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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안화수 : 미녀를 탐한 남자들의 종말

원제 : 紅顔禍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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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왜 아름다운 그녀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악녀가 되었나?"
    중국 역사를 뒤흔들었던 천하절색의 미녀 15인
    경성경국傾城傾國의 시작은 여자가 아닌 남자의 호색에 있다


    영롱한 파란빛의 진주 같았던 녹주는 어려서부터 주위에 소문이 날 정도로 예뻤다고 한다. 당시 권세가였던 석숭은 아름다운 그녀가 탐이 나 진주 서른 말을 주고 그녀를 샀다. 석숭은 자신의 호화로운 별장에서 문우(文友)와 어울려 연회를 베풀고 시가를 읊을 때면 항상 녹주를 불러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도록 했다. 연회에 참가한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넋을 잃고 녹주를 바라봤다.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석숭은 결국 녹주를 탐한 또 다른 남자의 질투심으로 인해 가산을 탕진하고 객사했다.
    녹주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경국지색의 전형이다. 그녀로 인해 남자는 모든 것을 잃었고, 결국 나라마저 위험에 빠졌으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홍안화수]의 저자 천졘화(푸단대 교수), 리스야는 생각이 다르다. 석숭이 죽음에 이른 것은 그녀 때문이 아니라 그녀를 탐한 남자의 욕망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석숭이란 남자는 심히 사치스럽고 교만하며 음란한 생활을 즐겼기에 스스로 타인의 원망과 질시를 초래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녹주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고, 자신과 관계된 중차대한 일에 대해서도 말할 권리가 없었다. [홍안화수]의 두 저자는 녹주와 같은 역사상 미인들에 대한 기존의 평가와 결론을 뒤집어보고 역사의 거짓을 밝혀 미인의 진면목을 다시금 되살리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왜 미녀는 항상 남자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가?"
    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역사를 뒤집어보다


    중국에서 출간되어 국내에 번역된 이 책은 원제를 그대로 살렸다. 홍안화수(紅顔禍水), 그 단어 자체에서 남자들이 바라보는 미녀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 ‘홍안(紅顔)’이란 뛰어난 미모를 지닌 여인을 말한다. 그리고 ‘화수(禍水)’는 한나라 사람 영현이 쓴 [조비연외전]의 한 대목을 통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화수(禍水)가 필시 화(火)를 없앨 것이외다." 오행가의 학설에 따르면, 한조(漢朝)는 화덕(火德)으로 흥성한 왕조이다. 따라서 화덕을 멸한다는 것은 한조에 재앙이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화수’라는 말이 등장했는데, 이는 미녀 조합덕을 총애할 경우 한조가 멸망할 것이라는 흉한 예언이었다. 이후 화수는 남자를 미혹시켜 일을 그르치게 하는 여인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즉 홍안화수는‘경성경국(傾城傾國)’이란 말처럼 한 성을 기울게 하고, 한 나라에 재앙을 가져다줄 만큼의 미모를 지닌 여인을 뜻하는 말이다.
    [홍안화수]에서 소개하는 15명의 미녀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야말로 대단한 여인들이다. 한 나라의 군주가 여인의 붉은 치마폭 아래 무릎을 꿇고 절했고, 찡그리거나 방긋 웃는 여인의 작은 표정 변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졌다. 역사적으로 절세의 미녀는 재앙을 가져오거나 역사의 흥망이나 왕조 교체에 중요한 작용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녀의 아리따운 모습에 찬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아름다운 홍안에 대해 두려움과 경계심을 품기도 한다. [홍안화수]의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서사의 배후에도 패권이 존재한다. 역사든 소설이든 남자들에 의해 쓰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멸은 여자를 두려워하는 남자의 유약한 심리를 체현한 것이고, 동정은 미녀를 갈구하는 욕망을 드러낸 것일 따름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확보한 서사의 권리를 통해 여인들을 제멋대로 묘사했다."

