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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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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이별과 밤의 사랑 혹은 그림이 숨겨둔 33개의 이야기

  • 저 : 황경신
  • 출판사 : 아트북스
  • 발행 : 2013년 04월 19일
  • 쪽수 : 242
  • ISBN : 978896196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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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림에서 출발해 황경신이 상상으로 빚어낸 이야기들!

낮의 이별과 밤의 사랑, 혹은 그림이 숨겨둔 33개의 이야기 『눈을 감으면』. 황경신의 세 번째 그림 에세이로 언뜻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다. 어쩌면 화가도 존재하는지 몰랐던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 그림이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들, 어쩌면 그림이 끝끝내 숨겨놓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찾아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생애 최초의 공포, 혼자 남겨지는 것, 나의 일부가 나를 떠다는 것을 목격하는 것, 혹은 누구도 나를 찾아주지 않는 것에 관한 최후의 공포에 휩싸인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윌리엄 메릿 체이스의 ‘숨바꼭질’, 몸이 그만둔 종작을 머리가 계속 하며 온몸의 세포가 모든 동작의 모든 미세한 부분들을 익히며 춤을 추는 무희의 이야기를 담은 존 싱어 사전트의 ‘스페인 무희’ 등 그림이 숨겨두고 저자가 찾아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그림이 숨겨두고 황경신이 찾아낸 33개의 이야기들
들리지 않았던 소리,
보이지 않았던 희망,
잡을 수 없었던 사랑이 있다,
눈을 감으면


황경신의 세 번째 그림 에세이 『눈을 감으면』은 조금 독특한 책이다. 첫 번째 그림 에세이 『그림 같은 세상』이 스물두 명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애정을 고백한 책이었고, 두 번째 그림 에세이 『그림 같은 신화』가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들을 모아 풀어낸 신화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그림에서 출발해 황경신이 상상력으로 빚어낸 이야기들이다.
제목이 ‘눈을 감으면’인 것도, 언뜻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림의 모델이 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어쩌면 화가도 존재하는지 몰랐던, 그림이 숨겨두었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들으려 하면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게 된다. 무언가를 말하려 하면 말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눈을 감으면, 보고 싶으나 볼 수 없는 무엇, 사람이라거나 사랑이라거나 희망 같은 것들이 보인다. 눈을 감는다는 행위는 소극적인 동시에 적극적인 것이다. 고요하고 흐릿한 세계 안에 잠겨 온몸과 마음으로 무엇인가 혹은 누군가 남겨놓은 흔적을 보고 느끼고 어루만지는 것이다.”

작가는 어느 날 여행을 떠난다. 여행길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예정에 없던 작은 마을에 들렀을 때, 우연찮게 한 그림과 마주친다. 프레더릭 와츠의 「희망」이 한 앤티크숍의 구석에 놓인 거울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 그림은 그녀가 마음 깊이 담아뒀던 그림이었다. 그림 속 여자는 눈을 가린 채, 멀쩡한 현이 단 한 줄만 남은 하프를 들고, 구형 물체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다. 얄궂게도 그림의 제목이 ‘희망’이다. 황경신은 이 여자는 ‘희망을 품고 있는 한 여자’라기보다는 ‘그녀 자체가 바로 희망’이며 눈가리개 밑에서 그녀 스스로 눈을 감고 있으리라고 불현듯 깨닫는다. 아무것도 보지 않고 오직 희망 그 자체만을 생각하고 있는 한 여자. 어쩌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바로 희망인 한 여자. 어쩌면 작가가 당시에 처한 상황이 그림을 그렇게 보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가는 이 ‘희망’을 실마리 삼아 마음에 깊이 남은 그림들에서 ‘이야기’를 찾아내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그림을 보고 나서,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눈을 감고서 떠오른 것들에 관한 것이다. 그림이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 어쩌면 그림이 끝끝내 숨겨놓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황경신 작가의 감은 눈을 통과하여 책이 되었다.

