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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의 경제학 :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 시대의 경제학 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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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태인, 이수연
  • 출판사 : 레디앙
  • 발행 : 2013년 04월 10일
  • 쪽수 : 3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434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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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경제학은 300년 동안 우리를 속여 왔다. 이른바 주류경제학은 이렇게 주장해 왔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며, 모든 경제 문제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해결해줄 것”이라고. 정태인 등 [협동의 경제학]의 저자들은 이는 거짓말이며, 기존의 경제학은 죽었다고 선언한다.

    저자들은 또 경제학 제국주의 시대와 시장경제 유일사상을 모두 극복해야 하며, 시장경제와 함께 사회적 경제, 공공경제, 생태경제의 네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4박자 경제학’이 필요하고, 이들이 사회 운용의 원리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경제학은 사망했다

    “현실과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세상을 지배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겠는가? 금융 위기를 유발한 약탈적 대출, 전 인류의 절멸을 가져올 지구온난화, 아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사교육 경쟁 앞에서도 여전히 모두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시장이 다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도 똑똑한 경제학자들 대다수가 그렇게 주장하니 올바른 얘기일 거라고 믿어야 할까?

    내 보기에 경제학은 이미 사망했다. 경제학의 아름다운 수학 체계는 현실에서 너무 멀어졌다. 지나치게 정교해져서 머리 좋다는 학자들이 아주 조그만 현상의 수학적 증명에만 매달리고 있다. 하늘의 유토피아 한 구석을 헤매고 있을 뿐, 자신이 디디고 있는 땅은 완전히 잊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다른 경제학이 필요하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 위기 이후 30여 년 동안 맹위를 떨쳤던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가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서서 사적 거대 자본, 특히 금융 자본의 절대적 자유만 강조한 채 일체의 공공성을 부인하는 가장 폭력적 형태의 자본주의였다는 점에서 이 체제의 근간이 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한 비판도 최근 들어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일 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장 또는 경제를 정치와 분리시켜,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 진공의 공간인 양, 어려운 수학을 동원해 현실과 동떨어진 각종 경제 모형을 만드는 ‘똘똘한’ 경제학자들의 오류에 대한 지적이나 조롱도 그런 비판 가운데 하나다. 이 책의 주류경제학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다양하고 입체적이다.

    주류경제학에 대한 입체적 비판

    첫 번째는 애덤 스미스 이후 주류경제학의 기본 전제였던 인간의 이기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합리적 선택이 사회적 공리를 증진시킨다는 주장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이다.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의 가장 최근의 이론적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인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더 협동적이었다는 점을 밝힌다.

    저자들은 인간의 무한 이기주의적 경쟁을 독려하고,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진실인 양 말해온 것은 자본주의 역사 300년 동안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인류 역사에서는 오히려 예외적인 상태를 일반화한 것이라는 입장을 옹호한다. 저자들은 이와 함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하는 경쟁은 인간 본성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인간의 속성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두 번째는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이견이다. 시장의 효율성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른 합리적 자원 배분, 개인의 이기심과 사회적 공익의 선순환을 중심 논리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경제학에서도 인정하는 시장실패는, 단지 시장경제의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학의 필연적 결과이며, 따라서 시장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주장 역시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인정돼야 한다.

    오히려 개인의 이기적 욕망과 사회적 수준의 공익이 충돌하는 사회적 딜레마 현상이 보다 보편적이며,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가 오랜 시간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구체적 사례를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 간의 경쟁보다는 호모 레시프로칸(Homo Reciprocan 상호적 인간)으로서의 협동이 개인과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들은 또 경제학이 자랑하는 효율성이라는 가치가 평등이나 우애와 같은 다른 가치보다 중요하다는 근거도 없다고 말한다.

    정의를 내다버린 경제학 비판

    세 번째 저자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내부에서 싹이 트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운동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대안 경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9년 유럽 의회의 압도적 찬성으로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했다.

