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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 : 이시형 박사의 산에서 배운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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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시형
  • 그림 : 김양수
  • 출판사 : 이지북
  • 발행 : 2013년 01월 25일
  • 쪽수 : 33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624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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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시형 박사가 말하는 힐링, STOP & THINK

‘세로토닌 박사’로 유명한 이시형 박사가 선마을 촌장이 되어 돌아왔다. 그간 홍천 선마을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해 온 박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힐링 에세이를 냈다. 박사는 ‘자연에의 외경심이 곧 힐링’임을 강조하며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자연 힐링을 소개한다.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여유와 휴식. 사람과 일에 치이며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갖는 잠깐의 휴식이 우리 뇌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휴식과 쉼 그 자체인 산이 주는 강력한 힘을 역설하며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강조한다. 책 속에는 김양수 화백의 자연 명상 그림이 더해져 명상의 깊이를 더해주기도 한다. 잠시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 진정한 힐링의 첫걸음일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국 정신의학계 최고권위자
이시형 박사의 자연 치유 에세이
‘국민의사’에서 선마을 ‘촌장’이 되어 깨달은 건강한 삶의 처방전!

자연에의 외경심, 그게 곧 힐링입니다
산에 오면 잔잔한 감동이 일어납니다. 마음이 차분하고 편안해집니다.
이때 뉴런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됩니다.
세로토닌 소포가 터지는 것이죠.
이것이 터져야 감동 반응이 온몸에 조용히 일어납니다.
이것이 감동의 뇌과학입니다.


대한민국 대표의사로 살아온 이시형 박사. 어렵고 힘들었던 시대에 “배짱으로 삽시다!”의 열풍을 일으켰던 그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리더로서 성공에 도달할 수 있는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이론들을 펼쳐왔다. 매사에 열심을 다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의 글은 많은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새 책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에서 솔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보니 이렇더라~’ 바삐, 열심히 살았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이제야 깨달은 인생의 진리와 국민 건강법을 풀어놓았다. 독자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다른 모습의 이시형을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에서 만나며, 그가 평생 공부한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자연 힐링’에서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 프롤로그에 밝혔듯, 이 책에는 이시형 박사가 몸으로 부딪힌 것들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 대구 팔공산 산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 작은 아버지 집에 양자로 들어간 자신의 이야기와 있는 그대로를 보존하려 했던 인디언의 지혜, 그리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개미와 베짱이" 등의 에피소드를 최근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 되어 배운 산지식과 함께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소로의 [월든 호수] 애독자인 그는 이 책이 그와 같이 읽히기를 바랐다.

또한 특별히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에는 김양수 화백의 자연 명상 그림이 각 장(8장)마다 들어가 자연의 아름다움, 명상의 깊이를 더한다.

“한가롭게 사는 사람에게 이 세상은 참으로 냉정하고 냉혹한 곳입니다. 바삐, 정신없이 달려야 합니다.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치열한 삶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인간은 기계가 아닙니다. 기계도 과열되면 고장이 나는 법인데. 이렇게 바빠서야 뇌라고 성할 리 없습니다. 휴식 없이 달리면 뇌가 열을 받습니다. 실제로 뇌온도를 측정해본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뇌에 열이 나면 정교하게 얽혀 있는 뇌신경망이 제대로 돌아가질 못합니다. 주의집중은 물론 안 되고 계산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때 처방은 잠시의 휴식입니다. 뇌를 식혀야 합니다. 뇌과학에선 ‘쿨 다운Cool Down’이라고 합니다. 자동차 엔진도 냉각수로 열을 식혀야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원리와 똑같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열 받는다.’고 합니다. 그땐 어떻게 하나요? 밖의 찬 공기를 쐬기도 하고 찬물로 세수도 하고 찬 수건으로 머리를 식혀 줍니다. 모두 쿨다운 기법들입니다.
이럴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식입니다. 수첩엔 간간히 여백도 있어야 합니다. 바쁘면 상상력도 솟아나지 않습니다. 바쁘면 인간관계도 메말라버립니다. 모든 인간관계는 일정한 시간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가까운 공원이나 산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무 일 말고 그냥 멍하니 산만 바라보고 계십시오. 그게 바쁜 당신에게 내가 내릴 수 있는 처방의 전부라는 것 잊지 마십시오.”

이시형 박사는 지금껏과는 다른 새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거든 ‘기다려라’ 시간이 해결해준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을 믿어보라. 세상살이 어렵고 힘들거든 자연 속 정적 속에 멈춰서 기다리라.
우리는 지금껏 폭풍과 함께 휘몰아치는 빗속, 깊은 눈길을 그냥 앞만 보고 헤쳐 걷기에 급급했다. 달리 생각할 여유도 없고, 무모하리만큼 저돌적이었다. 이젠 좀더 현명해져야겠다. 우리 앞에는 넘어야 할 많은 시련과 도전이 있다. 그럴수록 천천히, 때론 멈춰 설 줄도 알아야 한다.

