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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들 : 역사 테마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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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강기희의 역사 테마 소설집 『벌레들』. 동학농민운동을 비롯해 의열단의 독립운동, 제주4.3, 국민보도연맹, 부마항쟁, 유신독재의 잔재인 삼청교육대, 광화문 촛불까지 우리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모티프로 삼은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매 작품마다 한국 근·현대사 연표를 실어 역사적 맥락에서 작품을 읽도록 돕는다.

출판사 서평

청소년의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위한 역사 테마 소설집
“동학에서 광화문 촛불까지!”
소설로 만나는 우리 근현대사의 순간들

북멘토 청소년문학선 ‘바다로간달팽이’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은 청소년을 위한 역사테마소설집이다. 한국사 교과서를 비롯해 역사 교육이 새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청소년들이 역사를 ‘암기’가 아닌 소통과 공감으로 ‘인식’하게 되길 바라는 기획에서 출발한 책. 수록된 일곱 편의 단편소설은 동학농민운동을 비롯해 의열단의 독립운동·제주4.3·국민보도연맹·부마항쟁·유신독재의 잔재인 삼청교육대·광화문 촛불까지, 우리 역사의 주요한 순간들을 모티프 삼고 있다. 또 매 작품마다 한국 근·현대사 연표를 실어 각 작품이 모티프 삼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따로 표기하여 역사적 맥락에서 작품을 읽도록 돕는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장르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실로서의 역사적 현장으로 들어가 볼 수 있게 한 북멘토 역사테마소설집 『벌레들』이 미래 세대인 청소년의 균형 잡힌 역사 인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역사를 왜 알아야 할까?
“여러분의 오늘은, 그분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바로 그날입니다”
일찍이 단재 신채호 선생은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며 나라를 되찾을 희망이 ‘역사 알기’에 있음을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역사 알기’는 소리만 요란할 뿐 많은 부분 왜곡되거나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8?15가 뭔지, 광복절과 건국절이 어떻게 다른지, 역사적 사관까지 갈 것도 없이 지금 우리를 있게 한 피땀 어린 역사가 끊임없이 폄훼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스러울 지경이다. “말 안 들으면 삼청교육대로”라며 인권 유린의 끔찍함을 가볍게 생각하거나 “5·18민주화운동” 같은 민주화를 위해 치러야 했던 값진 투쟁은 예사로 깎아내려지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야스쿠니 젠틀맨”, “위안부는 독립운동을 했던 곳” 같은 말장난에서 보이는 것처럼 역사를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대다수 십 대들의 현실은 온전히, ‘역사 바로 세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다.
역사테마소설집『벌레들』은 온몸으로 불의에 맞서 싸운 사람들, 영문도 모른 채 희생당한 안타까운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스러져간 사람들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그들이 그토록 간절히 염원한 ‘그날’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는 ‘오늘’임을 인식하는 것에서 ‘역사 알기’도 시작될 것이며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역사, 세상을 진화시키는 힘
『벌레들』에 수록된 일곱 편의 단편소설은 우리나라의 민주, 인권, 평화의 주춧돌이 된 근·현대사의 주요한 사건, 인물 혹은 특정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지왈길 접주가 생포되어 효수되기까지의 며칠간, 강원도 동학의 마지막 현장을 한 소년의 눈으로 그려낸 강기희의 「동몽군」, 무력항일독립운동단체였던 의열단원 실존인물 김지섭 선생을 화자로 한 이성아의 「빼앗긴 죽음」, 물푸레나무 한 그루가 들려주는 충청도 어느 산골에서 벌어진 국민보도연맹의 처참한 학살 현장을 그린 최용탁의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 아버지를 따라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에 간 한 소녀의 눈에 비친 제주4?3의 상흔을 담은 홍명진의 「손님」, 특유의 입담과 해학으로 전두환 독재정권의 유물 삼청교육대를 소재로 삼아 오늘날 현실 속에 만연한 폭력을 성찰한 이시백의 「붉고 푸른 못」, 돼지치는 바보 삼촌의 비밀을 통해 부마항쟁을 건드린 신혜진의 「돼지 아빠」와 함께 표제작이기도 한 이순원의 「벌레들」은 한 보수언론의 논설위원에게 날아든 완곡한 항의메일에서 시작해 유신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2002년 대선현장, 미군장갑차에 치인 두 여중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광화문 촛불 시위까지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동몽군」의 무창과 같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빼앗긴 죽음」의 김지섭 선생과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당당한 주권국가의 국민으로 살 수 있었을까? 미선이와 효순이를 추모하며 광화문에 타올랐던 촛불 없이 과연 SOFA협정의 불합리한 부분이 부분이나마 개정될 수 있었을까? 독자들은 일곱 편의 작품을 통해서 상처로 기억되는 역사, 갈등과 반목으로 대립하는 역사일지라도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집의 의도와 콘셉트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건 각 작품 말미에 작가의 말이다. 허구와 현실이 만나는 순간 충격과 혼란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길 기대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 추천의 글
역사를 단순히 기록만 하였다면 청소년 독자들이 읽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역사를 소설화시켜 읽기 쉽게 했다. (중략) 역사는 곧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어떤 자리에서 누구의 눈으로 바라보느냐, 나아가 누구의 입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역사가 history일 터. -박상률(청소년문학가)

