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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윤리학 [3판]

원제 : Practical Ethics(2011) / Peter S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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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어떻게 이 시대를 윤리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타임] 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오른
    피터 싱어의 응용윤리학 입문서


    "이 책은 실천적인 도덕 문제들의 철학적인 차원들에 대한 입문서로서 널리 읽혀지고 강의에도 널리 활용되어 왔다...... 제3판은 모든 내용이 개정되고 업데이트되었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챕터가 새롭게 더해졌다...... 싱어의 명쾌한 스타일의 설명과 논변은 이러한 종류의 입문서로서는 완벽하다. 마땅히 소장해야만 할 책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 J. H. 스펜스 / 에이드리언 대학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해방론자인 피터 싱어의 이론적 단초라 할 수 있는 [실천윤리학]의 30주년 기념 제3판이 서울대 철학과 황경식 교수와 호서대 김성동 교수에 의해 완역 출간되었다. 1980년에 첫 출간된 후 전 세계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공리주의에 입각한 동물의 권리 옹호와 낙태의 합법화, 유전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와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 지지 등으로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던 피터 싱어의 삶과 학문적 이력을 온전히 대변하는 저작이다. 제3판은 내용 전반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새롭게 기후변화에 대한 장이 추가되었다.

    어떻게 이 시대를 윤리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30년 동안 피터 싱어의 [실천윤리학]은 응용윤리학의 고전적인 입문서로 사용되어 왔다. 제3판을 위해, 저자는 모든 장들을 다시 고치고 업데이트하였으며,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윤리적 문제들 중의 하나인 기후변화를 다루는 새 장을 더하였다.
    이 책에서 논의되는 어떤 문제들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관련이 있다. 다른 사람이 굶주리고 있을 때 사치품을 사는 것이 윤리적인가? 공장식 농장에서 사육된 동물의 고기를 구매해야 하는가? 나의 탄소 발자국이 지구 평균값보다 높다면 나는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나머지 다른 질문들은 인종이나 성에 근거하는 평등과 차별, 임신중절, 수정란의 연구용 사용, 안락사, 정치적 폭력과 테러리즘, 그리고 우리 행성 환경의 보존 등의 문제들과 직면하게 함으로써 우리들을 의식 있는 시민이 되게 한다.
    이 책의 명료한 스타일과 도발적인 논변들은 대학 강의를 위한 이상적인 교과서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마땅한 삶인가를 생각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적합한 교양서이다.

    "이 책은 보다 넓은 일반 독자들을 위해서 의도된 것은 물론이고 철학, 종교, 의학, 교육 및 사회과학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씌어진 것이다. 실제로 싱어는 철학수업에서 널리 이용될 만한 자극적이고도 논쟁적인 방식으로 이 책을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최근 윤리학의 발전과정에 있어 중요한 의의를 지니게 되는 것은 그것이 어떤 형태의 공리주의를 부활시켜 현대의 갖가지 도덕적 쟁점들에 적용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이다." -역자 후기 중에서

    추천사

    "이 책은 실천적인 도덕 문제들의 철학적인 차원들에 대한 입문서로서 널리 읽혀지고 강의에도 널리 활용되어 왔다...... 제3판은 모든 내용이 개정되고 업데이트되었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챕터가 새롭게 더해졌다...... 싱어의 명쾌한 스타일의 설명과 논변은 이러한 종류의 입문서로서는 완벽하다. 마땅히 소장해야만 할 책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 J. H. 스펜스 / 에이드리언 대학

    "제3판은 이전 판들의 명쾌하고 도발적인 스타일의 논변들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오늘날의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최신의 관점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실천윤리학]은 대학 강의의 이상적인 교재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이다. 이 책은 윤리에 대한 반갑고 중요한 기여로 기억될 것이다."
    - 로라 카브레라 / 바젤 대학 생의학윤리연구소

    목차

    서문

    제1장 윤리에 대하여

    제1절 윤리가 아닌 것

    1. 윤리는 주로 성에 관한 것이 아니다
    2. 윤리는 ‘이론적으로는 좋으나
    실천적으로는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3. 윤리는 종교에 기초하지 않는다
    4. 윤리는 당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따라 상대적이지 않다
    5. 윤리는 단순히 주관적인 취향이나 의견의 문제가 아니다

    제2절 윤리인 것: 하나의 견해

    제2장 평등과 그 함축

    제1절 평등의 근거
    제2절 평등과 유전적 다양성
    1. 인종 간의 차이와 인종 간의 평등
    2. 남녀 간의 차이와 남녀 간의 평등
    제3절 기회의 평등으로부터 고려의 평등으로
    제4절 차별시정조치
    제5절 맺는 말: 평등과 장애

    제3장 동물에게도 평등을?
    제1절 인종주의와 종족주의
    제2절 종족주의의 실제
    1. 음식으로서의 동물
    2. 동물실험
    3. 종족주의의 다른 형태들
    제3절 몇 가지 반론들
    1.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2. 동물들은 서로 잡아먹는데, 우리는 왜 그것들을 먹지 말아야 해?
    3. 윤리와 상호성
    4. 인간과 동물의 차이들
    5. 종족주의를 옹호하기

