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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서양 미술사 3권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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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진중권
  • 출판사 : 휴머니스트
  • 발행 : 2008년 04월 14일
  • 쪽수 : 1100
  • 제품구성 : 전3권
  • ISBN : 978895862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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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다르게 보는 것의 미학, 진중권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미학이란 말을 자주 쓰기 시작했다. 본래 철학의 한 분야인 미학은 이제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쓰이는 말이 되었다. 이 미학 대중화의 중심에는 우리 시대 대표 논객으로 더 유명한 진중권의 책 [미학 오디세이]가 있었다. 무명의 대학원생이었던 저자가 유학비를 벌기 위해 집필한 이 책은,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총 150만여 권이 판매되며 우리에게 미학에 눈을 뜨게 해준 ‘미학의 교과서’,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08년, 미학자의 시선으로 정리한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고전예술 편]이 출간되었다. 말 그대로 미학과 미술사를 접목시킨 신개념의 서양미술사다. 2011년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을 거쳐 2013년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까지,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여정이 5년 만에 완결되었다. 저자 진중권은 자신의 본령인 미학과 미술사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서양미술사라는 어지러운 미로에서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기를 자처한다.
    미학의 눈으로 서양미술사를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학은 이미지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 관념적인 세계에 대한 예술의 접근 방법을 다루며, 예술의 역사는 그 시대의 예술적 인식, 사고, 관념, 가치체계 등이 결합된 패러다임의 변화과정을 다룬다. 따라서 미학의 관점에서 예술사를 살펴본다는 것은 예술의 형식적·내용적 측면과 함께 양식의 변화, 더 나아가 예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정신, 문화적 맥락까지 다룬다는 의미이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60년 전의 시대정신과 예술관을 통해 예술의 역사를 읽었다면,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는 오늘날의 미감과 시대정신을 통해 과거의 예술을 지금 여기의 예술로 되살리고 있다.
    기존의 미술교양서가 통시적이고 양식사 위주의 접근법을 취해 ‘수박 겉핥기’에 그치기 쉬운 데 반해, 이 책은 미학의 주요 논쟁거리를 다룬 [미학 오디세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시대별 사조에 반영된 당대의 예술 정신과 조형원리를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탐구한다. _경향신문

    남다른 시각, 우리 시대 미감으로 쓴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시리즈는 서양미술사 강의와 신문 연재를 통해 직접 독자들과 학생들을 수없이 만나 소통해온 진중권의 고민과 노하우가 가득 담긴 책이다. 양식사를 시대 순으로 나열한 서양미술사는 자칫 예술 작품을 천재성의 산물이나 조형 그 자체로만 보고 그 이면의 깊은 사유와 시대 문화적 배경을 간과하게 만든다. 저자가 세 권의 책을 집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서양미술사의 세부를 충실하게 조망하는 것보다 그 방대한 역사의 골격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는 독자들이 서양미술사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길을 잃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미술사를 재구성할 수 있도록 특별하고 깊이 있는 독서 체험을 선사한다.
    미술사를 이 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을 지붕에 올려놓는 사다리에 불과하다. 비트겐슈타인의 말대로, 지붕에 올라갔거든 이 사다리를 치워버려라. 이 책을 읽은 후에 독자가 또 다른 독서들을 통해 자기만의 미술사를 주체적으로 재구성한다면, 저자에게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지은이의 말]에서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고전예술 편]은 미술사의 맥락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주요 양식을 선택하여 그 각각의 구체적인 조형 원리 및 그 바탕에 깔린 예술 의지까지 드러내는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했다. 깊이를 확보하기 위해 미술사학에서 널리 알려진 대가들의 논문이나 저서를 선택하여 이를 시간 순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미술사를 재구성했다. 서양미술의 원리를 그 시대의 상황 안에서 공시적으로 설명하며 동시에 서양미술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통시적으로 서술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은 모더니즘의 태동에서 제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제1차 모더니즘, 즉 유럽 모더니즘 운동을 살핀다. 야수주의에서 시작해 입체주의, 추상미술, 절대주의, 표현주의, 다다이즘을 거쳐 바우하우스까지 12개의 유파를 다룬다. 모던은 정치, 경제, 예술 영역에서 일어난 총체적인 변화였으며 예술에서의 모던은 운동의 성향이 강한 아방가르드(전위)였다. 그들의 선언문을 중심으로 ‘그들이 뭘 하려고 했는가’, ‘그 다음에 그들이 설정한 과제가 조형 예술적으로는 어떻게 다가왔는가’, ‘그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의 질문을 던지며 아방가르드 예술의 본질을 이루는 주요한 철학적 배경, 작품, 영향 등을 살핀다. 100년이 지난 모더니즘을 시대의 담론과 미학적 관점으로 새롭게 조명하면서 한편으로는 20세기 초반 미술사의 큰 흐름을 정리하고 있다.

