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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천줄읽기

원제 : Бес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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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 중 가장 정치적이고 가장 사상적이며 가장 묵시론적인, 그래서 가장 어렵다고 평하는 작품. 개인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무신론, 물질 만능주의… 작가의 눈에는 이 모든 서구사상이야말로 러시아를 병들게 하는 악령이었다. 가장 중요한 10%의 장면, 그리고 작품 속의 거대 사상과 정치적 담론, 종교 상징을 상세히 풀이하는 주석과 해설이 당신을 거장의 세계로 이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4대 장편 중 [죄와 벌], [백치]를 잇는 세 번째 작품 [악령]은 작가 작품의 전반적인 특징과 더불어 정치적 사상가이자 묵시록적 예언가로서의 도스토옙스키의 면모가 상당히 부각되는 작품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인물들을 사상의 담지자(ideolog)라고 칭한 바흐친의 이론을 이만큼이나 잘 증명해 주는 작품도 드물 만큼 작품 속의 주요 인물들은 각자 하나의 거대 이데올로기를 대표한다. [악령]은 도스토옙스키를 평생 동안 괴롭혀 왔던 거대 사상들의 각축장이다.
도스토옙스키는 네차예프 사건의 커다란 플롯에서부터 살인 당시의 배경과 작은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악령]으로 가져온다. 이렇게만 작품 [악령]을 본다면 그것은 실재했던 사건의 소설화 또는 정치적인 팸플릿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악령]은 표면적으로는 당대의 정치 이념적인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고 또 정치적 사상적 이슈를 다루는 내용이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문화 예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담론이라기보다는 정치 팸플릿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이런 정치적 팸플릿에 탁월한 심리 묘사와 종교적인 색채를 더해 담론을 예술적으로, 또 성경적이고 묵시론적으로 이끌어 간다.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은 살인과 폭력이 주요 사건으로 등장한다. [죄와 벌]에는 전당포 노파와 백치 같은 그녀의 이복동생이, [백치]에는 완벽한 아름다움의 소유자 나스타샤 필리포브나가, 마지막 장편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아버지 카라마조프가 살해된다. 그러나 [악령]의 세계에는 나머지 세 작품을 다 합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죽음이 등장한다. 스타브로긴, 샤토프, 키릴로프 등 주요한 사상의 담지자들뿐만이 아니라, 레뱌트킨, 그의 절름발이 백치 여동생 마리야 레뱌트키나, 그들의 하녀, 또 아름다운 리자베타의 죽음이 등장한다. 죽음의 퍼레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마리야 샤토바와 그녀가 갓 나은 사내아이, 유형수 페디카와 그가 죽인 사람들, 심지어 키릴로프의 옆방에 살던 노파나 며느리 등 부수적인 인물들도 모두 죽는다. 육체가 썩는 냄새. 정신과 영혼이 썩어 문드러져 가는 냄새. 인간이 인간임을 포기하고 질퍽질퍽 내려앉은 끝에 내뿜는 메스꺼운 냄새가 난다. [악령]에는 운명의 뮤즈이자 일상을 돌보며 라스콜리니코프를 부활로 이끈 정신적인 길잡이 소냐라는 존재도, 전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정신적 아름다움의 체현인 미시킨 공작도, 12인의 어린 사도를 데리고 세상에 빛을 가져다줄 알료샤 카라마조프도 없다. 결국 음모, 살인, 자살, 방화가 가득한 이 [악령]의 세계는 피비린내로 범벅이 된다. 비극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불행 덕택에 미화되나 [악령]에서의 비극은 승화를 위한 깊이를 결여한다. 작품 전반에 걸쳐 소위 혁명적이라는 모든 인물들은 희화되며, 매섭게 몰아붙이지도 않고 그럴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되는 듯 시종일관 조롱조로 그려진다. 그들의 음모도 죽음도, 모두 깊이를 결여한다. 그들은 그저 악령에 씐 돼지 떼처럼 죽는다. 작중 어느 인물도 이 세계를 구원해 낼 힘이 없다. 지옥은 딴 곳이 아니라 신이 없는 바로 이 세상임을 보여 준다.
종교를 얘기할 때, 도스토옙스키의 문제는 신의 존재 유무가 아니다. 그보다는 신이 존재함으로써 인간에게 일어나는 문제다. 인간과 신의 문제다. 또 악과 무죄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인류 보편적 고통을 종교적으로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가난한 이의 피를 빨아먹는 이[?] 같은 전당포 노파를 죽여 그 돈으로 다른 수천의 사람을 돕는 것을 과연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 라스콜리니코프, 죄 없는 아이들의 고통과 자유 의지와 신의 뜻에 관한 문제로 고뇌하는 이반, 역시 모두 도스토옙스키 자신의 지적이고 논쟁하는 자아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한 그의 종교 철학적 해결은 단순하다. 심판하지 말라, 책하지 말라를 전제로 한 살아 숨 쉬는 인간에 대한 능동적인 사랑이다. 개인성의 존재론적 인성은 신과 얼마나 가까워지는가, 신과의 거리 줄이기가 관건이며, 신과의 연결이 끊어진 인간, 신과 멀어진 인간은 그의 오만으로 인해 고독해지고, 죄를 범하게 되고, 그 죄로 인해 타인을 파괴하고 자신도 자멸한다는 진리를 전한다. 서구의 과학적 합리성과 이성의 잣대로는 신에게로 다가갈 수 없고, 신의 계획을 가늠할 수도 없다. 합리성과 이성, 과학을 초월하는 러시아적 형제애, 타인의 고통에 대한 동정 같은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사랑만이 인간이 신에 가까워지는 길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악령]은 인간 정신의 제 문제들?선과 악의 문제, 빈과 부의 문제, 사랑과 희생의 문제, 고통과 구원의 문제, 그리고 유럽과 러시아의 문제, 모든 사상적인 문제들을 종교적 문제로 치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묵시론적 시각을 많이 드러낸다.
도스토옙스키는 사회 일반의 문제를 보여 주며, 그 표면을 들추어내어 문제의 근원까지 파헤쳐 내려간다. 전혀 다른 소재의 실들이 씨실과 날실로 교차해 복잡다단하게 짜인 아름다운 트위드 소재를 만들어 내듯, 작가는 사회 심리학적인 문제는 그 근간이 윤리 종교적인 문제에 있음을 보여 주며, 이런 제반 문제를 문학적인 텍스트로 버무려 내어 위대하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도스토옙스키의 지적 성찰과 이론적 구성을 위한 기초에는 언제나 종교적인 탐구가 있다. 종교적 제 문제들을 정치, 윤리, 미학, 역사, 철학적인 문맥 속에서 전개해 나갈 뿐만 아니라 좋은 소설가는 훌륭한 심리학자라는 말이 있듯 인물 하나하나의 심리 묘사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훌륭한 작가의 어렵고 복잡하나 위대한 작품이다.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제1부
제1장. 서언을 대신해: 많은 존경을 받는 스테판 트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키의 전기 중 몇 가지 상세한 이야기들
제2장. 해리 왕자. 혼담
제3장. 타인의 죄업
제4장. 절름발이 여자
제5장. 현명한 뱀