    제4장 살생이 그릇된 까닭은?
    제1절 인간의 생명
    1.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족의 구성원 죽이기
    2. 인격체 죽이기
    3. 인격체는 생명에의 권리를 가지는가?
    4. 자율성 존중
    제2절 의식이 있는 생명
    1. 단지 의식만을 가진 존재를 죽이기
    2. 다른 생명들 간의 가치를 비교하기

    제5장 살생: 동물
    제1절 인간이 아닌 동물도 인격체일 수 있는가?
    제2절 인간 아닌 인격체를 죽이는 것
    제3절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
    제4절 맺는 말

    제6장 살생: 수정란과 태아
    제1절 임신중절이라는 문제
    제2절 보수주의적 입장
    1. 출생
    2. 체외생존 가능성
    3. 태동
    4. 의식
    제3절 자유주의적 논변들
    1. 임신중절제한법의 결과
    2. 법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3. 여권주의자의 논변
    제4절 태아의 생명의 가치
    제5절 감각적 존재로서의 태아
    제6절 잠재적 생명으로서의 태아
    제7절 임신중절에 반대하는 추가적인 두 논변
    제8절 실험실에서의 수정란의 위상
    제9절 임신중절과 유아살해

    제7장 살생: 인간
    제1절 죽음을 돕는 일의 형태들
    1. 자의적 안락사
    2. 반자의적 안락사
    3. 비자의적 안락사
    제2절 유아살해와 비자의적 안락사의 정당화
    1. 장애를 가진 유아에 대한 삶과 죽음의 결정들
    2. 다른 비자의적인 삶과 죽음의 결정들
    제3절 자의적 안락사의 정당화
    제4절 반자의적인 안락사의 부당성 입증
    제5절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
    제6절 미끄러운 비탈길: 안락사로부터 대량학살로?

    제8장 빈부의 문제
    제1절 빈곤에 관한 몇 가지 사실들
    제2절 풍요에 관한 몇 가지 사실들
    제3절 살인과 도덕적으로 동일한 게 아닌가?
    제4절 원조의 책무
    1. 원조의 책무에 찬성하는 논변
    2. 앞의 논변에 대한 반론들

    제9장 기후변화
    제1절 충분히 그리고 양질의
    제2절 평등한 분배란 무엇인가?
    1. 역사적 책임
    2. 평등한 몫
    3. 사치 대 생계
    제3절 공격의 한 형태?
    제4절 개인들은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제10장 환경
    제1절 서구의 전통
    제2절 미래 세대들
    제3절 감각이 없는 존재에도 가치가 있는가?
    1. 생명에의 외경
    2. 심층생태학
    제4절 환경윤리의 개발

    제11장 시민불복종, 폭력, 그리고 테러리즘
    제1절 개인의 양심과 법
    제2절 법과 질서
    제3절 민주주의
    제4절 시민불복종 혹은 기타 불복종
    제5절 폭력과 테러리즘

    제12장 왜 도덕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
    제1절 물음에 대한 이해
    제2절 합리성과 윤리
    제3절 윤리와 자기이익
    제4절 삶은 의미 있는 것인가?

    주석, 참고문헌, 그리고 더 읽을거리
    역자 후기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주요 내용

    사람들은 때때로 윤리가 실제 세계에 적용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보기에, 윤리란 ‘거짓말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죽이지 말라’ 등의 짧고 간단한 규칙들의 체계이기 때문이다. 윤리에 대해 이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윤리가 복잡한 삶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수한 상황에서는 단순한 규칙들이 상충하기도 하고, 상충하지 않는다 해도, 규칙을 따르는 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마도 잘못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나치 치하의 독일에 당신이 살고 있고, 비밀경찰이 당신 집에 유대인이 숨어 있나 하고 찾으려 왔다면, 당신네 다락방에 숨어 있는 유대인 가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확실히 옳은 일이 될 것이다. 성적 행위의 통제를 목적으로 하는 도덕처럼, 단순한 규칙들로 이루어진 윤리가 성공적이지 않다고 해서, 윤리 전체가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간주될 필요는 없다. 그런 것들은 단지 윤리에 대한 한 견해의 실패일 뿐이며, 또 교정 불가능한 실패조차도 아니다. 윤리가 규칙들의 체계라고 생각하는 의무주의자deontologist들은 상충하지 않는 보다 복잡하고 보다 특별한 규칙들을 찾아냄으로써, 혹은 규칙 간의 상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규칙들에 위계적인 순서를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입장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윤리에는, 간단한 규칙들을 적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삶의 복잡성에 의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오래된 입장이 있다. 그것은 결과주의자consequentialist들의 견해이다. 결과주의자들은 도덕규칙이 아니라 목적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들은 행위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정도에 따라 행위를 평가한다. 다른 결과주의도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결과주의는 공리주의이다. 고전적 공리주의는, 하나의 행위가 그 행위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다른 행위보다 더 많이 증가시킬 때 그러한 행위를 옳은 행위로 보며, 그렇지 못한 행위는 그른 행위로 본다. 이러한 진술에는 두 가지 추가규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더 많은 행복’은 그 행위에 의해서 야기될지도 모르는 고통이나 불행을 뺀 후 남는 순수 행복을 의미한다. 그리고 두 다른 행위가 최대행복을 똑같이 산출한다면, 어느 행위나 옳다.
    (/ p.22)

