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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행복 : 불행 또한 인생이다

원제 : The Antid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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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긍정’ ‘행복’만 강요하는 일그러진 인간 정신의 기형적 구조를 바로잡을 합리적인 균형추!
    행복 스트레스에 짓눌린 우리 사회에 제3의 대안을 제시하다


    2013년. 대한민국 국민의 체감경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물가상승 속도가 월급 인상 속도를 추월한 지 오래, 금리가 떨어져 돈 모으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아무리 좋은 스펙을 쌓아도 취업문은 여전히 바늘구멍보다도 작다.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폭염, 폭설, 폭우가 삶을 더욱 신산스럽게 하고, 북한에서는 미사일을 쏜다 핵실험을 한다 한반도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간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사방이 온통 지뢰밭, 한숨투성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 사회는 힐링, 위로에 빠져 있다. TV 프로그램에도, 마사지 숍에도, 음식에도 힐링이란 이름이 붙는다. 출판계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출판계에서는 힐링을 필두로 한 자기계발서가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에도 그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 몇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힐링, 행복, 꿈 등을 주제로 한 자기계발 서적이 차지했다. 삶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안식을 얻고자, 힘든 현실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자 자기계발 서적을 집어 든다.

    자기계발서 출판업자들 사이에서 도는 ‘18개월의 법칙’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말은 자기계발서를 한 권이라도 살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은 이전 18개월 사이에 자기계발서를 산 사람이라는 뜻이다. 위로받고 싶은 마음, 자기계발서 저자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은 달콤한 음식과 같아 쓰디쓴 현실을 잊게 한다. 하지만 자기계발서가 이처럼 꾸준히 팔린다는 것은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는 말의 반증이기도 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목표 세우기, 성공한 사람 따라 하기, 동기 부여하기,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등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수많은 호언장담이 그들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주지 못했다. 오히려 행복으로 가는 한 가지 방법만을 강조해온 그들의 방식이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삶을 잘라내고 다듬어 한 쪽으로 몰아가는 부작용을 낳았다. ‘긍정적으로 사고하라’는 슬로건은 사람들의 심기만 건드릴 뿐이고, 목표 세우기는 목표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게 방해하며, 동기부여는 그 일이 하고 싶어질 때까지 미루기만 하는 미루기의 달인을 양산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해왔던 이런 행동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박적인 생각을 심어놓는 스타 강사와 스타 저자, 출판사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불려준다는 걸 이제는 인정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왜 인간은 꼭 행복해야 하는가, 불행은 정말 죄악인가.
    행복만능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다소 획기적이면서도 괴상한 반격.


    ‘타고난 논픽셔니스트’이자 ‘영국의 말콤글래드웰’로 불리는 올리버 버크먼은 [합리적 행복(생각연구소 刊)](원제: The Antidote)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행복 공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독특한 행복론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행복으로 가는 부정적 경로’다. 이 접근법에 따르면 고통과 슬픔은 기꺼이 경험해야 하는 것이며 최소한 그 감정으로부터 너무 강박적으로 달아나려 애쓰지 않는 것이 진정 행복해지는 길이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존감을 버리고, 불안정을 포용하고, 실수를 곱씹고, 절대 안전을 포기하고, 늘 죽음을 생각하라는 것. 이 주장을 처음 듣는 사람은 ‘이 무슨 괴상한 소리인가’ 하고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불안과 실패를 마주보는,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길을 걷고,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는 참혹한 사실을 깊이 생각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기술이라고?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았을 뿐 ‘행복으로 가는 부정적 경로’는 놀라울 정도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라고 주장한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수천 년 동안 아시아인의 정신을 지배해온 불교, 인간의 마음과 뇌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심리학, 인생은 행복과 고통의 융합체라는 것을 통찰한 문학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분야에서 놀랍도록 오랜 시간 탐구하고 삶에 적용해왔던 방법이다.

    둘러보면 사방이 시궁창이고, 다 잘될 거라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불안, 슬픔과 마주하라는 이 역설적 방법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다. 부정적 방법은 긍정적 사고가 결코 제공해주지 못한, 행복으로 가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길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그렇다고 책이 긍정주의를 모두 부정하고, 행복에 이르는 부정적인 경로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낙관주의와 긍정성이 행복에 닿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한 쪽 눈을 가린 채 외눈으로 세상을 보던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균형추로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을 보는 보다 바른 시각일 것이다.

