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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브 Nerve :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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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나를 움츠러들게 하는 두려움, 불안, 스트레스의 실체!
“무엇이 당신을 두렵게 하는가!”
피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두려움을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법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완벽한 점프를 해낸 김연아,
수많은 청중 앞에서도 떨림 없는 목소리로 연설하는 오바마 대통령,
생사가 오가는 수술실에서 의연하게 생명을 구한 외과의….


이들이 위대해 보이는 것은 뛰어난 기술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긴장, 두려움, 스트레스 따위는 모른다는 듯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을 영웅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이들은 정말 두려움을 모르는 강심장을 가진 것일까? 이 강심장은 타고난 사람들만의 특별한 것일까?
사실 스트레스 때문에 시험을 망치고, 프레젠테이션이 있으면 전날 밤잠을 설치고,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두려움에 발걸음을 떼기조차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디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이러한 두려움은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게 현대인을 잠식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은 전례 없는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정신건강 면에서는 불안이 우울을 추월하여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한다. 국립정신보건원에 따르면 성인의 18퍼센트 이상이 생애 한 시기에 본격적인 불안장애를 경험한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의 실정은 이보다 더 심각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이 김연아처럼 강심장이 되는 것은 불가능할까,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한다. 저널리스트 출신에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사회비평가인 테일러 클락은 스스로 그리 대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밝힌다. 그는 자신과 같이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고 있는 두려움, 긴장, 불안, 스트레스(이하 두려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연구 자료를 모으고, 이를 증명할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이 책을 탄생시켰다. 놀랍게도 우리가 왜 두려움을 느끼는지, 뇌의 어디서 두려움이 작용하는지, 두려움을 극복하기가 왜 힘든지는 과학적으로 거의 대부분 증명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그러한 원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조련이 가능한 편도체, 생명을 지키는 두려움 기제, 두려움을 컨트롤하는 방법 등 놀라운 이야기가 이 책 [너브]를 통해 펼쳐진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힘, ‘너브NERVE’
‘너브NERVE’라는 단어는 얼핏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정의를 가진다. 흔히 알고 있는 ‘신경 증세(a case of nerves)’라고 하면 일반적인 의미의 두려움과 동의어지만 ‘기세등등하다(showing nerve)’라고 하면 용기, 배짱을 의미한다. 저자 테일러 클락은 두려움과 용기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진 ‘너브’야말로 이 책의 핵심개념이라고 설명한다. 두려움은 극복해야 하는 부정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뒤집는다. 원래 두려움은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가령 굶주린 호랑이를 만나면 우리 몸은 곧장 최고의 경계태세를 취하고 어떤 상황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안전한 곳으로 올라타 있다. 그런데 이런 두려움이 현대에 와서는 왜 푸대접을 받게 된 것일까? 두려움 기제가 현대인의 삶에 맞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현대에는 별것도 아닌 위험이나 걱정거리만 생겨도(상사가 나를 싫어할까? 비행기가 연착할까? 마요네즈 빼달라고 말한 걸 종업원이 들었을까?) 우리 몸은 여전히 굶주린 호랑이를 만난 것처럼 반응한다. 수렵채집 시대의 조상들과 똑같은 신경계 기술로 현대를 살아가는 셈이다. 이 기술은 미적분 문제를 풀거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거나 압박감 속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데는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초인적인 달리기로 위기를 모면했다거나, 경황이 없는 가운데 훌륭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성공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들어봤거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는 신체능력이 30% 이상 향상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두려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두려움의 대상을 피할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부딪혀서 깨지는 연습을 해볼 것인가?
알 수도 없는 문제를 계속 걱정만 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몰입하려고 노력할 것인가?


두려움에서 도망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이 책에서 밝히는 연구 결과에 크게 실망할 것이다.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뇌라고 일컬어지는 편도체에 한번 각인된 두려움은 쉽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두려운 가운데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요컨대 두려움에 잘 대처하는 능력은 두려움을 느끼는지 ‘여부’가 아니라 두려움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농담을 던지고,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불확실성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융통성을 기를 것인가? 두려움을 밀쳐내는 대신 수용하는 법을 배울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면 두려움에 마음을 열고, 두려움과 함께 노력하고, 감정과 상관없이 옳은 일을 해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너브’를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이유이다.

