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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고양이를 보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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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분필
  • 출판사 : 지혜
  • 발행 : 2013년 03월 14일
  • 쪽수 : 1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738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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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에 묻혀 있는 보석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보석이 아님은 아닌 것이다. 박분필씨가 쓴 시들은 그런 보석 같은 작품들이다. "밤은 계란 같은 혼돈입니다"([구멍]) 같은 진술에서 보여주는 철학적 단상, "물결이 감미로운 언어의 꽃으로 파닥거렸다"([0.5초]) 같은 싯귀에서 보여주는 감각적 표현, "지렁이들이 온몸을 붓 삼아 수상한 상형문자를 기록한다"([상형문자]) 같은 독백에서 보여주는 상상력이 그렇지 아니한가. 오늘 독자들은 문득 길에서 그같은 언어의 보석 하나를 주웠을 것이다.
    - 서울대 명예교수 오세영

    가장 토속적이어서 가장 미래적이고 세계적인 선언이 되는 이름 박분필! 조용하고도 단호한 힘과 의지를 느끼게 하는 박분필 시인은 이름부터 좋았는데, '지렁이'를 미라로 상형문자로, 그늘의 이동을 '낡아 가는 그늘'로 '올챙이'를 깊이 없는 문장의 느낌표 또는 물음표로 이미지화 하여, '나도 한 점 부호하였으니'라고 회한 깊게 토해낸 시편들이 깊고 은은히 울리는군요. 오래 못 만난 사이, 주변의 사소한 사물들을 남다른 시선과 애정으로 심도 있는 시세계로 구축한 새 시집의 상재를 축하 축하합니다.
    -시인, 대한민국예술원위원 유안진

    시는 어떤 사람에겐 감각적인 즐거움을, 어떤 사람에겐 사물들을 투명하게 응시하는 계기를 준다. 아울러 시는 사람의 감성과 지성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 사람의 오성(悟性)을 자극하고 잠든 의식을 깨어나게 한다. 박분필 시인이 "천둥과 번개가 이미 한 획 갈필(渴筆)을 긋고 지나가고/새벽별들이 눈높이에서 종종걸음 친다"([청매]), "사람의 양지는 사람임을 알았"([그의 등])다, 라고 쓸 때, "다비라도 하려는지/불땀 좋은 노을 한 자락의 불길이 이글이글 숯잉걸"([올챙이])이 된다고 할 때, "무논에 엉머구리들이 하얀 악보를 활짝활짝 펼쳐/1.5톤 트럭 분량의 득음을 부려놓는다"([악극단])라고 쓸 때, "백버짐 낀 물박달나무 가지와 가지가/하얀 붕대를 풀고 있습니다"([초대])라고 쓸 때, 내 잠든 의식이 진저리를 치며 깨어난다. 시들을 통독하면서 즐거워지는 것은 이런 번쩍임을 머금은 구절들을 만날 때이다. 이 구절들은 세계와 사물들을 생동하는 한 찰나로 꿰어 낸다. 이때 한 찰나는 감각적 명증성을 가진 언어를 얻어 시적 오성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다.
    - 장석주, 시인, 문학평론가

    목차

    시인의 말

    1부


    오체투지
    낡아가는 그늘
    산벚꽃
    산사의 겨울비
    초대
    올챙이
    덕유산 계곡
    구멍
    0.5초
    가랑잎
    템플스테이
    초승달
    아카시아
    봄을 보낸다
    그의 등

    2부


    물수제비
    산고양이를 보다
    공원에서
    가을 햇볕
    다리 긴 모기
    산길
    사소한 행복
    여자, 그 여자
    양지마을
    늙은 낙타
    그 사랑
    텃밭
    아기새
    애인
    소포
    발자국

    3부


    레이스
    낚시
    흰꼬리 공작
    어머니 바다
    자명고
    만재도
    이과두주
    후리지아꽃과 새우젓
    마사이마라
    텅텅 빈집
    에브리데이
    로미오처럼
    봄눈과 목련
    조팝꽃
    행운의 까마귀
    꼬리

    4부


    허공
    악극단
    청매
    군자란
    원두막
    복숭아
    인생
    어떤 메시지
    화성인

    오시리스Osiris의 저울
    반구대 암각화
    텃새
    도적골 이야기
    21C 수도승
    해설 : 만물이 상호연기相互緣起하는 세계 속에서-장석주

    본문중에서

    구겨진 어둠 다림질 하며
    세상 밖에서 울퉁불퉁한 도로로 차를 몰고
    사람의 마을로 내려간다

    온몸이 깜깜한 산고양이 한 마리가 길옆에서
    반짝이는 나뭇잎 같은,
    단풍나무 열매 같은 두 개의 눈망울로
    갸르릉갸르릉 무슨 암호를 타전하고 있다
    현장 확인을 생략하고
    맥주에 치킨을 곁들이기 위해 달리는 길

    갓길 따라 맥주거품 같은 눈발들이 날리고 있다
    얼어붙은 잔설이 잘 튀긴 닭 껍질처럼 바싹바싹 바퀴에 부서진다

    용현 휴양림 통나무집으로 돌아오는 길
    고양이가 있던 자리에 고양이가 지워져 깜깜하다
    마치 미래처럼 볼 수 없는 내 눈을
    그 놈은 현재 노려보고 있을 것이다
    뒷자리의 포장치킨에서
    수상한 소문들이 모락모락 들려온다
    창문을 조금 내려 소문을 흘려보내는데
    그때! 고양이 꼬리가 얼핏 백미러에 찍힌다
    꼬리는 밟히지 않으면 그만이다
    증거 인멸이지
    조작의 흔적은 더욱 없으니
    유리창에 눈, 눈, 눈들이 바글거린다
    ----「산고양이를 보다」 전문

    비온 뒤의 보도블럭
    지렁이들이 온 몸을 붓 삼아 수상한 상형문자를 기록한다
    쓰다가 발에 깔려 문질러진 놈, 토막토막 여며진 채 기는 놈
    흙속을 벗어나면 순식간에 미라가 되고 말 걸
    알까 모를까
    오로지 죽음을 향해 오체투지하는
    저 봄날의 장렬한 육박전 같은 몸부림은
    저 봄날의 화려한 사육제 같은 몸부림은
    누구더러
    누구더러 읽으라는
    아득한 메시지일까
    (/ '오체투지' 전문)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박분필 시인은 울산에서 태어났고, 성균관대학교 유교경전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6년 ‘시와시학사’에서 [창포잎에 바람이 흔들릴 때]를 출간함으로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KB(국민은행) 창작동화공모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동화집으로는 [홍수와 땟쥐]가 있다.
    박분필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산고양이를 보다]는 천변만화하는 이 세상의 삶의 현상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의 실천적 시선은 오체투지와도 같은 찬란한 입멸入滅의 세계를 드러내 보여주고, 그의 이론적 시선은 만물과 상호 조화를 이루는 우주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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