    머리, 가슴, 다리…. 온몸으로 느끼고 경험하고 탐구한 전방위적 행복 찾기

    여기 한 가지 실험이 있다. 먼저 시계를 옆에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1분간 흰곰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1분 동안 흰곰 생각하지 않기, 당신은 성공했는가?
    이것은 1987년에 하버드대학교의 대니얼 웨그너 교수가 실시한 유명한 실험이다. 웨그너 교수의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이 도전에 모두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바로 인간만이 보유한 메타인지, 즉 생각에 관한 생각 때문이다. 흰곰에 대한 생각을 억누르면 메타인지가 과제에 성공했는지 증거를 찾기 위해 머릿속을 훑는다. 이 감시 과정을 통해 생각하지 않으려는 흰곰이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의식의 전반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차단하고 긍정성만 강조하는 긍정만능주의의 폐해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부추겨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이자 호기심 왕성, 탐구열 충만, 엉덩이 가볍기로 유명한 올리버 버크먼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기부여 세미나에 참석해 자기계발 분야의 권위자인 로버트 슐러 목사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이 책을 시작한다. 긍정적 사고에 대한 우리의 편파적인 믿음과 그 허위성을 확인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던 것. 머릿속에서 불가능이란 단어를 삭제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라던 슐러 목사. 몇 달 후 그는 그가 세운 교회가 파산했다는 비극적인 뉴스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 그의 뇌도 결국은 파산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삭제하는 데 실패했던 걸까?

    책은 이후에도 롤러코스터를 타듯, 독자들을 다양한 장소로 데려간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빈민가 키베라, 쥐들도 총을 갖고 다닌다는 무장갱단의 천국 멕시코, 소비자에게 외면 받아 시장에서 게 눈 감추듯 사라진 제품들만 모아놓은 실패의 박물관, 영국인의 뒤틀린 자부심을 보여주는 밀레니엄 돔 현장…. 버크먼은 그곳에서 불행한 환경을 직시하는 것이 어떻게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드는지 증명하고(6장), 항상 죽음을 지척에 느끼며 사는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며(8장), 실패를 안 보이는 구석에 처박아두지 않고 계속 돌아보는 일이 인간을 얼마나 성장시키는지(7장), 실패가 어떻게 인간미를 강화하는지 밝힌다(7장).

    또한 인지 심리학의 대가 앨버트 엘리스를 찾아가 우리가 어떻게 현실을 과장해 걱정과 불안을 키우는지 알아내고(2장), 영적 지도자라 불리는 에크하르트 톨레를 만나 우리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해 강박에 빠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5장), 스토아 철학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생활철학자를 만나 자신의 통제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판단을 조정해 괴로움 대신 평온함을 얻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다(2장).

    올리버 버크먼은 자신이 취재하고, 인터뷰하고, 공부한 것들이 실제 삶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행복으로 가는 부정적 경로의 얼리어답터가 된 심정으로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역 이름을 말하며 자기 모욕 의식을 치르거나 매사추세츠에 있는 명상센터를 찾아가 침묵수행을 하고,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봄으로써 근거 없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인터뷰, 취재, 실험, 경험을 통해 부정적 경로를 따라간 사람들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올리버 버크먼은 이런 생생한 현장 체험과 함께 유한하고 가변적인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철학, 날씨처럼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는 마음에 집착하지 말라는 종교, 긍정성 강조가 어떻게 부정성을 활성화하는지 증명하는 과학 이론을 촘촘히 엮어낸다.

