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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혹부리 : 420년 만에 돌아온 포로 소년, 홍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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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운해雲海! 아버지는 내가 저 구름처럼 바다를 건너 멀리멀리 갈 걸 알고 이름을 이렇게 지으셨을까? 아니면 이름을 운해라 지어서 지금 내가 이 낯선 바다를 건너가는 걸까? 그러나 언젠가는 이 바다를 건너서 다시 조선으로 돌아갈 것이다. 저 구름처럼.'

    2010년 11월, 그의 혹부리체 글씨와 유품, 그리고 일본의 후손들과 함께 홍운해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2008년 일본 나고야 박물관에서 [홍호연 참다, 잊지 않고]라는 전시회를 통해 홍호연이 세상에 공개됐다. 전시된 자료는 홍호연과 그 후손들의 유품 88점이었다. 홍호연이라는 한 인물을 통해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포로들의 실상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였다.
    조선의 홍운해는 왜 일본에서 호연으로 불렸는가?
    붙잡혔을 때 붓을 들고 있었고, 그 붓으로 바위에 자기 상황을 알리는 내용의 시를 쓰고 끌려갔다는 정황으로 보아, 그 정도의 실력이면 어린시절 학당에서도 스승에게 칭찬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아마 그의 스승은 이렇게 칭찬했을 것이다.
    "운해의 글씨에는 아이답지 않게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넘치는구나."
    그때부터 동무들은 운해의 글씨를 '호연체'라 하고, 운해의 별명을 호연이라 불렀다. 운해 자신도 그것을 무척 좋아했을 것이다. 일본에 끌려가던 당시 어린 마음에 운해라고 한다면 혹시 부모에게 해가 될까 싶어 별명을 말했을 수도 있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소년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살아남기 위해 글씨를 쓰고 사무라이의 옷을 입어야 했던 그의 처절한 꿈은? 그가 그토록 간절히 꿈꾸던 단 하나의 희망! 그것은 오직 하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소년은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혹부리체의 글씨로 승화시켰으며, 지금도 일본의 신사나 절의 현판에 남아서 한 조선 서생의 가슴 아픈 꿈을 말해 주고 있다.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홍호연의 인내와 끈기는 큰 결실이 되어 그를 자신의 조국 대한민국 땅으로 돌아오게 했다. 420년 동안 일본 땅에서 방황하던 홍호연은 그의 혹부리체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은 국립 진주 박물관에서 편안히 쉬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다. 아직도 망언과 역사 왜곡으로 과거를 부정하는 이웃 나라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우리 역사의 진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내 이름은 혹부리]가 역사의 산증인이 되길 희망한다.

    목차

    머리말

    1. 검은 그림자
    2. 선비의 땅 산음
    3. 아실
    4. 구름이 되어 바다를 건너
    5. 나는 조선의 선비다
    6. 내 이름은 혹부리
    7. 아득한 고향
    8. 참는 것은 마음의 보배

    본문중에서

    1. 검은 그림자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앞장섰던 검은 일당 중 하나가 칼을 높이 쳐들며 말을 멈추었다.
    "어느 쪽이냐?"
    뒤따라 온 대장의 길게 찢어진 눈이 번득였다.
    "저어기, 저 산 아래입니다."
    그때 또다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멍멍 멍멍멍......."
    개는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적장의 얇은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저것들이 모두 저 산속에 숨어 있었구나!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몰살하고 오라!"
    명령이 떨어지자 검은 그림자들이 말을 달렸다. 말은 바람소리를 내며 쇠묏등[牛山]으로 내달렸다. 하나같이 검은 옷을 입고 모자와 옷에 요란한 장식까지 달고 있는 일당은 죽음의 그림자처럼 산을 덮쳤다.
    잠시 후 쇠묏등에서 포를 쏘는 소리, 화약 냄새와 검은 연기가 바람에 실려서 산 아래까지 왔다. 적장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스쳤다.
    적장의 이름은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과도직무) 1536~1618]였다.

    지난해(1592년 11월)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당한 패배를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풍신수길) 1536~1598]는 잊지 못했다. 일본日本은 육지에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신무기 조총을 앞세우고 가는 곳마다 승전했다. 20여일 만에 한양漢陽을 점령할 만큼 적의 세력은 우세했다. 그러나 오직 한 곳, 히데요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준 곳이 있었다. 2만의 일본군이 고작 3천8백 명의 조선군朝鮮軍에게 패하고 말았던 곳, 그곳은 진주성이었다.
    일본은 산처럼 높다 해서 산대라는 무기까지 동원해 진주성晉州城을 내려다보면서 공략했지만 절반 이상의 군사를 잃고 6일 만에 물러서고 말았다. 진주 목사(牧使: 조선 시대에, 관찰사의 밑에서 지방의 목牧을 다스리던 정3품 외직 문관으로, 병권(兵權)도 함께 가졌다.) 김시민(金時敏 1554~1592)과 군관민이 한마음이 되어 진주성을 지켜냈던 것이다.
    이듬해 1593년 6월 일본군은 다시 진주성으로 쳐들어왔다.
    히데요시는 '새장처럼 작은 진주성을 공략해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죽이고 진주목사의 목을 베어오라'고 명령했다.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등청정) 1562~1611]를 대장으로 한 1번 대에서 5번 대까지 9만3천 명의 대병력을 동원해서 지난해의 패배를 복수하러 왔던 것이다.
    적의 공략은 치밀했다. 지난해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의병들의 방해로 성의 공략이 어려웠던 점을 알고 미리 구원군의 접근을 막았다. 진주성 부근의 고을부터 초토화시키면서 점점 진주성을 에워쌌다. 사방이 적들로 포위된 진주성은 외로운 섬처럼 떠 있었다. 진주성을 지키던 황진, 김천일, 최경회, 고종후 등 여러 의병장들과 군관민 7만은 죽음으로 성을 지켜냈지만 결국 7일 만에 함락되고 말았다. 일본이 만든 최초의 성 공격 무기인 귀갑차를 대적할 무기가 조선에는 아직 없었다.
    백성들은 적의 손에 죽느니 차라리 남강에 뛰어드는 편을 택했다. 푸른 남강은 순식간에 백성들의 시체로 메워졌다. 진주성은 파헤쳐져 평지가 되었고, 살아 있는 것이라곤 개미새끼 한 마리도 없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경남 통영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마산교육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바람골 우체부]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수필 [항아리 소묘]가 당선되었습니다. 경남아동문학상, 남명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창작동화집 [발가락이 달린 해님] 외, 인물전 [할아버지 손은 약손] 외, 역사동화 [내 이름은 혹부리] 외 다수가 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교 교사를 퇴직하고 글쓰기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생년월일 -
    출생지 인천광역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바다가 보이는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1980년대 초반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동아일보, 평화신문, 한겨레21의 시사 일러스트와 그동안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아기용 미르][내 마음 속의 십자가][노희성의 일러스트레이션 교실][아홉 살 인생][선물][보금이][대한민국 기업인 정주영][내 친구 이크발][우리 바다 서해 이야기][세계 역사를 바꾼 지도자 윈스턴 처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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