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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대를 메고 산으로 간 거스 오비스턴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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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거대하고, 빠르고, 풍부하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서사시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낚시지!”
    30년의 시간을 거슬러 당신을 찾아온 특별한 아웃도어 낚시 소설


    [낚싯대를 메고 산으로 간 거스 오비스턴은 왜?]는 낚시밖에 모르던 스무 살의 외골수 청년 거스 오비스턴이 홀로 강 옆에서 살며 자연과 인생의 법칙을 깨닫는 과정을 매혹적으로 그리고 있는 유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청춘 이야기다.
    미국 오레곤 주 타마나위스 강가의 한 통나무 오두막. 그곳에서 밤낮없이 강물 속에 플라이 낚싯대를 드리우거나 플라이를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는 한 청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거스 오비스턴.
    얼마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이라곤 오레곤 주립교도소밖에 없는 허당이지만, 낚시계의 모차르트라 할 만큼 낚시에 대해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실력을 가졌다. 낚시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부모님의 유전적 영향인지 그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낚싯대를 능숙하게 다루고 월척을 건져내며 심지어 물고기의 생각을 읽을 줄 아는 낚시 천재다.
    이런 그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들의 이름을 '오비스턴'이라고 부르고 싶은 플라이 낚시 전도사 아빠와 이름은 자고로 심플해야 한다며 '거스'를 고집하는 미끼낚시 예찬론자 엄마의 지칠 줄 모르는 부부싸움이다.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하면서도 자신의 낚시 방법만이 최고라고 우기면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부모님의 지난한 갈등 속에서 피곤함과 우울함을 느끼는 거스에게 행복한 삶이란 이꼴저꼴 안 보고, 오직 낚시만 하는 것이다.
    결국 오랫동안 꿈꿔오던 독립을 선언한 후, 이 통나무집으로 거처를 옮겨온 참이다. 거스는 세상과 단절한 채 자신만의 공간에 머물면서 자는 시간 외에는 오직 낚시에만 열중하는 '이상적 스케줄'을 소화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던 삶 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에 기뻐하지만 하루 종일 안부조차 나눌 이 없는 외롭고 단절된 생활에 조금씩 지쳐가고, 이것이 정말 자신이 원한 것인지도 알 수가 없는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거스는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 사라진 낚시꾼 에이브의 시체를 발견하고, 철학하는 친구 타이터스와 첫눈에 반한 운명의 여인 에디를 만나면서 그의 마음에 거대한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주요 등장인물]
    거스 오비스턴의 낚시 가족과 친구들


    거스
    졸업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오레곤 주립 교도소밖에 없는 스무 살의 낚시 천재. 배운 적은 없지만 유아 때부터 낚싯대를 다뤘고, 물고기의 마음을 읽는 비상한 재주를 가졌다. 일반 상식은 약에 쓸래도 없는 무식왕. 좋아하는 것 : 낚시, 취미 : 낚시, 특기 : 낚시.

    H2O
    거스의 아빠. 플라이 낚시 예찬론자. 귀족스러운 말투, TPO에 맞춰 옷차림, 담배, 자동차를 바꾸는 허세 작렬의 아저씨지만, 아내 앞에서는 매일 스타일을 구긴다.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송어주의자들의 왕, 개울의 대주교’라는 오글거리는 별명으로 불린다.

    Ma
    거스의 엄마이자 오비스턴 가 지붕 밑의 대장. 미끼낚시를 즐기는 탓에, 남편인 플라이 낚시꾼 H2O와 천적 관계에 있다. 발달된 원초적인 본능으로 기러기 떼가 오는 시간, 고기를 낚는 낚시꾼의 차례, 도둑 방귀의 주인공을 귀신같이 알아내는 재주가 있다.

    빌 밥
    거스의 괴짜 남동생. 일찍이 성경책을 찢어 수표책으로 쓸 만큼 경제 관념이 투철했다. 오비스턴 일가의 돌연변이로, 물에 관련한 거라면 질색한다. 뭐든 짬뽕하는 걸 좋아해서, 음악을 들으며 TV를 보고 만화책을 읽고 음식을 먹는 멀티 태스킹의 고수다.

