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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장태 교수가 가슴으로 들은 세상의 소리들 『솔바람 계곡물 소리』. 수필류의 한가로운 생각들을 적은 글과 중국과 우리나라의 고전을 읽다가 느낀 감상을 적은 글들, 현실에서 당면한 과제라 생각되는 문제에 대한 소견이 실려 있다. 아울러, 한국유교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받게 되는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한 견해와 신라시대의 불교신앙에 대한 소감을 기록한 글을 수록하였다.

금장태 교수가 가슴으로 들은 세상의 소리들
나는 자연의 소리 가운데서는 솔바람 소리와 계곡물 소리를 유독 좋아한다. 그러나 귀를 열고 있으면 비 내리는 소리, 파도치는 소리, 천둥치는 소리, 새들이 우짖는 소리, 눈이 쌓인 겨울밤 깊은 산속에서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등 모든 소리가 다 가슴에 젖어드는 소리들이다. 나는 인간의 소리 가운데서도 고전에서 읽게 되는 옛 성현의 이야기 소리를 유독 좋아한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있으면 성현의 말씀이 바로 필부필부가 살아가면서 탄식하고 후회하고 감탄하는 소리와 이어져 출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의 귀를 감각의 신경줄에 매달아두지 말고 가슴의 바닥에 연결시켜두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왔다.

머리말

제1부 솔바람 계곡물 소리
01 솔바람 계곡물 소리(觀山聽水)
02 구름 위에 뜬 바다
03 늙어간다는 것
04 추억으로 먹는 맛
05 바람처럼 물처럼
06 산을 찾고 물을 찾아 가리라
07 가을날 아침
08 흐르는 냇물을 베고 자며
09 늦박의 썩은 속
10 헛제사밥
11 내 마음의 친구들과
12 담배를 끊어야지
13 이웃사촌
14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15 부모의 자식사랑
16 색즉시공(色卽是空)
17 봄을 기다리며
18 전쟁 그늘에서 철모르고 놀던 소년시절
19 심원(沈園)에서 만난 육유(陸游)
20 도(道)를 담은 그릇

제2부 고전의 향기와 지혜
01 우리 시대에서 듣는 성인의 교훈
02 천명을 알고 싶은데
03 마음의 귀를 열어야
04 자신을 이겨내고 여는 세계
05 이름에 걸맞게 살자면
06 전통문화에 불을 붙이자
07 고전의 살아있는 힘
08 고전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
09 고전은 온 몸으로 읽어야
10 논어에서 만나는 스승
11 무게중심과 복원력으로서의 ‘도’(道)
12 자신을 찾아가는 공부
13 물을 바라보는 방법
14 벗은 서로 도와서 덕을 닦아가야
15 술의 맛과 멋

제3부 화합으로 가는 길
01 화합으로 가는 길
02 사생활과 어울림
03 풍요로운 물질 빈곤한 정신
04 나라의 기개와 나라의 포부
05 정치가는 농사꾼에게 배워야
06 입을 작게 줄이고 귀를 크게 열자
07 교육이 바로 서야
08 신뢰의 기초 위에 세워지는 사회
09 주합루(宙合樓)를 바라보며
10 과연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11 역사의 역설, 현실의 역설
12 골고루 잘 사는 세상
13 울타리 나라에서 벗어나려면
14 짝퉁과 깜부기
15 독선에 빠진 신념의 해독
16 넓고 평탄한 왕도, 비좁고 험한 인심
17 일본을 보는 눈
18 나라의 품격

제4부 유교는 종교인가?
01 유교는 종교인가?
02 신을 섬기는 길은 인간을 섬기는 길
03 인간과 신이 만나는 제사
04 조상을 섬김으로써 하늘을 섬기는 제사
05 우리 역사에 스며든 공자의 정신
06 건강한 사회를 향한 꿈
07 불신과 부패라는 사회적 질병
08 전통문화와 문화창조
09 유교인은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0 21세기에 왜 퇴계학인가
11 다산 사상의 계승과 다산 정신의 활용

제5부 남루한 차림으로 나타나는 부처님
01 전통종교로서 한국불교
02 나라를 지키는 호국(護國)불교
03 국토를 우주의 중심에 세우는 ‘불국토(佛國土)신앙’
04 남루한 차림으로 나타나는 부처님
05 서민들의 신앙 속에 살아있는 부처님
06 인간을 사랑하는 부처님
07 자비를 간원하는 신앙
08 대립을 넘어 통합을 실현하는 ‘융화’의 정신
09 자신을 정화하는 ‘성찰’의 용기

세상에는 온갖 소리가 있다. 맑은 소리, 탁한 소리, 감미로운 소리, 역겨운 소리, 기뻐서 터져 나오는 환호소리, 슬퍼서 울부짖는 통곡소리 등등. 끝없이 다양한 소리들이 천지에 꽉 차있다. 어쩌면 세상 그 자체가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소리가 있다는 것은 귀가 있다는 말이다. 인간에게 눈이 없다면 이 세상은 빛이 없는 암흑의 천지가 될 것이요, 귀가 없다면 이 세상은 소리가 없는 적막의 천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눈이 고운 빛깔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찾기 위해 고개를 들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듯이, 우리의 귀는 아름다운 음률이나 의미 깊은 말을 들으려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인다. 어떤 의미에서 빛보다 소리가 우리의 영혼에 그 울림이 훨씬 더 크고 깊이 파고드는 것이 아닐까?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