    유럽 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의 위기적 상황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모델을 요구한다면서 “사회적 경제는 산업민주주의와 경제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실제 성과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사회적 경제는 상호성과 연대, 신뢰와 협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런 가치들은 자본주의의 원리, 주류경제학의 원리, 시장경제의 원리만으로 사회를 일원화할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형성되고 발전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어 사회적 경제의 대표적 사례이자, 한국에서도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협동조합 운동에 대한 이탈리아와 캐나다의 사례를 현지 방문 결과를 토대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네 번째 저자들은 경제학계가 ‘실증’이라는 이름으로, 수학을 동원하면서 쌓아올린 이론적 결과를 놓고 이를 ‘사회과학의 보석’이라며 스스로에게 훈장을 달아주는 행위를 비판한다. 저자들은 이런 학문적 입장은 경제학에서 ‘정의(justice)’를 내다버린 결과일 뿐으로, 주류경제학 이론의 현실 설명력에 대한 본질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저자들은 경제학이 이제는 ‘정의’의 가치를 복원시켜야 하며, 공공경제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공공경제에서 중요시 하는 공공성을 사회적으로 결정하는 이론적 자원으로 ‘정의론’을 차용하고 있다.

    자연권적 자유지상주의, 경험적 자유지상주의, 평등적 자유주의, 공동체적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에서 얘기하는 각각의 정의론을 재산권 위상에 대한 견해 차이, 재분배에 대한 입장 차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 설명하고, 바람직한 공공경제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주류경제학에서 공공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선적으로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긴 후에 남은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이었다.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 시장에 맡기면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와 같이 ‘나머지’를 처리하는 영역이 공공경제였다. 효율성보다 기본적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우선한다면 공공경제를 통해서 정의로운 재분배를 이루는 것이 기본 바탕이 되고, 그 중에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경우에 시장경제의 몫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특히 모든 생산과 소비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자연의 훼손과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엔트로피 법칙이 반영된 생태경제는 전 인류가 처해 있는 공공의 재앙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시장경제의 한 분파로 자리 잡고 있는 환경경제학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태경제학을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글바글 에너지야말로 우리의 자랑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시장경제의 한계와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 공공경제와 생태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인간의 이기적 속성에 기반하고 있는 ‘경쟁과 효율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상호성과 연대, 사회적 정의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협동의 경제학’이 가능하며, 또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책 전편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장구한 인류 역사에서 시장이 인간관계를 대변한 건 지난 300년뿐”이며 “인간이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경쟁하면 시장이 모든 갈등을 조정해 줄 것이라는 300년 묵은 신앙을 이제는 버릴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구소련 사회주의처럼 공공경제의 원리, 또는 평등의 가치 하나로 세상을 조직해서도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도 얻었다.”며 네 박자 경제학의 조화로운 운영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책을 마무리하면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운동, 그리고 지역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실천해나가는 것이야말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일깨운다.

    “이론은 ‘협동조합을 꿈꾸는 그대’에게 이렇게 말한다. 먼저 동네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서 주민들과 해법을 모색하라.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의 사업 중에 해당 항목을 찾아서 담당 부서와 의논하라. 정부가 하는 일 중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무엇보다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절대로 정부 공무원의 머릿속에서는 나올 수 없는 사업들도 수없이 튀어 나올 것이다. 우리의 꿈이 주민들 스스로의 에너지로 실현되는 곳이 바로 사회적 경제다. 바글바글한 에너지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자랑이 아닌가?”