    에디
    거스의 영원한 세이렌. 폭스바겐 버스를 몰고 다니는 플라이 낚시계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옷차림으로 낚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밀당의 기술로 거스의 애를 태운다.

    타이터스
    거스의 철학자 친구. 낚시라면 사족을 못 쓰지만 플라이를 던지면 낚싯바늘이 자기 귓불에 꽂히는 낚시 젬병. 거스에게 낚시를 배우는 조건으로, 거스를 철학의 세계로 이끈다. 숙취 해소에는 홍차 섭취가 최고라 믿고 있다.

    데카르트
    타이터스의 애견. 현재 인간성을 회복 중이다. 평소 흔들의자에 앉아 사색을 즐기며 크림을 듬뿍 넣은 홍차를 좋아한다. 고양이 똥을 간식으로 먹는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

    출간 20주년 기념 결정판, 아마존 e-book 베스트셀러 종합 1위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통한 소년의 성장

    소설이라는 문학 양식이 생겨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되풀이해온 소재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소년 혹은 청년이 진짜 어른이 되는 성장의 모티프다.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부터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나아가 얼마 전 영화로도 제작되어 대히트한 김려령의 [완득이]에 이르기까지 성장소설이라 불리는 이 서사의 틀은 여러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이야기로 변주되어왔고, 언제나 대중의 큰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
    [거스 오비스턴은 왜?] 역시 이러한 성장소설과 맥을 같이한다. 아마존 e-book 부문 베스트셀러 종합 1위출간 20주년을 맞이해 기념 판본까지 출간되면서, 지금껏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온 성장소설의 스테디셀러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주인공 거스는 여타 작품의 소년들처럼 혼자만의 낚시를 떠나서, 익사한 낚시꾼의 시체를 건지기도 하고, 운명의 여인과 정신적으로 성숙한 친구를 만나는 일종의 모험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며 한차례 자신의 껍질을 벗는다.
    여기서 거스의 정신적 성숙을 돕는 매개가 바로 강가에서의 낚시다. 이것은 [거스 오비스턴은 왜?]가 여타의 작품과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 지점이다. 언제나 자신의 낚시 방법만이 옳다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말다툼을 벌이는 부모님에게 넌덜머리를 내고 독립을 선언한 거스는 반항기와 우울을 낚시로 다스린다. 거스가 겪는 고통의 원인도 화해의 실마리도 결국 낚시다.

    현재까지도 유효한 지구 환경에 대한 희망과 우려의 목소리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거스의 세상이 가족에서 대자연으로 확대되면서, 거스가 자연과의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는 데서 한 차원의 정신적 성숙을 도모한다는 사실이다. 물고기를 낚는 것에만 몰두하는 데서 벗어나 그들의 안부와 보금자리를 걱정한다. 또한 가는 낚싯줄 하나에 의지해 거대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강과 교감을 나눈다.
    여기에는 작가 데이비드 제임스 덩컨의 생각과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출간 20주년을 맞이해 기념판본을 내며 새롭게 첨부한 에필로그에서도 작품 의도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데, 산업의 발전과 생산 구조의 변화로 인한 산림의 훼손, 강과 하천의 오염, 양식 어존의 유전자 변형 등이 공공연해지는 지구의 환경에 대한 경고이다. 환경 관련 논픽션 서적만 고집해온 미국의 미영리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 북스가 완고한 출간 방향을 바꾼 것도 바로 이런 작가의 확고한 의지와 성찰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오염과 생태 파괴로 지구의 모든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인간과 자연의 타협과 공존을 모색하고, 그 희망과 우려를 진실되게 담아낸 작가의 목소리가 3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대자연과 호흡하는 힐링 아웃도어 소설

    21세기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굉장히 낯선 풍경들-미국 서부 오레곤 주 타마나위스 강 계곡 위에 자리한 통나무집, 우리나라의 산과 전혀 다른 장대한 자연 풍광, 이름도 생경한 플라이 낚시 장구들의 시시콜콜한 묘사, 디테일한 낚시 과정-은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봄직한 것들이라 우리 눈앞에 선하게 펼쳐진다. 마치 백패커가 되어 거스와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소설은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 건물 숲 사이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색다른 힐링을 경험하게 한다. 그것은 우리 유년 시절의 고민과 추억을 발견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우리가 거스의 고군분투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추천사