    윤리의 이러한 보편적 측면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옳음과 그릇됨을 알려주는 윤리적 이론을 도출할 수 있을까? 스토아학파 철학자들로부터 헤어와 롤스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은 이를 시도해 왔다. 아직까지 는 어떠한 이론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윤리의 보편적 측면을 있는 그대로 형식적으로 서술한다면, 광범위한 여러 이론들이 이러한 보편성이란 개념과 양립 가능한데, 이러한 이론들 중에는 결코 융화될 수 없는 윤리적 이론들이 또한 포함된다. 이 점이 문제가 된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윤리의 보편적 측면을 계속 서술하다가 불가피하게 하나의 특정한 윤리적 이론에 다다르게 된다면, 우리는 윤리에 대한 정의에 우리 자신의 윤리적 신념을 슬그머니 집어넣었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게다가 윤리가 보편적 관점을 취해야 한다는 이러한 정의는, ‘윤리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중요한 후보들을 포괄할 정도로 충분히 넓고 충분히 중립적이어야만 한다고 가정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윤리의 보편적인 측면에서부터 하나의 윤리이론을 연역해내는 데 놓여 있는 이러한 장애물들을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의 자리인 이곳에서 그러한 일을 시도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그 대신에 나는 단지 조금 덜 야심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윤리의 보편적인 측면이 적어도 출발점에서 는 넓은 의미로 공리주의적인 입장을 취할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공리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면,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 p.38)

    인간은 인종이나 성별과 관련 없이 모두 평등하다고 말할 때, 우리가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인종차별주의자나 남녀차별주의자나 평등에 대한 그 밖의 반대자들은, 우리가 어떤 검사를 하든지 간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님을 자주 지적해 왔다. 어떤 사람은 키가 크고, 어떤 사람은 작다. 어떤 사람은 수학을 잘 하는데, 다른 사람은 덧셈도 거의 못한다. 어떤 사람은 100미터를 10초에 뛰는데, 다른 사람은 전혀 달리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의도적으로는 결코 다른 존재를 해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가지고 도망칠 수만 있다면 100달러 때문에 낯선 이를 죽인다. 어떤 사람은 극도의 황홀과 깊숙한 절망을 경험하는 감정적인 삶을 살지만, 다른 사람들은 보다 평탄한, 자기 주변의 일들에 의하여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차별목록은 상당히 많다. 인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너무나 많은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 평등의 원칙을 세울 사실적 근거를 찾는 일은 가망 없어 보인다.
    (/ p.48)

    이익 평등고려의 원칙은, 이익을 가진다는 특성 외에, 능력이나 어떤 다른 특성에 근거해서 타자들의 이익을 고려하려고 하는 우리들의 의향을 금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이익이 되는지를 알 때까지 이 원칙에 따라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이 어떤 일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익은 그들의 능력과 그 밖의 특징에 따라 아마도 바뀔 것이다. 수학적인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의 이익을 고려해서 그들에게 고등수학을 가르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실질적으로 해를 가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그 개인의 이익을 고려한다는 기본적인 요소는 인종이나, 남녀나, 지능검사 점수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져야 한다. 지능검사에서 특정한 점수 이하의 점수를 받은 사람들을 노예화하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을 수 없는 특수한 신념을 허용하지 않는 한, 평등한 고려와 양립할 수 없을 것이다. 지능은 인간이 가지는 많은 중요한 이익들, 예컨대 고통을 피하고, 먹고 자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아이들이 있을 때 그들을 사랑하고 돌보고, 다른 사람들과 우정과 애정을 즐거이 교환하고, 타인들로부터 불필요한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삶의] 계획을 자유로이 추구하는 그러한 이익들과, 상관이 없다. 노예제도는 노예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이러한 이익들을 충족시키는 것을 방해한다. 노예제도가 노예소유주에게 주는 이익은, 그것이 노예에 게 끼치는 해악과 비교하면, 그 중요성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 p.55)

    우리는 이제 인종과 남녀의 차이에 대한 앞의 논의를 보다 넓은 영역에 확대할 수 있다. 인종에 따라 IQ 차이가 나는 사회적 원인이나 유전적 원인이 실제로 어떠하든지 간에, 사회적인 불리함을 제거하는 것만으론 소득에 대한 평등한 혹은 정의로운 분배를 달성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높은 IQ와 관련된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계속하여 더 많은 소득을 올릴 것이기 때문에 평등한 분배가 되지 못하며, 타고난 능력에 따른 분배는 필요나 노력의 대가와는 아무런 상관없기 때문에 정의로운 분배가 되지 못한다. 시공간 능력이나 공격성이 보다 높은 소득이나 위치를 가능케 한다면, 이러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내가 주장했던 것처럼, 평등의 토대가 이익에 대한 평등한 고려라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간의 이익들이 IQ나 공격성이나 시공간 능력 등의 요소들과 거의 관계가 없다면,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이러한 것들과 상당한 정도로 관계가 있는 사회는, 도덕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 p.79)