    진중권의 미학 세계에서 만나는 또 한 편의 서양미술사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출간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은 미학과 미술사를 접목하여 후기모던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예술 세계와 비평의 역사를 넘나든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미술의 주도권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아방가르드의 정치적 성격은 희석되고 뒤샹의 [샘]이 주었던 새로움과 파격은 오히려 예술의 규칙이 되었다. 일상의 사물과 예술작품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예술가의 선언문이 아니라 비평가의 평론이었다.
    이 책은 전후 예술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주요 비평가들의 평론을 중심으로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 미니멀리즘, 해프닝, 플럭서스, 팝아트 등 후기 모던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예술을 탐구한다.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의 바탕에 깔린 사유와 논리를 명료하게 드러냄으로써 현대예술의 지형도를 한눈에 파악하도록 해준다.
    (1) 알약, 형광등, 깡통 수프는 어떻게 예술이 되었나? - 전후 현대미술사의 재구성
    화가 고흐의 작품이 300억 원이라면 모두들 수긍하겠지만 청계천에 놓인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 [스프링]이 30억 원 넘는다면 사람들은 바로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과거의 예술작품에 비해 그 외형이 단순하고 빈약해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은 대중에게 좀처럼 쉽게 감동을 주거나 그 의미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예술이다. 이 책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은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미니멀리즘의 ‘형광등’, 앤디 워홀의 ‘깡통 수프’, 그리고 플럭서스의 ‘알약’까지, 이름만 들어도 난해한 현대미술의 세계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 흐름을 명확하게 살필 수 있도록 지형도를 그려주는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잭슨 폴록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일어난 2차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다룬다. 이전의 모더니즘이 실질적으로 정치운동과 그 맥락을 함께했다면, 종전 후 세계 미술의 주도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며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생긴 가장 중요한 변화는 ‘예술의 탈정치화’다. 예술이 공개적인 사회적 표현을 삼가는 대신 개인의 자유를 표방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서, 뒤샹이 변기에 사인을 하면서 제도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전전 모더니즘의 흐름은 1940~1960년대 네오 모던에 이르러 그 일탈마저 규칙이 되고 제도화 되고 말았다. 자신만이 진정으로 새로움을 선언했던 모더니즘 예술과 달리, 오늘날의 예술에는 특정한 예술 양식이 ‘없다’. 진중권은 이렇게 난해한 현대미술의 예술사적 의미와 그 맥락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비평가의 ‘평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2) 전후 현대예술과 비평의 역사를 넘나드는 유쾌한 지적 탐험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비평가의 역할과 그 평론의 역사이다. 전후 모더니즘의 흐름 속에 새로이 떠오른 예술 주체는 바로 비평가였다. 전전의 예술가들이 직접 강령과 선언문의 형태로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냈다면, 전후 미술 작품의 의미를 언어로 설명해준 이들은 바로 비