    추천사

    ‘협동의 경제학’, 우리 사회 운영 원리 될 수 있을까?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예전에 저와 일을 함께할 뻔했던 적이 있습니다. 2006년 초 저는 ‘희망제작소’를 설립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외를 발로 뛴 경험과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아래로부터 풀뿌리 경제를 만들고, 밑으로부터 사회 혁신을 이루려는 구상이었습니다. 아마도 한신대 정건화 교수, 아니면 동국대 박순성 교수를 통해서였던 것 같은데, 그즈음 청와대 비서관을 그만둔 정태인 원장을 인사동 찻집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마을과 하나가 된 기업 형태, 요즘 용어로 하면 ‘사회적 경제’를 잘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다만 자신의 대학원 시절 전공이었던 ‘클러스터’와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의기투합까지는 아니더라도 흔쾌히 같이 일하기로 하고 사무실에 그의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같은 곳에서 함께 일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때를 맞춘 듯, 참여정부가 한미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고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반대 운동을 했습니다.

    이 책을 보니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사회적 경제’를 연구하기 시작한 듯합니다. 지금의 위기는 시장의 원리로 사회 전체를 조직하려는 시장만능주의 실험의 실패입니다. 또 20년 전 우리는 국가의 원리로만 전체 사회를 조직하려던 국가사회주의 실험도 실패로 끝난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 책은 사회의 원리로 우리 삶 전부를 조직하자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내재돼 있는 이기성(시장경제), 공공성(공공경제), 상호성(사회적 경제),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생태경제)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태인 원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의 진화생물학과 행동경제학, 그리고 진화심리학이나 사회학 연구 성과를 추적하여 인간은 원래 서로 신뢰하고 협동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니 전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약 100만 년에 걸친 수렵, 채취의 시대에 인간의 유전자에는 상호성과 협동이 몸에 박혔고, 이기성과 경쟁을 강조한 건 지난 300년에 불과했으며, 협동이야말로 인간이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해 온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그는 사회적 경제의 운영 원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오스트롬이나 퍼트넘 등의 연구에서 공유 자원의 딜레마를 해결하고 사회적 자본을 쌓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론과 같은 추상적 모델에서 도출한 규칙들이 공유 자원을 잘 관리해 온 역사적 경험이나 협동조합의 7원칙과 동일하며, 또한 제가 국내외의 마을들에서 발견한 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확인해냅니다. 몬드라곤이나 에밀리아로마냐, 퀘벡의 경험 또한 현실에서 이런 원리를 확인해 주는 증거입니다. 나아가서 이 책은 공공성은 시장 실패를 메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의해 우리 스스로 구성하는 것이며, 국제적 차원의 신뢰와 협동 없이는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생태 위기도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굉장히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스스로 서문에서 고백했듯이 각 부문의 전문가가 보면 여기 저기 허술한 구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완벽한 이론과 실증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학자와 연구자들의 주장과 학설을 검토하고, 거기에 정책의 경험을 더해 살을 붙이고, 현실화 해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자신의 경험과 논리에 비춰 가차 없이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경험과 열정이 이 책의 빈 곳, 엉성한 곳을 촘촘히 메울 수 있을 때, ‘협동조합 도시 서울’뿐 아니라 사회 혁신과 희망이 가득 찬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서울시 공무원을 비롯한 정책 입안자들, 오늘도 여기저기서 협동조합의 들불을 지피고 있는 사회 혁신가들, 그리고 사회 구성의 원리를 고민하는 학자들, 또 우리가 맞닥뜨린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운동가들, 무엇보다도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뭔가를 고민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박원순 / 서울시장

    목차

    추천서 - 박원순 서울 시장
    프롤로그 - 변명

    1부 시장경제와 사회적 딜레마
    -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고,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

    1장 우리에게는 다른 경제학이 필요하다.
    2장 인간은 이기적인가?
    3장 시장실패는 숙명이다
    4장 개인과 전체의 충돌, 사회적 딜레마
    5장 사슴사냥게임, 딜레마 탈출의 실마리

    2부 협동의 경제학
    - 협동, 신뢰, 그리고 사회적 자본

    6장 인간 협동의 다섯 가지 조건
    7장 협동을 택하게 하는 방법
    8장 협동의 선순환을 가져오는 신뢰
    9장 신뢰의 네트워크, 사회적 자본
    10장 네 박자로 가는 경제

