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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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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당신은 절 어디에서부터 알고 있습니까?”

    수단 출신 무슬림 여성작가 레일라 아부렐라의 대표작
    소수자로 살아온 작가가 전하는 이해와 화합의 메시지
    영국에서 사는 수단 출신 이슬람 여성이 종교적 삶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사랑과 세계에 대한 가슴 아픈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 레일라 아부렐라의 [번역사](대산세계문학총서119)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레일라 아부렐라 또한 수단 출신 무슬림 여성으로서 영국에서 유학하고 작품 활동을 했다. 서방 세계의 문젯거리가 된 무슬림으로서 영국에서 살아가며 체감한 문화 간의 이질성과 오해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는 상처 입은 두 영혼이 서로 위무하고 사랑하는 감성 풍부한 이야기로 풀어간다.

    유랑, 상실과 사랑이 담긴 서정시


    사마르는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뒤 어린 아들을 하르툼의 고향 가족들에게 맡기고 차가운 잿빛의 도시 애버딘에서 비탄에 잠겨 고립된 일상을 보낸다. 스코틀랜드의 대학에서 번역사로 일하던 사마르는 스코틀랜드인 중동문제 전문가 레이를 알게 되고, 레이로 인해 그동안 억제해왔던 삶의 열정을 되찾는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사랑으로 발전하면서 사마르는 종교가 두 사람 사이에 걸림돌이 될 것을 깨닫는다. [번역가]는 인간의 사랑과 신성한 사랑 모두에 대해 우아하게 만들어진 하나의 명상이며, 결국 자기의 믿음, 자기 자신, 그리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실하게 남으려는, 한 여성의 용기를 그린 이야기다.
    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 쿠체나 벤 오크리 등 아프리카 출신 문학가들의 극찬을 받는 아부렐라의 작품들은 서정적인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내면세계를 성찰하는데, 그 바탕에는 이슬람 신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깔려 있다. 아부렐라의 할머니는 1940년대 당시 이집트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의학을 공부했고 어머니는 수단 최초의 여성 인구통계학자였다. 아부렐라는 개방적인 집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서구의 다양한 문물을 접하며 자라난 동시에 무슬림 여성으로서의 신앙적 정체성을 확고하게 키워나갔다. 이러한 확고한 신앙적 정체성을 가지고 서구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는 당황스러운 이질감도 있었으나, 아부렐라는 이 차별과 오해의 문턱에서 좌절하거나 회피하지 않았고, 그녀의 무슬림으로서의 정체성은 오히려 문학 작업의 튼튼한 기초이자 동력으로 작용했다. [번역사]의 등장인물에도 작가의 체험이 투영되어 있다.
    번역사를 자임한 작가

    이 소설은 스코틀랜드의 대학에서 번역사로 일하는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어쩌면 통속적인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호기심과 독점욕, 슬픔과 환희, 질투와 체념, 고통과 인내, 긴장과 안도, 분노와 용서, 상처와 치유 등 사랑의 감성적 기복은 안타깝고 아름답고 섬세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지 애절한 러브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에게 오늘날의 정치적 ? 종교적 문제들을 상기시키며 어쩌면 불편한 감정마저 생기게 만든다. 이 소설의 문제의식이 지금 인류공동체가 일상적으로 체감하는 불안이나 공포의 정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제목 ‘번역사’는 단순히 주인공의 직업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번역을 폭넓게 ‘언어에 대한 해석행위’라고 한다면, 사실 인간의 모든 관계는 번역의 문제와 마주친다. 다른 언어 ? 문화 ? 역사가 만날 경우 오역의 우려는 한층 커지기에, 작가는 올바른 번역이 세상의 불화를 줄이거나 치유하는 하나의 통로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두 언어 간의 소통과 이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번역사처럼, 이 작품을 통해 이슬람 문화의 참모습을 비이슬람권 사람들에게 제대로 번역해 보여주고자 한다.
    이성적인 학자, 진보적인 지성인으로 등장하는 중동문제 전문가 레이 역시 무슬림의 삶과 생활 속에 체화된 이슬람 신앙, 신성과 삶이 소통하는 신앙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다. 여러 차례 사마르가 전화로, 또는 직접 그와 나누는 대화는 무슬림에게 내면화된 이슬람 신앙을 그에게 ‘번역’해주는 행위다. 작가는 성실하고 섬세한 여성의 언어로 이슬람 신앙, 이슬람 문화, 이슬람 사회의 진정한 모습을 객관적 시각에서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작가는 눈과 귀를 닫고 살벌한 불신과 충돌과 살육으로 달려가고 있는 이 시대의 어리석음을 안타까워하며, 인류가 제대로 타인을 번역하며 이해하고 산다면 세상은 진정한 소통으로 사랑과 평화를 구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실천하는 첫걸음을 [번역사]로 떼었다.

