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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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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첫 동시집 [까불고 싶은 날](창비 2010)로 널리 사랑받았던 정유경 시인이 3년 만에 두 번째 동시집 [까만 밤]을 펴냈다. 전작에서 학교와 가정을 둘러싼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그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던 시인이 이번에는 주변의 사물과 자연으로 눈길을 돌려 서정의 세계를 선보인다. 동음이의어와 중의적 표현, 의성 의태어를 자유롭게 사용한 말법이 탁월하다. 보름달, 산, 나비와 같이 익숙한 시제뿐만 아니라 갈치, 라면과 같이 시제로는 낯선 것들까지 그러모아 시인다운 독특한 발상을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단단한 시각과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건강한 주제를 잊지 않고 담았다. 작품 전편에 밝고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정서가 흘러 독자들에게 새삼 동시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산뜻한 언어와 섬세한 눈썰미, 타고난 감각
    정유경 시인은 2007년 가을호 [창비어린이]에 동시 2편([정신통일][산뽕나무 식구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등단 3년 만에 펴낸 첫 동시집 [까불고 싶은 날]은 독자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고 평단으로부터는 "구체적이고 실감 있는 모습의 아이들이 등장"하고, "아이들 모습과 속마음을 아이들 입말에 가까운 진술로 들려"(김제곤, [발랄한 언어 감각과 진실한 삶의 태도], [까불고 싶은 날] 해설, 106, 108면)준다는 호평을 받았다.
    시인의 산뜻한 언어 감각과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섬세한 눈썰미는 일찍이 독자와 평단을 두루 사로잡아 왔다. 이러한 시인만의 장기는 새 시집 [까만 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초코 머핀][길쭉이 삼총사][지우개 똥 나라][백 점 만세] 등 일련의 시편에서 정유경은 아이가 일상에서 느낀 바를 진솔하게 토로하고 있는데, 이 목소리가 시인이 짐짓 어린이를 흉내 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퍽 자연스럽다. 어린이 화자를 내세우면서도 어른인 시인의 그림자를 내비치지 않는 솜씨는 우리 동시에서 보기 드문 귀한 재주이며, 가히 그가 타고난 동시인이라는 생각마저 살며시 들게 한다. [더덕][포도송이] 등에서 의성어와 의태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보여 주는 리듬감 또한 능란하며, 시를 소리 내어 따라 읽어 보게 되는 재미를 더한다.

    시인이 포착한 풋풋하면서도 뜨거운 한순간

    폴-착 착/폴-착 착//시곗바늘이/왈츠처럼 지나가기 시작했다.//폴-착 착/폴-착 착//내가 좋아하는 그 애가/내 옆에 앉고부터 갑자기.
    - [시곗바늘이 왈츠처럼] 전문

    한편 아이의 속마음을 아이의 목소리로 표현하는 시인의 매력은 사물에 의탁해 감정을 시청각적으로 드러낸 위의 시 [시곗바늘이 왈츠처럼]에서처럼 아이들 마음속에 싹트는 일종의 '연정(戀情)'을 그릴 때 한결 빛을 발한다. [달콤하니][적당히와 많이][_랑][걸어] 등의 시에서 시인은 풋풋하면서도 뜨겁고, 두근두근하며 설레는 한순간을 절묘하게 붙든다. 시인이 이렇듯 아이들이 지닌 감정의 세세한 결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아이들의 친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티없고 해맑은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인 덕분이리라.

    자연과 세상의 비밀을 엿보는 시인의 눈

    친구랑 싸워 진 날 저녁/지는 해를 보았네.//나는 분한데/붉게/지는 해는 아름다웠네.//지는 해는 왜/아름답냐?//지는 해 앞에 멈춰 서서/나는 생각했네.//지는 것에 대해서.
    - [지는 해] 전문

    이번 시집에서 특히 새롭게 눈에 띄는 점은 자연을 품은 시편들이다. 위의 시 [지는 해]에서 어린이 화자는 까불고 들뜨고 설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는 해 앞에 멈춰 서서" 생각한다. 더욱이 아이는 '이기는 것'이 아닌 "지는 것"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있다. 일몰(자연) 앞에서 마음을 응시하고 감정을 정돈하는 이 장면에는 생각이 깊어지는 아이의 또 다른 한순간이 잔잔히 담겨 있다. [여름밤 꿈]과 같은 작품 역시 자연과 세상을 둘러보는 차분한 시선이 돋보이며, 기존의 어린이 화자들이 가닿기 어려웠던 타인에 대한 웅숭깊은 애정이 스며들어 있다.