    우리 자신의 종족 바깥으로 평등의 원칙을 확장하는 것을 찬성하는 논변은 간단하다. 너무나 간단해서 그것은 이익 평등고려의 원칙이 가지는 성격을 명백히 이해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우리는 이 원칙이, 타인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그가 무엇과 닮았느냐, 혹은 그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음을 보았다. 바로 이 원칙에 따라서, 우리는 인종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착취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거나, 지능이 다른 사람보다 못한 사람들의 이익을 평가절하하거나 무시해도 좋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원칙은 종족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다른 존재들을 착취할 권리가 우리에게 없으며, 지능이 우리보다 못한 다른 동물들의 이익을 평가절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 또한 내포하고 있다.
    (/ p.100)

    윤리에 대한 이러한 견해를 평가할 때, 우리는 윤리적 판단의 기원에 대한 설명과 이러한 판단의 정당화를 구분해야 한다. 윤리의 기원을 상호적인 이익을 위한 묵시적인 계약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럴듯하다.(물론 다른 포유류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유사 윤리적인 사회적 규칙들을 보면, 이러한 설명은 확실히 역사적인 상상에 불과하다.) 역사적 설명으로서 우리가 이러한 견해를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그로 인해 생겨나는 윤리체계의 옳음이나 그름에 대한 견해를 무엇이나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윤리의 기원이 아무리 자기이익적인 것이라 해도, 일단 우리가 윤리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하면, 이러한 세속적인 전제를 넘어서는 것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성의 능력이 있고, 이성은 자기이익에 종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윤리에 관해 이성을 발휘하면, 제1장에서 이미 보았듯이, 우리 자신의 개인적 이익이나 심지어는 어떤 분파 집단의 이익도 넘어서도록 하는 개념을 사용하게 된다. 윤리에 대한 계약론적인 견해에 따르면, 이러한 보편화 과정은 우리 인간들의 공동체라는 경계에서 멈추게 된다. 그러나 일단 이러한 과정이 시작되면, 그 점에서 멈춘다는 것이 우리의 다른 신념들과 일치하지 않음을 아마 알게 될 것이다. 아마도 자기 부족 사람의 숫자를 알기 위해서 수를 세기 시작한 최초의 수학자가 무한산법에로 이를 도정에 첫발을 내디뎠음을 알지 못하듯이, 윤리의 기원은 윤리의 종착점에 관하여 아무것도 말해 주지 못한다.
    (/ p.123)

    인간과 동물은 전혀 다른 종류의 존재라는 것은 서구문명의 대부분의 역사 중에 의심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가정의 기초가 훼손된 것은, 우리가 동물로부터 발생했다는 것을 다윈이 발견함에 따라, 하나님이 자신의 모습을 본떠 인간을 창조했다는 이야기의 신빙성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다윈 자신은 우리와 동물간의 차이가 종류kind의 차이라기보다는 정도degree의 차이라고 주장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이러한 견해를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인간과 동물을 구별할 기준을 찾아 나섰다. 지금까지 이러한 경계선들은 오래가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예를 들어서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주장되곤 했다. 그러나 [남미 동태평양의] 갈라파고스제도의 딱따구리는 나무의 틈 속에서 벌레를 파내기 위해서 선인장가시를 사용하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다음으로 다른 동물들이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도, 인간만이 유일하게 도구를 만드는 동물이라고 주장되었다. 그러나 구달Jane Goodall은 탄자니아의 정글에 사는 침팬지가 나뭇잎을 씹어 물을 적실 스펀지를 만들고, 벌레를 잡을 도구를 만들기 위해 가지에서 잎을 훑는 것을 발견했다. 언어의 사용이 또 인간과 동물의 경계라고 주장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그리고 오랑우탄은 미국에서 귀머거리들이 사용하는 신호언어를 배웠으며, 앵무새는―그리고 앵무새뿐만은 아니지만―영어를 말하는 것을 배웠다.
    (/ p.126)

    종족주의에 대한 도구적 옹호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이라는 논변을 동원한다. 이는 일단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한 발자국 내딛게 되면, 우리는 미끄러운 비탈길에 서게 되어, 도덕적 심연 속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맥락에서 이 논변은, 실험을 하거나 먹기 위해 살찌워도 좋은 존재와 그렇게 하지 말아야 되는 존재를 구분할 명백한 선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어떤 종족의 구성원인가는 날카롭고 좋은 구분기준인 반면, 자기에 대한 앎, 자율성, 감각의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논변에 따르면, 일단 우리가 정신적 장애가 아무리 심각하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동물보다 더 높은 도덕적 위상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허용하면, 우리는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 다음 단계는 사회적 부적응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고, 가장 아래쪽에서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누구든 인간 이하로 분류함으로써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 p.130)