제2부
제1장. 밤
제2장. 밤(계속)
제3장. 결투
제4장. 모든 사람들의 기대
제5장. 축제를 앞두고
제6장. 분주히 돌아다니는 표트르 스테파노비치
제7장. 우리 편
제8장. 이반 왕자
제9장. 스테판 트로피모비치를 수색, 압수하다
제10장. 해적, 숙명적인 아침

제3부
제1장. 축제의 1부
제2장. 축제의 끝
제3장. 끝장난 사랑 놀음
제4장. 최후의 결의
제5장. 여자 여행객
제6장. 바쁘고 성가신 밤
제7장. 스테판 트로피모비치의 최후의 순례
제8장 결론

옮긴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삶은 고통이고, 삶은 공포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불행해지는 것입니다. 현재의 모든 것은 고통이며 공포입니다. 현재의 사람들은 고통과 공포를 사랑하기에 삶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래 왔고요. 현재의 삶이란 고통과 공포의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며, 바로 거기에 모든 기만이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인간은 진짜 인간이 아닙니다. 이제 자신만만하고 행복한 새로운 인간이 나타날 것입니다. 사는 것과, 살지 않는 것이 마찬가지인 인간, 즉 인신(人神)이 나타날 것입니다. 고통과 공포를 이겨 정복하는 사람은 누구든 그 스스로가 신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신은 사라질 것입니다.”

