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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수기 : 세상 끝에 선 남자

원제 : 荒人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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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사람들이 사랑에 빠져 있을 때 경험하는 환희와 고통은
    사실 종족이 내뱉는 영혼의 한숨이라고 했다."

    타이완[중국시보] 선정 최고의 책
    미국[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주목하는 책
    홍콩[야저우주간] 선정 이십 세기 중국어 소설 100선에 선정


    동성애와 섹스, 에이즈와 죽음, 사랑과 환멸에 대한 고뇌이자
    관습과 성별, 도덕과 형벌, 상식과 타인의 시선 그 너머에 있는 인간의 자화상
    소설 [거미여인의 키스][가면의 고백], 영화 [해피투게더] [브로크백마운틴] 등 동성애를 주제로 한 걸작들을 잇는 또 하나의 명작이 출간되었다. 타이완을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주톈원의 장편 [황인수기]는 "'황인'으로 일컫는 동성애자의 일기"라는 뜻의 제목으로 남성 동성애자를 화자로 내세우고 있다. 이 작품은 이 세기의 문명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가정 하에 '동성애'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이 겪는 황폐한 감정과 사랑에 대한 열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중국 본토는 물론 일본어, 영어로도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며, 타이완 주간지 [중국시보]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욕정이 욕정 그 자체가 목적인 단계로 발전한다면...
    욕정이 영혼을 대체하게 될 것이고 모든 것이 황인화 될 것이다."

    소설은 화자인 샤오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평생에 걸쳐 마음속 연인이었던 아야오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된다. 소년 시절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거부하며 평범을 지향했던 화자와 달리, 당당하게 동성애자인 자신을 드러내고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주장했던 아야오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화자는 아야오에 대한 회상 속에서 동성애자인 자신의 내면을 인정하게 되면서도, 사회에서 금기시 되는 동성애자로서의 고통스런 삶을 서술한다. 타락과 환멸을 경험하며 존재의 이유를 발견해나가는 샤오의 여정은, 사랑과 이별에 관한 비가(悲歌)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화자를 비롯해 등장인물 다수가 동성애자들이지만 그들이 단순히 동성애자만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젊은 시절의 샤오는 불확실한 미래와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에, 눈앞의 환락과 순간적인 쾌락에 몰두하며 슬픔을 감추려고 했다. 저자 주톈원이 세기가 전환되는 시기라고 표현한 '이 순간들'은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면서도 더 이상의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세기말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샤오의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열외자들의 풍경이자 이시대의 자화상으로 비춰진다.

    동서고금의 철학과 사유가 담긴 깊이 있는 문장,
    사랑과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는 슬픈 아름다움

    [황인수기] 속에는 푸코의 [성의 역사]부터 역연혼(레비레이트)과 순연혼(소로레이트)까지 여러 성 담론이 교차하며 소설에 의미를 더한다. 또한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이론과 생각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욕망과 도덕의 갈등, 정체성에 관한 철학적인 사유가 가득하다. 인도, 타이완, 일본, 그리스, 베네치아 등 세계 여러 명소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며 화자의 눈을 통해 펼쳐지는 것도 읽을거리다. 저자는 오즈 야스지로를 비롯해 페데리코 펠리니, 사티야지트 레이 등 여러 영화감독들과 그들의 작품을 불러내 소설 앞에 내세운다. 이렇게 인류학, 역사, 공간, 영화,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소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녹여내며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준다.
    [황인수기]는 세기말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품은 소설이기도 하다. 세기말은 퇴폐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때이며 동시에, 그와 반대되는 도덕과 질서에 대한 자각이 강하게 드러나는 때이다. 소설은 이러한 혼란스럽고 복잡한 분위기, 우울하며 퇴폐적이지만 한편으로 사유와 고민이 깊어지는 시대적 느낌을 고스란히 재현해내고 있다.
    뛰어난 은유와 묘사로 이루어진 주톈원의 문장은 연인에게 버림받은 화자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슬픔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영화 [비정성시]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타이완을 대표하는 소설가,
    허우샤오셴 감독이 극찬하는 완벽한 작품