    우리의 현재의 태도는 기독교가 출현한 때부터 시작된다. 기독교인들이 우리 종족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중요시하게 된 데는 특별한 신학적인 동기가 있었다. 인간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모든 것은 불멸하며 영원한 행복이나 영원히 계속되는 고통을 받을 운명이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이러한 믿음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를 죽이는 것은 두려운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는 것은 한 존재에게 그나 그녀의 영원한 운명에 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동일한 결론을 가져오게 되는 기독교 교리 중 두 번째 것은 우리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기에 우리는 그의 소유이며, 인간을 죽이는 것은 우리가 살 때와 죽을 때를 결정하는 하나님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믿음이다. 아퀴나스가 주장했듯이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노예를 죽이는 것이 그 노예를 소유하고 있는 주인에게 죄가 되듯이, 하나님에게 죄가 된다. 반면에 인간이 아닌 동물은 성서([창세기] 1장 29절 그리고 9장 1절에서 3절)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이 인간에게 다스리라고 명한 것으로 믿어졌다. 그래서 인간이 아닌 동물은, 그것이 다른 사람의 소유가 아닌 한, 인간이 원하는 대로 죽일 수 있었다.
    (/ p.144)

    쾌락이나 고통을 경험할 수 있는 존재를 죽이는 일이 그르다고 생각할 가장 명백한 이유는 쾌락주의적 공리주의가 제시한 이유이다. 그것은 바로 그 존재가 경험할 수 있는 쾌락이다. 우리가 먹고, 섹스하고, 일광욕을 즐기고, 더위에 수영하는 것과 같은 쾌락에 가치를 부여한다면, 윤리적 판단의 보편적 측면을 고려할 때, 우리 자신이 경험하는 이러한 쾌락에 내리는 긍정적인 평가를 그러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존재의 비슷한 쾌락에 확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죽음은 모든 쾌락적인 경험의 끝이다. 그러므로 한 존재가 미래에 쾌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사실이 그러한 존재를 죽이는 것이 그릇된 일이라고 말할 이유가 된다. 물론 고통에 대한 비슷한 논변이 반대방향을 가리킬 수 있다. 그래서 한 존재가 경험할 것 같은 쾌락이, 그 존재가 경험할 것 같은 고통보다 더 크다고 믿을 때에만, 앞의 논변이 살생에 반대하여 적용된다. 그래서 이러한 논변의 결론은 즐거운 삶을 중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된다.
    (/ p.161)

    다른 존재가 자아감이나 미래감과 과거감a sense of past을 어떠할 때 갖는지를 정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피할 수 있을 때 인격체를 죽이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죽이려고 생각하는 존재가 인격체인지 여부에 실제적인 의심이 든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우리가 그 존재에게 의심의 이득the benefit of the doubt을 주는 것이다. 이럴 때 이 규칙은 사슴사냥꾼들 사이의 규칙과 같은 것이다. 즉 만약 덤불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무엇을 보았는데, 그것이 사슴인지 사냥꾼인 지 확실하지 않다면, 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슴이든 사냥꾼이든 모두 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규칙은 사냥꾼들이 사용하는 윤리적 틀 내에서는 타당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에 근거해서 인간이 아닌 많은 동물들을 죽이는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한 일은 물론 능가하는 이유들이 있을 때에는 정당화될지도 모르지만, 정당화의 필요가 있다.
    (/ p.190)

    인간 우주와 행복한 양 우주 양자가 비감각 우주보다 더 좋다는 것은 나에게는 명백하게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을 설득할 논변을 찾기 어려운 그러한 기본적인 가치를 다루고 있다. 인간 우주가 우리의 실제 우주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라. 우리가 특히 실제 우주 속에 존재하는 극단적인 고통들을 고려하면, 우리의 실제 세계에서는 행복보다 고통과 비참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우리의 실제 우주에 대하여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지 않겠다. 나는 단지 삶이 실제로 끔찍한 고통 없이 모든 사람에게 좋다면, 그것이 비감각 우주보다는 더 좋은 우주일 것이라는 견해만을 견지하겠다. 그렇지만 나는 선호공리주의자가 여기서 이를 악물고 비감각 우주도 인간 우주와 마찬가지로 좋다고 말하는 것이,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결론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우리의 후손들을 재생산하고 돌보려는 우리의 진화된 본능의 결과라고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한다.
    (/ p.215)