책은 모두 네 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별’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슬픔’과 ‘성장’을 거쳐, 당연한 듯 ‘사랑’ 이야기로 끝이 난다. “내면의 노래는 언제나 사람과 사랑과 희망이 부재하는 시간에 찾아왔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그래서 그림이 숨겨둔 이별 이야기들로 책을 연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희망, 곧 ‘사랑’이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 것이다. 밝고 찬연하기만 한 사랑 이야기들은 아니다. 사랑은 해피엔드로 끝날 수도 있지만,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와 이별 이야기로 연결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림에서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은 새로운 그림 보기 방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르누아르의 밝디밝은 그림 「우산」을 보고 황경신 작가가 서로 성격이 맞지 않는 두 연인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 이별을 결심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윌리엄 메릿 체이스가 그린 「녹색 옷을 입은 여인」을 보고 질투에 마음이 휩싸여버려 결국 혼자 절망하고 마는 여인의 이야기를 생각해내는 것처럼, 미술사나 이론 같은 것은 잠시 내려놓고 자기 식대로 그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하면 그림은 비로소 나에게 소중한 의미를 띠는 ‘나만의 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를 대신하여 | 희망의 눈을 가려라

첫 번째 이야기. 이별
단추
피프스애비뉴에 비가 내리던 날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우산도 없이
미안하지만, 주인공은 나야
무정한 여인
아니야, 뒤에 있잖아
넝마주의자

두 번째 이야기. 슬픔
손가방
술꾼
방문
불멸을 위하여
광대의 여인
사랑의 몹쓸 증거
아내의 정원
미래의 뒷모습

세 번째 이야기. 성장
거울
눈을 감으면
그녀는 돌아오지 않아요
꽃처럼 자라려면
사랑은 어디서 오나
폭풍을 기다려요
그날이 오면
온몸의 세포가 기억할 때까지

마지막 이야기. 사랑
첫사랑은 영원하다는 오해
삶은 계속된다는 착각
왼쪽과 오른쪽
왼쪽과 오른쪽, 이 년 후
뒤돌아서서
절벽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에필로그를 대신하여| 그가 여기 있었다

본문중에서

그녀의 얼굴은 우리를 향해 있지만, 그녀의 눈은 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다. 그녀는 볼 수 없다. 그 ‘볼 수 없음’이 나에게 어떤 치명적인 진실을 전하려는 것 같아서, 나는 오래도록 그림을 응시한다. 누군가 내 눈을 하얀 천으로 가려도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떠올릴 수 있도록, 보고 또 본다. _「희망의 눈을 가려라」에서(프레더릭 와츠, 「희망」)

“무언가가 지나갔지요. 그것이 계절이든 방황이든 삶의 한 절이든. 당신은 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잃으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 지나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시간이 왔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어딘가에 보관할 수는 없을 겁니다. 보관한다는 건 기억한다는 것이고, 기억한다는 건 간직한다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함부로 내다버리기도 곤란하지요. 그건 한때 당신을 이루었던 무엇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온 것입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가져다가, 그들의 세계 안에 넣고, 문을 잠급니다. 당신의 입장에서는 간직하는 동시에 망각하는 거지요.” _「넝마주의자」에서 (폴 고갱, 「숨바꼭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괴물은 떠났고, 거울만이 여자를 지켜보고 있었다. 질투로 일그러진 추악한 여자의 모습을 담을 수가 없어, 거울은 흐릿한 눈을 감았다. 거울이 매달려 있는 벽도 몸을 뒤틀었다. 바닥은 융기하고 천장은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여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밖으로 향하는 거대한 문의 천천히 닫혔다. 여자는 그곳에 갇혔다. 녹색 드레스에 결박당한 채,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여자를 가둔 채, 풍경은 허물어졌다. _「방문」에서(윌리엄 메릿 체이스, 「녹색 옷을 입은 여인」)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눈을 감으면 보이고, 눈을 감으면 들리고, 눈을 감으면 안다. 현실은 보지 못했을지 몰라도, 감은 눈으로 그녀는 언제나 더 중요한 것을 보았다. 가방을 준 손에 힘이 풀어졌다. 당신이 머물고 있는 세상이 꿈이라면, 그대로 놓아두십시오. 깨지 않아도 좋습니다. 낯선 이가 말했다. 힘을 내서 세상과 맞싸워, 너는 할 수 있어. 모든 이들이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듣고 싶은 말은 그런 게 아니었다는 것을, 그녀는 막 깨달았다. _「눈을 감으면」에서(오딜롱 르동, 「감은 눈」)

그러나 이제 나는 안다. 사랑은 언젠가 끝이 나는 것이며,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나야 하는 것이며, 그 이후에도 나의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그는 나를 떠났으나, 그를 사랑하던 나는 사랑과 함께 죽지 않았다. 나는 살아남았고, 사랑을 위해 기뻐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사랑이 내게 행한 방식이므로, 그것이 내가 그에게 받은 레슨이므로. _「첫사랑은 영원하다는 오해」에서(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음악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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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0914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슬프지만 안녕』, 『세븐틴』, 『그림 같은 신화』, 『유령의 일기』,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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