    미녀를 인형처럼 소유했던 남자
    망국의 책임을 미녀에게 돌린 비겁한 군주
    미녀를 요물로 기록한 문학작품


    [홍안화수]에서는 15명의 미녀가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한 사연을 유형별로 다루고 있다. 남자의 소유물이 되어 이 남자와 저 남자에게 옮겨 다녔던 녹주, 식규, 하희, 앵앵. 역사적·사회적 배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악녀로 몰렸던 문강, 조비연과 조합덕, 장여화, 이부인. 독자의 음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자 사실을 왜곡한 문학작품의 여주인공 말희, 달기, 포사.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양귀비, 진원원. 나라와 남자를 위해 자신을 바쳤지만 영웅이 되지 못한 서시, 초선.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들은 권력을 가진 남자들의 사랑을 받아 호화로운 궁궐에서 보통 여인이 누리지 못한 것을 마음껏 누리지 않았느냐고. 비록 미녀들이 총애를 입어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할지라도 결국 그들은 돈 많은 권세가의 노리개일 뿐이었다. 권세가들이 자신을 탐해 다툴 때 여인들은 죽음으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역대 문인들이나 소설가들이 이를 찬탄하며 기록으로 남겼으나 이 역시 기껏해야 남자들의 음탕함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남자들은 절세의 미녀가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하고 심지어 자신을 위해 죽을 수 있기를 꿈꾸었던 것이다.

    널리 알려진 양귀비와 서시, 초선에 대한 재조명,
    문강, 장여화, 포사 등 고전에 등장한 중국 미녀


    중국 4대 미녀로 꼽히는 양귀비, 서시, 초선은 이미 여러 자료와 문헌을 통해서 국내 독자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들의 유명한 일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우리가 놓쳤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이 입궁하기 전에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고, 어떻게 남자들의 손에 넘겨지게 되었는지를 비롯해, 역사적 자료에는 없지만 마치 사실인 양 꾸며져 정설로 받아들여진 그녀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문강, 장여화, 이부인, 포사 등 국내 독자에게는 생소하지만 중국에서는 경국지색의 전형으로 유명한 미녀의 이야기를 새롭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홍안화수]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버림받은 여인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비겁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남자의 눈을 어둡게 한 미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욕망으로 시작해 전쟁이라는 폭력으로 종말을 맞이한 남자에게로 시선을 확장시킨다. 이 책을 통해 고전 야사를 읽는 재미를 느낄 뿐 아니라, 역사를 다양한 각도로 재해석 하는 열린 시각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_ 왜 미인은 손가락질 받는가

    1장 남자의 소유물이 된 홍안 

    ## 녹주, 충성해서 사랑했던 여인  
    1. 누각에 떨어진 꽃  
    2. 누가 재앙의 근원인가   
    3. 여인의 악마였던 남자, 석숭    
    4. 아름다움도 죄가 되는가   
    5. 남자의 망상

    ## 식규, 한 남자에게 머물 수 없었던 여인   
    1. 미인을 얻기 위한 남자의 전쟁   
    2. 또 다른 남자의 정욕을 도발하다  
    3. 참지 못한 초 문왕   
    4. 남의 여인을 탐한 남자들의 결말  
    5. 식규의 두 아들
    6. 기구한 운명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 하희, 열 남자가 사랑한 여인  
    1. 욕망의 전주곡   
    2. 한 여인과 두 명의 대부  
    3. 만인의 여인을 흠모한 국군  
    4. 군신이 조정에서 속곳을 뽐내다   
    5. 음탕한 국군의 죽음   
    6. 미녀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  
    7. 최후에 웃는 이는 누구인가?  
    8. 험난한 세상에 의지할 곳 없는 여인   

    ## 앵앵, 지식인들에게 버림받은 여인   
    1. 남주인공의 의도적인 폭로   
    2. 우연한 만남  
    3. 유혹과 구애  
    4. 은밀하게 시작된 사랑 
    5.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다  
    6. 그들의 사랑을 엿보다   
    7. 빈한한 엘리트의 비열한 심리보상   
    8. 남성 지식인에게 여인이란   
    9. 미녀에 대한 새빨간 거짓말