    독자는 이 유쾌한 여행을 통해 부정적인 사람은 우울하고, 비관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그들이 얼마나 쾌활하게 현실적으로 삶을 꾸려 나가는지 그리고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어떻게 우리를 진정한 행복으로 안내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무균실에서 자란 행복은 작은 공격에도 쉽게 무너진다”
    흔들리는 옵티미스트가 아니라 단단한 리얼리스트가 되는 가장 지적인 방법


    고통을 마주하는 건 피하고 싶은 괴로운 일임에 분명하다. 올리버 버크먼도 고백한다. 자신이 처음 명상을 시작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인생 자체가 불안정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하지만 지금도 그는 부정적 경로의 스승들을 만나 깨달은 바를 생활 속에 실천하며 조금 더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는 주문보다 조금 껄끄럽긴 하지만 행복과 가까워지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이 방법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조금 나쁜 상황과 최악의 상황 구별하기

    1932년, 키 크고 마른 열여덟 살 청년 앨버트 엘리스는 여자들에게 말을 거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여자들과의 대화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는 이 수줍음을 해결하고자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한 달 동안 매일 식물원 안의 한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근처에 여자가 앉으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130명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 결과 엘리스는 그냥 자리를 떠나버린 30명의 여자를 제외하고 100명의 여자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엘리스는 이 대화를 통해 자신이 여자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절대적인 확신 아래 움직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즉 그는 여자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인생이 끝장날 것만 같은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여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가져야 하고, 맡은 일을 반드시 실수 없이 잘해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은 반드시 나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하면 절대적인 재앙이 찾아올 것만 같아 두렵고 불안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갖지 못한다고, 맡은 일을 잘해내지 못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한다고 내 인생이 끝나는 것도, 내 존재가 온전히 부정당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라고 생각하며 다른 일을 찾으면 그만이다. 세상에 ‘반드시’ 그래야 하는 일은 없다.

    감정은 내면의 날씨와 같다

    “청정한 마음은 하늘에 뜬 보름달 같아.”
    한국의 숭산 대선사가 1970년대 미국 강연 중 던진 말이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였다.
    “때때로 구름이 와서 가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달은 언제나 그 뒤에 있지. 구름이 흘러가면 달은 밝게 빛나. 그러니 청정한 마음은 걱정하지 마. 마음은 항상 거기에 있으니까. 생각이 올 때도 그 뒤에는 청정한 마음이 있어. 생각이 가버리면 청정한 마음만 있지. 생각은 오고 가고 또 오고 가는 거야. 오고 감에 집착해서는 안 돼.”
    오늘날 불교 신자들은 흔히 마음의 활동을 구름, 화창한 날, 폭우, 눈보라 같은 날씨에 비유한다. 이 비유에서 마음은 하늘이며 하늘은 특정 기상 상태에 집착하거나 ‘나쁜’ 날씨를 제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하늘은 그저 그대로 있을 뿐이다. 완벽한 불자는 생각 자체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관찰해야 할 또 하나의 상황으로 본다.

    우리는 주변에 널려 있는 동기부여 방식을 이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부분의 동기부여 법은 마음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것은 일종의 집착, 즉 특정 종류의 감정에 마음을 더 강하게 몰아넣는 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를 경험한다. 그런데 이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할 위험이 있다. 동기를 부여해야만 행동에 착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강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 감정 상태에 대한 집착을 부추김으로써 우리와 목표 사이에 또 하나의 걸림돌을 세우는 것과 같다. 여기에는 어떤 일을 해치우려는 흥분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일을 시작할 수도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반면 집착 없는 마음으로 미루기를 바라보면 질문부터 달라진다. 도대체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야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미루는 일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흘러가는 날씨처럼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일을 하기 싫은 마음은 뿌리 뽑아야 하는 것도, 긍정성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도 아님을 깨닫는다. 우리는 하기 싫은 마음과 함께 머물 수 있다. 그리고 하기 싫어서 미루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면 행동할 수 있다.

    내가 바꾸려는 ‘나’는 과연 무엇인가?

    수많은 자기계발서의 다양한 주장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라는 것.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변화시키려는 ‘나’란 무엇인가? 도대체 내가 무엇이길래 자꾸 나를 바꾸라 말하는가?

