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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러기』는 유재원 시인의 9번째 시집으로 시 제목을 한 글자, 두 글자, 세 글자, 네 글자, 다섯 글자 순으로 순차적으로 배열하였다. 숙련된 시어의 능숙한 활용과 물 흐르듯 거침없이 이어가는 시 작법, 내용에 있어서 정신적 깊이와 함축적 상징성을 담은 시 작품을 모았다.

중견시인 유재원의
신간 詩集 [부스러기] 출간!

한국적 문학사조 생성을 위한 질료!
유재원 시인의 9번째 시집 [부스러기]!!
한국문단과 한국적 문예사조의 형성과 흐름에
과감한 질문을 던지다!!!

*별 시인 유재원
유재원 시인의 별명은 "별"이다. 까닭은, 유시인의 문학관, 그의 문학적 주제로 삼는 대상에 있어서, 유난스럽게 "별"이 많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이거나 혜성이거나 행성이거나 모~두 하늘에 떠 있는 "별"이다. 유시인의 별명이 또 하나 있다. "침묵시인"이다. 공개석상에서 도대체 말을 안 한다. 행사장이거나 시낭송회거나 자기 소개를 해야 할 때까지도 침묵하고 만다. 말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말 할 가치가 없다는 뜻일까.
유시인은 시집 [부스러기]를 내기 전까지 8번의 시집을 출판한 경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의욕적인 창작활동을 한 반증으로 충분할 터인데도 의외로 문단에서 그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왜일까? 곰살궂지 못하고, 활동력이 부족해서? 원로급 선배가 이끌어주고, 동료 그리고 후배들이 받쳐주는 정감(?) 넘치는 문단활동이 부족해서? 맞는 말 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유시인의 말을 들어보자. "시인은, 문화예술인은 '작품'으로 말을 한다"고 신봉한다. 작품은 수준미달이면서도 "말을(말만) 잘하는 문학인과 무늬만 시인인척 하는 사람들"을 그는 혐오한다. 그러한 그가 9번째 시집 [부스러기]를 문단에 상재하면서 한 마디 던진다. "모두 보고 놀랄거야"다.

*초인超人의 시선과 각도
책명부터 조금 이상(?)스럽더니, [부스러기]의 편집 스타일도 재미있다. 시집은 출판할 때 콘텐츠 구성부터 이미지 작업을 하게되는데~ 편집 기준이 시 제목의 글자 수에 뒀다. 한 글자 제목, 두 글자 제목, 세 글자 제목, 네 글자 제목, 다섯 글자 제목으로 배열을 했다. 이 정도 갖고 놀랄까? 그런데, 평설을 써달라며 그가 넘겨 준 원고를 본 후 정말! 놀라고 만다.
유시인의 시선의 각도가 심각하게 변태적이다. 인간의 땅에 살면서 신의 시각으로 내려다 본다? 그렇다면, 그는 鳥類 아니면 神이어야만 한다. 지금 유시인의 시선의 각도가 꼭 그렇다. 그는 서구중심의 문예사조를 거부한다. "왜, 토종 한국적 문화철학이 구석구석에 연연히 흘러내리고 엄연히 살아있는데도 서구중심적 사고방식을 고집하나?" 이다. 그가 한국문단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원인과 이유와 까닭'이 혹시 이러한 그의 생각 때문였을까?
아열대 기후가 악명을 떨치고 있는 2013년 8월, 대한민국 상공에 갑자기 '서늘하고 새로운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다. 참고로 필자를 만났을 때만은 유시인이 변신(?)한다. 논리적이고, 조리 넘치게 재치까지 곁들여 농담도 잘한다. 따라서, 평소 그의 입을 막은 것은 외부요인이 맞다.끝.

평설 중에서
지구 행성에 살게 된 인간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고민하기 시작하더니, 신의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이후 스스로 역사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이후부터, 이 영역이 본래 신의 영역이었던 것을 망각했다. 신의 영토를 침범했다는 사실까지도 망실한 자만심은 창조자가 홀로 느껴야만 했던 절망과 고뇌를 (서둘러서)신 대신 짊어지기 시작했다. 유재원 시인의 시선(視線)의 각도가 지금 그렇다. 인간의 시선을 초월한 초인(超人)의 시선 혹은 신의 눈빛 혹은 조류의 감각이라는 말이다. 아님 선조(조상)의 영령일지도 모른다.
- 권녕하 (시인, 문화평론가)평설중에서

별 100편을 쓴 이후 7년만이라고 했다. 별과의 사랑하기를 멈춘 것일까? 9번째 시집[부스러기]를 내놓았다. 첫 번째부터 줄곧 별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별과의 대화중에 남았던 부스러기와 모든 생활상의 부스러기들이 모이고 시의 부스러기까지 모아보니 또 한 권의 시집으로 엮을 수 있었던 이유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를 향한 사랑이다.
부스러기는 모두 5부로 나뉘어 있다.
늘 마지막 시집을 엮는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는 시인의 각오처럼 별 100의 시집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이다. 목차에서부터 앗차, 뒤통수를 맞은 듯 새롭다.
- 추천의 글

자서ⅲ

Ⅰ
불
밤
혼
빛
뜸
뱀
접
손
벽
박
관
꿈
술
비
창
물
말
달
연
한

Ⅱ
낮달
봄비
수렁
동거
나비
흉터
자유
그믐
비늘
파편
바람
몸살
눈꽃
태풍
흔적
시궁
인연
질투
고삐
헛간
오빠
참꽃
그대
고독
빨래
목화
계단
홍수

Ⅲ
문고리
백목련
거미집
벽시계
대합실
나팔꽃
바다새
지하철
달팽이
갱년기
부레별
바위섬
황혼녀
꽃무늬
판잣집
열녀문
찔레꽃
별똥별
전봇대
소쩍새
푹한날
화장실

Ⅳ
얼음연가
문이없다
가슴앓이
순리대로
부고문자
난을보며
북을치다
달빛주점
사금파리
낯선골목
어둠의강
장미와신
가을여자
사랑의힘
탱자나무
한강철교
부스러기
그놈소변
그년소변
남국에서
행복한날
두꺼비집
잎이울다

Ⅴ
1
2
3
4
5
6
7
8
9

서평
권녕하(시인_문화평론가)

디를 다녀온 발걸음이었을까
초라한 굴피지붕 같은 외진행성에서
쉬지 않고 풀무질하는 여행을 시작했다
바람 붙은 등허리가 파도같이 시려오면
별빛을 속절없이 기다려 낯선 꿈꾸었다
홍동지였던 마음이 죄다 쳐나가고
꽃잎을 여의는 죽음이 깃든 둥지
어둠의 시를 대하면서
가슴에 어떤 세간을 들여놓아야 할지
혼자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어
무정이 무언지를 별밭에서 찾았다
상처의 슬픔을 짙게 밟은 추억으로
더욱 처절하게 순종했던 흔적
날마다 그물에 걸린 잔말들을 추려내어
꽃 잠든 날의 감성을 더듬어보았다
(/ 저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