    2장 역사의 제물이 된 홍안

    ## 문강, 문란한 시대를 살았던 여인   
    1. 혼인을 거절당한 미녀   
    2. 애매한 관계의 두 남매  
    3. 다른 남자를 제거하다   
    4. 인정받을 수 없는 남매의 환락  
    5. 음탕한 군주의 결말   
    6. 역사의 오해
    7. 선강의 증혼   
    8. 누구와 사랑을 나누든 상관없던 사회   
    9. 문강이 활동한 진짜 이유
     
    ## 조비연과 조합덕, 한 군주를 사랑한 자매   
    1. 역사서의 사후논죄 
    2. 오욕의 정사   
    3. 소설가의 폭력  
    4. 소설가의 음란한 상상  
    5. 시대를 거듭하며 채운 남자의 욕망   

    ## 장여화, 모함을 받아 죄인이 된 여인  
    1. 사치스러운 궁정 생활   
    2. 너무 모르면서 교만했던 남자  
    3. 연지정 속의 풍류   
    4. 장여화는 누구에게 피살되었는가   
    5. 누구도 모르는 척하는 그녀의 죽음   
    6. 역사의 붓을 날조한 위징   
    7. 역사의 그물에 빠진 홍안
     
    ## 이부인, 역사가 제멋대로 해석한 여인  
    1. 원본에는 없는 그녀의 이야기   
    2. 왜 황제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았을까   
    3. 왜 그녀의 가족은 안녕하지 못했을까   
    4. 그 둘은 정말 사랑했을까 
    5. 섬세하고 민감하게 행동했던 여인   
    6. 그녀의 빈자리로 슬피 울었던 남자  

    3장 문학작품 안에 갇힌 홍안

    ## 말희, 점점 악녀로 변한 여인   
    1. 싸움과 여자를 좋아한 남자  
    2. 재색을 겸비한 여인의 등장   
    3. 고요한 궁에서의 치열한 다툼   
    4. 가장 악독한 것이 여인의 마음   
    5. 장야궁과 경궁   
    6. 혼군과 미녀 함께 죽다   
    7. 이야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다  
    8. 서로 다르게 묘사된 여인의 이야기  
    9. 과장된 혹은 왜곡된 여인  
     
    ## 달기, 남자를 홀린 여우같은 여인  
    1. 주왕과 달기   
    2. 악독한 요정   
    3. 아름다운 구미호  
    4. 주왕의 진면목   
    5. 진짜 달기의 모습은 무엇인가

    ## 포사, 괴물이 낳은 요망한 여인  
    1. 기이하게 태어난 갓난아이  
    2. 상서롭지 못한 일을 맞이한 군주   
    3. 포사의 입궁   
    4. 천금과 같은 미소로 강산을 잃다   
    5. 정궁의 자리까지 차지한 미녀   
    6. 요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7. 포사의 진면목

    4장 선택권을 갖지 못한 홍안  

    ## 양귀비, 명랑하고 단순했던 여인   
    1. 사랑을 잃은 여인, 사랑을 얻은 여인  
    2. 안녹산의 등장   
    3. 은총을 입은 양가   
    4. 안녹산의 난   
    5. 남자의 도망   
    6. 마외역에서 죽다  
    7. 현종은 왜 양귀비에게 빠졌나   
    8. 양귀비의 퇴장  
    10. 억울하게 죽은 양귀비   
     
    ## 진원원, 갈 곳 없이 떠돌았던 여인  
    1. 황제에게 보내는 예물   
    2. 오삼계에게 정을 주다   
    3. 이자성과 싸우다   
    4. 흔들리는 남자의 절개  
    5. 남자만 바라본 여인의 신세   
    6. 시에 묘사된 홍안화수   
    7. 왜 원원은 핍박을 받았는가  
    8. 격노한 것은 그녀 때문이 아니다   
    9. 역사적 승자가 지배하는 이야기  
    10. 여자를 책임지기 싫었던 남자
    11. 인형처럼 이리저리 옮겨진 홍안화수

