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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 그들은 왜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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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겨울 책따세 추천도서

  • 저 : 유승호
  • 출판사 : 가쎄(gasse)
  • 발행 : 2013년 03월 01일
  • 쪽수 : 263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3489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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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 그들은 왜 행복할까?
    - 국민행복도 1위 복지국가, ‘루저들의 역동성’으로 가득 찬 나라, 덴마크 이야기


    사회학자 유승호 교수가 다시 여행을 다녀왔다. 시작은 에든버러였다. 축제와 공연예술의 도시를 다녀와서 쓴 여행기 [에든버러에서 일주일을]에서 저자는 에든버러라는 도시를 거울삼아 우리의 문화산업과 도시발전에 대한 고민을 인문학적 에세이로 풀어냈다. 다음 도시는 파리였다. [작은 파리에서 일주일을] 편에서는 미시적이고 디테일한 접근을 통해 지금까지 여행서, 문화이론서가 보여주지 못한 프랑스 문화의 이면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코펜하겐이다. 세계에서 국민 행복도가 가장 높은 나라, 완벽한 복지정책을 자랑하는 나라 덴마크가 궁금해졌다. 유 교수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복지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직접 피부로 느껴보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향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도 덴마크에 오랜 관심을 보여 왔다. 보수 쪽은 새마을 운동의 기원지로, 그리고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라는 이유 때문에, 진보 쪽은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나라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또 우리가 모델로 삼을 만한 나라인가에 대한 논쟁도 많다. 이래저래 덴마크가 궁금해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얼마 전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당선된 후보도, 낙선한 후보도 모두 복지를 외쳤지만 과연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이 어떻게 개선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이런 시점에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보내면서 사회학자 유 교수는 무슨 고민을 하고 어떤 해답을 얻어서 돌아왔을까?
    유 교수는 서문에서 ‘말랑말랑한 여행에세이, 여행 안내서를 기대했다면 다시 조용히 책을 내려놓으시라고’ 우려 섞인 당부를 하고 있다. 혹시라도 흥미로운 여행기를 기대하고 책을 구입했다가 실망하는 독자들이 생길까 봐서다. 하지만 저자의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저자의 진지한 인문학적, 사회학적 성찰 사이로
    자연스럽게 사람이 끼어들고 스토리가 스며들고 있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날아갈 수도 있는데 굳이 암스테르담에서 코펜하겐까지 열세 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만난 두 남자와 복지와 행복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침대칸에서 유 교수의 얼굴에 빈대약을 사정없이 뿌려대던 한국인 여대생과의 인연은 코펜하겐에서 지내는 일주일 내내 끈질기게 이어진다. 당돌한 한국인 여대생의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유 교수의 표정이 눈에 선하게 보일 것 같은 장면도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맨 처음 접하는 산수문제는 5+4=? 이다. 답이 하나다. 반면 덴마크에서 산수 문제는 ?+?=9 로 시작한다고 한다. 답은 여러 개이고 문제를 찾는 게 먼저다. 덴마크에서는 변호사와 목수가 서로 직업의 우열 없이 아무렇지 않게 친구로 지낸다고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게 아니라 직업의 귀천이란 표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수입의 67%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도 국민 행복도가 전 세계 1위를 차지한다. 이 나라, 참 궁금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왜 행복할까?

    작가의 말

    당신의 북유럽 여행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었다면 고이 놓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북유럽 덴마크를 여행하는 길에 떠올랐던 행복과 행운에 대한 생각이지 여행자용 에세이나 여행안내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살며 살아가며 살아내며 생각거리를 찾으시는 분들, 그리고 그런 분 중에 북유럽 여행이나 세상을 꿈꾸는 분들께는 넌지시 쿡 찔러 거는 말들입니다.

    우리가 행복국가를 말하며 북유럽 모델을 이야기할 때 유명한 북유럽의 학자는 한국에 와서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은 우리와 전통과 문화가 달라 북유럽 같은 국가가 되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 학자의 말 한마디에 그 뒤 한국의 행복모델, 복지모델로서의 북유럽은 쑥 들어갔다. 나는 여기서 내키지 않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북유럽 모델을 한국이 벤치마킹할 때 북유럽의 좋은 정책만 가져다 이야기하는 것이
    다. 그 나라의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북유럽과 우리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북유럽 같은 복지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북유럽의 문화적 맥락 위에서 이 모델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한다면 우리가 더 훌륭한 행복모델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위의 두 시각은 모두 틀렸다는 게 내 생각이다.
    민주국가가 된 지도, OECD 가입국이 된 지도 한참 지났다. 우리나라도 지속 가능한 행복모델을 만들 때가 된 것이다. 우리가 열심히 하다 보면 늘 우중충한 날씨에 별로 기분 좋을 일 없을 것 같은 북유럽보다 좋은 햇볕과 사계절로 날마다 즐겁게 살 수 있는 우리가 더 행복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자각몽 / 문득 덴마크
    입구 / 게이트웨이에서
    첫 번째 생각 / 낭만적 기차여행이란 존재하는가
    두 번째 생각 / 자전거는 미디어다
    세 번째 생각 / 벌레를 예쁘게 보는 법
    네 번째 생각 / 예측 가능한 삶은 재미없을까
    다섯 번째 생각 / 일자리 송가
    여섯 번째 생각 / 외모와 온도의 관계
    일곱 번째 생각 / 큰 행운과 적당한 행운의 차이
    여덟 번째 생각 / 배금주의는 쥐덫이다
    아홉 번째 생각 / 치킨게임의 끝, ‘치킨없다’
    열 번째 생각 / 착한 사람의 매력
    열한 번째 생각 / 행복, 행운 그리고 귀인(貴人)
    출구 / 게이트웨이에서