    평가들이었기 때문이다. 불 켜놓은 형광등, 늘어놓은 벽돌, 글씨 몇 자 새긴 알약, 코카콜라나 캠벨수프 그림 등, 뒤샹의 [샘] 이후 예술작품과 일상의 사물 사이에 구분은 점차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예술의 정의는 ‘예술이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하나의 사물이 ‘언제 예술인가?’에 따라 판가름 되었다. 그린버그를 비롯한 오늘날 비평가들의 평론은 작품에 사후적인 평가를 부여할 뿐 아니라 작품 자체를 성립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비평가 그린버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잭슨 폴록이 존재할 수 없었듯, 작품의 의미를 생산하는 비평가는 이 시대의 새로운 예술가가 된 셈이다.
    이 책은 오늘날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비평가인 그린버그를 포함하여 할 포스터, 로잘린드 크라우스 등 20세기 후반 비평계를 이끈 주역들의 포괄적이고 결정적인 논의를 제공한다. [들어가기]에서는 현대미술계를 이끈 미국 비평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정리했고, 본문에서는 평론을 중심으로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 색면추상, 탈회화적추상을 거쳐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팝아트, 국제상황주의, 해프닝, 플럭서스 등을 다룬다. [나가기]에서는 모던-포스트모던 논쟁과 관련하여 전후미술에서 조각의 흐름을 살펴본다.

    저자 진중권은 치밀한 글쓰기를 통해 복잡한 현대예술사를 총체적으로 정리하면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철학 개념들을 풀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약 100여 개의 현대미술 작품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층위의 예술 담론을 복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자기만의 미술사를 주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은 대중문화와 사회 전반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하나의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문화의 또 다른 흐름으로 주조해내는 것. 이 책에서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화의, 새로운 사회의 생산자가 될 수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시대 예술과 대중문화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현재적 질문에 따라, 과거가 아닌 지금 여기의 예술이 만들어지고 있는 치열한 현장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대중문화와 사회 전반에 대해 늘 소신 있는 독설을 서슴지 않는 미학자 진중권의 사회적 책임감과 신념, 그 미학의 총체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구성과 주요 내용

    1장. 폴록 - 캔버스 안의 검투사

    전후 미술의 역사는 폴록의 드립 페인팅과 더불어 시작된다. 폴록을 통해 전전의 차가운 기하학적 추상은 뜨거운 표현적 추상으로 변화한다. 하지만 이 온도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폴록의 전면화(all over)에서는 ‘형’ 자체가 해체되고 형과 배경 사이의 ‘관계주의’마저 포기된다는 점이다.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이를 근거로 미국의 회화가 평면성과 순수성을 향한 모더니즘의 기획에 대해 전전의 유럽미술보다 더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폴록의 작업은 후기 모더니즘의 출발점이자,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전개될 거의 모든 예술운동의 미학적 준거가 된다.

    2장. 앵포르멜 - 무정형한 물질의 충동
    앵포르멜은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유럽의 카운터파트였다. 형 자체를 해체한다는 점에서 앵포르멜 역시 전전의 추상에 비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 타블로에 머물러 프레임 자체를 폐기하려는 경향은 드러내지 않지만, 재료 자체의 물질성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그것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보다 더 급진적 해체를 실천한다. 물론 앵포르멜이 재료로 돌아간 것은 해체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형의 원점으로 돌아가 물질에 잠재된 형상적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앵포르멜은 바타유가 말하는 탈승화의 충동이 아니라, 또 다른 승화의 형식이었다.

    3장. 색면추상 - 네가 누구 앞에 서 있는지 알라
    폴록의 사망 후에 추상표현이 생명력을 다하자, 그린버그는 바넷 뉴먼과 마크 로스코의 색면추상을 전후 모더니즘의 기획을 이어갈 새로운 주자로 부각시킨다. 그의 눈에는 뉴먼의 매끄러운 화면이 폴록의 거칠고 두꺼운 화면보다 더 평면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뉴먼과 로스코의 작업은 그린버그의 형식주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을 갖고 있었다. 두 작가는 늘 자신들의 작품이 주제(subject matter)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주제’란 거의 종교에 가까운 ‘숭고’의 체험이었다. 뉴먼과 로스코의 작품은 한갓 ‘형식’이 아니라, 관객을 동요시키는 일종의 ‘동작주(agent)’로 기능했다.

