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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동양 고전 : 이기적 나와 이타적 나의 갈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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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경윤
  • 출판사 : 생각의길
  • 발행 : 2013년 07월 19일
  • 쪽수 : 28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513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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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동양철학의 조화로움과 균형에서 발견하는 삶의 이치

    예나 지금이나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 온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옛 선인들의 통찰과 지혜는 현재의 우리에게 때로는 일침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용기를 주고, 때로는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처음 만나는 동양 고전]은 저자가 진보생활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에 5년간 연재한 것을 엮은 책이다. 동양 사상가 28명의 철학을 천천히 그리고 쉽게 대화하는 듯이 전개하며 인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 책은 '인간, 사회, 우주'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인간'은 이기적 나와 이타적 나에 대해 고민하며, 인간의 마음과 갈등을 다스림으로 살아갔던 사상가들의 삶과 책을 소개한다. '사회'에서는 동양 역사의 격동기를 살아가며 시대의 바람과 사회에 대해 고민했던 사상가를 이야기한다. '우주'에서는 우주와 인간의 원리에 대해 무엇이 같고 다른지 고민했던 사상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삶의 작고 큰 고민들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또 그것들을 동양의 사상가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풀어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왜 지금 동양 고전인가?
    - 온전한 삶을 살아내는 조화로움과 균형의 철학, 동양 고전

    人, 이기적 나와 이타적 나의 갈림길에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늘 이기적 나와 이타적 나의 갈등과 충돌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행복만을 추구해야 할지, 가족이나 여러 관계를 통해 내게 부여된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할지, 또는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택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 판단과 행동에 따라 인간의 가치를 저울질한다. 하지만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이기적 나와 이타적 나의 갈등은 비단 나의 고민만은 아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연구하는 것이 인문학이고, 인문학의 가장 오래된 주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문학의 임무는 복잡한 세상 속에 살면서도 간직해야 할 인간 자존의 힘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본성과 내면, 심리의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고민해온 사람들이 바로 동양의 사상가들이다.
    ‘내 털 한 올을 뽑아 세상이 이로워진다 하더라도, 나는 그리 하지 않는다’라고 했던 양주는 어떤 사유의 결과로 그런 ‘지독한 이기주의자’가 되었을까? 그는 정말 ‘이기적’이기만 했을까? 그리고 유학의 한 흐름으로 인간의 마음에 주목한, 그래서 심학(心學)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양명학자 육구연, 왕수인, 이지와 같은 사람들은 인간의 어떤 내면에 집중했을까? 일상에서 해방감을 맛보고, 편견을 버릴 수 있게 해준다는 장자는 과연 무엇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주었으며, 어떤 사유의 그릇에 해학을 담았을까? 불가에 기반한 동양철학이 그 시대 사람들 사이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어디쯤이며, 어떠한 점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이들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이들을 거울로 삼는다면 지금 갈림길에서 서 있는 나의 판단에 도움을 될 것이다.

    地, 반대로만 가는 세상, 순응할까 맞설까
    큰일이든 아주 소소한 일이든, 세상사는 항상 내가 바라는 온전한 모습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늘 모순투성이가 되어 우리를 고민하고 힘들게 한다. 그렇다고 세상에 귀를 닫고 살 수도 없다. 불행한 세상에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불공정하고 부패한 세상을 향해 순응할까 맞설까 하는 선택에 부딪힌다. 순응하면 약한 자일수록 억울함을 겪어야 하고, 맞서면 고단한 삶을 각오해야 한다. 때로는 용기를 내어 세상에 맞서보기도 하지만 조그만 좌절에 넘어지며 체념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우리에게 인문학은 지혜와 용기를, 때로는 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보게 하는 눈을 제공한다. 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꿈꾸게도 한다.
    2장에서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위해, 또 우리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과 실천을 했던 동양의 대가들을 만날 수 있다. 안 될 것을 알았으면서도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었던 공자는 어떤 세상을 꿈꾸었을까? 인간의 능동적 실천을 강조했던 순자는 왜 우리에게 ‘성악설’을 주장한 학자로 기억될까? 유가사상과 같이 현실주의에 입각하여 정치사상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한비자는 어떻게 정반대의 지향점을 추구한 것일까? 그 옛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묵자는 어떤 사유를 통해 ‘세상은 우연이나 운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을까? 가장 아름다운 대동세계를 꿈꾸었던 캉유웨이와 중국의 민주주의 혁명을 위해 투쟁했던 쑨원,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현재의 중국을 건국했던 마오쩌둥 등 이들의 삶과 고민, 사상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와 그 속에서의 나를 만날 수 있다.