    이슬람의 위협이라는 오해에 대하여


    문학은 현실세계에서 흔히 닫혀 있다고 간주되는 영역을 열고 또 확장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바로 그처럼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소설이다. ‘이슬람의 위협이라는 오해에 대하여’는 작품 속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레이의 저서 제목이다. 작가는 스코틀랜드인인 남자 주인공 레이의 입을 빌려 이슬람에 대한 세계의 오해를 풀고, 자신의 신앙 세계를 설득하려 한다. 레이는 “객관적이고 공평무사한 사람”, “무수한 편견과 위선 가운데서 무엇이 합리적이고 옳은 것인가를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슬람의 교리를 이성적으로 바로 보고 종교의 편협성에 치우친 학계와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학자다.
    레이는 “자본주의가 성장하려면 오랜 기간 생존하는 왕조나 가문에서 유래하는 부(富)의 상속을 통한 축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슬람의 “상속에 관한 법률과 자선행위는 부를 아주 잘게 쪼개므로 (자본주의 성장에) 필요한 축적 과정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이것은 “내부에 설치된 자동 온도 조절 장치나 스위치처럼 과도한 현상을 중단시키는 하나의 제어장치가 있는” 셈으로 “이것이 사물들을 분별 있게, 안정되게 잡아주는 하나의 균형추”라고 이슬람의 교리를 높이 평가한다.
    또한 여론의 비난 속에서도 이슬람이 “서방 세계가 당면한 최대의 위협은 아”니며 “테러로 인한 실질적 피해를 들여다보면 무슬림 극단주의자가 야기한 피해는 IRA, 붉은 여단, 바더 마인호프 집단, 바스크 분리주의자 ETA 등에 의한 피해보다 훨씬 적”다며 오늘날 인간이 서로를 배척하는 여러 요인들, 특히 이슬람과 아랍 세계에 대한 서구의 적대적 인식과 오해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맹목적인가를 고발한다.
    이 작품의 시선은 처음부터 마지막에 이르도록 오늘날 세계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전쟁과 테러와 재앙의 현실에 머문다. 그 시선은 극심한 분열과 전쟁으로 얼룩진 인류공동체의 모습과, 또 근본주의에 물들어 평화와 인간 구원의 구심점이 되기보다는 아예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고 말살하려는 증오와 복수심의 선봉에 서 있는 종교의 왜곡된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한국 사회 역시 아랍 세계 및 이슬람 사회, 그리고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가 취약하다. 이 작품은 우리가 아프리카 및 아랍과 서구의 문화, 기독교 사회와 이슬람 사회를 동시에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공감의 폭을 넓혀가는 하나의 소중한 창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흥미롭게 전개되는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미처 모르던 그들의 삶과 생각과 문화에 공감하고, 그들이 우리와 아주 닮았으며,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것이다.

    추천사

    절제된 표현으로 한층 더 감동을 주는 사랑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
    - J. M. 쿠체

    아부렐라는 놀랄 만큼 시적 감성이 풍부한 작가다.
    - [가디언]

    픽션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 토드 매큐언

    작가는 주인공인 독실한 무슬림 내레이터의 눈을 통해, 영국인의 생활, 그 냄새와 소리, 그 표현하는 방식을 굴절시킴으로써, 당신을 그녀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 [인디펜던트]

    "무슬림을 공정하게 대하는 소설을 읽는 것은 상쾌한 일이다. [...] 이 작품은 서구와는 다른, 비서구적인 앎과 사고의 방식을 가지고서도 서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풍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 [선데이 헤럴드]

    "유랑과 고향에서의 생활, 의심과 확신, 상실과 사랑의 의미에 대한 섬세한 탐사. 아부렐라의 작품은 늘 아름답기 그지없으며 그녀의 음성은 절제된 감상으로 들린다. 그녀는 보기 드문 재능, 독창적인 재능을 타고난 작가다.
    - 던칸 맥린

    목차

    제1부
    제2부

    옮긴이 해설. 신앙을 번역하기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본문중에서

    “제 이름은 ‘늦은 밤에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를 뜻합니다. 사막의 유목민들이 즐겨 나누는 대화, 하루의 일과를 마친 다음 더 이상 뜨겁지 않은 밤 시간에 달빛을 맞으며 한가로이 나누는 대화 말입니다.”
    (/ p.12)

    “당신은 날 안심하게 해줘요. 당신에게 말할 때면 난 안전함을 느껴요.” […] 그녀는 층계참에 앉은 채로 이것은 하나의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목소리뿐만이 아니었다. 계단, 겨울잠을 자던 입원실 같은 자기 방으로 연결되는, 한때 그렇게도 올라가기 힘들었던 그 똑같은 계단의 끝자락인 여기 층계참에 행복의 느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적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 p.76)

    “……(그것이) 서방 세계가 당면한 최대의 위협은 아닙니다. 테러로 인한 실질적 피해를 들여다보면 무슬림 극단주의자가 야기한 피해는 IRA, 붉은 여단, 바더 마인호프 집단, 바스크 분리주의자 ETA 등에 의한 피해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 pp.52~53)