    레이먼드 카버가 경탄한 유머와 철학적 사유, 그리고 완벽한 스토리

    거대하고, 빠르고, 풍부하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서사시
    - 퍼블리셔스 위클리

    '캐치-22',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의 반열에 드는 작품
    - 휴스턴 포스트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선 한 낚시 천재의 특별한 성인식
    - 시카고 일리노이

    삶에 대한 지혜와 자연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책. 무엇보다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다
    - 에스콰이어

    낚시를 이해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본질을 보여주는 책
    - 오레곤 매거진

    소설의 규칙을 넘어서는 강력한 힘을 지닌 소설. 유년 시절의 믿음을 일깨우는 책이다
    - 아놀드 에드윈 (시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TOP 10에 든다. 책을 읽고 나면 당신도 그렇게 될 것이다
    - 알래스카 (아마존 독자)

    낚시, 환경, 철학, 혹은 글쓰기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 Z. 블룸 (아마존 독자)

    본문중에서

    낚시꾼들은 영혼의 모색을 시작하라고 설득하기가 가장 쉬운 사람들일 거요. 낚시야말로 ‘붙잡을 수 없는 걸 추적하는 것’이기 때문이요.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물고기가 당신 같은 낚시꾼들에게는 수백 가지의 은근한 신호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소. 물고기를 찾을 때는 그렇게 현명하고 참을성 있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멍청하고 성급하게 영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판단해 버리는 거요?”

    낚시 신동이라는 사실 덕분에, 세계에 대한 내 일반적 지식은 비정상적으로 빈 데도 많고 허술하다. 학교에서는 기억상실증을 앓거나 학습 지진아가 아니면 힘든 수준의 무식을 드러내는 바람에 동급생과 선생님을 경악하게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나도 미키 마우스, 베트남, 리처드 닉슨과 뉴욕 양키스 정도는 들어봤다. 그러나 조금 더 난이도가 높은 이름들, 그러니까 호스 카트라이트와 윌버 라이트, 정치적 권리와 뉴레프트, 파크 플레이스와 <페이튼 플레이스> 아니면 월스트리트, 월도프 호텔이라든가 만리장성 같은 인명이나 지명은 내 귀에 산스크리트어처럼 들렸다. 내 유일한 관심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이런 이름들은 비오리 몸에서 물 떨어지듯 내 두뇌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동생은 생각날 때마다 이런 대중적 지식을 내게 가르쳐주려고 애썼지만, 여전히 나는 너무 무식한 나머지 그리 달갑지 않은 온갖 심리적·사회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은 고등학교 졸업반 때는 ‘무식왕’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확실히 누구에게나 무식은 무한한 다차원의 암흑이다. 그러나 똑같은 신문을 읽고 똑같은 광고를 보고 똑같은 라디오와 TV 주파수를 빨아들이는 교외 내지 도시 거주 미국인들은 자기네끼리 일정한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기대한다. 나 역시 그런 교외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상식들을 공유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광적인 낚시꾼 기질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이런 비딱한 성질을 전혀 문제 삼지 않으셨다. 심지어 5학년 때 낙제를 했는데도. 나는 우리 집안에서 유일하게 인정받는 지능검사를 통과했던 것이다. 부모님 못지않은 능숙한 솜씨로 낚시를 했으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에이브로군요.” 나는 강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얼굴에게 속삭였다. “이거 하나는 장담하죠, 에이브, 부인이 화가 나서 돌아버릴 거예요. 농담 아니에요. 어차피 아저씨가 낚시 가는 걸 좋아했을 리가 없으니까. 집에 남아서 잔디라도 깎았어야 하는 거라고요, 에이브. 이번엔 다 자초한 일이에요. 농담이 아니라니까. 이번에는 대충 변명으로 때울 수도 없을 거라고요.” 나는 겁에 질린 그 목소리를 생각했고, 손가락의 반지, 나와 같은 셔츠를 떠올렸다. 자식이나 손자들한테 받은 선물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좋아요, 에이브. 이제 진정하고. 꾀를 부릴 게 아니라, 이튼의 부두로 같이 갑시다.”
    나는 혐오감을 꾹 참으며 그의 방수복 끈에 밧줄을 걸되 최대한 시체에 손을 대지 않으려 애썼다.