    4장. 탈회화적 추상 - 뜨거운 추상에서 차가운 추상으로
    1960년대 초 추상표현주의가 이미 관학적 예술언어로 전락했을 때 예술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것은 외려 ‘팝아트’라는 이름의 구상회화였다. 여기에 맞서려면 폴록과 뉴먼과 로스코의 뒤를 이을 작가들이 필요했다. 1964년 그린버그는 일군의 작가들을 모아 “탈회화적 추상”이라는 전시회를 조직한다. ‘회화성’을 잃은 미국의 미술은 폴록의 뜨거운 추상에서 차가운 기하학적 추상으로 돌아간다. 폴록은 이 새로운 작가들의 ‘평면성’을 강조했지만, 평면성을 향한 그들의 작업은 이미 그린버그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스텔라의 셰이프트 캔버스(shaped canvas)를 통해 회화는 사물의 상태에 접근한다.

    5장. 미니멀리즘 - 네가 보는 것은 네가 보는 것이다
    공간의 환영은 구상회화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추상적이더라도 그림이 그림으로 벽에 걸려 있는 한, ‘환영’의 공간으로 지각되기 마련이다. 어떻게 이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기서 미니멀리스트들은 “그러려면 그림이 더 이상 그림이 아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신들의 작품을 아예 ‘사물’로 만들기로 한다. 작품이 사물과 물리적으로 구별이 안 된다면, 혹은 구별하기 힘들다면, 그것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것은 관객의 체험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린버그가 생각하는 모더니즘의 강령에 배치된다. 작품의 성립에 관객을 요청하는 것은 회화가 아닌 연극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6장. 개념미술 - 육체를 벗어버린 예술
    미니멀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사물과 똑같아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작품이 사물과 다르지 않다면, 굳이 그것을 만들어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개념미술’이라는 발상이 탄생한다. 개념미술가들은 예술의 본질은 ‘개념(concept)’에 있다고 보았다. 즉 예술가의 창조적 발상이 실행(창작)이나 결과(작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술은 문학에 가까워진다. 개념미술의 논리를 엄격히 적용하면, 작품은 미술관에 전시할 것이 아니라 잡지에 기고하는 게 나을 것이다. 미니멀리스트들은 팔릴 수 없는 작품을 만들기를 원했다. 여기서 그들의 아방가르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7장. 팝아트 - 사진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
    모더니즘의 종언을 확실히 보여준 것은 1960년대 초에 등장한 팝아트였다. 추상과 팝아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은 재스퍼 존스였다. 그가 그린 깃발은 공간 속의 대상이나, 철저히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묘사 대상 자체가 평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평면성을 향한 추상의 운동은 역설적으로 구상으로 전환한다. 팝아트를 통해 재현이 복귀하나, 돌아온 구상은 더 이상 자연이 아니라 복제의 모습이었다. 팝아트는 장인성을 포기함으로써 대량생산을 미메시스하며, 복제를 다시 복제함으로써 독창성의 신화를 무너뜨리며, 대중매체의 이미지를 받아들임으로써 대중의 취향을 긍정한다.

    8.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 스펙터클에 맞선 전사들
    팝아트가 소비자본주의에 순응적이었다면, 상황주의자들은 소비자본주의를 ‘물화’와 ‘소외’의 상태로 규정하며, 물질적 욕망이 진정한 삶을 집어삼켜 버린 그 거대한 매트릭스의 세계에 저항하려 했다. 변화한 자본주의에 맞서 상황주의자들은 전통적 마르크스주의를 소비자본주의의 현실에 맞추어 갱신하고,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라는 전전의 혁명적 예술운동을 계승하되 동시에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을 (삶 속에서) 실현함으로써 예술을 폐지하려 했다. 이 목적을 위해 소비자본주의의 산물을 패러디하여 소비자본주의를 공격하는 ‘전환’의 전략을 사용했다. 상황주의는 전후의 유일한 혁명적 아방가르드였다.

    9. 해프닝 - 액션 콜라주에서 해프닝으로
    퍼포먼스 아트의 선구가 된 앨런 카프로의 해프닝은 “폴록의 유산”에서 출발했다. 카프로는 폴록의 작업에서 무엇보다 ‘액션’을 보았다. 폴록의 제스처를 모방한 카프로의 액션 콜라주는 3차원의 ‘아상블라주(assemblage)’ 작업과 그가 ‘환경’이라 부른 설치작업을 거쳐 ‘해프닝’으로 발전한다. 해프닝은 마이클 프리드가 비난하는 ‘연극성’을 글자 그대로 실현했다는 점에서 그린버그식 모더니즘의 반명제였다. 카프로는 해프닝을 폴록의 액션 페인팅과 연결시키지만, 삶과 예술의 경계를 인정하지 않는 반(反)미학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그의 해프닝은 다다이즘, 특히 뒤샹의 유산이기도 했다.