    본문중에서

    "히게네씨와의 대화에서 내가 복지라고 말하면 히게네는 늘 소셜 시큐러티, 소셜세이프티 즉 사회보장, 사회안전망이란 말로 바꾸었다. 같은 말인 줄 알았더니 덴마크는 안전하다는 것이지 모든 걸 대신해주는 건 아니라는 거다. 복지만을 강조하면 그건 덴마크에 대한 오해라고. 복지보다는 사회보장이 자기 생각에는 더 맞는 말이라고 한다. 개인이 열심히 하는 것이 기본이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죽지 않을 만큼만 해준다. 노는 사람에게 절대 복지를 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익히 들어 별로 새로울 것도 없었다. 그런데 히게네씨의 말에 똑같이 오덴세에 살고 있는 좡은 바로 옆자리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

    "여기서 걷고 계셨네요. 선생님은 키가 커서 잘 보여요. 덴마크사람들도 큰 데 말이죠." 당돌한 말투는 여전했다. "전 지금 자전거 타고 있어요. 코펜하겐에선 자전거를 타야죠." 걷는 내가 답답해 보였는지 나오는 말투가 매섭다. 나도 자전거를 탈 걸 그랬나. 역시 자전거는 걷는 것보다 빠르니 사람 만날 확률도 훨씬 높다. 그 확률에 이번엔 내가 걸렸다. 나도 자전거를 타며 여행했다면 사람 만날 확률이 더 높아졌겠지만 확률은 늘 예외를 동반한다. 그랬다면 민서와 마주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기차용 강력 빈대약이 만든 내 얼굴 발진은 이제 긁어 부스럼이 되었고, 여전히 가려웠다.
    "아니, 다른 친구는 어디 가고?"
    "아, 기차에서 만난 친구요? 그냥 기차만 같이 타고 왔어요. 쿠셋열차에 이상한 인간들이 많다고 해서 기차에서만 같이 가기로 했죠."
    그 이상한 인간이 나는 아니었겠지. 그녀들이 실수로 내 얼굴에 빈대약을 분사했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들이 이상한 인간인 거다. 민서는 가던 길 쪽 방향을 틀고 자전거에서 내렸다.
    "근데 덴마크는 사회주의예요 자본주의예요?"

    이곳 덴마크는 네덜란드처럼 자전거 천국이다. 사전에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서 보니 자전거 참 대단하다. 이곳 사람들은 자동차가 비싸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 자전거를 타겠지만, 이미 자전거는 생활의 중심이 되었고 자전거 중심의 도로설계도 벌써 수십 년이 되었다. 물론 그들도 쉽게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환경오염이 심해지자, 자전거를 대중교통으로 육성하기 위해 자동차에 300%의 세금을 ‘때리고’, 자동차 제조업을 아예 금지시켜버렸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도 자동차산업을 국가핵심산업으로 육성하느라 온 힘을 쏟아 키우는데, 기름 나는 덴마크가 자동차 제조공장까지 아예 금지해 버린 것은 우리 머리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좋은 공기를 만들겠다고 일자리 수십만 개를 없애버린
    ‘순진한 인간들’의 나라다. 아니, 너무 무서운 인간들의 나라다. 그렇게 무서운 사람들이니 ‘무력한 자전거’를 사랑하고 그래서 자전거가 일상생활에 들어오길 허락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차별이 없다구요? 거짓말 마세요.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보는데 차별이 없을 수 있나요. 정말 목수와 의사가 차별이 없다구요? 물론 덴마크니까 살인적인 세금 때문에 세금 주고 나면 수입이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들 보는 눈은 의사와 목수가 당연히 다를 거 아닙니까?"
    나의 공격적이면서도 살짝 거친 말에 크리스창은 그냥 빙긋이 웃었다. 아마 한국 사람에게선 당연히 나올 말로 짐작한 듯하다.
    "여긴 다르게 볼 게 없는데요. 그냥 같은 직업이지요. 직업에 뭐가 좋고 나쁘고가 있습니까. 자기들이 좋아서 선택한 것인데요. 의사 일이 좋은 사람은 의사를, 목수 일이 좋은 사람은 목수를 하는 것이지요. 스스로 좋아해서 하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차별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옛날 중세 시대도 아니고 말이죠."
    하긴 루소의 [에밀]에서도 이 세상 최고의 직업은 목수라고 했지.
    "좋습니다. 직업에 차별이 없다면 뭔가 다른 차별은 있을 거 아닙니까."
    이런 식으로 질문하는 내가 싫었다.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해야지.

    안데르센의 흔적을 찾기 위해 오덴세 역에 도착한 날, 비가 내렸다. 터미널 저쪽에서 우비를 파는 것 같다. 우비를 보려고 근방에 갔는데, 앞사람이 그냥 받아간다. 돈을 안 낸다. ‘어? 이거 공짜인가?’ 그런데 앞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받아가서 ‘이거 뭐지?’ 했다. 그리고 우비를 나눠주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거 공짜예요?"
    약간 의외의 질문을 받은 듯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비옷을 건네며 내놓는 답변이 이렇다.
    "지금 비 오잖아요."
    ‘공짜’에 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냥 이상한 소리 말고 가져가라는 거다. 비가 오니 비옷을 입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거기에 왜 물을 것이 있는가.
    ‘우린 돈이 없으면 우산을 살 수 없고 쫄딱 비 맞고 가야 하는데?’
    덴마크 사람들은 사고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세금을 강탈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세금으로 나도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1,495권

    현재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다.
    저서로 [스타벅스화- 스타벅스는 어떻게 낭만적 소비자들의 진지가 되었나], [서열중독], [아르티장- 자신의 나라를 만들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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