    우리의 최선의 지식에 따를 때, 자신에 대한 앎을 결여하고 있는 동물의 경우에는 살생을 반대할 최선의 직접적인 이유가 즐겁고 재미있는 생명의 손실이다. 죽음을 당한 생명이 따져 볼 때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다면, 직접적으로 그릇된 것은 없다. 죽음을 당한 동물이 즐겁게 살 것이었다고 할 때도, 죽음을 당한 동물이, 그러한 죽임의 결과로서, 똑같이 즐거운 삶을 살아갈 다른 동물로 대체된다면, 아무런 나쁜 일이 행해지지 않았다고 적어도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견해를 취하는 것은 현존하는 존재에게 가해진 그릇됨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주어지는 이익에 의해서 보완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지 의식만을 가진 동물들을, 미래감을 갖는 존재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상호 교환 가능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어떤 환경에서는, 동물들이 즐거운 삶을 살고 있고, 고통 없이 죽임을 당하고, 그들의 죽음이 다른 동물에게 고통을 일으키지 않고, 한 동물의 죽음이 그렇지 않았다면 태어나지 않았을 다른 동물의 삶에 의해대체된다면, 자기에 대한 앎이 없는 동물을 죽이는 것은 그릇된 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 p.219)

    채식주의자조차도 살생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도 때로 있다. 왜냐하면 농작물을 심기 위해 들판을 쟁기질 하는 트랙터가 들쥐를 으깨고, 두더지의 은신처가 쟁기에 의해 파괴될 때 두더지도 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작물 수확은 조그만 동물들이 거주하는 지피식물을 제거하는데, 이것이 포식자들이 그러한 동물들을 죽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오리건 주립 대학의 동물과학자인 데이비스Steven avis는 농작물을 키우기 때문에 죽는 동물의 숫자가 초원에서 가축을 키우기 때문에 죽는 동물의 숫자보다, 그 가축들의 죽음의 숫자를 포함해도 더 많다고 주장하였다. 폴란을 포함하여 다른 육식옹호자들이 의 발견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데이비스는 같은 크기의 땅을 사용할 때 농작물을 키우면 풀을 먹여 키우는 쇠고기를 생산할 때보다 열 배나 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는 못했다. 그러한 차이가 계산에 포함되면, 데이비스의 논변은 거꾸로 채식주의자들은 풀을 먹여 키우는 쇠고기를 먹는 사람보다 동물들의 죽음에 대하여 5분의 1밖에 책임이 없음을 입증해 준다.
    (/ p.222)

    1978년 인체 바깥에서 수정된 수정란에서 발생한 최초의 인간인 브라운Louise Brown이 태어남에 따라, 발생의 초기 단계에 있는 인간의 위상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었다. 에드워즈와 스텝토가 시험관수정IVF이 가능함을 보여 주는 데 성공하기까지 수년간에 걸쳐 초기 인간 수정란embryo들에 대한 실험이 있었고, 이들 수정란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에 더 많은 수정란들이, 시험관수정을 하지 않으면 임신하지 못했을 부부들이 아이들을 가지도록 하는 그 방법의 성공률을 개선할 목적으로, 실험에 사용되었다. IVF는 이제 어떤 유형의 불임에 대응하는 관례적인 절차가 되었으며, 이에 의해 수백만의 아기들이 태어나고 있다. 시험관수정은 유전적 이상을 가진 아이를 낳을 위험이 큰 부부들도 이용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 그들의 수정란들이 유전적 이상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한 후에, 이상을 가지지 않는 그러한 수정란들만 산모에게 착상된다. 이렇게 하면 태아진단과 임신중절은 필요 없게 되지만, 여전히 인간의 수정란들은 파괴된다.
    (/ p.225)

    임신중절과 관련한 이제까지의 논의로부터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신생아와 태아 사이에 도덕적으로 결정적인 구분선을 찾으려는 자유주의자들의 탐구는 실패하였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생명에의 권리를 가진 존재들을 그러한 권리를 갖지 못한 존재들로부터 구분시킬 그러한 비중을 가지는 어떤 사건이나 발생단계를 지적하고, 또 대부분의 임신중절이 시행되는 때에 태아가 후자의 범주에 드는 발생단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 못했다. 수정란에서 유아에 이르기까지의 발생이 완전히 점진적인 과정이이어서, 유아를 죽이는 것은 살인으로 간주하고 태아를 죽이는 것은 임신부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도 있는 어떤 것으로 간주할 정도로, 그들 간의 차이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도덕적 위상의 변화를 주는 어떤 명백한 지점을 표시할 수 없다고 보는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은 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 p.234)

    유전자복제의 가능성은 수정란들의 잠재성에 근거하여 수정란의 파괴를 반대하는 논변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는 이제 성인이나 수정란으로부터 도출되는 다양한 세포들이 새로운 인간 존재로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줄기세포들은 좋은 예이다. 왜냐하면 세포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되면, 그것들은 쉽게 새로운 존재들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잠재성으로부터의 논변을 그럴듯하게 구성하는 방법은, 그 논변을 한 존재가 새로운 인간 존재로 발달할 수 있다면 우리가 그 존재에게 인간 존재와 비슷한 도덕적 위상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이러한 도덕적 위상을 수정란들에게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로 발달할 수 있는 이들 다른 세포들 모두에게도 부여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배아 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대신에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s를 사용함으로써 줄기세포를 수정란으로부터 얻는 것에 대한 반대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불발에 그치고 만다. 왜냐하면 줄기세포 그 자체는, 어디에서 비롯되든지 간에, 새로운 인간 존재로 발달할 잠재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가 그렇게 많은 세포들이 새로운 인간 존재가 될 잠재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면, 우리는 또한 우리가 모든 잠재적 인간 존재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의 터무니없음도 알 수 있다.
    (/ p.254)