만일 위대한 국민이 자신들 안에만(다시 말해, 유일하게 자신들 안에만 있고, 다른 데는 없다라고) 진리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또 그들만이 자신들의 진리로 만인을 구원하고 부활할 사명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그 국민은 곧장 인류학적 자료로 변해 버릴 것이고, 결코 위대한 국민은 될 수 없습니다. 진실로 위대한 국민은 인류에게 결코 이류 역할에 만족할 수 없으며, 일류라 하더라도 오로지 자신들만 유일하게 제일이어야 합니다. 이런 믿음을 잃은 자는 이미 국민이 아닙니다. 그러나 진리는 하나입니다. 따라서 많은 민족들 중 오로지 한 민족만이 진정한 신을 갖습니다. 비록 다른 민족들이 모두 저 나름의 유일하고 대단한 신들을 갖는다 해도 말입니다. ‘신을 가진’ 유일한 국민, 그것은 바로 러시아인입니다,

“우리는 파괴를 선전합니다…. 왜냐고요, 왜? 어쨌거나 이 하찮은 사상은 꽤나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뼈마디를 조금씩 부드럽게 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방화를 허용합니다…. 전설도 이용할 겁니다…. 그때에는 아무리 옴에 걸린 ‘집단’이라도 다 쓸모가 있어진단 말씀입니다. 바로 그 집단들 속에서 저는 지원병을 찾아 당신께 바치는 겁니다. 그들은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돌진하면서도 그것을 영예로 여겨 끝까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그런 자들입니다. 바로 이렇게 혼란과 소요가 시작되는 겁니다! 창세 이래 듣도 보도 못한 그런 대혼란이 시작되는 겁니다…. 러시아는 뿌연 안개에 휩싸이게 되고, 대지는 오랜 신들이 그리워 통곡하게 될 것입니다…. 자, 바로 이때 우리는 누군가를 나타나게 합니다…. 그게 누구겠습니까?”
“누군데?”
“바로 이반 왕자입니다.”
“누구라고?”
“이반 왕자입니다. 그건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요!”

“이 기적 같은… 범상치 않은 구절이 내 일생 동안 발에 걸리는 장애물이었소…. 당 세 리브르…(dans ce livre…). 그래서 난 어릴 적부터 이 부분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방금 내 머릿속에 어떤 생각, 윈 콩파라이용(une comparaion)이 하나 떠올랐어요.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군요. 보시다시피 이건 바로 우리 러시아 그대로입니다. 병든 자로부터 나가 돼지 속으로 들어간 마귀들은 우리의 위대하고 사랑스런 병자, 말하자면 우리 러시아에 수백 년 동안 쌓이고 쌓인 모든 해악이며, 전염병이고, 모든 불결함이며 모든 크고 작은 악마입니다! 위, 세트 루시, 케제메 투주르(Oui, cette Russi, que j'aimais toujours). 그러나 위대한 사상과 위대한 의지는 위에서부터 러시아를 비춰 줄 것입니다. 그래서 마귀 들린 사람에게서 모든 마귀들이 내쫓겼듯, 표면에서 곪아 터진 모든 불결하고 더러운 것들을 쫓아낼 것입니다… 그들은 돼지에게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스스로 빌게 될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벌써 들어가 버렸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 그리고 저들, 그리고 페트루샤도… 에 레 조트르 제베크 뤼(et les autres avec lui). 어쩌면 나는 그중에 제일가는 마귀요 마귀의 두목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마귀에 씌어 미쳐서 질주하다가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몽땅 빠져 죽고 말 것입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길입니다. 왜냐하면 정말 그 정도 가치밖에는 없는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자는 치료되어, ‘예수의 발아래 앉을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너무 놀라 바라볼 것입니다…. 사랑스런 이여, 부 콩프랑드르 제프레(vous comprendres apres). 하지만 지금 이 얘기는 나를 너무도 흥분시키는군요…. 부 콩프랑드르 제프레… 누 콩프랑드롱 장상블(Vous comprendrez apres… Nous comprendrons ensemble).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21.11.11~1881.02.09
출생지 러시아 모스크바
출간도서 188종
판매수 92,572권

1821년 11월 모스끄바에서 태어났다. 벨린스끼가 그 시대 최고의 걸작이라 극찬한 첫번째 장편 『가난한 사람들』(1846)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849년 좌파적 사회주의 단체에서 활동하다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지만, 사형집행 직전 특별사면을 받아 1854년까지 시베리아에서 유형생활을 했다. 이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집에서 쓴 수기』(1860)를 발표했다. 뒤이어 『멸시받고 모욕당한 자들』(1861)을 발표하고, 추후 발표될 장편들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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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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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김정아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서울대학교 박사 과정 중 미국으로 유학 가서, 일리노이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슬라브어문학부 대학원에서 슬라브 문학으로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전공으로는 폴란드 문학을 공부했다. 박사 논문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 나타난 숫자와 상징>이며, 다수의 소논문을 국내외 언론에 발표했고, 서울대학교 등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번역서로는 ≪집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다닐 하름스, 청어람 미디어), ≪부실한 컨테이너≫(미하일 조셴코, 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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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 시리즈(총 282권 / 현재구매 가능도서 18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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