나를 움츠러들게 하는 불안, 압박감, 떨림증, 무대공포증, 극도의 긴장감에 대하여
‘자신감을 가져라’, ‘몸을 이완하라’와 같은 조언이 쏟아지지만, 정작 이러한 말들에 효과를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두려움과 평화롭게 동행하는 것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해와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책에 심리학, 뇌과학, 신경과학이 밝혀낸 두려움의 본질에서부터 위기를 기회로, 고통을 기쁨으로 바꾼 사람들의 진솔한 속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1장에서는 왜 두려움을 느끼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머릿속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신경을 찾으려 했던 신경과학자 조지프 르두의 실험을 중심으로 뇌에서 두려움을 인식하고 저장하는 편도체에 대해서 알아본다. 편도체가 어떤 성질을 지니고 있는지 알면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2장에서는 건강염려증에 걸린 사람들부터 현실화되지도 않는 걱정거리들로 불안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두려움과 달리 ‘걱정’이야말로 반드시 버려야 할 골칫거리라는 것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알아본다. 3장과 4장에서는 스트레스와 긴장, 두려움을 무력화시키는 요소들에 대해 설명한다. 2차 세계대전 중 런던에 떨어진 독일 나치의 폭격에도 영국인들이 침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확하기로 유명한 독일의 열차시각처럼 철저하게 정확한 시간에 폭격을 했기 때문이었다. 히틀러는 매일 밤 같은 시간에 폭격을 감행함으로써 런던 시민들에게 예측가능성을 넘겨주고 말았다. 더욱이 방공호로 숨을 수도 있어서 런던 시민들은 생존 가능성에 대한 통제력까지 얻었다. 5장에서는 어떻게 수행불안과 무대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는지 첼리스트 조이 키팅과 명품배우 로렌스 올리비에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6장과 7장에서는 긴장되거나 두려운 상황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당하는 사람과 훌륭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의 차이점을 통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게 된다.

두려움과 침착함을 잃지 않는 강심장이 되는 법!
어쩌면 이 책을 통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마음속의 두려움을 몰아내고, 무대공포증을 이겨내고, 불안에 떨지 않으며, 어떤 위험도 이겨내는 방법일지 모른다. 이 책은 성실하게 이러한 방법들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이 방법들은 두려움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두려워하는 방법’이다. 이점을 염두에 둔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올바르게 두려워하는 12가지 방법
호흡에 집중하라. /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라. / 훈련하고 연습하고 준비하라. / 초점의 방향 바꿔라. / 마음챙김으로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나라. / 두려움에 노출되라. / 불확실성과 통제력 부족을 인정하라. / 상황을 재구성하라. / 농담하라. / 자신에 대한 믿음을 쌓아라. / 삶의 원칙에 주목하라. / 조건 없이 두려움을 받아들여라.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오해를 푸는 것이다.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연료가 바닥난 달착륙선 ‘이글(Eagle)’호를 이끌고 달 표면에서 안전한 착륙지점을 찾아다닐 때 그의 목소리는 지극히 차분해서 마치 컴퓨터 비행으로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를 여행하는 것처럼 들렸다. 인간미가 없어 보일 정도의 평정심이었다. 그러나 우주선 계기판에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긴장한 것으로 표시되었다. 이처럼 슈퍼맨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두려움에 면역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침착성과 공포를 견디는 능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것뿐이다.
두려움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무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은 험난한 여정이다. 산행을 하려면 땀을 흘려야 한다. 길가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디도 오르지 못한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로 불확실하고 통제 불가능하다. 살다보면 차분해지고 고요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저절로 앞날이 순탄하고 편안해지기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 경험을 쌓아 강인해져서 앞으로 좋을 때와 힘들 때에 대비하는 것이다. 무섭게 노려보는 군중 앞에 서고, 비행기에 올라타고, 소총을 든 소년이 날뛰는 교실로 뛰어들고, 그 안에서 두려움과 화해하는 것은 어렵다. 힘든 길이지만 우리는 걸어야 한다. 두려움의 길이 곧 우리 인생의 길이다. 이 책은 그 길에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Prologue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가

