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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물들을 통해 재구성한 동양사상의 원형!

『죽간·목간·백서, 중국 고대 간백자료의 세계』 제1권은 현재 중국 고대 문화에 관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되는 간백자료의 출토 현황 및 연구방법론, 형태론, 내용, 의의 등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이 분야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 그 전체상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 이승률은 고대 중국의 사회상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한다. 상장간이라 일컬어지는 죽간의 내용을 통해 고대의 상례와 장례의 모습을 그려보고, 사법 관련 문서간이나 복서제도간을 통해 당시의 사법제도나 종교의식을 밝혀낸다. 이는 간백자료가 단순히 사상사적 접근에만 유용한 것이 아닌, 고대문화 전반의 재구성을 가능케 하는 자료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잠들어 있던 고대의 유물들을 통해, 동양사상의 원형을 재구성해 보다.

한나라 초기에 공자의 옛집 벽에서 수십 편의 고문 경전들이 발견되었다. 이 발견은 그야말로 일대 사건이었다. 이후 『상서』, 『효경』을 위시한 고문 경전들은 국가의 공인을 받고 정통성을 획득하였으나, 이들 경전의 위작 여부는 두고두고 문제로 남았으며 사상계는 2천여 년의 장구한 세월을 금고문논쟁이라는 해묵은 숙제에 매달려야만 했다. 이에 비견할 만한 엄청난 사건이,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큰 파급력을 지닌 어마어마한 사건이 지난 세기에 일어났다. 이천 몇백 년의 시간 동안 땅속에 숨어 있던 방대한 간백자료들이 고고학 연구의 활성화와 더불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고대 중국인들은 그들의 생각을 나무나 돌에, 청동에, 거북의 등껍질에 새겨 남겼다. 대나무에도 새기고 비단에도 새겼다. 유력한 인사가 죽기라도 하면 그들은 그렇게 새겨 남긴 기록들을 죽은 이의 무덤에 함께 묻었다. 이 부장된 자료들은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 묻힌 채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 세기에 일어난 고고학적 발굴의 붐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왔다. 마왕퇴의 한나라 무덤에서 발견된 ‘백서’나 곽점의 초나라 무덤에서 발견된 ‘죽간’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자료들은 중국 고대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저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을 요구해 왔다.

“20세기는 출토자료의 시대.” 지은이는 중국 고대사나 고대사상사 분야의 새로운 경향을 이 한마디로 정리하고 있다. 지난 세기에 발견된 엄청난 양의 출토자료들은 중국 고대문화 연구의 방향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이 자료들은 우선 한자시대를 거치지 않은, 고대 사고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1차 자료이다. 이들은 사상사의 전개와 맞물려 있는 각종 습합과 변형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렇기에 이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가공되지 않은 동양사상의 원형을 재구성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출토자료의 연구에 힘입어 대단히 파격적이면서도 무시하지 못할 몇몇 주장들이 대두되기도 했다. 『주역』의 원류를 유가가 아닌 도가에 대고 있는 주장이나, 현행본 『도덕경』의 상?하경 체제는 원본 그대로가 아니라 어느 시점에서 상하가 뒤바뀐 것이라는 주장 등이 그 예이다. 출토자료에 대한 고증학적 연구가 좀 더 심도 있게 진행되면 이러한 주장들에 대한 가부도 가려질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중국의 사회상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상장간이라 일컬어지는 죽간의 내용을 통해 고대의 상례와 장례의 모습을 그려 보고, 사법 관련 문서간이나 복서제도간을 통해 당시의 사법제도나 종교의식까지도 밝혀낸다. 간백자료가 단순히 사상사적 접근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고대문화 전반의 재구성을 가능케 해 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서문

서장: 간백 연구 서설
제1절 20·21세기의 간백자료
1. 변경유적의 간백과 종이
2. 무덤에서 출토된 간백
1) 초간 및 초백서
2) 진간
3) 한간
4) 삼국·위진간
5) 기타
3. 우물터에서 출토된 간독
제2절 간백자료의 연구 방법
1. 본문 확정
2. 내용 고찰
제3절 중국 고고유형학의 방법론상의 문제
제4절 소결

제1장 간백 발견의 역사
제1절 문헌에 보이는 간백 발견의 사례
제2절 학술사적 시각에서 본 진시황의 분서갱유와 함양궁 방화사건
제3절 복벽서와 공벽서: 적통 논쟁
1. 복벽서
2. 하간헌왕서
3. 공벽서
제4절 무덤에서 출토된 근대 이전의 최초의 간독, 급총서
제5절 소결: 20세기 초의 간백 발견

제2장 특수한 서사재료와 보편적인 서사재료
제1절 특수한 서사재료
1. 갑골과 갑골문
2. 청동기와 금문
제2절 보편적인 서사재료: 죽간, 목간, 백서
제3절 죽간의 제작 방법과 용도 및 기능
제4절 목간의 형태와 용도 및 기능
1. 수신자 기입용, 봉함용 목간(檢)
2. 꼬리표, 운송표, 푯말(?·箋)
3. 격서, 격문(檄)
4. 다면체 목간(?)
5. 부절, 부신(符)
6. 명함(謁)
7. 신분증, 여권(傳)
제5절 소결

