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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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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유혜준
  • 출판사 : 동아
  • 발행 : 2013년 09월 17일
  • 쪽수 : 39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5110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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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민수련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신 부친의 유산인 한식당 ‘수련’.
    애증으로 남아있는 그곳을 어떡할까 고민하던 그녀에게
    그가 나타나 하나만의 선택을 종용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몇 없어요. 내게 ‘수련’을 팔든가, 나랑 함께하든가.”

    이해승

    존경하는 선생님의 부음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수련’.
    추억으로 기억되는 그곳을 직접 운영하려 한 그에게
    그녀가 나타나 사랑이란 감정을 일깨운다.
    “내가 할 거예요. 직접.”

    각각의 기억이 서린 그곳에
    이제 둘만의 새로운 추억이 쌓이고 있었다.

    목차

    프롤로그
    1. 늦봄
    2. 그대 내 마음에
    3. 수련(睡蓮)
    4. 오늘은 오려는가
    5. 향(香)
    6. 흔들리다
    7. 효우(曉雨)
    8. 가약(佳約)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누구세요?”
    주인처럼 앉아 있던 해승은 되레 수상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러는 댁은 누구실까?”
    기분이 상했는지 빤히 노려보는 수련을 향해 해승이 빙긋 웃었다. 이 시간에 칠홍의 작업실 앞에 젊은 여자라……. 칠홍은 수련의 외모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못생겨서 그런 거라 단정했다. 한데 못 생긴 것이 아니었다. 이름 그대로였다. 화려하게 눈길을 끄는 외모는 아니지만 수련마냥 청초했다.
    “여기 사장님 아는 사람입니다만.”
    작업실 앞 아빠의 의자에 당당하게 앉아 있으니 그건 당연한 소리였다. 수련이 원한 답은 왜 주인도 없는 집에 주인처럼 앉아 있냐는 것이었지만 아빠의 죽음을 모르고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쓸쓸하게 말했다.
    “아빠는…… 돌아가셨어요.”
    해승이 일어섰다.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해승은 그 굳이 할 필요 없는 일을 했다.
    “당신이 민수련?”
    수련은 해승이 관찰인지 탐색인지 모를 눈길로 그녀를 훑는 것이 못마땅했다.
    “아빠에게 할 말이 있었던 건가요? 무슨 말인지 전해드리지는 못하게 되었네요.”
    쌀쌀한 말투였지만 수련의 눈에는 부친을 잃은 슬픔이 가득했다.
    “꼭 해야 할 말이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용건이 있어서 칠홍을 찾아오고 만난 것이 아니었다. 그 전에 특별한 용건이 있었다면 한 번이라도 칠홍을 더 만났을 것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련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고 했다.
    “‘수련’은…….”
    수련은 반쯤 돌렸던 몸을 다시 돌렸다.
    “어떻게 할 건지 물어도 될까요?”
    진원은 다소 불안해 하기는 했지만 긍정적이었다. ‘수련’을 알고 있기도 했고 아주 다른 종목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아닌 것에 점수를 높게 주었다.
    “다음에 오셔도 그대로일 겁니다. 조금 변할 수는 있겠지만.”
    주방장이 말하는 단골 중의 한 명인가 싶어서 수련은 공손하게 대꾸했다.
    “위탁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오.”
    “그럼 팔 겁니까?”
    “그것도 아닌데요.”
    “설마 직접?”
    해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식당을 팔지는 않아도 식당을 운영할 사람을 찾을 줄 알았다. 수련이 ‘수련’에 애착이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칠홍은 수련이 ‘수련’에 제 발로 찾아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서운해 했었다.
    “그럴 겁니다만.”