    天, 우주와 인간의 원리, 무엇이 같고 다를까
    동양의 사상가들은 왜 그토록 하늘과 땅의 이치를 알기 위해 노력했을까? 인간의 상상력은 우리가 제대로 알 수 없는 하늘을 향해 멈춘 적이 없다. 왜일까? 사실 자연이나 우주의 원리와 인간 삶의 원리는 얼핏 보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가장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자연이나 우주를 향한 탐구는 인간 탐구의 기초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인간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며, 우주의 원리와 인간 삶의 원리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동양의 사상가들은 고민하고 연구했다. 또한 그 연구를 통해 세상에 대해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저마다의 철학으로 제시해주었다.
    그래서 3장에서는 대륙이 온통 전쟁으로 뒤덮힌 시기에 무위사상을 논했던 노자, 민초의 고통을 함께하고자 했던 허행을 소개한다. 또한 노자사상을 자신의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회남자, 필연의 세계관에 우연을 도입한 왕충, 노자와 주역을 독창적으로 주석한 천재 사상가 왕필도 등장한다. 아울러 유학을 형이상학화하여 우주론으로까지 확장한 장재와 주희, 주희의 이학(理學)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본성을 긍정한 대진 등을 통해 우리의 시야는 나에게서 세계로, 다시 우주로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온전한 삶을 살아내는 조화로움과 균형의 철학, 동양 고전
    동양 고전에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통찰과 지혜가 담겨 있다. 그리고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삶의 작고 큰 고민들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또 그것들을 동양의 사상가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풀어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동양 고전에는 어떤 문제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 사회, 우주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조화로움과 균형을 추구한다. 그것이 때로는 느리게 보이지만 결국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삶과 맞닿아 있다. 욕망만을 추구한 인간은 사회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갔고, 이상만을 추구한 사회는 인간의 삶을 소외시켰다. 또한 이제껏 인간의 욕망과 이상에 자연과 우주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은 초라하고 불안해졌다. 동양 고전은 이러한 우리에게 때로는 일침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용기를 주고, 때로는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가지고 온전한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목차

    서문 - 인간의 결을 따라서

    01. 인간 : 이기적 나와 이타적 나의 갈림길에서
    행복한 이기주의자 _양주
    괴물의 출현 _장자
    나는 없다 _싯다르타
    불은 물로 끌 수 있지만 _길장
    무의식의 탐구자 _현장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_달마
    본래 거울이 없는데 먼지는 무슨 _혜능
    내 마음이 우주 _육구연
    앎과 함의 원리 _왕수인
    개 같은 인생 _이지

    02. 사회 : 반대로만 가는 세상, 순응할까 맞설까
    안 될 줄은 알지만 _공자
    쾌락의 공공성 _맹자
    청출어람의 정치 _순자
    불가능을 꿈꾸는 리얼리스트 _한비자
    운명 따위는 없다 _묵자
    정치의 네트워크 _동중서
    이매진, 대동세계 _캉유웨이
    미완의 혁명 _쑨원
    혁명의 불꽃 _마오쩌둥

    03. 우주 : 우주와 인간의 원리, 무엇이 같고 다를까
    소유 없는 생산, 지배 없는 발전 _노자
    조화로운 삶 _허행
    동양의 스토아철학 _회남자
    우연의 긍정 _왕충
    뿌리와 가지의 사유 _왕필
    우주적 가족주의 _장재
    모든 강에 달이 비추고 _주희
    나라 잃은 백성의 철학 _왕부지
    카오스모스의 세계 _대진

