쳐주기 이전에 예비 글쟁이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그들의 숨은 열정을 일깨운다. 이 산문집은 한 천재 작가가 창작을 하고 번역을 할 때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비밀의 집필 노트와 다름없다. 조르바에게 살아있는 입말을 입혔기에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조르바의 춤이 진정한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이 글들을 통해 예비 글쟁이들은 나만의 언어로 누구를 춤추게 하고 싶다는 의욕에 불타게 된다.
이 집필 노트가 특히 의미가 있는 건 이윤기가 자신의 실패담을 숨기지 않고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식해 보이고 싶어서 폼 나는 한자어를 고르고,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제 생각을 비틀다 정작 재미없고 죽은 말만 쓰게 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소설에서 어리석은 등장인물은 한 명도 등장시키지 않고, 독자들을 가르치려고만 들었던 초기 소설에 대한 자기반성도 서슴없다.
또 그는『장미의 이름』의 초판 번역에서 저질렀던 수많은 오독과 오역까지도 모두 털어놓는다. 개정판 『장미의 이름』이 번역문학 연감 《미메시스》에서 “해방 이후 가장 번역이 잘 된 작품”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철저한 자기반성이야말로 좋은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드러내는 그이기에 “멋있게 보이고 싶다고 제 생각을 비틀지 말라”거나 “당신의 글에서 당신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져야 한다”는 충고가 더 큰 설득력을 갖는다. 이처럼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에는 작가 이윤기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지혜가 있다. 이 산문집은 본격적인 창작을 하고 번역을 하려는 예비 글쟁이들은 물론, SNS에서 수다 떨기를 좋아하고 때로는 감동적인 연애편지로 사랑을 쟁취하고자 하는, 우리말을 쓰면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추천사

“이 언어 천재는 그리스나 라틴의 고전어뿐만 아니라 첩보요원들이나 감옥의 죄수들이 쓰는 말까지도 제 고향 말과 만나 낯익은 울림을 얻을 때에만 그 언어를 진정한 언어로 여겼다. 이윤기의 소설에서, 그의 유려한 산문에서, 그의 번역에서, 자주 언어의 원형이라고 이를 어떤 기운을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나는 이윤기의 언어를 통해서 문장 속 인물들이 몽롱함을 벗고 최고도의 활력을 누리게 하는 글이 얼마나 독자를 즐겁게 하는지 깨달았다.”
_황현산 (문학평론가)

“나는 작가이며 번역가 이윤기가 언어라는 약속 체계에 들어갈 것인지, 거기서 나올 것인지, 문지방을 딛고 설 것인지 오로지 제 마음대로 결정하는 모습을 보았다. 길을 따르지만 길에 갇히지 않는 말, 정교하고 섬세하면서도 살아 펄떡이는 말에 대한 집착을 읽었다. 말에 대한 그와 같은 태도는 문학과 번역, 나아가 삶과 세상에 대한 이윤기의 철학으로까지 이어진다. 이 산문집에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라는 제목이 붙은 것이 우연일 리 없다. 이윤기의 글은 땀과 자유로 범벅이 되어 있다.
_이다희 (번역가)

목차

땀과 자유의 글쓰기 | 이다희

1부 글쓰기는 내 몸을 가볍게 한다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글쓰기가 곤혹스러워서 묻는다
지금의 작가도 옛날 작가와 똑같다 - '지금 작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함
학문을 할 것인가, 소설을 쓸 것인가
얼굴 보고 이름 짓기
나아가기 위해 돌아보는 소설가의 작업 - 『하늘의 문』 작가의 말
껍진껍진한 입말로 글쓰기
내가 실패를 축하하는 이유
바닥을 기어본다는 것

2부 옮겨지지 않으면 문화는 확산되지 못한다
잘 익은 말을 찾아서
오독과 오역을 번역가의 숙명으로
공부에 지름길을 왜 찾나
아름다운 고고학 여행을 하듯
투르니에, 깊어가고 넓어지는 텍스트
모든 것은 번역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를 행복하게 하고 비참하게 한 소설 - 개역판 『장미의 이름』에 부치는 말
조르바에게 난폭한 입말 돌려주기

3부 문학의 정점에 신화가 있다
늙은 시인의 눈물
너무 익숙한 풍경
개인적 경험과 소설적 허구 사이
밖을 향한 문학, 안을 향한 문학
호메로스, 살아 있었군요
또 죽었구나
아름다운, 지나치게 아름다운

4부 우리말 사용 설명서
우리말 제대로 표현하고 발음하기
나도 '도우미' 같은 말을 만들어 내고 싶다
내가 문법 파괴를 걱정하지 않는 이유
보석같은 낱말이 무수히 반짝인다
'벙개'하면 안 되나요?
내가 부린 말
내가 부리는 말
말이여, 넥타이를 풀어라
‘속닥하게’ 술 한잔합시다

5부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유심히' 또는 '무심히' 바라보다
'불립문자'래요, 절망인가요?
이름할 수 없는 것에 이름하면서
내 귀에 들리는 소리
명사의 장래에 대한 불안한 예감
언어는 권력의 집인가

