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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답 : 시대의 이상과 운명에 답한 조선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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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종수
  • 출판사 : 생각정원
  • 발행 : 2013년 07월 05일
  • 쪽수 : 32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503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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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그림이 시대의 정신을 담을 수 있을까?"
    "필묵이 나라의 지향을 밝힐 수 있을까?"
    조선의 화계畵界, 궁극의 시대 지성과 감성이 창조한 조선회화실록


    그림으로 시대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림으로 조선 문화 지형도를 완성해볼 수 있을까. 미술이 문학, 역사와 만나는 지점에 관심이 깊은 저자 이종수는 [그림문답]에서 작품의 감상 수준을 뛰어넘어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그림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추적했다. 건국의 꿈으로 뒤척이던 세종 시대, 이념과 권력을 따라 모이고 또 흩어졌던 16세기 사림의 시대, 붕당의 혼란 속에 진지하게 자아를 돌아보았던 숙종 시대, 진경의 절정에서 일상의 풍경을 발견해낸 정조 시대, 문자향의 바람을 뚫고 새로운 미감을 이야기한 19세기, 그리고 사라져가는 전통을 회고하고 연민하는 고종 시대까지…. 당대의 물음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시대의 정신과 지향을 그림으로 답한 화가들과 교감하고 해석과 상상을 넘나들어 조선 500년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건국기 지식인들의 이상이 형형색색 교차하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시작으로 몰락하는 조선의 운명을 때로는 풍자로, 때로는 농담으로 안타까워했던 장승업의 "귀거래도"까지 [그림문답]은 조선 500년을 관통하는 시대의 큰 흐름을 포착하여 각 시대의 대표적인 물음을 꿈-이념-자아-풍경-미감-회고 순으로 정의했다. 조선 기록문화의 큰 축을 담당했던 도화서 화원에서부터 문인화가는 물론 그들과 함께 시대의 이상과 운명을 논쟁했던 조선 지식인들의 뜨거운 고뇌와 아름다운 창작의 순간이 오롯이 역사가 되는 현장을 재현했다. 그림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시도했던 조선 지식인들의 이상과 운명을 그림 밖으로 불러냈다. [그림문답]은 새롭게 시도한 ‘회화적 조선사 읽기’다. 시대의 정신과 지향이 탄생시킨 대표 그림으로 조명한 또 하나의 걸작, ‘조선의 자화상’이다.

    나는 조선의 화가다!
    안견.김홍도 등 도화서 화원에서부터 윤두서.조희룡 등 문인 화가까지 6인 6색 화인열전


    ‘다른 생각’에 꽂힌 화가들이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변한다는 사실뿐이라고 했다. [그림문답]에서 조명한 화가들은 당대의 주류를 거슬러 오직 자신만이 남길 수 있는 ‘다른 조선’을 고민했다. 시대를 그려보라는 역사의 부름을 받은 화가들의 출신 계층을 살펴보면 명문가의 실학자 윤두서에서부터 가계조차 밝히기 어려운 장승업, 당대 최고의 도화서 화원이던 안견과 김홍도는 물론 이름도 남기지 못한 무명의 화원까지 매우 다양하다.
    조선의 화가들은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세상을 향해 내면을 향해 묻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의 물음은 그들 내면에서 나온 것이되, 어쩌면 시대가 던진 물음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의 상황과 닮아 있다. "몽유도원도"의 안견은 안평대군의 후원 아래 건국기 조선의 이상향을 고민했고, "독서당계회도"를 기록한 도화서의 무명 화원은 이념의 향기가 고고하던 시절 ‘이름’의 참의미를 물었다. "자화상"을 남긴 윤두서는 세상과 내면 사이를 오가며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치열하고 고뇌했고, 김홍도는 조선의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기 위해 겸재와의 내적 갈등을 피하지 않았던 김홍도는 마침내 조선 산수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소림명월도"를 그려냈다. "홍백매팔폭병"의 조희룡은 거대한 산 완당 김정희를 극복하기 위해 이론과 감각의 날을 벼렸으며, "귀거래도"를 넘긴 장승업은 전통과 근대의 갈림길에서 조선의 마지막을 그리기 위해 소명을 다했다.
    [그림문답]은 화가의 시점을 중심에 두고 풀어간 조선사 ‘이야기’다. 시대의 물음을 내면의 물음으로 받아들여 진지하게 답해나갔던 화가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기록했다. 당시의 기록을 충실히 따른 것은 물론, 충분치 못한 기록 사이는 연구 성과들로 복원하고, 복원조차 힘든 부분은 역사적 상상으로 채웠다.