    수련이 직접 운영을 하면 안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하는 해승의 태도가 왠지 기분이 나빴다.
    해승은 갑작스러운 칠홍의 죽음에 수련이 잠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약회사 연구원이라면서요.”
    수련은 아빠가 대체 어느 정도까지 딸에 대해 말했는지 알 수가 없어 살짝 미간을 좁혔다.
    “잘못 됐나요?”
    “병행을 하기에는 식당 운영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수련은 쓸데없는 오지랖에 기분이 상했지만 빙그레 웃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승은 피식 웃었다. 냉소적이라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던 칠홍의 말과는 다르게 제법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돌릴 줄 알았다.
    “그래서 병행을 하겠다는 뜻입니까?”
    “그건…….”
    “변할 수도 있다는 게 정확히 어떤 것이죠?”
    수련이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해승은 질문을 퍼부었다.
    “인테리어를 다시 할 건가요? 어떻게 할 거죠? 컨셉은 잡았습니까? 주방도 리모델링 할 생각인가요? 식기들도 다 바꾸고?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할 거죠?”
    수련은 해승 때문에 심기가 아주 많이 불편해졌다.
    “내가 왜 당신한테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죠?”
    해승은 그런 궁금증쯤이야 당장 해결해 주겠다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수련이 꼼짝 못할 말을 상큼하게 내뱉었다.
    “당신이 내게 갚아야 할 빚이 있거든.”
    갚아야 할 빚이라는 말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는 눈빛으로 해승을 쏘아보던 수련은 번뜩 그것이 아빠가 개인에게 졌다는 빚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빠의 연배쯤 되는 사람이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는데 수련의 또래처럼 보이는 젊은 사람이라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당신이에요? 아빠한테 돈을 빌려줬다는 사람이?”
    “이해승입니다.”
    해승의 의기양양한 미소에 수련은 갑자기 기가 꺾였다. 여전히 오지랖 넓은 질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채권자로서 돈을 어떻게 갚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여긴다면 이해 못할 것도 없었다.
    “언제까지 갚을 생각입니까?”
    “그게…… 당장은 힘들어요.”
    “그럼 언제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수련은 가능하면 빨리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가능한 빨리라는 기간을 확정해서 말할 수가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었다.
    “벌어서 갚을게요. 식당이 정상궤도에 올라가고 나면?”
    수련은 조심스럽게 말하며 채권자의 눈치를 보았다. 정상궤도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 어쨌든 식당이 어떻게든 돌아가야 빚의 일부라도 상환할 수 있었다.
    “내가 민수련씨의 뭘 믿고 그래야 하죠?”
    “아빠한테는 해 줬잖아요. 언제든 갚아도 된다고 했다고 들었어요.”
    해승은 팔짱을 겼다. 수련은 마치 얘는 되는데 왜 나는 안 되느냐고 떼쓰는 어린아이 같았다.
    “선생님은 선생님이니까요. 민수련 씨는 선생님이 아니잖습니까?”
    아빠의 딸이니까 믿어달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지만 그것이 억지라는 것을 누구보다 수련이 잘 알고 있었다.
    “나한테 파세요. 은행 대출도 내가 넘겨받고, 얼마간의 돈도 줄 의향이 있습니다.”
    “싫은데요.”
    당장에 갚을 수 없다는 것을 해승도 잘 알고 있는 듯해서 얼마간은 기다려주겠다든가, 어떤 조건을 제시할 줄 알았다. 대뜸 팔라는 말을 듣게 되니 왠지 아빠가 돌아가실 때까지 기다린 것인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요즘 부동산 경기 안 좋은 거 알죠? 식당하고 부지 다 팔기는 힘들어요. 유산 포기하면 공시지가로 은행에 넘어갈 테고, 나한테도 그건 손해니까.”
    “갚을 게요. 시간을 주세요.”
    해승은 수련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었다. 애착이 없어도 어쨌든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이고 어머니의 작품이니 당장에 쌩하니 팔아버리는 것도 자식 된 입장으로서 마음이 꺼려지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수련에게 ‘수련’은 짐 더미였다.