    서구 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명제는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일 것이다. 데카르트는 살아 있음을 경험으로 알게 해주는 것 중 우리가 정말로 확신할 수 있는 측면이 매우 적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우리라는 것에 대해, 다시 말해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여기는 존재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사고가 계속된다는 사실만으로 사고는 하나의 구체적이고 단일한 사고 행위자, 즉 ‘나’가 행한다고 한 데카르트의 결론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과학자 게오르크 리히텐베르크에 따르면, 데카르트는 “생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할 수는 있었지만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주장할 자격은 없었다. 여기에 숨어 있는 가정을 가장 생생하게 표현한 이가 18세기 전반에 활동한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이다. 그는 사고 실험을 하나 제안했다. 체계적 회의 같은 건 접어두고 단순히 주의를 내면으로 돌려 우리가 ‘자신’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찾아보라고 제안한 것이다. 흄 자신도 수차례 시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찾아낸 것은 자신이 아니라 감정, 감각, 생각 같은 특정한 과정뿐이었다. 그렇다면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감각을 감지하고 생각을 사고하는 자신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영적 지도자라 불리는 에크하르트 톨레는 우리가 생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만 그만둔다면 진정한 자신이 누군지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은 주류 철학자를 거북하게 만든다. 또한 자아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해체했다고 해서 반드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흄의 말처럼 ‘지각 다발’일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이 질문에 확실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내면을 검토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어떤가? 생각을 자신과 완전히 동일시할 때보다 생각의 관찰자가 되려 할 때 어떤 평온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불안정함을 즐기는 방법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빈민가 키베라.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슬럼가 카베라는 성범죄, 살인, 가난, 질병이 만연한 곳이다. 그러니 이곳 키베라 주민들은 모두 불행한 게 당연한 일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키베라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불행하거나 암울하지 않다.

    세계가치조사와 같은 세계적인 행복도 조사를 보면 가장 가난한 축에 속하는 몇몇 나라가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구의 92퍼센트가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나이지리아가 1등을 차지했다.

    부정적 경로의 관점에서 보면 키베라 주민이나 그와 유사한 상태에 처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이 불안정한 느낌을 가라앉히려다 도리어 문제를 초래하는 것들에 대한 접근성이 없다는 데 있다. 물론 돈이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낫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돈에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몰입할 가능성이 훨씬 작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명망 있는 직업과 물질적 소유, 높은 교육 수준 등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얻을 가능성이 거의 없을 때는 그것이 실제보다 더 큰 행복을 줄 거라고 착각할 일도 없다. 보다 넓게 보면 절망적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불안정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불안정한 현실을 직시하는 수밖에 없다. 키베라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상처받을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좋은 옷, 좋은 직업이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을 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부와 명예, 교육, 외모, 명품 등 자신을 보호할 단단할 갑옷을 마련하는 데 집착해 스스로를 막다른 길로 몰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지점이다. 상대방의 옷차림과 명함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키베라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행복한 삶의 한 방식이다.

    실수를 포용하기

    인간에게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역사학자 스콧 샌디지(Scott Sandage)는 1800년대 말 기업 자본주의의 성장 과정에서 파생했다는 주장을 폈다. 신용평가기관의 탄생이 결정적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19세기 중반부터 실패는 단순히 인생에 더해지는 하나의 슬픔이 아니라 인생 자체를 멈춰 세우는 무언가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캐롤 드웩(Carol Dweck)의 연구에 따르면 실패 경험은 본질적으로 재능과 능력에 대한 우리의 암묵적인 믿음에 압도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고정 이론’을 믿는 사람도 있고, 재능은 도전과 노력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는 ‘증대 이론’을 믿는 사람도 있다.

    만약 당신이 실패를 피하려고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라면, 드웩의 연속선에서 ‘고정 이론’ 쪽 끝에 가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정 이론’을 믿는 사람들은 도전을 타고난 능력을 증명할 기회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패를 특히 더 끔찍한 일로 여긴다. 그들에게 실패는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려 했지만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신호다.

    ‘증대 이론’을 믿는 사람들은 다르다. 이들은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능력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 근력 운동을 떠올려보자. 근육은 현재의 한계 능력까지 밀어붙여 근육의 섬유질이 찢어지고 치유되는 과정에서 발달한다. 역도선수들에게 실패할 때까지 훈련하는 것은 패배 인정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이다.

    드웩의 연구를 보면 다행히 우리가 둘 중 하나의 사고방식을 평생 짊어지고 사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고정 이론과 증대 이론의 차이를 알려주기만 해도 관점을 바꾸는 사람이 있다. 실패가 닥쳤을 때 그 관점을 다시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시도다. 시험을 망쳤을 때나 대인관계에서 잘못 대처했을 때는 관점을 바꿔보라. 즉 그것이 현재 자기 능력의 한계까지 밀어붙인 까닭에 일어난 것이고, 장기적으로 그 능력을 더 키우는 중이라고 말이다.