    5장 화수와 영웅 사이  

    ## 서시, 연인을 위해 자신을 버렸던 여인  
    1. 사랑의 맹세   
    2. 기다림과 재회   
    3. 애정과 국가   
    4. 오나라 궁전을 어지럽히다   
    5. 이뤄지지 못한 서시의 사랑   
    6. 양면성의 차이   
    7. 외면당한 여인의 희생

    ## 초선,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여인   
    1. 아름다운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미인계   
    2. 여인에게 내려진 사명   
    3. 동탁을 모살하다   
    4. 왜 그녀는 미인계를 썼을까   
    5. 역사에는 초선이 없다   
    6. 초선은 결국 어떻게 되었나 
    7. 화수와 영웅, 어찌됐든 모두 나쁘다

    옮긴이의 말_ 홍안화수, 실패를 인정할 수 없는 남자의 변명

    본문중에서

    * 희고 매끄러운 피부에 복사꽃처럼 화사한 얼굴, 눈망울은 가을 호수의 물처럼 맑은데, 몸동작 하나하나가 모두 선녀처럼 부드럽고 나긋나긋했다. 그녀의 미모에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초 문왕은 그녀가 올리는 옥배를 받을 때 그 고운 손이라도 만져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식규는 술잔을 따른 후 궁인에게 건네 문왕에게 올리도록 했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술잔을 받고 단숨에 비워버렸다. 식부인은 다시 인사를 올리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초 문왕은 눈앞에 식부인의 잔영이 아른거려 영 흥이 나질 않았다. 연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온 그는 침상에 누워 온갖 생각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군자는 ‘악이불음(樂而不淫, 즐거워하나 지나치지 않는다)’이나 초왕은 자신의 정욕을 참지 못해 결국 못된 짓을 하고 만다.
    (/ p.46)

    * 굴무가 다른 사람의 첩실로 보내는 것도 반대하고 나선 것은 분명 그 자신이 하희를 독차지하기 위함이었다. 공자 측이 벌컥 화를 내며 이유를 물었다. "이 여인은 요물입니다.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녀와 사통한 공자 만蠻은 요절했고, 남편 어숙도 일찍 죽었으며, 진후는 피살되고, 정서는 체포되었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그녀와 사통한 공녕과 의행부 또한 국외로 도피했으며, 진나라는 멸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희와 관련이 있습니다. 세상에 어떤 요물이 하희보다 더하겠습니까? 천하의 미모를 지닌 여인이 많고 많은데, 어찌하여 그처럼 음탕한 여인을 취해 후회를 한단 말입니까?"
    (/ p.80)

    * 때로 역사는 참으로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이 앞에서 잘못 말하면 뒤에 사람도 그대로 따라서 잘못 말한다. [좌전]을 주해한 이가 문강을 음란과 간통이라는 관점에 서 보니, 이후 청대까지 모든 이들이 그렇게 보았던 것이다. 앞서 청대 사람 우창이 지적한 바대로 간奸은 단지 간통이나 간음의 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외에도 정치에 간여한다는 뜻이 있다. 그렇다면 환공이 죽고 장공이 그 뒤를 이었으나 아직 나이가 어리고 연약해 문강이 정치에 간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겠는가?
    (/ p.151)

    * 장귀비는 머리카락이 7척이나 되었으며, 화장하고 누각에 서 있으면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 장귀비는 박문강기博聞强記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진후주는 그녀를 무릎에 앉히고 조정의 대소사를 함께 의논했다. 후궁에 있는 궁녀들이나 장귀비의 집안사람들은 법을 어겨 벌을 받게 될 경우 그녀를 찾아와 애걸하면 그 즉시 황제의 귀에 들어가 죄를 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장귀비의 권세가 막강하니 조정의 대소신료들도 조정의 일을 결정할 때 장귀비의 의견에 좌우되곤 했다.
    (/ p.204)