    통나무집으로 돌아온 나는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외로운 강가의 외딴 건물을 등지고 떠났다가, 동네 사람들이 “낚시꾼 거스”라고 부르는 사람의 집으로 돌아왔다. 어니와 엠마의 집에서 조금만 더 가면 있고, 양초 제작자의 집이나 크로대드 벤슨, 이튼의 부두, ‘안개 여인숙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 그리고 이 계곡과 마을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계곡과 마을로 바꾸어놓은 그 많은 사람들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집이었다. 나는 ‘강에서 그 시체를 구했’고 그 시체는 바로 나였다.

    그리하여 나는 진정 고독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건 날것의 소재였다. 경이롭고 말랑말랑하고 사람이나 세계나 물보다 더 오래된 것이었다. 그리고 고독은 무자비했다. 고독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혼자서 빚어내는 바로 그 모습이 되도록 내버려두기 때문이다. 그토록 무시무시한 자유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아니면 나무껍질 같은 둔감함이 필요했다. 그러나 내게는 둘 다 없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함께 할 사람을 갈망해도 좋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부끄러움 없이 내 그림자보다 더 실체적인 누군가를 심장으로 갈망하도록 허했다. 여왕처럼 꼭꼭 숨어 있지 않은 누군가, 농담과 정크 푸드를 기꺼이 함께 나눌 누군가를. 그런데 우리 집 뒷문에 미처 닿기도 전에 속삭임 소리가 들려왔다. 통나무집 주위를 살펴보니 ‘콜라와 도넛’ 낙농장의 아이들이 여섯 개의 한심한 낚싯대와 여섯 개의 녹슨 릴과 새둥지처럼 얽힌 썩은 낚싯줄과 팝콘이 든 갈색 봉지와 탄산음료 몇 병을 들고 낚시라는 유서 깊은 기예를 처음 배울 준비를 하고 와 있었다.

    휘파람을 불고 웅얼거리며, 무뚝뚝하고 허풍 센 낚시꾼답게 사람 좋아 보이려고 이를 악물고. 쾌활하게 첫인사를 건넬 준비를 하고 있다가 나는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게 되었다. 에그머니나 사람 살려, 이렇게 이쁠 수가! 나는 꺽꺽거리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런 씨발!”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는 일이 왕왕 있지만,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할 때는 진짜로 자기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별로 할 얘기가 없다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는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비유를 할 수는 있다. 사랑은 여러 가지 이런저런 것들과 같다고. 한 가지 들어보자면 사랑은 송어가 뛰노는 물살 같다. 댐으로 송어의 물살을 잡으려 하면 호수를 얻게 된다. 양동이로 물살을 잡으려 하면 양동이 물을 얻게 된다. 물을 현미경 아래 놓으면 꿈틀거리는 부정형 미생물들을 얻게 된다. 송어가 사는 냇물은 양쪽 강둑 사이로, 제 나름의 속도로, 제 나름의 달디 단 방식으로 흘러갈 때만 송어가 사는 물살이 될 수 있다.
    사랑은 또한 옻나무와도 같다. 한 번도 옻이 올라보지 않은 사람한테 그 가려움증을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한 번도 옻이 올라보지 않은 사람한테 사랑을 설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건 농담이다! 내가 막 하려던 말은 뭐냐 하면 사랑은 정말로 옻나무 같다는 것이다. 전염성이 정말 강하다. 긁으면 악화된다. 다른 사람을 만지면 그 사람들도 걸린다. 사랑이 아닌 것은 보통 물고기다. 사랑이 물고기라면 자살 충동이 강할 테니까. 낚시에 걸리고 싶어 할 테니까.
    내가 처음 사랑에 옮은 데가 어딘지 모르겠다. 아마 평생 병원을 지니고 있었는데 몰랐던 것 같다. 어쩌면 사랑의 옻 위로 차가운 송어 물살이 졸졸 흘러 가려움증을 얼러주고 감각을 무디게 해주고 최면을 걸어 아예 느끼지도 못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모두 그 병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있지만 대부분의 모두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자기는 사랑에 걸리지도 않았고 걸리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뒤지게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걸릴지 모르는 일이고, 또 어차피 가려워서 긁기 시작할 때까지, 그리고 긁어서 부스럼이 생겨 더 가려워지고, 더 가려워질수록 그게 더 좋아져 결국 속속들이 환자가 되어 앉아서 밖에 나가 낚시를 할 수도 있는 시간에 앉아서 이따위 한심한 글 나부랭이나 써 자빠지게 되기 전까지는 자기도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무서운 거란 말이다, 이 사랑이란! 자기 자신을 스스로에게 위험한 존재로 만들 수도 있다. 사람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이상한 일들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징집 통지서에다 했던 짓처럼 말이다.