    메멘토 모리, 죽음과 친해지기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동기부여를 위한 조언으로 사용한다면 이는 죽음을 의식하는 삶에 조금도 다가선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단순히 입에 발린 말에 불과하다.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강력하다. 숨이 끊어지는 상상만 해도 고통스럽고,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미어진다.

    [죽음의 부정(The Denial of Death)]의 저자 어니스트 베커는 사실상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죽음이라는 운명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죽음이 인간의 최종 종착지임을 어떤 식으로든 부정함으로써 죽음을 극복하려는 목적으로 행해진다”고 봤다. 베커는 우리가 그런 부정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육체적 자아와 상징적 자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육체적 자아가 소멸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속에 존재하는 상징적 자아에게는 자신이 불멸의 존재라고 스스로를 설득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 베커의 시각에서는 모든 종교, 정치적 행동, 민족 정체성, 사업, 자선 활동, 예술적 추구는 바로 ‘불멸 프로젝트’, 즉 죽음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철학자들은 논증을 통해 죽음의 공포를 누그러뜨리려 노력해왔다.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우리에게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존재할 때는 죽음이 아직 오지 않았고, 죽음이 왔을 때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공포는 일종의 오류로 드러난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죽음이 아니라 생매장 상태를 상상해온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이 가져오는 신체적인 고통의 공포 외에도 인생을 인생답게 만드는 모든 것이 끝난다는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물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 곧 죽음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 때문에 겁에 질리는 한 현재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내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인생의 유한성을 의식할수록 인생을 더 소중히 여기고, 쓸데없는 일에 정신을 파느라 인생을 허투루 낭비할 가능성도 작아진다. 자신의 필멸성을 기억하면 가급적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을 하는 데 시간을 덜 썼으면 좋았을 것을.”
    이 문장을 완성해보라. 짧은 시간 안에 우리에게 필멸성 의식을 가져다줄 것이다. 자신이 사라질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삶은 인생의 묘미에 집중하게 하고, 충만하고 의미 있게 산 뒤 죽음에 도달할 확률을 높인다. 죽음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은 육신이 사라지면 어차피 느끼지도 못 할 공포를 상상하며 현재의 삶을 망치는 대신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 또 다른 방법이다.

    추천사

    매력적이고 현명하며 무엇보다 아주 재밌는 책.
    - 팀 하포드 / [경제학 콘서트] 저자

    버크먼은 권위 있는 사상가들의 생각과 죽음에 대한 통찰, 자신이 직접 체험한 다양한 사건들을 재미있는 일화로 버무렸다. 새롭고 풍자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그의 재능이 행복한 사람, 불행한 사람, 이미 마음의 평정을 찾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읽는 맛이 대단한 글. 다양한 학문을 융합하는 버크먼의 능력은 매번 놀라움을 선사한다. 자기계발에 중독된, 행복 스트레스에 짓눌린 현대인의 괴로움을 한 방에 해결할 책.
    - "가디언"

    스토아 철학자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버크먼의 통합적 여행은 행복하려면 긍정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 "옵저버"

    훌륭한 책이다. 버크먼은 우리가 행복을 바라지만 그것을 물질로 채우려 하기 때문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그 생생한 실상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 "텔레그래프"

    마음을 사로잡는 책. 몇 년 동안 심리학자, 철학자 심지어 승려까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버크먼은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면 기꺼이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 아니 적어도 그것들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 "데일리메일"

    버크먼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행복으로 가는 ‘부정적인 경로’는 깊은 통찰과 즐거움을 준다. 불안정하고 걱정에 휩싸인, 행복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 "LA 타임스"

    정말 좋은 책. 술술 읽히는 재미까지 지닌 이 책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타임스"

    목차

    한국어판 서문 행복으로 가는 괴상하지만 확실한 길

    1장. 안간힘을 다해 행복해지려는 사람들
    부정적인 단어를 삭제하라. 그게 가능하다면…|행복을 찾는 대안적 접근법|1분 동안 흰곰 생각하지 않기|절대 긍정의 말로|행복이라는 이름의 함정