    10. 플럭서스 - 정신병자들이 탈출했다
    그린버그의 형식주의 비평이 망각한 것은 모더니즘의 또 다른 유산, 즉 뒤샹으로 대표되는 다다이즘의 전통이다. 카프로가 자신을 ‘폴록의 유산’으로 간주했다면, 플럭서스는 자신을 다다이즘의 후예로 여겼다. 비교적 스펙터클한 해프닝과 달리 플럭서스의 퍼포먼스는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해프닝에 개념미술을 결합한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다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하지만 체제에 대한 플럭서스의 태도는 다다만큼 급진적이지는 못했다. 플럭서스의 퍼포먼스를 통해 동시에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인터미디어’ 현상이 널리 확산되기 시작한다.

    11. 리히터 - 리히터의 ‘흐리기’
    80년대에 ‘포스트모던’이라 불리는 현상은 1960년대 일군의 동독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다. 동구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서구의 추상표현주의를 동시에 거부하려 한 것이 결과적으로 포스트모던의 경향으로 이어진 것이다. 리히터는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린 최초의 화가들 중의 한 사람이다. 사진과 회화, 추상과 구상을 오가며 다양한 예술언어를 구사하는 것, 완성된 화면을 흐리는 블러링(blurring)으로 의미작용 자체를 교란시키는 것, 그리고 일체의 정치적, 미학적 이념에 반대하며 현실에 대해 판단중지를 실천하는 것 등에서 그 작업의 포스트모던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2. 신표현주의 - 새로운 야만인들
    신표현주의 운동은 사진보다 회화라는 전통적 매체를 선호하고, 미술의 국제적 흐름보다 지역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민족의 역사와 신화를 주제화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복고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레이건-대처 시대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동독 출신 작가들의 새로운 구상회화는 1980년대 예술시장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미니멀리즘이나 개념미술 등, 그 형상이 빈곤한 예술에 지쳤던 대중과 컬렉터들에게 강렬한 표현으로 가득 찬 신표현주의의 타블로는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다. 전전의 표현주의처럼 신표현주의도 그 정치적, 미학적 함의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란에 휘말린다.

    목차

    지은이의 말, 아방가르드의 시대
    들어가기, 현대예술의 혁명

    01 야수주의, 원색의 향연, 색채의 해방
    02 입체주의, 형태의 해방, 원근법의 해체
    03 순수추상, 형태와 색채의 교향악
    04 절대주의, 회화의 영도
    05 표현주의, 재현에서 표현으로
    06 미래주의, 아방가르드, 미래를 향한 질주
    07 다다이즘, 부조리와 무의미의 예술
    08 초현실주의, 현실 속의 경이로움
    09 신즉물주의, 냉정한 현실의 질서
    10 구축주의, 삶을 구축하는 혁명의 예술
    11 데스테일, 신조형의 양식
    12 바우하우스, 사회주의 대성당에서 산업 디자인으로


    나가기, 아방가르드의 이론들

    들어가기 - 후기 모더니즘과 네오 아방가르드

    1장. 폴록 - 캔버스 안의 검투사
    2장. 앵포르멜 - 무정형한 물질의 충동
    3장. 색면추상 - 네가 누구 앞에 서 있는지 알라
    4장. 탈회화적 추상 - 뜨거운 추상에서 차가운 추상으로
    5장. 미니멀리즘 - 네가 보는 것은 네가 보는 것이다
    6장. 개념미술 - 육체를 벗어버린 예술
    7장. 팝아트 - 사진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
    8장.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 스펙터클에 맞선 전사들
    9장. 해프닝 - 액션 콜라주에서 해프닝으로
    10장. 플럭서스 - 정신병자들이 탈출했다
    11장. 리히터 - 리히터의 ‘흐리기’
    12장. 신표현주의 - 새로운 야만인들