    “어떻게 갚겠다는 겁니까?”
    “식당 재개업해서요.”
    수련은 왜 같은 말을 자꾸 시키느냐는 눈빛으로 해승을 보았다. 해승의 눈에 수련이 많이 못 미더워 보여서 그런가 싶어 수련이 조그맣게 덧붙였다.
    “정 그러시면 일단 조금이라도 받으실래요?”
    “그러죠.”
    해승은 단박에 대답했다. 구체적인 사항을 물어보는 말에 식당을 운영해서 갚겠다는 소리나 반복하는 수련이 얼마나 대책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대체 얼마나 가지고 있기에 저런 소리를 지껄이는지 알고 싶었다.
    “네?”
    수련은 당황했다. 안 받겠다는 말을 살짝 기대했다. 하지만 채권자가 괜히 채권자가 아니기에 수련은 조금을 어느 정도로 정해야 하는지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받겠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줄 겁니까?”
    “그게,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예상금액도 모르고, 그것 외에도 이것저것 하다보면 들어가는 돈이 꽤 많을 것 같은데…….”
    수련은 주저리주저리 최대한 돈이 없다고 피력했다. 최대한 적은 금액으로 이 사람을 설득시켜야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삼천 만원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았다. 솔직히 천만 원을 주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얼마를 주겠다는 겁니까?”
    “오…… 오천?”
    빚이 오억이라니까 10%는 줘야 더 이상 팔라는 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결론이었다.
    “오천?”
    해승은 기가 막혔다. 대체 얼마나 가지고 있으면 오천만원을 준다는 소리가 나오는지. 칠홍의 경제관념을 수련이 고스란히 갖고 있는 듯했다.
    “돈 많나 봅니다. 오천이나 주겠다고 하고.”
    “없는데요.”
    수련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 인상을 썼다. 없으니 벌어서 갚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그런데 그런 소리가 술술 나옵니까?”
    해승은 수련이 한심하고 답답했다. 칠홍이 다른 누군가에 빚을 진 것이 있다면 당장에 먼지까지 탈탈 털리고 맨몸으로 쫓겨날 것 같았다.
    “자꾸 팔라고 하니까 그런 거잖아요!”
    수련은 해승의 태도가 몹시 거슬리고 짜증이 났다. 좋다든가 그것으로는 모자라다든가 딱 잘라 말하지 못하고 왜 비꼬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조금만 더 압박하면 곧 팔겠다는 말이 나오겠네요.”
    해승은 승자의 미소로 수련을 자극했다. 겨우 두어 번에 오천만원을 주겠다는 소리가 나왔으니 서너 번 더 팔라고 하면 ‘수련’을 포기할 것처럼 보였다.
    “안 판다니까요!”
    수련은 욱해서 소리쳤다.
    “당신한테 짐이 될 뿐입니다. 힘들어서 놓고 싶을 때는 늦어요. 그러니까 내가 인수한다고 할 때 손 떼요.”
    해승은 진심으로 걱정을 담아서 충고했다. 수련이 얼마동안 버틸지 알 수는 없지만 솔직히 해승은 수련이 손을 든 후에 ‘수련’을 인수해도 상관은 없었다. 상관은 없지만 이대로 물러나게 되면 칠홍에게 미안한 일이었다.
    “글쎄 짐이든 잠이든 안 팝니다.”
    수련과 해승은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승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장사에 뛰어들겠다는 수련의 무지함이, 수련은 채권자이지만 준다는 돈에 대한 말을 집어넣고는 다시금 팔지 않겠다는 식당을 팔라고 하는 해승의 오만함이 아주 별로였다.
    “저녁 먹어요!”
    ‘수련’쪽에서 들려오는 주방장의 부름을 해승과 수련은 무시했다. 두 사람은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저녁 먹으라고! 식으면 버려야 해!”
    주방장은 다시 더 큰 소리로 둘을 불렀다.
    “일단 먹읍시다.”
    음식을 버려야 한다는 말에 먼저 해승이 휴전을 청했다. 맛이 없어서 버릴 수는 있어도 맛을 보기도 전에 식어서 버리는 음식이 있게 할 수는 없었다.
    수련은 흥, 해승을 향해 콧방귀를 뀌고는 ‘수련’으로 척척 걸어갔다. 수련이 돈을 내고 음식을 시킨 손님도 아닌데, 식으면 데워야지 왜 버린다는 것인지 기가 막혔다. 당최 아빠는 식당을 어떤 식으로 운영했기에 주방장이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지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Yuhyej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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