    주톈원은 소설가로서의 명성 이전에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로 세계 영화팬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허우샤오셴의 대표작 대부분의 원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 주톈원의 이야기를 만드는 솜씨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1989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산마르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정성시]를 비롯해 성장을 세밀하게 그려낸 [동동의 여름방학], 동시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밀레니엄 맘보], 프랑스의 영화 전문지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뽑은 '1990년대 영화 베스트 10'에 든 [남국재견]과 [쓰리타임즈] 등 열여섯 편의 영화에 시나리오를 도맡았다.
    [황인수기]를 읽으면서 풍경이나 인물 묘사 어딘가가 익숙하다는 인상을 받는다면, 아마도 허우샤오셴 감독의 영화를 먼저 접한 까닭일 것이다. 허우샤오셴 감독은 주톈원의 소설을 일컬어 "나의 영화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두 개의 세계"라고 극찬한 바 있다. 특히 [황인수기]는 독자와 비평가, 저자 자신이 손꼽는 대표작이자 수작 중의 수작이다. 이 작품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추천사

    지금까지 나는 스무 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그 가운데 주톈원이 열여섯 편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 우리는 이렇게 삼십 년을 함께 일했다. 나는 주톈원과의 작업에서 얻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그녀는 매번 내게 영화 밖의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해준다. 내 영화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황인수기]를 통해서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소설과 나의 영화는 완벽하게 어울리는 두 개의 세계이다.
    - 허우샤오셴 영화 [비정성시] 감독

    소외와 과격함, 그리고 부패에 관한 우아한 명상.
    -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야심적이며 지적이고 강렬하다.
    - 북리스트

    [황인수기]는 단순히 고통에 가득 찬 외침이 아니다. 그 고통을 생생하고 재기 넘치는 목소리로 기록한 소설이며 헤아릴 수 없는 질문을 안고 있는 소설이다.
    - 뉴욕타임스

    두 동성애자의 우정에 관한 시적이고 철학적인 고찰.
    - 퍼블리셔 위클리

    그동안 유지해 온 모든 이론과 제도가 해체되고, 문명 전체가 송두리째 해체된 뒤에 우리가 갖게 될 서글픈 초상이 바로 이 소설일 것이다.
    - 김태성 / 옮긴이

    본문중에서

    시간은 모든 것을 마모시키고 부식시켜 없애버린다. 시간이 흐르면 아야오에 대한 기억도 점차 사라져 결국에는 희미해져버릴 것이다. 이런 생각에 나는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순간의 슬픔을 더없이 강하고 단단한 결정체로 응결시켜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글을 쓰는 것밖에 없었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글쓰기 속에서 한 번 또 한 번 반복해서 상처를 깊이 새기고 죄의 흔적에 채찍질을 더하는 것이었다. 고통으로 기억을 가둬 절대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글을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가 되면 펜을 던져버리고 쓰러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내게는 더 이상 감정도 없고 지각이나 형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전부다.
    (/ pp.51~52)

    아야오는 힘주어 말하곤 했다.
    “퀴어라는 이름 어때? 내가 바로 이거야. 우리는 너희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반드시 구별해서 말해야 한단 말이야.”
    아야오는 게이가 백인 남자 동성애자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는 정치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용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퀴어는 다르다고 했다. 퀴어는 남자와 여자, 황인종과 백인종, 흑인종을 막론하고 전 세계 이성애와 동성애의 모든 변종을 다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퀴어라고 부르게 된 것이라고 했다.
    (/ pp.53~54)

    내가 보기에는 극도로 난해하고 지루한 [성의 역사』는 그의 참회록에 다름 아니다. 그가 제시한 성과 권력의 관계는 학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확장되고 재해석되어 왔다.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소재였다. 하지만 이런 학자들은 언어의 유희를 하는 것에 불과했다. 기호와 기호가 지칭하는 대상 사이에 아무런 관계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애당초 대상의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나 푸코는 그렇지 않았다. 그에게는 대상이 있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이 몸을 담고 살아가고 있는 세계가 바로 그의 대상이었다. 푸코는 자신과 이 세계 사이에서 해답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변론과 학술이었지만 그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였다
    (/ p.81)