    나가기 - 후기 모던이냐 포스트모던이냐
    1장 아름다운 비례를 찾아서
    객관적 비례와 제작적 비례|이집트의 비례론|예술가의 전설|영원의 상 아래서|콘트라포스토|단축법|확대법|감각의 세계|오네쿠르의 포트폴리오|우주론적 비례론|비트루비우스의 인간|뒤러의 비례론|비례론의 종말
    - 황금분할
    파이 구하기|피보나치 수열|황금분할을 이용한 작품들|황금분할과 아름다움

    2장 색과 빛의 황홀경
    아르테스 메카니카에|형태에서 빛깔로|플로티노스의 반론|비례, 원인이야 결과냐|재료의 미학|빛의 상징주의|알레고리|사물과 기호|이미지와 텍스트|실재와 환상|실재란 무엇인가

    3장 자연을 내다보는 창문
    날개 달린 눈|알베르티의 눈|알베르티의 그리드|올바른 구성|신적인 힘|물감에서 나오는 빛|또 하나의 신|자연의 수정과 완성|최고의 작업|아펠레스의 모함|자연으로부터 배워라

    4. 상징 형식으로서 원근법
    원근법의 탄생|다 빈치의 노트북|원근법의 붕괴?|소실점과 소실축|고대의 원근법?

    5. 물구나무 선 원근법
    소실점이 아래로|직선을 곡선으로|이미 굽은 곡선은?|중심에서 주변으로|공중부양|감추어진 역원근법|오목거울과 볼록거울|투시법의 천재지변|큐비즘|프리미티비즘인가
    - 왜곡상

    6. 도상학에서 도상해석학으로
    전도상학적 단계|교정 원리로서의 양식사|도상학적 단계|교정 원리로서의 유형사|도상해석학적 단계|교정 원리로서의 상징사|중세 속의 프로토-르네상스|카롤링거 르네상스|고대의 부활
    - 트롱프뢰유
    회화 속의 눈속임|건축 속의 눈속임|예술인가 오락인가

    7. 엘 그레코, 신학적 가상현실
    초월적 세계로|영혼을 보는 자|얼마나 많은 피가 드는지|비전의 현현|물질주의와 정신주의|도취와 황홀경|정신사로서의 예술사|그는 미쳤다

    8. 시(視) 형식으로서 미술사
    개인과 민족의 시대|시형식으로서의 예술사|신적인 것에서 회화적인 것으로|평면에서 깊이로|닫힌 형태에서 열린 형태로|다원성에서 통일성으로|명료성에서 불명료성으로|외적 미술사와 내적 미술사|
    - 유화
    피그먼트|결합매체|회화적인 것|

    9. 예술을 다는 저울
    아카데미의 전횡|라파엘로냐 티치아노냐|형태냐 색채냐|푸생이냐 루벤스냐|로코코를 향하여|근대적 예술비평의 탄생|문학으로서의 비평|화가들의 저울

    10. 고대인의 자연은 어디로?
    아름다운 자연|바로크에서 신고전주의로|색체에서 윤곽으로|자연미와 이상미|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제작의 테크놀로지|그림 속에 숨은 고대의 조각들|남자를 사랑하는 눈으로
    - 화면 구성
    소실점|대칭과 균형|바로크

    11. 혁명의 예술, 예술의 혁명
    저물어가는 로코코|다비드의 신고전주의|혁명의 화가|다비드의 후예들|낭만주의의 시대|낭만적 고전주의|낭만적 초기 바로크|낭만적 성기 바로크|회화적 현대성

    12. 인간, 신을 닮기를 거부하다
    해체의 전주곡|주도적 과제|예술들의 분열|신을 닮은 인간|인간의 영원한 상|총체예술과 퇴폐예술|중세인가 포스트모던인가

    저자소개

    진중권(JUNGKWON CHI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3~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64종
    판매수 75,231권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언어 구조주의 이론을 공부했다. 1994년 [미학 오디세이]로 미학이라는 학문을 한국 사회에 처음 대중적으로 소개한 이래, 줄곧 그만의 독창적인 미학 세계를 펼치며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문화비평가, 시사평론가, 시대의 부조리에 독설을 날리는 우리 시대 대표 논객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미학자로서 좋은 책을 내는 것이 삶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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