    그림은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
    건국기의 "몽유도원도", 부흥기의 "소림명월도", 쇠퇴기의 "귀거래도"…
    시대의 이상과 운명에 답한 조선의 자화상


    * 꿈 / 꿈을 꾼 자 누구인가 _ 안견 "몽유도원도"
    1392년 조선이 건국되었다. 새 시대는 국가 제도와 문화 등을 새롭게 마련하여 정통성 세우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회화도 마찬가지였다. 주로 도화원圖畵院의 화원에서 제작한 그림인데, 그 선두에 "몽유도원도"가 있다. 조선의 문화사를 들여다보고 그 흐름과 폭을 가늠할 만한 첫 작품으로 적격이다. 조선 건국기의 그림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그저 기록으로나 화가며 제목이 전할 뿐, 실제로 남아 있는 작품은 손에 꼽아야 할 정도다. 전승 작품의 희귀성이라는 시대적 특징을 차치하고 작품 자체의 수준으로 보더라도 "몽유도원도"는 조선 500년을 통틀어 최고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작품의 제작 연대며 창작 배경까지 흥미롭게 전해진다. 안평대군의 꿈에서 시작되어 천재 화원 안견의 손으로 그려진 뒤, 김종서.정인지.최항.박팽년.신숙주.성삼문 등 세종 시대를 이끈 명망 높은 문사들의 시적 상상력으로 풍성해진 그림. 그야말로 시詩.서書.화畵의 완벽함이 맞아떨어지는, 조선 초기 문화계를 가늠할 만한 결정적 사건이라 하겠다.

    * 이념 / 그날의 독서당을 기억하는가 _ 무명 "독서당계회도"
    16세기는 바야흐로 사림의 시대였다. 당시 정치와 문화 전반을 지배했던 사림의 학문은 지식의 영역을 뛰어넘어 하나의 이념이었다. 회화 역시 그들의 이념을 시각화한 그림, 즉 정치적 ‘모임’과 이상적 ‘은거’라는 영원한 두 주제가 널리 사랑받았다. 전자로는 소속과 연대가 바탕이 된 계회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그림이 많이 그려졌다. 시대의 ‘지향’을 담은 그림, 바로 1572년작 "독서당계회도"다. 성리학이 절정에 달했던 16세기, 이념의 주인공들을 가장 가까이서 그린 작품이다. 1572년 독서당 계회에는 서인들이 학통의 기준으로 내세우는 이이李珥와 훗날 남인의 영수가 되지만 당시는 가장 젊은 나이로 좌목 끄트머리에 자리한 류성룡柳成龍 등 훗날 당쟁으로 치열하게 대결해야 할 운명의 9명이 하단의 좌목에 이름을 남겼다. 이들 가운데 [그림문답]은 ‘어떤 식으로든 시대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던’ 류성룡에 주목했다. 그 삶의 한순간을 화폭에 기록했던 무명의 화원을 통해 당대를 재발견한다.

    * 자아 / 나는 누구인가 _ 윤두서 "자화상"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 숙종 시대는 당파 간 경쟁이 치열했다. 그 여파로 출사를 포기해야 하는 문인들이 늘어났다. 게다가 건국이념으로 도도하게 군림하던 성리학은 이제 존재 의미 자체를 고민해야 할 만큼 노쇠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권력은 그 이념으로 무장한 채였다. 출사가 아예 막혀버렸다고 느꼈을 때 지식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제한적이었다. 권력과 등진 곳에서 새로운 학문과 문화에 대한 열망이 일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들은 세상을 향한 눈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스스로의 존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림문답]은 이 지점에서 조선의 자화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이자 파격적인 걸작인 윤두서의 "자화상"을 읽어나간다. 특히 *공재공 행장*과 "자화상"에 각각 다르게 드러난 윤두서의 두 얼굴을 조명함으로써 세상과 내면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한 윤두서, 혹은 윤두서‘들’을 등장시킨다.