    그가 방송에 나온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하면 학과사무실의 전화 응답기는 분노한 목소리의 메시지들로 꽉 차 있었다고 사마르에게 말했다. ……넌 우리 대학의 치욕이다, 우리는 세금을 낸다. 넌 네가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지 모르는구나, 이 전쟁은 전투기들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단호하게 원자폭탄을 투하해야 한다…… 또 ‘이것이 성전(聖戰)인가?’라는 주제를 다루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에는 이런 말들을 들어야 했다. 이 검은 새끼야, 잉글랜드가 기독교 국가라는 걸 꼭 말해야 알겠니, 너와 나머지 모든 검은 새끼들이 알라의 땅으로 모조리 꺼져버리면 좋겠다. 네 녀석들이 잉글랜드에 온 이후 이 나라가 서양의 똥구멍이 되고 말았다……
    (/ p.143)

    “하나의 이론은 자본주의가 성장하려면 오랜 기간 생존하는 왕조나 가문에서 유래하는 부(富)의 상속을 통한 축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샤리아의 상속에 관한 법률과 자선행위는 부를 아주 잘게 쪼개므로 (자본주의 성장에) 필요한 축적 과정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내부에 설치된 자동 온도 조절 장치나 스위치처럼 과도한 현상을 중단시키는 하나의 제어장치가 있는 거지요. 나는 이것이 사물들을 분별 있게, 안정되게 잡아주는 하나의 균형추라고 생각합니다.”
    (/ p.156)

    “난 중동의 정치를 이해하려고 이슬람을 공부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나를 알고 싶어서 그걸 공부한 건 아니지요. 나는 영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내게 깊은 의미를 준 장소와 사람에게 보답하는 길은, 내가 객관적이고 공평무사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나는 무수한 편견과 위선 가운데서 무엇이 합리적이고 옳은 것인가를 말하는, 얼마 안 되는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고 싶었습니다.”
    (/ p.178)

    그녀는 전혀, 단 한 번도, 그가 그 자신을 위해 그 자신의 행복을 위해 무슬림이 되었으면 하고 기도한 적이 없었다. 기도는 언제나 자기를 위한 것이었다. 자기가 다시 결혼하기 위한 필요, 혼자가 아니기 위한 필요에서 나온 기도였다. 그것 이상으로 더 올라갈 수 있도록, 자기의 의도를 깨끗이 비우도록 기도하자. 그는 그녀에게 친절했는데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했다. 이제 그녀는 그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멀리에서 그 일을 할 것이다. 그것은 그녀의 비밀이 될 것이다. 열 달이 걸리고, 10년이 걸리고, 20년이 걸리고, 또는 그 이상이 걸리더라도.
    (/ p.243)

    하룻밤이 얼마나 길 수 있을까, 잠 못 이루는 하룻밤이 얼마나 가혹할 수 있을까? 들어오지 않으려는, 몸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공기를 빨아댔다. 이 무력한 상태에서, 이 치욕 속에서, 기도가 절박하게 필요했다. 이것이 어떻게 그가 그것을 느끼게 되었는가 하는 간증이었다. 고상한 것도 차분한 것도 아니었다. 인류의 행복을 위한 기도도 성공을 위한 기도도 아니었고, 다만 숨을 쉬기 위한 기도였다.
    (/ p.271)

    이제 그가 내게서 무엇을 받았는가를 보았다. 표면이 아주 매끄러운 사발인데, 그 속에 머스크 향을 풍기는 우유 같은 액체가 담겨 있었다. “향수입니까?” […]
    “아닙니다.” 그가 주저하다가 천천히 말했다. “그것은 당신에게서 나온 것인데 나를 강하게 말들어줄 겁니다.”
    그것의 이름을 밝힐 때 그는 부끄러운 듯 시선을 멀리 돌렸다. “존경입니다.”
    (/ p.277)

    저자소개

    레일라 아부렐라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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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지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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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에서 유학한 사업가인 수단인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이집트인 어머니 밑에서 서구의 문명과 가치관을 다양하게 접하며 자랐다. 수단 하르툼 아메리칸 스쿨과 하르툼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 정경대학에서 통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결혼한 뒤에는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살면서 저술 활동을 시작하여 대부분의 작품을 그곳에서 집필했다. 서구 문물에 익숙했지만 이슬람교도 여성으로서 신앙적 정체성 역시 확고하게 키워나갔던 어린 시절은 아부렐라의 문학작업의 튼튼한 기초이자 동력이 되었다. 아부렐라는 1999년 영국에서 거주하는 수단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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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하여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27년간 일했으며, 기업전략 연구/자문회사를 10년간 경영했다. 현실 세계의 닫힌 영역을 허물고 타인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문학의 힘을 믿으며 뒤늦게 문학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레일라 아부렐라의[번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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