내면을 돌아보는 것에서 자신을 둘러싼 외부 세계로 관심의 폭을 넓혀 나가는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통해 역사의식을 키워 나가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 -류원정(천안 오성고 국어교사)

이 역사테마소설집은 (중략) ‘과거의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현재의 우리 모습을 비추는 ‘현재’의 글이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한 글입니다. -임미진(울산 약사고 국어교사)

목차

동몽군(강기희) | 빼앗긴 죽음(이성아) | 손님(홍명진) |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최용탁) | 돼지 아빠(신혜진) | 붉고 푸른 못(이시백) | 벌레들(이순원)

본문중에서

“사람이 하늘이다. 우리의 하늘을 지켜 내자!”
무창이 준태가 들으라는 듯 크게 소리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왈길의 소재지를 발설하지 말라는 뜻을 담은 외침이었다. 준태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낮에 형청으로 끌려간 준태는 밤이 이슥해서야 옥사로 돌아왔다. 그는 여기저기 피멍이 들어 있었으며 힘이 들었던지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무창아, 저놈들은 사람이 아니다…….” _「동몽군」

이 얼마나 가련한 생이란 말입니까. 그러니 살아야 할까요? 살아있다 보면 좋은 날을 볼 수 있을까요? 하긴 이제 죽음조차 제 것이 아니니, 어떻게든 살아 보아야겠습니다. 온갖 오욕과 치욕과 고통을 견디어 내고 질기게 살아남으렵니다. 원수의 감옥에서라도 살아남아 해방된 조국을 보고야 말겠습니다. _「빼앗긴 죽음」

언젠가 엄마도 그랬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이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만난다고. 물속에선 눈물도 안 나고 한숨도 안 난다고. 어쩌면 엄마도 명희 언니처럼 바닷속 끝까지 닿아 다시는 이 세상으로 떠오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_「손님」

제복들이 가슴에 매었던 도시락에서는 밥이 아닌 총알이 나왔다. 얼굴에서 땀을 줄줄 흘리며 제복들은 계속 총을 쏘아 댔다. 사실 내가 인간들에게 약간 감탄하는 것은 이런 면이었다. 인간들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무언가 해야 할 일이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족속인 것 같았다. 엄청나게 큰 나뭇짐을 지게에 지고 헐떡거리며 산을 내려가는 사람이나, 괴로운 얼굴빛을 하고도 쉬지 않고 깨밭을 매는 농군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여러 생령들 중에 두 발 달린 인간들만이 하는 특이한 것이었다. 아마 오늘 골짜기에 와서 서로 총을 쏘고 총을 맞고 하는 것도 내가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일상사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_「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

잘은 모르지만 삼촌은 사람들이 다 같이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바랐던 게 아닐까. 삼촌 딸이라고 오해받는 게 싫고 이 집이 지긋지긋해서 삼촌이 죽어 버렸으면 하고 바랐는데 오늘부터 뭔가 달라질 것만 같다. 친구들이 놀리는 ‘돼지 년’ 소리도 더 이상은 아영이의 화를 돋우지 못할 것만 같다. _「돼지 아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자리의 창호 아저씨가 죽어 있었다. 미처 삼키지 못한 못이 목덜미 밖으로 비죽 튀어나와 있었다.
“불거져 나온 못대가리는 망치가 약이래잖여.”
호프집 장 씨의 말이 뒤늦게 가슴을 두드렸다. 붉고 푸른 못. 그것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삼켜지지 않은 채 백 씨의 가슴팍에 박혀 붉고 푸르게 녹슬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_「붉고 푸른 못」

그는 문득 저 많은 촛불 가운데 자신에게 메일을 보냈던 카프카의 여인이 들고 있는 촛불은 어느 것일까 생각했다. 왠지 아득한 느낌 속에서도 그는 그녀의 촛불이 그녀의 언 몸 전체를 다 녹일 만큼 밝고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밤, 그렇게 유리창 안과 밖에서 한 벌레가 다른 한 벌레를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 _「벌레들」

저자소개

강기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강원도 정선 출생, 강원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8년 <문학21> 신인상으로 등단

이성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0

1960년 밀양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를 나와 중앙대학교 문학예술대학원을 수료하였다. 내일을 여는 작가에 단편 '미오의나라'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집으로 '절정'이 있고, 장편소설로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가 있다. 어린이 책으로 '작은풀씨가 꾸는 꿈, 숲', '까치 전쟁', '쌀 박물관', '채플린' 등이 있다. 2003년,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수혜, 2003년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을 수혜받았다. '절정'과 '작은 풀씨가 꾸는 꿈, 숲'은 문예진흥원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성인과 아동을 모두 아우르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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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7

1967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났다. 2001년 소설 '바퀴의 집' 으로 제 10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단편소설 '터틀넥 스웨터'로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소설 '삼봉 여인숙'이 2008년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현재 '리얼리스트100'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용탁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5

196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2006년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는 소설집 '미궁의 눈'(2007), 평전 '역사를 딛고 선 고무신-계훈제', 동화집 '이상한 동화'(2008) 등이 있다. 현재 충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리얼리스트100' 회원이다.

신혜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3

1973년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창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공부했다. 단편 '로맨스 빠빠'로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을 계간 '창작과 비평'에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2009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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