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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장만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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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카프와 민족문학이 빛을 잃자 순문학이 꽃핀다. 시문학파, 이미지즘, 생명파, 청록파…. 본격적인 현대문학으로 거듭나는 백화요란의 중심에 장만영이 있었다. 순수 서정시의 면모를 간직한 채 이미지즘의 기법을 사용하고, 시적 초월을 꿈꾸는 가운데 자연을 지향한다. 1930년대 우리 시단의 산 증인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 근현대시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초애(草涯) 장만영(張萬榮, 1914. 1. 25∼1975. 10. 8)은 1932년 [동광(東光)]지 5월호(통권 33호)에 안서 김억(金億)의 추천으로 [봄노래]를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그는 [물장난], [동무여!]([조선일보], 1932. 7. 3), [마을의 여름밤]([동광], 1932. 10), [정처 없이 떠다니고 싶지 않나?], [자네는 와서]([동광], 1933. 1), [나비여!], [알밤]([신동아], 1933. 10)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전개한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장만영의 시 세계는 1930년대 시단에 나타나는 주요 시작 기법을 두루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초기 시편들은 김영랑, 박용철, 이하윤, 정지용, 신석정 등이 참여한 [시문학]파의 순수 서정시의 면모를 일정 부분 간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1932년 김기림, 김광균 등이 중심이 되었던 이미지즘 계열의 시적 특성을 강하게 환기한다. 이와 아울러 그의 시에는 서정주, 유치환, 오장환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시적 초월의 기표, 정신의 내면 탐구 및 1938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지를 통해 등장한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으로 구성된 청록파의 시 세계가 중첩되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장만영의 시 세계는 1930년대 한국 시단의 전반적인 특성이 혼재된 양상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의 시는 시적 언어의 확대와 현대시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가능해진 1930년대 시사의 특성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목차

    봄 들기 前
    바람과 구름

    도라오지 않는 두견이
    봄을 그리는 마음
    별 1
    풀밭 우에 잠들고 싶어라
    아직도 거문고 소리가 들이지 않습니까?

    달, 葡萄, 잎사귀
    港口 夕景
    風景
    順伊와 나와
    湖水로 가는 길
    바다로 가는 女人
    女人 1
    바다
    少年
    賣笑婦
    歸去來
    生家
    幼年
    달밤
    마중
    비의 image
    愁夜
    뻐꾹새 感傷
    눈이 내리는 밤에
    풀밭
    觀水洞
    光化門 삘딩
    貞洞 골목
    사랑
    山으로 가고 싶지?
    산개나리꽃
    네 눈 속 그윽한 곳에
    春夜
    晩秋
    거리
    山峽
    溫泉이 있는 거리
    黃昏
    해바라기
    溫室
    靜夜
    Tea-Room Rainbow
    哀歌
    病室에서
    내가 눈감기 전에
    記憶의 들길에서
    상처 입은 산짐승처럼
    물방울
    감자
    소쩍새
    잠자리
    저녁 종소리
    놀 따라 등불 따라
    소리의 Fantasy
    裸婦
    포도알 風景
    푸른 골짜기
    조그만 동네
    女人圖
    봄비 소리
    길손
    BOND STREET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바람과 구름

    어머니 언니가 羊들을 다리고 나아간 지는 발서 여러 달이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언니는 웨 돌아오지 않을까요?
    나는 오늘도 저? 銀杏나무 아레로 나아가
    언니를 기다리는 日課를 잊지 않겠읍니다

    어머니 夕陽이 되여 언니가 羊들을 몰고
    저 山기슭을 돌아 휫파람 불며 올 때가 되였것만
    언니는 영영 오지 않고
    구름만 뭉게뭉게 山을 넘어옵데다

    어머니
    어데서 어린 뻑국새 소리가 들려옵니다
    만일 언니가 뻑국새가 되였다면
    숲에서 오직이나 외로워하겠읍니까?

    애기야 저 파아란 하눌을 바라보아라!
    맑은 하눌에 나붓나붓 떼 저 다니는
    하?얀 구름이 보이지 않늬?

    너의 언니는 하눌에 사는 바람이 되고
    떼 지어 다니는 하?얀 구름은
    언니가 사랑하든 羊들이란다

    오늘도 너의 언니는 고요한 하눌의 푸른ㅅ길로
    羊들을 몰고 다니는고나!
    낮윽이 ?갈 때는 휫파람 소리도 들이지 않겠늬?

    달, 葡萄, 잎사귀

    順伊 버레 우는 古風한 뜰에
    달빛이 潮水처럼 밀여왔고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었다
    달은 과일보다 香그럽다

    東海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葡萄는 달빛이 스며 고읍다
    葡萄는 달빛을 먹음고 읶는다

    順伊 葡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고나!

    生家

    누륵이 뜨는 내음새
    술지김이 내음새가 훅훅 품기든 집
    방마다 광마다
    그뜩 들어차 있는 독 안에서는
    술이 끓었다
    술이 읶었다
    해수병을 앓으시는 어머니는
    숨이 차서… 기침이 나서…
    겨을이면
    요를 둘른 채
    어둔 등잔불 곁에서
    긴긴 밤을 노상 밝히군 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신 뒤
    몇 해를 두고 소식이 없으시고
    오십 간 가까운 크나큰 집을
    어머니와 두울이서 지키는 밤은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어…
    바람 소리
    기와꼴에 떨어저 굴르는 나무 잎새 소리에도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도 쉬지 못하였다

    감자

    할머니가 보내셨구나,
    이 많은 감자를.
    야, 참 알이 굵기도 하다.
    아버지 주먹만이나 하구나.

    올 같은 가물에
    어쩌면 이런 감자가 됐을가?
    할머니는 무슨 재주일가?

    화로불에 감자를 구우면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 저녁 할머니는 무엇을 하고 계실가?
    머리털이 허이언
    우리 할머니.

    할머니가 보내 주신 감자는
    구워도 먹고 쪄도 먹고
    간장에 조려
    두고두고 밥반찬으로 하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송영호 [편저]
    생년월일 -
    출생지 경기도 용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송영호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 전문 계간지 [시와시학]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새벽을 기다리는 마음의 시학]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나태주의 시정신 연구], [신석정 시의 상징체계와 시정신 연구] 등이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만해 학술원 연구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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