제3장 백서
제1절 사막에서 발견된 백서
1. 편지
2. 꼬리표·운송표
3. 기타
제2절 자탄고초백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서
1. 도굴된 초백서와 해외 유출 경위
1) 제1기: 모색기
2) 제2기: 과학적 발굴 및 검증기
2. 형태론적 관점에서 본 초백서
제3절 마왕퇴한묘 백서: 중국 고대 문헌의 보고
1. 마왕퇴한묘의 고고학적 고찰
2. 형태론적 관점에서 본 마왕퇴백서
제4절 소결

제4장 간독의 치수와 내용의 관계
제1절 간독의 치수에 대한 연구사적 검토
제2절 전국 및 진한시대 서적간의 치수: 문사철 관련 서적
1. 전래문헌에 보이는 서적의 치수
2. 전국시대 서적간의 치수
3. 진한시대 서적간의 치수
제3절 전국 및 진한시대 서적간의 치수: 실용 서적
1. 전국시대 실용 서적의 치수
2. 진한시대 실용 서적의 치수
제4절 전국 및 진한시대 견책간의 치수
1. 전국시대 견책간의 치수
2. 진한시대 견책간의 치수
제5절 전국 및 진한시대 율령간의 치수
1. 전래문헌에 보이는 율령의 치수
2. 전국시대 율령간의 치수
3. 진한시대 율령간의 치수
제6절 소결

제5장 초간의 종류
제1절 20세기 이래 발견된 초간의 종류
1. 1950년대
1) 1951년: 오리패초간(호남성 장사시)
2) 1953년: 앙천호초간(호남성 장사시)
3) 1954년: 양가만초간(호남성 장사시)
4) 1957년: 신양장대관초간(하남성 신양시)
2. 1960년대
1) 1965년: 망산 1호 초묘죽간(호북성 강릉현)
2) 1966년: 망산 2호 초묘죽간(호북성 강릉현)
3. 1970년대
1) 1973년: 등점초간(호북성 강릉현)
2) 1978년: 증후을묘죽간(호북성 수현)
3) 1978년: 천성관 1호 초묘죽간(호북성 강릉현)
4) 1980년: 구리초간(호남성 임례현)
4. 1980년대
1) 1981년: 구점초간(호북성 강릉현)
2) 1983년: 상덕석양파초간(호남성 상덕시)
3) 1986년: 포산초간(호북성 형문시)
4) 1986년: 진가취초간(호북성 강릉현)
5) 1987년: 자리초간(호남성 자리현)
6) 1990년: 계공산 48호묘 초간(호북성 강릉현)
5. 1990년대
1) 1992년: 노하구초간(호북성 노하구)
2) 1992년: 조가강초간(호북성 황강시)
3) 1992년: 강릉전와창초간(호북성 강릉현)
4) 1993년: 범가파초간(호북성 강릉현)
5) 1993년: 곽점초간(호북성 형문시)
6) 1994년: 상박초간(홍콩 골동품 시장)
7) 1994년: 신채갈릉초간(하남성 신채현)
6. 2000년대
1) 2008년: 청화간(기증)
제2절 소결

제6장 초간: 상장간
제1절 상장간의 정의
제2절 20세기 이후 상장간의 출현
제3절 초간별 상장간의 기재 형식과 내용
1. 조가강초간
2. 오리패초간
3. 앙천호초간
4. 망산초간
5. 포산초간
6. 신양장대관초간
제4절 증후을묘에서 출토된 상장간
1. 증후을묘간의 기재 형식과 내용
2. 다양한 차량의 명칭
3. 증후을묘간에 보이는 관명과 초나라와의 관계
제5절 독봉·독서·독견
제6절 소결

제7장 초간: 사법 관련 문서간
제1절 포산초간 문서간의 구성과 내용
제2절 포산초간을 통해서 본 전국시대 초나라의 소송절차와 특징: 음후지 소송안건
제3절 전국시대 초나라의 사법제도와 통치체제
제4절 소결

제8장 초간: 복서제도간
제1절 복서제도간의 정의
제2절 복서제도간의 체재와 죽간의 배열순서
제3절 복서제도간의 내용과 특징
1. 전사
2. 명사
3. 괘획
4. 제1차 점사
5. 도사
6. 제2차 점사
제4절 복서제도간을 통해서 본 전국시대 초 지역의 종교관
제5절 소결

참고문헌
찾아보기

20세기는 출토자료의 세기. 중국 고대사나 고대사상사 분야의 새로운 경향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지난 세기에 발견된 엄청난 양의 출토자료는 중국 고대문화 연구의 방향과 경향을 180도로 바꾸어 놓았다.……
출토자료의 중요성은 단지 양적인 방대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후대인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가장 원형에 가까울 가능성을 가진 동시대의 생생한 자료, 학문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관련이 있을 만큼 다양한 내용 등등이 출토자료의 존재 의의와 연구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동아시아의 고대문화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시대의 1차 자료가 필요하다.……
동시대의 자료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고학적 발굴에 의하여 새롭게 출토된 자료들일 것이다. 물론 돈황사본과 같이 우연히 발견되거나, 전란이나 도굴 등으로 유실되고 반출되었던 것을 되찾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20세기에 발견된 수많은 출토자료들은 대부분이 고고학적 발굴에 의하여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들이다.

<서장: 간백 연구 서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