1장. 두 번째 뇌, 두려움의 진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붙거나
공포의 실체에 다가가다
내 머릿속에서 널 꺼낼 수 없어
두려움의 회로를 끊다

2장. 걱정의 덫에 빠진 사람들
불안에 관한 여덟 가지 실수
공포 소거는 가능한가
기꺼이 두려움과 마주하라
두렵다고 멈추지 마

3장. 스트레스와 긴장, 그리고 혼란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는 방법
평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비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세 가지 ‘C’
경험을 대신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머는 힘이 세다

4장. 왜 똑똑한 사람들이 긴장 때문에 실패할까?
외계인이 침공했다고 믿어버린 사람들
긴장 앞에 무릎 꿇지 않기
조련사가 되어 두려움을 지휘하라
긴장 속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5장. 무대공포증의 비밀을 풀다
두려움 클럽에 가입한 사람들
어긋난 총알 한 발
‘불안’이라 하지 않고 ‘에너지’라 부른다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

6장. 클러치의 역설
아마추어가 돼버린 야구 슈퍼스타
내면을 들여다보지 마!
미신을 끌어들이지 마라
누가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는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즐거울 수 있다

7장.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겁쟁이보다 영웅이 되기 더 쉽다
위기에 처하면 꼼짝하지 못하는 이유
조잡한 안전설명서라도 반드시 읽어라
생존에 유리하도록 뇌를 단련하라
길을 잃어볼 필요가 있다

8장.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
어떻게 위기에 대비하는가
올바르게 두려워하는 방법
두려움과 화해하는 길

감사의 글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냉철한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서운 상황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견디면서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평정심을 잃지 않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영화관에 몰려가 총탄이 날아드는 전쟁터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군인의 이야기, 환자의 목숨이 달린 중요한 수술 중에 손을 떨지 않는 의연한 외상전문의 이야기, 세계를 지배하려는 계략을 저지하고도 한가하게 하품하는 국제 스파이의 이야기를 관람한다.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처럼 아슬아슬한 순간에 3점 슛을 꽂아 넣는 강인한 정신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러면 대체 ‘강인한 정신력’이란 무엇일까? 심리상태인가? 타고난 성격 특질일까? 누구나 배워서 익힐 수 있는 기술일까?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뛰면 생기는 걸까? 확실한 것은 없고 진부한 답만 무성하다.
(/ '머리글' 중에서)

사람들은 흔히 공포와 불안을 불청객으로 여긴다. 그래서 모두 제거해야 긴장 속에서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공포와 침착성을 어둠과 빛처럼 정반대의 힘으로 가정한다. 공포를 느낀다면 용기나 평정심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완전히 잘못된 가정이다. 공포와 침착성은 생각보다 훨씬 양립 가능하고 심지어 서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불안이 꼭 우리의 적은 아니다. 실제로 누구보다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위기에서도 침착한 사람이 있다. 긴장된 순간에 냉철한 사람과 조급한 사람의 차이는 두려움을 느끼는지 여부가 아니라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있다.
(/ '1장 두 번째 뇌, 두려움의 진실' 중에서)

뱀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과학책을 읽다가 갑자기 사막에서 똬리를 틀고 볕을 쬐는 뱀 사진을 발견한다. 편도체는 뱀 사진을 보고 불쾌하게 느낀다. 편도체는 시력이 썩 좋지 않아서 뱀 사진이 실제로 위험하지 않는다는 것을 얼른 알아채지 못한다. 그래서 공포를 느낀다. 당장 책을 덮고 무서운 이미지를 지우려 한다. 하지만 책을 덮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뱀 사진을 노려보면서 공포를 고스란히 느껴보면 어떻게 될까? 분명 이렇게 될 것이다. 한동안은 무섭지만 조금 지나면 잠재의식에서 중요한 진실을 알아챈다. ‘잠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 뱀 사진은 나를 공격하지 않아.’ 하루에 한 번씩 뱀 사진을 들여다보면 매일 아주 조금씩 정신적 충격이 줄어든다. 팬슬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전전두엽에서는 경험을 통해 ‘편도체, 지금 같은 때는 좀 조용히 해줄래?’ 하고 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 '2장 걱정에 덫에 빠진 사람들' 중에서)