    해마다 어김없이 모든 생명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광경을 지켜보다 보면 나 역시 나타났다가 사라질 것이고 또 다시 나타날 거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허블 망원경 사진에 찍힌, 지름이 수경 마일에 달하는 수소 구름이 별들을 낳고, 노쇠한 별들이 폭발했다 식어서 행성이 되고, 제 몸을 1초에 4백만 톤씩 잡아먹어가면서 지구를 살리는 태양이며, 증발해 구름을 만드는 바다와 녹아 강물을 만드는 눈(雪), 그 강물이 흘러 흘러 식물지와 동물지를 만들고, 그렇게 창조된 하루살이들이 송어들을 만들며, 그 송어들은 플라이 낚시꾼들의 몸뿐 아니라 영혼의 양식이 되어준다. 그러면 우리는 단순한 ‘먹이 사슬’이 아니라 우주를 구성하는 촘촘하게 짜인 희생의 직조를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플라이 로드가 내 여정의 나침반이 되었다. 이 물건은 물론 정신적인 목발이지만 또한 정신적 연장이기도 하다. 낚시꾼에게는 마법사의 지팡이나 기사의 장검, 탁발승의 보시기, 외과 의사의 메스나 다름없는 것이다. 플라이 로드는 정말로, 말 그대로 메스이기도 하다. 은닉하는 강의 능력을 깊숙이 갈라, 달리 드러나지 않았을 진실들을 폭로하기 때문이다. 캐스트가 입질로 답을 얻을 때마다 믿음을 키워준다. 사랑, 공감, 문학과 기도만큼이나 확실하게, 사람의 존재를 확장시켜준다. 플라이 로드가 없이 강가에 서면 나는 관광객이 된다. 똑같은 강에서 손에 낚싯대를 쥐면, 희한하게도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 송어가 잡히는 철이면, 무자비한 돌덩어리들 위에 무릎을 꿇고, 몇 시간이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버틸 수 있다.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 반사광을 노려보고 무더위나 추위도 견뎌내며, 곰, 소, 새끼가 달린 물소나 나보다 거친 시골 사람들한테 쫓기는 일이 있다 해도 여전히 감사한 마음으로 후다닥 돌아와 낚시를 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의 Why는 나도 이해가 안 된다. 이해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그저 방수복을 걸치고서, 지독하게 펄떡거리고 철썩거리고 욕설을 퍼붓고 캐스트를 하고 땅에 발을 딱 붙이고 선 나머지 영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영성을 통해 하나로 녹아든다. 그러면 저절로 영혼이 양식을 얻는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데이비드 제임스 덩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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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섯 살에 토마스 만의 [부덴부르크 가의 사람들]을 읽고 소설과 사랑에 빠졌다. 스무 살 무렵 인도 여행길에 올랐고, 이 시기에 만난 히피들의 라이프스타일, 구도적인 동양 철학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낮에는 배달기사, 농부, 페인트공, 정원사, 공장 잡역부, 야구 심판, 경비원, 별장지기, 바텐더, 트럭 운전사, 도배장이 등 수많은 직업을 경험하고, 밤이면 카페인을 과다 복용하며 소설을 썼다. 당시 썼던 단편소설 중 한 편이 그에게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의 명성을 가져다 준 [낚싯대를 메고 산으로 간 거스 오비스턴은 왜?(원제 - The River Why)]의 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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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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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미 비포 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M 트레인] [시녀 이야기] [불타는 세계] [수전 손택의 말] 등이 있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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