    3부 사회적 경제
    -밀과 마르크스가 예찬한 협동조합

    11장 사회적 경제란 무엇인가?
    12장 협동조합은 대안이 될 수 있는가?
    13장 협동조합의 도시, 에밀리아로마냐
    14장 에밀리아로마냐의 성공 요인
    15장 차별과 위기를 극복한 퀘벡의 사회경제
    16장 퀘벡의 협동조합들

    4부 공공경제
    -보편적 복지국가와 평등의 달성

    17장 공공성과 정의의 경제학
    18장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
    19장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 한국의 선택

    5부 생태경제
    -우리의 최종 목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20장 경제도 결국 자연 속에 존재한다
    부록 : “녹색혁명당 선언”

    에필로그 - 협동조합을 꿈꾸는 그대들에게

    본문중에서

    나는 경제학이 싫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제학자들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한 이와는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요즘은 사위나 며느리를 고르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말을 한다. 단 전공 학점이 나쁜 경우는 괜찮을 수도 있으므로 성적 증명서를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상대방이 사교육을 시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아이만 사교육을 안 시키면 뒤처질 수 있으니 나도 사교육을 시킨다. 상대방이 사교육을 안 시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아이만 사교육을 시켜서 성적을 올리고 싶으니 나는 사교육을 시킨다. 결국 상대방이 사교육을 시키든 안 시키든 나는 사교육을 시킨다. 만일 똑같은 사교육을 시킨다면 등수는 변하지 않고 아이들만 괴롭히는 데 큰돈을 쓴 것이다. 우리 모두 죄수의 딜레마에 걸려 있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의 원리를 활용하여 MBC나 KBS를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전 국민이 1표씩 행사하는 조합원이 되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다.

    구약의 하나님은 응징을 하고 신약의 예수는 사랑을 하라고 가르친다. 구약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며 신약은 “왼뺨을 때리면 오른 뺨을 내밀라.”로 대표된다. 즉 구약은 상호적 인간을, 신약은 이타적 인간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실은 이 둘이 공존하는 사회가 가장 바람직하다. 구약과 신약의 가르침에 어떤 일관성이 있다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경제학자나 경제학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실험은 이미 많이 보고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로 위와 비슷하다. 보이지 않는 손이나 시장의 효율성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되었지만 사실 경제학이 가르치는 것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라, 그게 현명한 행동이다, 그렇지 않으면 바보가 될 뿐이야!”라는 외침이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멀쩡한 애들이 경제학과에만 들어가면 무임승차자가 되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지난 5년 이명박 정부는 불통이었고 불행하게도 앞으로도 그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불통은 불신을 낳고 뒤에 보듯이 불신은 협동을 저해해서 결국 경제성장률도 낮추게 된다. 유신독재와 같은 방식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공공성이나 정의는 둘 다 주류경제학에 존재하지 않는 가치이다. 사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수없이 많지만, 경제학에서는 파레토 효율 외의 가치는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이 가치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중립적이며 자연과학에 가까운 과학이라고 자랑스러워한다. 경제학자들이란 참으로 신기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살펴본 연구 결과들은 협동만이 답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나아가서 실은 협동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이후, 그리고 신자유주의 열풍이 몰아치면서 모든 것이 경쟁의 방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제 무참한 경쟁의 원리를 인간 본성인 협동의 원리로 바꿔나가야 하고, 이를 위한 사회경제 정책을 확립해가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9종
    판매수 2,816권

    경제학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서 참여정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기조실장을 지냈다. 2006년 한-미 양국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의 협상재개를 선언하자 한-미FTA의 부당성과 졸속성을 비판하며 한미FTA저지국민운동본부의 본부장으로 FTA반대진영을 이끌었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겸임교수이자 진보진영의 경제정책 싱크탱크를 지향하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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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원이다. 연세대와 동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정태인 원장의 수제자라 자부하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과 정태인 원장을 만난 덕에 대학에 머물렀다면 절대 하지 못할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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