    내가 임신중절을 찬성하기 위해 제시한 논변에 대한 주요한 반론이 하나 남아 있다. 우리는 이미 자유주의자들이 수정란과 신생아 사이에 도덕적으로 의미 있는 구분선을 지적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수주의적 입장이 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보았다. 표준적인 자유주의적 입장은 그러한 구분선을 지적할 수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어린이가 아니라 수정란이나 태아를 죽이는 것이 허용 가능하다는 것이 자유주의자들의 일반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나는 태아의 생명이 (그리고 더 명백히는 수정란의 생명이) 비슷한 수준의 합리성, 자기에 대한 앎, 감각능력 등을 가지는 동물의 생명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지 않으며, 태아는 인격체가 아닌 까닭에 인격체가 가지는 것과 같은 생명에의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논변들이 태아에게와 마찬가지로 신생아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1주일 된 아기는 합리적이고 자기를 아는 존재가 아니며, 많은 동물들이 합리성이나 자기에 대한 앎이나 감각능력 등에서 1주일이나 1개월 된 아기보다 뛰어나다. 만약 태아가 내가 제시한 이유들 때문에 인격체와 동등한 생명에의 권리를 갖지 못한다면, 신생아도 그러한 권리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태아의 생명에 대한 나의 입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입장이 신생아의 위상에 대해 가지는 의미는 신생아의 생명이 어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신성한 것이라는 실제적으로 도전할 수 없는 가정과 상치된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의 생명이 어른들의 생명보다 더욱 귀중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병사들이 벨기에의 어린이들을 총검으로 찔러 죽였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영국의 제1차 세계대전의 참전과 더불어 시작된 반독일선전의 고조와 더불어 유명해졌는데, 이는 어린이를 죽이는 것이 어른을 죽이는 것보다 더욱 잔학한 짓임이 암암리에 전제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 p.271)

    자신의 죽음에 동의할 능력이 있으나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였을 때, 나는 그것을 반자의적 안락사involuntary euthanasia라고 간주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물어보지도 않았거나,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계속 살아가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의는 한 제목 아래 두 가지 다른 경우를 포괄하고 있다. 계속 살기를 선택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죽임을 당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나 만약 물었다면 동의했을 사람을 죽이는 것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실제로 동의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만약 물었다면 동의했을 사람에게, 묻지 않는 경우를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 묻지 않겠는가? 아주 기이한 상황에서만 동의할 능력과 의사 모두가 있는 사람의 동의를 얻지 않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p.283)

    죽음이 출생 이전에 일어난다면, 대체 가능성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적 신념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태아가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 그것이 임신중절의 근거로서 널리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임신중절을 논의하면서 우리는 출생이 도덕적으로 의미 있는 구분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았다. 태아가 출생 이전에는 ‘대체’해도 되지만, 신생아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옹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다른 것도, 예컨대 체외 생존 가능성과 같은 그러한 것도, 태아와 유아를 분리시키는 일을 더 잘 하지 못한다. 한 존재를 죽이거나 그것을 다른 존재와 대체하는 것이 그릇된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자기에 대한 앎은 태아에서나 신생아에서나 모두 발견되지 않는다. 태아나 신생아나 간에 그들은 자신을 고유한 삶을 살아갈 개별적 존재로 간주할 수 있는 개별자가 아니다. 하지만 대체 가능성은 오직 신생아나 인간 생명의 아주 초기단계에 한해서만 윤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선택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 p.294)

    내가 강의하러 가는 길에 얕은 장식용 연못을 지나다가, 조그만 어린아이가 그 연못에 빠져서 죽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나 베이비시터가 어디에 있나 하고 주변을 보았지만, 놀랍게도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가 빠져죽지 않도록 도와줄 사람은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연못으로 들어가서 그 아이를 건져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을 그 누가 부정하겠는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연못으로 들어가면, 내 옷은 진흙투성이가 되고, 내 구두는 물에 젖고, 내 강의는 취소되거나 마른 것들을 찾아 갈아입을 때까지 연기될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가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이러한 일들은 어느 것도 중요한 것이 못 된다.
    (/ p.352)