    2장. ‘반드시’ 그래야 하는 일은 없다
    창피함 부수기 연습|나쁜 일 미리 생각해보기|스토아 철학자로 산다는 것|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나의 ‘판단’뿐|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3장. 절대 긍정은 절대 안 돼
    모든 고통의 뿌리|명상센터에서 벌인 무모한 도전|미루기의 달인이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날씨를 바꾸려고 애쓰는 사람들

    4장. 목표에 미치다
    목표가 부른 참극|불안이 만들어낸 장밋빛 미래|불확실함을 포용하라

    5장. 내가 바꾸려는 건 무엇?
    내’가 사라지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할까?|끊임없는 내면의 재잘거림|세상과 나를 나누는 경계|자기방어의 요새

    6장. 전혀 안전하지 않은 안전장치
    돈 먹는 ‘안전 극장’|안전의 두 얼굴|행복한 가난|불안정은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7장. 실패의 박물관
    세상에서 가장 씁쓸한 곳|꼴도 보기 싫어|생존자 편향의 폐해|뒤틀린 자부심|만들어진 패배자

    8장. 산 자와 죽은 자의 축제, 메멘토 모리
    불멸 프로젝트|근거 없는 두려움|죽은 자의 날

    맺음말 아프지만 행복한 삶은 가능하다
    감사의 말

    본문중에서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리 중 다수가 특정한 사람이나 상황, 사건이 우리를 슬프고 불안하고 분노하게 만든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고 지적한다. 쉴 새 없이 지껄이는 옆자리 동료 때문에 짜증이 날 경우,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동료가 짜증의 원인이라고 단정한다. 소중한 친척이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당연하다는 듯 그 병이 괴로움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토아 철학자들은 그때 우리의 경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외적인 사건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사실 그 무엇이든 우리 마음 바깥에 존재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이니 긍정적이니 묘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실제로 고통을 야기하는 것은 그것에 관해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이다. 옆자리 동료가 본래 짜증스러운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방해받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우리의 판단 때문에 그가 짜증스럽게 여겨진다는 얘기다. 친척이 병에 걸린 것도 ‘아프지 않은 것이 좋은 일’이라는 우리의 관점에 비춰볼 때만 나쁜 일이다(따지고 보면 매일 수백만 명이 병에 걸리지만 우리는 그 사실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괴로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 p.51)

    사라스 사라스바시는 자신의 반(反)목표 접근법을 일련의 원칙으로 추려내고 그것을 ‘실행’라고 불렀다. 그것은 기업가 세계뿐 아니라 그 너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의미 있는 태도로 소중한 삶의 철학이 될 수 있다. 사라스바시의 말을 빌리면 ‘평범한 정신의 소유자’는 하나의 특정 목표를 채택하거나 제시받은 다음,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 가운데 적절한 것을 골라 목표 달성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다. 반면 실행적 정신의 소유자는 자신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 및 재료를 검토한 다음, 그 수단으로 실현 가능한 목적 혹은 잠정적인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생각해낸다.
    냉장고를 뒤져 남은 재료로 요리하는 요리사, 자기가 개발한 풀이 점착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이용해 포스트잇을 만들어낸 화학자, 자기 직업을 불만족스러워하다가 여가용 취미로 즐기던 사진 찍기를 직업으로 삼은 변호사 같은 이들이 실행주의자다.
    실행화의 첫째 토대는 ‘손 안의 새’라는 원칙이다. 당신이 갖고 있는 수단으로 시작하라. 완벽한 기회를 기다리지 마라. 당신이 이미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즉 당신이라는 존재와 당신이 아는 것 또는 아는 사람을 기반으로 행동에 착수하라. 둘째는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원칙이다. 어느 때든 ‘다음 단계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다면 얼마나 멋진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끌려 행동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보다는 다음 단계가 실패할 경우 그 손실이 얼마나 클까를 기준으로 행동해야 한다.
    (/ pp.140~141)