‘ER’ 같은 의학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면 외상수술 장면에 흔히 등장하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떠올릴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수술실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피에 젖은 의료기기를 움켜쥐고 큰소리로 “준비! 시작!”을 외치고 마지막 절정에 이르면 집도의가 의식을 잃어가는 환자의 어깨를 부여잡고 다급하게 소리친다. “제발 살아요, 빌어먹을!”이라고. 물론 이런 격정적인 장면을 보면 스칼리아는 피식 웃을 것이다. 실제로 외상치료 현장에서는 효율적이고 침착해야 하고 드라마적 요소는 전혀 찾을 수 없다. “우리 병원에서 제가 큰소리 내는 걸 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단 한 번도요. 제가 소리를 지른다면 통제력을 잃었다는 뜻이니까요. 어제만 해도 심각한 외상 환자를 수술하던 중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환자가 갑자기 사방에 피를 뿜었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게요? 거즈 조각을 잡고 출혈을 막았어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게 말했죠. ‘휴, 안타까운 일이군. 자, 이렇게 수습해 봅시다.’ 그러자 다들 마음을 놓았습니다. 제가 만약 큰소리를 냈다면 다들 안절부절못했겠죠.”
(/ '3장 스트레스와 긴장, 그리고 혼란' 중에서)

지하철역에서 거리공연을 하면서 키팅은 심리적으로 몇 가지 성과를 거두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두려움에서 도망치려 하지 않고 스스로를 두려움에 노출시키는 동안 키팅의 뇌는 서서히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상황에 적응해갔다. 어느새 출퇴근길 시민들이 굶주린 자칼처럼 달려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면서 키팅의 전전두엽에서도 관객에 대한 편도체의 공포 반응을 억제하는 법을 터득했다. ‘토스트마스터즈’(Toastmasters) 같은 스피치 훈련이 이런 원리의 치료법이다. 훈련 참가자들은 반복해서 연설을 연습하고 그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면서 연단에 오른다고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굳이 신경과학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키팅은 ‘의식적으로’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 관객들은 키팅이 생각하는 것만큼 키팅을 꿰뚫어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 '4장 왜 똑똑한 사람들이 긴장 때문에 실패할까' 중에서)

심리학에서는 아무리 간단한 방법이라도 미리 훈련해두면 위기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한다. 테네리페섬에서 화염에 휩싸인 팬 암 항공기를 탈출한 생존자들은 신속히 충격에서 깨어나 당장 비행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앞좌석 주머니에 들어 있던 조잡한 안전설명서를 읽었을 뿐이다. 머릿속에 출구위치를 미리 저장해둔 덕분에 아무런 준비 없이 새로운 상황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8초 남짓의 반응시간을 단 100밀리세컨드로 줄일 수 있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없어서 곧바로 행동을 개시할 수 있었다. 재난이 닥치면 투사처럼 생각하지 못하고 현실 지각도 불리한 쪽으로 왜곡될지 몰라도 미리 대비하는 방법이 있다. 훈련을 통해 본능을 미리 설정해두는 방법이다.
(/ '7장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중에서)

저자소개

테일러 클락(Taylor Clark)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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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사회비평가. 다트머스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애틀랜틱Atlantic], [슬레이트Slate] 외 다수의 저명 간행물에 기고하고 있다.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주로 대중문화적 관심과 실시간 이슈에 대한 글을 써왔다. 특히 대표 저서인 [스타벅스 비평Starbucked]이 큰 화제를 모으면서 사회비평가로서 자리매김했다. 최신 연구결과부터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기까지 자료를 모으고 그로부터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저자는, ‘긴장, 두려움 스트레스’라는, 현대인들을 잠식한 보이지 않는 폐해에 주목했다. 지난 10년간 미국인의 정신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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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문학은 물론 심리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가족의 죽음]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 [유혹하는 심리학] [박쥐] [바퀴벌레] [팬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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