    * 풍경 / 그 달밤을 보았는가 _ 김홍도 "소림명월도"
    18세기 조선의 문화는 다채롭다. 탕평군주이자 문화군주인 영.정 두 임금의 시대가 끌어올린 힘이었다. 그림으로 보자면 그 다채로움에 한 자리씩을 차지한 정선과 김홍도가 있다. [그림문답]의 저자 이종수는 두 천재로 인해 조선은 비로소 자신의 땅을 당당히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조선 산수화는 대체로 중국 산수화의 영향을 받은 이상화된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이런 시대에 정선이 등장해 금강산을 비롯한 조선의 명승을 화면 속으로 불러들여 조선 땅의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당시 금강산은 최고의 명소 중 하나였다. 산수를 유람하면서 글을 짓고 풍류를 즐기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었다. 정선의 진경산수는 새로운 회화적 언어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결과였다.
    정조 시대는 앞 시대의 것들이 무르익으면서 거기에 새로운 멋을 더했다. 특히 도화서 화원들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문인의 교양까지 두루 갖춘 화원이 다수 등장하는 등 직업 화가들의 기량과 의식이 절정에 달했다. 이 시대의 정점에 김홍도가 존재했다. 특히 "소림명월도"는 산수가 아닌 풍경의 시선으로 대상을 마주한다는 점에도 파격적인 작품이다. 그림은 ‘일상’의 장면도 산수화가 될 수 있는가 즉, ‘어느 달밤의 풍경이 그림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한 시대의 그림이다. [그림문답]은 해석과 상상을 넘나들어 김홍도가 어떻게 이와 같은 질문에 직면했는지, 촘촘하게 직조해냈다.

    * 미감 / 아름다움이 이유여도 좋을까 _ 조희룡 "홍백매팔폭병"
    정조 사후 19세기 정치.사회 상황은 비참했다. 순조와 그 뒤를 이은 헌종 모두 어린 나이로 왕이 되었고, 후사 없이 요절한 헌종을 이어 강화도령 철종이 왕위에 올랐으니. 권력은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두 외척 사이를 오가며 흔들렸다. 나라 밖으로는 이미 청의 절대 권력도 많이 기울었으나 조선 지식인들에게는 그런 상황을 판단할 만한 능력도 부족했다.
    당시 조선의 예단藝壇에는 김정희金正喜가 있었다. 고증학考證學을 바탕으로 한 청의 학문에 열광적으로 몰두했던 그가 조선 학문과 예술의 중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었으니,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를 강조하는 취향에 대한 호오의 문제를 떠나 다소의 경직화를 피할 수 없었다. ‘완당阮堂’ 바람이 거세던 시기에 ‘수예手藝’를 강조하며 새로운 미감을 만들어가려는 ‘조희룡 무리’가 등장했다. 또한 창작자 못지않게 감상자의 욕망을 중시하는 시대로 들어서 있었다. 주로 명문 사대가 못지않은 부를 축적하고 학문과 서화에 눈이 밝은 중인계층의 취향이 당시 서화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조희룡 무리’ 같은 도화서 소속이 아닌, 신지식인 유형의 전문 화가들이 등장했다. [그림문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감 또한 변해가는 것임을 설득한다.

    * 회고 / 시대의 끝, 어쩌면 연민이었을까 _ 장승업 "귀거래도"
    때로는 국왕의 아버지가 권력을 대신하고 때로는 외척이 권력을 휘둘렀던 고종 시절. 외국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에 실패한 1866년 병인양요를 시작으로, 1876년 조일수호조규(강화도조약)와 1884년 갑신정변, 1894년 갑오개혁과 청일전쟁, 1895년 을미사변, 그리고 1897년 대한제국 선포… 개화와 위정척사의 국론이 어지럽게 오가던 사이 조선은 빠른 속도로 무너져내렸다. 한편으로는 전통과 근대의 교차점, 옛것과 새것이 혼재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회화는 속성상 갑자기 바뀔 수 있는 장르가 아니었다. 이런 시대에 옛것을 그린 화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림문답]은 몰락하는 조선의 과도기를 지켰던 화가 장승업의 눈으로 시대의 끝을 들여다본다. 조선이라는 신분제 사회에서 거리를 떠돌던 고아가 나라 제일의 화가로 우뚝 서기까지 수많은 우연들이 그리고 우연의 고비 고비를 지켜준 인연들이 있었다. 물론 화가의 재능이 불러온 인연이겠으나, 저자 이종수는 시대와 화단을 둘러싼 인물들의 소망이 모여 ‘장승업’이라는 한 천재를 완성했을 수 있다는 제안을 제기한다.