    세계의 어떤 지역들에서,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은 이미 명백하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1961년에서 1990년 사이와 같이 평균 지구온도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을 경우의 사망자 숫자와 비교해 보면, 행성의 온난화는 2004년에 14만 명을 추가적으로 죽게 만들었다. 이것은 기후변화가 이미 매주,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만큼이나 많은 죽음을 유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추가적인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개 기후에 민감한 질병들, 즉 말라리아, 뎅기열, 그리고 설사이다. 이러한 질병들은 안전한 물이 없는 곳에서는 더욱 일반적이다. 높은 기온이나 낮은 강우 때문에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영양실조도 많은 추가적인 죽음의 원인이다.
    (/ p.381)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하나는, 개별적으로나 집단적으로 배출을 통하여 우리가 하는 그릇된 일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방법으로든 기후변화 속도를 최대한 낮추도록 우리 정부의 정책변화를 시도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본 것처럼, 부유한 나라들은 그들의 온실가스배출을 삭감하지 못하여 다른 나라의 사람에게 광대한 규모로 비난 받아 마땅한 해악을 끼치고 있다. 배출을 감소시키는 최선의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의 여지는 있다. 탄소거래체계나 탄소세를 채택하여, 모든 사람들이 온실가스배출을 일으키는 생산물을 회피할 강력한 재정적인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탄소배출에 가격을 매겨서 이러할 때 가격은 이념적으로는 탄소를 배출하는 활동의 가격에 기후변화에 의해 해악을 입는 제3자가 그 해악을 이겨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전체 비용을 더한 것이 다. 단순히 더 싸다는 이유만으로 화석연료사용을 대치할 비용효과가 높고 배출이 적은 형태의 에너지를 강구할 동기를 창조할 수도 있다. 우리는 또한 정부에 그러한 형태의 에너지 연구와 개발에 자금을 대도록 재촉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화석연료의 대체품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가축이나 양으로부터의 메탄 배출의 문제는 여전히 본래대로 남아 있을 것임을 주목해야 하며, 그래서 또 이러한 배출에도 세금을 매기거나 이러한 배출을 탄소거래체계의 영역 내로 끌어넣을 필요가 있다.
    (/ p.414)

    미래 세대들이 야생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실제로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컴퓨터게임을 즐기면서 더 행복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가능성을 너무 중요시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이제까지 경향은 그 반대방향이었다. 오늘날보다 야생에 대한 평가가 높았던 적은 없었다. 빈곤과 배고픔의 문제를 극복하고 상대적으로 거의 야생이 남아 있지 않은 나라들에서는 특히 그렇다. 야생은 그것이 제공하는 레크리에이션의 기회들로 인하여, 그리고 현대문명과 상대적으로 접촉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는 자연적인 것이 여전히 그곳에 있기 때문에, 한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어떤 것으로, 아직 더 얻어내야 할 과학적 지식의 보고로 간주되어 왔다. 우리 모두가 희망하듯이, 미래 세대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앞으로 올 여러 세기 동안 그들도 또한 우리가 야생을 높이 평가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 p.425)

    행복 그 자체를 겨냥하는 자는 종종 행복을 찾지 못하지만, 전적으로 다른 목표들을 추구하는 자가 오히려 행복을 얻는다는 주장은 ‘쾌락주의의 역설the paradox of hedonism’이라 불려 왔다. 물론 이는 논리적 역설이 아니라 우리가 행복하게 되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제에 대한 다른 일반화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경험과학적으로 확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관찰과 일치하며, 목적적 존재purposive being로 진화해 온 우리의 본성과 일치한다. 인간은 목적적 행위를 통하여 살아남았고, 자신을 재생산해 왔다. [즉 자신을 유지하고 후손을 번식시켜 왔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향해 일하고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행복감과 충족감을 얻는다. 진화론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행복은 우리의 성취에 대한 내적 보상으로 기능한다고 말할 수 있다. 주관적으로 우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거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행복의 이유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자신의 행복은 행복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목표로 삼는 일의 부산물이며, 행복 그것만을 겨냥
    함으로써는 얻어질 수 없는 것이다.
    (/ p.510)

    저자소개

    피터 싱어(Peter Sing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6~
    출생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출간도서 20종
    판매수 5,308권

    세계적인 실천윤리학자이자 동물해방론자.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인간가치센터 생명윤리학 석좌교수이며 호주 멜버른대학교 역사철학 명예교수다. 2005년 [타임]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며, 4년 연속 스위스 싱크탱크(GDI)가 발표하는 ‘100대 글로벌 사상가’로 손꼽히는 이 시대의 석학이다. 1975년 대표작인 [동물 해방]을 발표하면서 범지구적인 동물 해방 운동이 촉발됐고 무수한 채식주의자와 동물해방론자가 탄생했다. 공리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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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 대학 대학원 철학과 객원연구원, 동국대와 서울대 철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명경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있다. 한국윤리학회 철학연구회 한국철학회 회장과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 [개방사회의 사회윤리], [이론과 실천], [철학과 현실의 접점], [자유주의는 진화하는가], [덕윤리의 현대적 의의]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사회정의론], [윤리학], [응용윤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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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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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에서 철학과 윤리학을 공부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인간 열두 이야기]를 비롯하여 '열두 이야기 시리즈'로 [문화], [영화], [기술], [소비] 등이 있고, '아버지는 말하셨지 시리즈'로 [인간을 알아라], [너희는 행복하여라], [문화를 누려라]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기술철학[, [현상학적 대화철학], [다원론적 상대주의], [윤리의 진화론적 기원], [실천윤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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