    빨강, 노랑, 파랑이/폭 껴안아/검정이 되었대.//깜깜한/밤/오늘 이 밤엔//무엇, 무엇, 무엇이/꼬옥/껴안고 있을까?
    - [까만 밤] 전문

    마지막으로 이번 시집의 표제작 [까만 밤]에서 시인은 색의 삼원색을 빌려 세상의 구성 원리, 그 이치의 비밀을 엿보려 한다. 빨강, 노랑, 파랑이 "폭 껴안아" 검정이 되었다는 서술은 과학의 원리를 시인 고유의 상상력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 시에서 "검정은 모든 것이 수렴하고 정지한 평화의 시간"(김이구,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진 동시], [까만 밤] 해설, 98면)을 뜻할 터인데, 이 검정은 폭 껴안는 '사랑'의 행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시인이 구한 세상의 이치에 대한 해답은 바로 이 '사랑'인 것일까.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시인은 독자들에게 "오늘 이 밤엔//무엇, 무엇, 무엇이/꼬옥/껴안고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는데 이를 독자들에게도 각자 세상의 근원에 대해 궁리할 여지를 남기려는 시인의 배려로 해석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정유경의 이번 동시집은 첫 동시집에서처럼 아이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목소리로 노래하지만 한결 깊어진 세계를 보여"(김이구, 추천사) 준다. 자기를 둘러싼 일상에서 나아가 자연과 세상에 한 걸음 다가서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내면으로도 고요히 파고드는 어린이 화자의 성숙은 시의 성숙으로도 이어진다. 생활시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시인이 서정시의 경지까지 껴안은 이번 시집은 이제 겨우 두 번째 시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이로 다가오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귀추를 주목하게 한다.

    추천사

    정유경의 이번 동시집은 첫 동시집에서처럼 아이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목소리로 노래하지만 한결 깊어진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다. 주로 생활 주변, 일상 체험에서 얻어낸 감상을 표현하던 데에서 나아가 자기 내면으로 눈을 돌리거나 사물을 한층 더 깊이 있게 관찰하고 껴안는다. 구체적인 어린이 화자의 발언에서 이처럼 서정시의 높은 경지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도 정유경 동시의 한 발전 양상으로서 반가운 일이다. 아무쪼록 시인의 모습이 뒤에 비치지 않는 아이의 목소리를 탄탄히 견지하면서 이런 발전이 동시의 새로운 풍광으로 꽃피기를 바란다. - 김이구 / 어린이문학평론가

    목차

    머리말 | 마음들

    제1부 늦가을 흰나비
    제2부 포도송이
    제3부 시곗바늘이 왈츠처럼
    제4부 까치 가지 까지 같이

    해설 |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진 동시_ 김이구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4~
    출생지 경기도 의정부시
    출간도서 4종
    판매수 755권

    1974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났습니다. 동국대 영어영문학과와 춘천교대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강원도 춘천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창비 어린이] 2007년 가을호에 동시 [정신통일]과 [산뽕나무 식구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창비어린이] 가을호에 [정신통일] 외 1편을 실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10년 동시집 [까불고 싶은 날]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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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한국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습니다. 그림책으로 어린이를 만나고 어린이로 되돌아가는 즐거움에 감사하며 일합니다. [아기 토끼와 채송화꽃], [까만 밤]등에 그림을 그렸고 [쪽!], [우리 누나, 우리 구름이], 그림책[쪽!], [엄마와 딸], [앗! 피자]를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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