    도움을 받은 책

    본문중에서

    “너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외부의 유혹을 무시해라. 그 유혹이 아무리 달콤한 것일지라도 넘어가지 마라. 너의 삶은 소중한 것이니 다른 것과 맞바꾸지 마라. 설령 세상을 다 준다 해도, 세상이 모두 네 것이라 해도! 너의 삶은 다른 어떤 것과 교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너의 삶은 세상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너의 고유한 삶을 살아라. 외부의 유혹에 귀를 막고, 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바로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라.” (중략)
    그 대신 양주는 누구의 삶도 아닌 자신의 고유한 삶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물화되고 표준화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생의 중요함을 이야기합니다. 남이 원하는 삶을 살다가 지치셨습니까? 남들과 똑같은 방향으로 가다가 회의를 느끼셨습니까? 더는 자신의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그렇다면 양주를 만나십시오. 헛된 욕망을 위해서 자신의 털 한 올도 허비하지 마십시오.
    (/ '행복한 이기주의자' 중에서)

    역사는 선불교의 전통을 혜능에게 이어지게 했지만, 저는 왠지 신수에게 마음이 갑니다. 까닭인즉, 우리네 삶이 이런저런 일을 당할 때마다 마음 아파하고 마음 상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지요.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원래 마음은 없는 것이니 괴로워하지 말라는 충고보다는 “네가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통속 멜로물의 연대감이 오히려 따뜻하고 친근감이 있어 보이지 않나요? 그러니 아프지만 함께 참고 견디자고 말하고 싶네요. 서로 마음을 보듬고 함께 나아가자고요. 혜능의 치유 방법이 근본적인 것은 머리로 알지만, 자꾸만 제 마음은 응급 처방을 바라니 제 마음 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 '본디 거울이 없는데 먼지는 무슨' 중에서)

    육구연은 바로 이 본마음을 수양하는 것이야말로 유학의 정수라고 보았습니다. 그러하니 사물공부를 통해서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려는 주희의 격물치지공부는 본마음 외부에 별도로 기준을 마련하는 어리석은 이론에 불과한 것이지요. “우주가 곧 나의 마음이고, 나의 마음이 곧 우주”인데 별도의 우주를 상정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이 마음을 따른다면 아주 먼 옛날 성인의 마음과도 이어지고, 나와 동시대인의 마음과도 이어지는 것이지요. 맹자가 초월적 하늘 대신에 내면적 마음에 윤리적 기초를 정립했던 것과 같이, 철저한 맹자주의자였던 육구연은 모든 것을 마음으로 회귀시켜 설명하려 했던 셈입니다.
    (/ '내 마음이 우주' 중에서)

    이 자리에서 유교의 공과를 논하거나 득실을 따지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한 시대를 소신 있게 살았던 우직한 공자의 삶에서 우리 시대 운동권의 향방을 가늠해볼 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맞춰 처세하는 자들을 역사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마치 파도의 포말과 같아 거세게 밀려오지만 역사라는 바위에 부딪히면 모양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그들과 달리 공자는 거대한 해류 같습니다. 가난하고 불우한 그의 삶도 사상의 견결함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당대에 받았던 냉담과 조소도 그의 솔직함과 정직함, 원칙을 지키며 타협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힘을 잃고 몰락했다고 생각하는 운동권에게 공자의 삶을 배우자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의 사상이 아니라 그의 삶 말입니다.
    (/ '알 될 줄은 알지만' 중에서)

    무한 경쟁이 미덕인 오늘날 맹자의 말은 그야말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경제력만이 살길이라고 모두 말하는데, 거기다 대고 사람다움(仁)과 사회적 정의(義)를 이야기하는 맹자의 소리를 누가 귀 기울여 듣겠습니까? 우리 사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2,000일이 넘게 농성 투쟁을 해도 사회적 관심을 얻지 못하는 재능교육 문제, 철탑으로 송전탑으로 크레인으로 올라가 목숨을 건 시위를 해도 해결 안 되는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사태…. 사회적 불의를 외치는 사람은 넘치지만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는 이토록 무력한 우리 사회를 맹자는 어떻게 볼까요?
    여민동락!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 이것이야말로 맹자가 이해한 공자 사상의 핵심이었고, 전국시대의 모순점을 극복하기 위한 맹자의 전략이었습니다. 사욕을 채우는 경제가 아니라 공공선을 위해 기획되는 경제, 경제를 위한 경제가 아니라 인권과 사회정의를 위한 경제, 무한 경쟁의 수직적 줄서기가 아니라 동고동락하는 수평적 연대, 홀로 서는 즐거움이 아니라 함께하는 즐거움! 쾌락의 공공성이라고나 할까요.
    (/ '쾌락의 공공성' 중에서)