    * "저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한 달을 하루로, 한 해를 한 달로 삼으면 되지요." 하걸은 좋아하며 당장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 수많은 인부를 동원해 4~5리나 되는 긴 굴을 파고 벽돌을 쌓아 길을 만들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해는 볼 수 없고 지나가는 사람 소리만 들렸기 때문에 ‘영수聆隧’라고 불렀다. 영수를 따라 가면 전체 20여 리나 되는 궁전이 우뚝 서 있는데, 그 이름이 장야궁長夜宮이었다. 장야궁은 온갖 귀한 물건으로 치장하고 문마다 둘레가 한 아름이나 되는 커다란 초를 걸어놓았다. 초에 불을 밝히면 대낮같이 밝았지만 불을 끄면 칠흑처럼 어두웠다. 장야궁에 들어가 닷새 동안 불을 밝히면 대낮이 되고, 다시 닷새 동안 불을 끄면 어두운 밤이 되었다. 그렇게 열흘이 하루가 되었으니 말희가 원하는 대로 된 셈이다."
    (/ p.245)

    * 대우가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즉 구미호九尾狐를 만나 결혼했다. 이는 구미호와 결혼하게 되면 집안이든 사업이든 모두 크게 번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가 취했던 여인의 이름은 여교女嬌라고 했다. [위서魏書]나 [북사北史]에도 구미호와 관련된 기록이 적지 않은데, 모두 국가에 상서로움을 상징했다. 그런데 북송 초기에 이르면서 서서히 요괴화되기 시작한다. 전황田況의 [유림공의儒林公議]에 따르면, 송나라 진종 시절 진팽년陳彭年이란 사람이 살았다. 그는 사람이 간사하고 교활해 사람을 잘 미혹시켰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일러 구미호라고 했다. 이렇듯 구미호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어떤 상서롭거나 신묘한 것이 아니라 요사스럽고 간사한 것으로 비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 p.268)

    * 옥환은 원래 매우 단순한 여자로 정치에 전혀 무관심했다. 천성이 명량하고 매우 단순하며 소박한 여인이다. 현종과 인연이 닿았을 때 옥환은 짧은 인생, 그저 한껏 즐겁게 사랑을 받으면 그뿐이었다. 옥환이 진정으로 현종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의 눈에 지고한 황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옥환의 눈앞에 자리한 사람은 그저 평범한 한 남자였다. 그녀 역시 이 남자에게 가장 좋은 여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마음 가는 대로 애교를 부리고 백치미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던 것은 다재다능한 이 황제를 진심으로 좋아했기 때문이다.
    (/ p.348)

    * 왕리위안王麗娟이란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삼국지]에는 초선이란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책에서는 다만 동탁이 여포에게 화극을 던진 이야기만 나온다.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초선이란 인물도 나오지 않으며, 더더욱 미인계, 연환계에 대한 언급도 나오지 않는다. [후한서]의 기록도 [삼국지]의 기록도 거의 동일하다. 다만 왕윤이 여포를 설득할 때 "화극을 던질 때 어찌 부자의 정이 있겠습니까?"라는 말이 덧붙여 있을 뿐이다.
    (/ p.435)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중국 상하이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옛 문헌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사람 이야기를 모아 현대적으로 해석해 대중에게 소개하는 문학자. 상하이 출생으로, 푸단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푸단대학교와 미국 오벌린(Oberlin)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금은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인문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에서 출간된 저서로는 [모던과 포스트모던 사이를 배회하며 - 이구범 교수 탐방기(徘徊在現代與後現代之間 - 李歐梵敎授探訪錄)], [혁명과 형식 - 모순 초기 소설의 현대성 전개(革命與形式 - 茅盾早期小說的現代性展開)], [혁명에서 공화로 - 청말에서 민국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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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중국 시문학과 고전문학에 관심이 많은 철학자. 문학 작품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허난(河南)성 출신으로,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생년월일 195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도설노자], [중국사상사], [중국문화답사기], [사서삼경], [위안텅페이 삼국지 강의], [한무제 평전], [덩샤오핑 평전], [마오쩌둥 평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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