이윤기가 있었다 | 황현산

본문중에서

초심의 보법에 돌아가야 하는데도, 소설가는 시대의 스승이 되어 세상을 향해 뭔가를 가르치는 소리를 마구 해야 하는 줄 알았음에 분명하다. 한 문학평론가로부터 따뜻한 비아냥을 집중적으로 많이 받았다.
“당신의 소설에 어리석은 사람은 하나도 없군요!”
“아무래도 좀 옛날 소설 같다.”
“누군가 설법을 시도하고 소설가가 그 설법을 대필하고 있는 것일까?”
덕분에 어렴풋이 깨닫는다. 아무래도 문자로는 안 될 것 같다. 문자로써 되게 하려면, 문자로써는 다만 건드리고 지나가기만 해야 할 것 같다. 나에게 이 세상 삶의 현상은 거대한 원어 텍스트, 내가 부리는 언어는 ‘원어를 고스란히 재생시킬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역어’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_「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중에서

문제는 우리말인데, 나는 우리말과의 씨름을 이렇게 하고 있다. 첫째는 사전과의 싸움이다. 사전을 열어야 말의 역사, 단어의 진화사가 보인다. 그런데도 번역가는 사전 안 펴고, 어물쩍 구렁이 담 넘듯이 넘어가고 싶다는 유혹과 하룻밤에도 수십 번씩 싸워야 한다. 그러나 사전도 맹신할 물건은 못 된다. 거기에 실려 있는 말은 화석화한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사전 속의 말은 박물관의 언어이지 펄펄 살아 있는 저잣거리의 말이 아니다. 사전적 해석만 좇아 번역한 문장이 종종 죽은 문장이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말의 어구와 어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나는 복문 속의 종속절은 되도록 어구로 정리하여 단문으로 만드는 주의다. 복문은 글월의 복잡한 성분상 가독성을 엄청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셋째는 살아 있는 표현, 전부터 우리가 써왔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을 찾아내는 일이다. ‘숙어’가 무엇인가? ‘잘 익은 말’이다. 원문의 배후에 숨어 있는, 푹 익은 우리말을 찾아내는 일이다.
_「잘 읽은 말을 찾아서」 중에서

1980년 카잔차키스 전집을 기획하면서 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번역에 뛰어들었다. 나는 자유인 조르바로 하여금 화자를 ‘두목’이라고 부르게 했다. 나는, 거침없이 쏟아내는 조르바의 푸짐한 언어를 되도록 살아 있는, 난폭한 입말口語에 가깝게 옮기고자 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태어나서 어머니로부터 배운 내 고향 지방어가 툭툭 불거졌던 모양이다. 그래서 ‘에이, 경상도 사투리 쓰는 조르바가 어디에 있어요’, 이런 항의도 더러 받는다.
_「조르바에게 난폭한 입말 돌려주기」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맺음말은 이렇다.
‘그럼, 꾸벅.’
‘꾸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은 ‘야, 이렇게 진화하는구나’였다. 소리시늉말이나 짓시늉말이 가치중립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어서 퍽 참신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30대 중반 사람들은 근엄한 글말 대신 경쾌한 입말을 선호하는 것 같다. 경쾌한 입말에 소리시늉말이나 짓시늉말이 얹히면서 글의 표정이 매우 풍부해지는 것 같다.
“……그럼 오늘의 주인공을 이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두구두구’는 표준 소리시늉말의 ‘둥둥’에 해당한다. 옛날 같으면 ‘둥둥’으로 무난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이 경우에 두드리는 북은 스네어snare, 즉 향현響絃이 붙어 있는 ‘스네어 드럼’이다. 짧은 북채 두 개로써 밭은 박자로 치는 소리시늉말로 ‘둥둥’은 얼마나 부적절한가?
_「보석같은 낱말이 무수히 반짝인다」 중에서

우리 고유문화의 풍경을 정교하게 드러내는 명사들이 잊혀지거나 사라지는 현상이 수시로 목도된다. 전통의 싱싱한 기운이 듬뿍 실린 말이 퇴조하면서 생경한 말들이 살풍경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명사의 사막화 현상’이라고 부른다.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나 자신은 그런 현상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구어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이든, 문어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이든 많은 사람들의 어법에서 나는 명사의 사막화 현상을 확인한다. 적확한 명사로 사물을 적시하는 대신, 있잖아요, 따위의 말을 앞세우고 형용사와 동사를 들러리 삼아 그것을 서술하는 현상이 수시로 눈에 띄는 것이다.
_「명사의 장래에 대한 불안한 예감」 중에서

저자소개

이윤기(李潤基)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70503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당선되어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 1'로 제29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고, 2000년 소설집 '두물머리'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번역 활동에도 힘을 기울여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변신 이야기'를 비롯, 2백여 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2000년 9월 한국번역가상을 수상했다.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교 국제대학 초빙연구원(종교사) 및 동 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객원교수(비교문학)를 지냈다. 2010년 8월 27일 세상을 떠나시기 전까지 장편소설 '하늘의 문', '햇빛과 달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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