    그런데 사람들은 왜 운명 따위를 믿고, 쾌락을 좇으며, 남의 것을 빼앗고,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것일까요? 묵자가 보기에는 나라 전체가 잘못 물들었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도, ‘경쟁만이 살길’이라는 말도, ‘부자 되세요’라는 말도 모두 우리의 정신과 삶을 물들이는 것들입니다. 빨간 물감 속으로 들어가면 빨간색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정신과 삶은 온통 자본주의적 색깔로 물들여진 것 아닐까요.
    그렇게 본다면, 제 삶도 어느덧 소비와 향락으로 물들어 있어 노동과 생산을 경시하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기생적 색깔에 깊이 젖어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중략) 묵자는 말합니다. “내가 나를 부려야 한다. 내가 나를 부리지 못하면 남이 나를 부린다(我使我 我不使 亦使我).”
    (/ '운명 따위는 없다' 중에서)

    춘추전국시대의 군주가 가장 원한 것이 바로 인재, 재물, 탐낼 만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노자는 이 모든 것에 금지령을 내립니다. 인재 중심의 세상이 오면, 경쟁이 강화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소외되고 좌절하는 사태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겠지요. 재물 중심의 세상이 오면, 사람들의 삶은 온통 재물에 몰두될 것이고, 재물이 없는 사람들은 재물을 구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겠지요. 탐낼 만한 것은 무엇입니까? 땅, 집, 지위, 명예? 그것이 과연 인간 삶의 본령일까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지 구별이 불가능합니다. 행복은 뛰어난 지식과 재주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쌓여가는 부에서 오는 것도, 지위나 명예에서 오는 것도 아님을 노자는 이야기하고 있지요. 반물질주의적·반자본주의적 세계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네요.
    (/ '소유 없는 생산, 지배 없는 발전' 중에서)

    서양철학적으로 말하면 동중서의 ‘필연의 철학’이 서양의 고대 플라톤 철학과 중세사상과 친연성을 갖는다면, 왕충의 ‘우연의 철학’은 모더니즘적 경향과 포스트모더니즘적 경향이 혼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플라톤철학과 중세철학이 절대 왕국을 세우고 그 질서 속에 모든 것을 편입시키기 위해 ‘필연’을 도입했다면, 모더니즘은 경험과 이성을 중시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은 필연과 절대를 의심하고 우연과 상대를 화두로 삼았으니까요. 왕충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자세히 관찰하고 숙고했다는 점에서는 모더니즘적이고, 우연을 통해서 그러한 현상을 설명했다는 점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우연의 긍정' 중에서)

    대진은 ‘이리살인(以理殺人)’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송대의 유학적 풍토를 비판하면서 쓴 문장이지요. ‘이치(理)가 사람을 죽인다’는 말입니다. 송대 성리학의 핵심 문구가 바로 ‘성즉리(性卽理)’잖아요. 주희를 중심으로 이룩된 성리학은 인간의 정욕이나 감정을 부정하고, 초월적이며 정신적 원리인 리를 중심으로 세상을 설명하는 이기이원론을 주장했지요. 대진이 비판한 지점이 바로 이기이원론이었어요.
    대진은 경전의 뜻이 잘못 풀이되고 이해되면, 그 영향은 단지 경전을 읽는 사람에게만 끼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와 정치에까지 미쳐 잘못된 정치를 하고 되고 결국은 국가 전체에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송대 성리학은 ‘리’를 절대화하고, 삶의 근원적 욕구인 ‘기’를 부정하는 폐단을 낳았다고 본 것이지요. 이러한 성리학적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성리학을 잘못 이해하고 해석한 경전에 대한 엄밀한 연구와 고증이 필요하다고 보았지요.
    (/ '카오스모스의 세계'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4~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3,967권

    인문학 작가, 자유청소년도서관 관장.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자유청소년도서관의 관장이자 인문학 작가다. 청소년,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양문고 성인인문학 '철학의 향기',청년인문학 '청설모', 고양인문학모임 '귀가쫑긋 동양철학반', 부천여성인문학 '호호호', 대화도서관 '청소년인문학', 종교 팟캐스트 '주동아리', 책 팟캐스트 '한양R&B' 등을 진행하고, [고양신문]에 '김경윤의 하류인문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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