    이제 자존감이라는 까다로운 주제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자존감이 높아야 좋은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부 심리학자는 오래 전부터 그 개념 자체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해왔다. 자존감은 쉽게 정체를 규정할 수 있는 단일한 자아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아’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점수를 주는 것은 사실상 대단히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럴 때 우리가 자기평가라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 그것은 자신이 보편적인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단일한 자아라고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셈이다.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줄 때 우리는 실제로 나쁜 점수를 줄 가능성을 만든다. 애초에 자신의 자아가 ‘좋거나’ ‘나쁠’ 수 있는 무엇이라는 생각을 강화하니 말이다. 이는 언제나 말도 안 되는 지나친 일반화다. 우리에게는 장점과 약점이 있으며 좋은 행동을 하기도 하고 나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미묘한 차이를 자존감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덮어버리는 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다. 자존감이라는 개념에 반대하는 심리학자 폴 호크(Paul Hauck)는 자녀에게 높은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오만함과 자만심, 우월감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아이들의 높은 자존감이 휘청거릴 때는 “죄책감, 우울, 열등감, 불안감”이 파고든다. 일반화는 포기하는 쪽이 더 낫다. 원한다면 자신의 각각의 행동을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하라. 가급적 좋은 행동을 많이 하고 나쁜 행동은 적게 하려고 노력하라. 하지만 거기에 자아를 집어넣지는 마라.
    (/ pp.164~165)

    우리가 ‘안전’을 느끼기 위해 동원하는 여러 방법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행복 연구 분야에 되풀이해서 등장하는 주제다.
    우리는 재정적 안정을 추구하지만 임계기준을 넘어서면 더 많은 돈이 곧 더 큰 행복을 주지는 않는다. 보다 안전한 동네로 이사하거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주택단지 안에 틀어박혀 스스로를 물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집단적 행복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또한 굳건한 연인관계나 안정적인 친구관계를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관계 자체를 압박한다. 그러한 관계를 활짝 피워내려면 관계를 보호하거나 지키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모든 경험에 열린 태도를 취해야 한다. 슈나이어가 말했듯 우리는 테러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다. 단, 항공여행을 절대 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 pp.186~187)

    실패와 관련해 역효과만 내는 이 모든 사고방식은 완벽주의라는 현상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완벽주의는 많은 사람이 은밀하게 혹은 그리 은밀하지 않게 자랑스럽게 여기는 속성 중 하나다. 여간해서는 성격적 결함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완벽주의는 두려움에서 생겨난 것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실패 경험을 피하고 보겠다는 안간힘이다. 극단적인 경우 이런 삶의 방식은 사람의 진을 빼고 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한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절망감과 자살보다 완벽주의와 자살이 더 큰 연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실패 경험을 단순히 성공에 이르는 디딤돌로 견뎌내는 게 아니라 온전히 끌어안으려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끊임없는 긴장감을 놓아버려야 한다. 한마디로 긴장을 풀어야 한다. 미국의 선불교 수행자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몰락은 우리를 바닥으로 데려가 핵심에 맞닥뜨리게 하고 꾸밈없는 상태 그대로 세상과 마주하게 한다. 성공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서나 달아나고 있다. 성취는 우리를 견고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우리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 믿고 점점 더 많이 원한다. 만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려면 추락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더욱더 진정한 자신을 향해 떨어질 수 있다. 선은 이 깊은 자리에서 그 유산을 전달해준다. 그것은 다른 종류의 실패다. 위대한 실패, 한없는 항복. 붙잡을 그 무엇도 잃을 그 무엇도 없다.”
    (/ pp.23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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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 버크먼(Oliver Burkema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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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창의적 사례를 버무려 새로운 콘텐츠로 재창조하는 능력을 지닌 그를 사람들은 ‘타고난 논픽셔니스트’이자 ‘영국의 말콤 글래드웰’로 수식한다.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정치사회학을 공부한 그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가디언"지의 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2년에는 그 실력을 인정받아 외신기자협회The Foreign Press Association가 주는 올해의 젊은 기자상Young Journalist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고, 영국 내 뛰어난 정치 저작물에 수여하는 오웰상Orwell Prize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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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문학을 공부한 뒤 영어와 독일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여, 더 재미있고 알찬 책들을 번역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유쾌한 딜레마 여행], [르네상스의 비밀](공역), [보쉬의 비밀], [과연 그것이 미술사일까?], [마녀 백과사전], [상처난 무릎 운디드니],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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