    이 거대한 우주에 신은 남자를 창조해놓은 것이었다. 천장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는 서로를 향해 뻗은 신과 인간의 두 집게손가락이 닿을락 말락 하는 장면을 담은 성화였다. 수백 년이 지나 이런 광경은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영감을 주어 이티(E.T.)와 인간 남자아이가 처음 만나는 그 유명한 장면을 탄생시키게 된다. 하지만 나는 서글프게도 이 프레스코화에 그려진 신과 인간의 표정과 손동작이 만남이 아닌 이별을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쨌든 간에 이 세상을 세우고 지속하기 위해서 ‘너의 부모를 떠나야 한다’는 것은 시대와 장소에 막론하고 이어져 내려오는 철통같은 계율이다. 하지만 우리 같은 친족 관계의 종결자들에게는 ‘너의 남자를 떠나야 한다’는 또 다른 계율이 있다. 하나 또 하나, 계속 떠나야 한다…….
    가장 행복한 순간마다 나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 p.91~92)

    누가 말했던가, 쇼펜하우어였던가, 사람들이 사랑에 빠져 있을 때 경험하는 환희와 고통은 사실 종족이 내뱉는 영혼의 한숨이라고 했다.
    (/ pp.156)

    나는 삶과 죽음이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얼굴이 내 앞 조금 높은 곳에서 나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 p.251)

    “내 심장이 너보다 강하니까 내가 더 오래 살 거야. 그래서 난 너를 오래오래 뚫어지게 쳐다볼 거야. 그리고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네가 죽어가는 모든 과정을 기억할 거야.”
    나중에 나는 [대황동경(大荒東經)』이라는 책에서 말한 것처럼 동해 밖에 깊은 골짜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골짜기는 바닥이 없는 계곡으로서 ‘귀허(歸墟)’라고 불렸다. 나는 이 깊은 골짜기 위에 있는 절벽에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세대들이 나를 지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이 골짜기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볼 것이다. 나는 날마다 조금씩 쪼그라들어 한 손에 펜을 들고 절벽에 웅크리고 앉은 미라가 될 것이다. 나는 쉬지 않고 계속 글을 쓸 것이다.
    용제, 보이지? 이것이 이 세상에서의 내 마지막 모습이야. 바람에 깎여 돌로 변할 내 모습이라고.
    (/ pp.283~284)

    세상을 떠난 아야오는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주님을 믿고 축도를 받았다. 내가 훗사에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어머니는 기쁨에 들떠 그의 개종 소식을 내게 전했다.
    내가 말했다.
    “정말 다행이군요. 다행이에요!”
    아야오와 나, 두 사람 모두 죽는 사람에게 개종은 아무 의미가 없음을, 단지 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뿐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개종하지 못 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아야오는 그렇게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성의를 보였다.
    (/ p.284)

    나는 이 모든 것을 직접 보았다. 바로 여기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이 마을 양치기 소녀가 석가모니를 부축하여 그에게 우유를 먹였다. 그러자 의식이 돌아왔고 기운도 되찾았다. 그는 소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면서 모든 인간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 그랬다. 자고로 중생에게는 먹고 살 양식이 필요했다. 석가모니는 나이란자나 강을 건너 도시로 들어갔다. 보리수 아래 앉은 그는 그곳에서 우주의 마지막 방정식을 깨달았다.
    (/ p.288)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생명도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되돌릴 수 없는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 때문에 글쓰기는 계속되고 있다.
    (/ p.29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6~
    출생지 대만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6년 타이완 가요숭(高雄)시 펑산(鳳山)현에서 출생했다. 중산(中山)여고를 졸업하고 단장(淡江)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소설가인 아버지 주시닝(朱西寗)과 일본문학 번역가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문학과 친숙했다. 함께 활동하고 있는 저명한 소설가 주톈신(朱天心)의 친언니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작 활동을 시작하여 자매가 함께 [삼삼집간(三三集刊)] [삼삼잡지(三三雜誌)] 등을 발행하기도 했다. 제1회 [연합보(聯合報)] 소설상, 제5회 [중국시보(中國時報)] 문학상 단편소설 우수상 등을 수상했고 1994년에 장편소설 [황인수기(荒人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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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타이완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학 연구공동체인 한성문화연구소漢聲文化硏究所를 운영하면서 중국 문학 및 인문 저작 번역과 문학 교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문화 번역 관련 사이트인 CCTSS의 고문, 『인민문학』 한국어판 총감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풍아송』 『미성숙한 국가』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등 100여 권의 중국 저작물을 우리말로 옮겼다. 2016년 중국 신문광전총국에서 수여하는 ‘중화도서특별공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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