    목차

    프롤로그 / 그림이 시대의 물음에 답할 수 있을까

    꿈 / 꿈을 꾼 자 누구인가 : 안견 "몽유도원도 "
    이념 / 그날의 독서당을 기억하는가 : 무명 "독서당계회도 "
    자아 / 나는 누구인가 : 윤두서 "자화상 "
    풍경 / 그 달밤을 보았는가 : 김홍도 "소림명월도 "
    미감 / 아름다움이 이유여도 좋을까 : 조희룡 "홍백매팔폭병 "
    회고 / 시대의 끝, 어쩌면 연민이었을까 : 장승업 "귀거래도 "

    에필로그 / 조선의 자화상

    본문중에서

    이 글은 화가의 시점을 중심에 두고 풀어간 ‘이야기’다. 시대의 물음을 내면의 물음으로 받아들여 진지하게 답해나갔던 화가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이야기다. 그렇다고 자유롭게 지어낸 픽션은 아니다. 무엇보다 당시의 기록을 충실히 따르려 했다. 충분치 못한 기록 사이는 연구 성과들로 복원하고, 복원이 힘든 부분은 상상으로 채워나갔다. 그리고 나머지는 무리수 두지 말고 그저 여백으로 남겨두기로.
    전체를 읽는다면 성글게 엮인 조선문화사가 될 것도 같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을 그저 화가들의 독백, 점점이 찍힌 여섯 단편의 느낌으로 읽는 것도 괜찮지 싶다. 해석과 상상을 오가는 나의 이야기가 누구보다도 이 주인공들의 마음에 들었으면, 정말 좋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절대적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 있게 마련인데 "몽유도원도"가 지닌 매력이 그런 것이지 싶다. 이미 반천 년 넘는 세월을 지나온 모습이 이럴진대 먹빛이 채 마르지 않았을 탄생의 순간은 어떠했을까. 화면은 아름다움만큼이나 쓸쓸한 색조로 아련했다. 진심 어린 여운이란 정녕 이런 것이 아닐까.
    "몽유도원도"는 꿈을 그린 그림이다. 왕자의 꿈, 그리고 왕자와 함께했던 이들의 꿈이 저마다의 길을 찾다 만나고 혹은 어긋나는, 그런 슬프고도 아름다운 꿈을 간직한 그림이다. 건국의 꿈이 어느새 이상과 현실로 나뉘기 시작 하는 갈림길의 순간이 엿보인다고나 할까.
    (/ '꿈 꿈을 꾼 자 누구인가' 중에서)

    그의 말을 따르리라. 내 자화상에 물음 하나를 남겨두자. 붓을 들어 더 그 리지도, 그렇다고 선묘를 지우지도 않을 것이다. 보일 듯 말듯 이대로 남겨 둘 것이다. 때로는 이런 표정의 윤두서를, 때로는 저런 얼굴의 윤두서를 만나 게 되겠지. 어차피 세월이 흐르면 그 흔적 또한 사라져버릴 테니. 세상과 내면 사이에서 고민하는 두 얼굴이 어찌 나 하나뿐이랴. 어쩌면 이것이 바로 내 가 살았던 이 시대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윤두서, 혹은 윤두서들의 자화 상이 될 것이다.
    (/ '자아 나는 누구인가' 중에서)

    겸재로 인해 중국이 아닌 조선의 산수 또한 너끈히 아름다움을 겨룰 자리를 찾은 것이 아닌가. 어디 태산과 서호만이 우러러볼 절경이겠는가. 금강산과 한강 또한 흠모하며 즐길 만한 명승이 된 것이지. 그가 만들어낸 것은 바로 조선의 한 귀퉁이가 넉넉히 산수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알리는 엄청난 무엇이었다네.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화면으로 말일세. 누군가의 붓이 겸재보다 더한 아름다움으로 금강을 그린다 해도.. 겸재의 걸음을 앞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런 물음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네. 무엇이 겸재를 금강으로 보냈을까. 그는 어떻게 이처럼 새로운 산수를 내놓을 수 있었을까. 겸재 또 한 자신의 화폭 앞에서 물었겠지. 산수란 무엇인가. 조선의 명승도 산수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시대의 물음이기도 했을 거야. 그리고 그는 답을 찾은 거지. 나는 그의 선명한 물음과 그보다도 더 선명한 그 답이 부러웠다네.
    (/ '풍경 그 달밤을 보았는가'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을,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작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작품을 완성했는지 맥락과 계보를 짚어가며 해석하고 이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동양화를 풍부하게 읽는 법과 오래된 그림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진 미술사학자 이종수가 《조선회화실록》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그림으로 역사를 읽어온 저자는 각 왕이 살았던 시대에 그려진 그림과 실록을 함께 오가며, 왕권과 신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손에 잡힐 듯이 풀어낸다.
    지은 책으로는 《그림문답》 《그림에 기댄 화畵요일》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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