바쁘게, 열심히 산 우리에게는 특히나 ‘쉽게 멈출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산은 멈춤, 쉼 그 자체이다. 산이 뿜어내는 그 강력한 힘도 여기서 비롯된다. 우리에겐 멈춤과 사색이 필요하다. 정상에서 세상을 두루 둘러보는 쉼, 산행의 진수는 이 순간이다. 일만 하는 개미군단에게는 꼭 산행 명상이 더더욱 필요하다. 잠시의 여유, 역전의 발상, 자기 성찰이 전혀 다른 마음의 세계를 열어준다.
산을 오르면 호흡이 절로 깊어진다. 동중정動中靜, 천천히 걸어 오르노라면 마음은 그지없이 평온하고 차분해진다. 이게 산이 주는 축복이다. 쉬엄쉬엄 쉬어가노라면 더더욱 쉽게 명상의 경지에 빠져들 수 있다. 등산 명상을 통하면 심신이 건강하고 철학이, 그리고 내 삶이 한 마디 훌쩍 자란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리더가 산에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명상을 통해 거울과 같은 산을 배워야 한다. 산에 가면 자기가 보인다.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하찮고 작은 존재인가를 가슴 깊이 느끼게 된다.
‘Stop & Think’, 잠시 여유를 갖고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다시 한 번 ‘일과 생활의 균형 Work Life Balance ― WLB’을 생각해봐야 한다. 균형과 조화, 이게 ‘건강, 성공, 행복’의 지름길이다.

목차

프롤로그. 내가 체험한 자연 속 힐링 파워

제1장 자연 - 우리는 하나 / 아메리칸 인디언의 교훈 / 울퉁불퉁 자연의 길 / 흔적을 남기지 마라 / 한여름 저녁 무렵 / 자연은 자연 그대로 / 편리교便利敎의 광신도 / 단절의 문화에서 이어짐으로 / 잡초라는 이름의 풀은 없다 / 낙조 앞에 서면 / 아메리칸 인디언의 기도 / 조각가 지망생 조카에게 / 첫닭이 울면

제2장 사계 - 사계절의 축복 / 산에 핀 꽃 / 봄처럼 / 벚꽃이 피면 비가 온다 / 농農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 / 여름 숲 / 분수대로 / 가을의 소리 / 어느 날 가을 산에서 / 마을의 수호신, 밤나무 / 나눔의 가을 들판 / 억새의 기품 / 산중의 눈 / 겨울 숲의 침묵 / 아! 사계절 한국의 산야

제3장 느리게, 작게 - 자연시간과 인간시간 / 기상이변이 아니라니 / 효율과 인간 소외 / 여백 증후군 / 동반의 흐름 / 절제의 미덕 / 시간 부자 / 그 시간을 아껴? / 멈추어야 한다 / 많을수록 적어지는 것 / 관조의 시간 / 먹을거리의 의미 / 냉장고를 없애면 / 천천히 여유있게 / 기다림의 축복 / 산행의 기본

제4장 힐링 - 걷는다는 것 / 고독에의 시간 / 노마드적 판타지 / 도전 코스의 용사들 / 치열한 삶 / 창조의 샘 / 그의 치료자는? / 스오미 족의 기도 / 영주의 산골인심 / 허깅 문화 / 산 같은 신부님

제5장 산행은 명상 - 산행은 명상이다 / 산행이 명상이라니? / 뇌과학적 증거 / 단련형 대 수련형 / 지도자가 산에 가야 하는 이유 / 걸음은 뇌를 위해 / 호흡을 조절한다 / 단전호흡 / 명상의 기본 / 숲 속 옛길에 저녁 종소리 / 외로운 사냥꾼 / 가을 구름을 타고

제6장 입산에서 하산까지 - 새벽 산을 어슬렁거리며 / 새벽을 열며 / 입산의식을 치르겠습니다 / 몇 가지 과제 / 자연에의 외경심을! / 바위부터 만난다 / 자연을 느끼는 시간 / 물소리 / 개울가에 앉아 / 바람 / 새벽을 여는 새들 / 꽃을 만나다 / 우주의 기운을 / 대지의 고동을 / 작은 생명체도 / 그늘에 앉아 / 누워보세요 / 낙엽을 밟으며 / 자연 속에 나를 만나는 시간 / 자연의 순리 / 자연과 더불어 / 정상의 야호! / 태양의 정기를 /하산에 즈음하여

제7장 산중의 밤 - 산중 밤으로의 초대 / 소쩍새 우는 저녁 산골 / 우주의 울림 / 산중의 달 / 달밤 산행 / 산에는 불면증이 없다 / 잠이야 안 오면 축복이지 / 잠자리 들면 감사의 기도가 / 창조적 아이디어가 홀연히 / 산과의 교감이 / 가을밤의 향연 / 자연의 리듬에 따라

제8장 한강의 기적은 산에서 - 정상에 섰다 / 산이 주는 축복 / 이젠 하산할 준비도 / 하산의 의미 / 산의 고독력을 닮자 / 한국의 산이 천재를 / 산으로 돌아갑니다 / 산은 위대한 자연치유자 / 산은 생명 그 자체 / 산골 인정 / 새들은 왜 웃지 않을까? / 한국의 기적은 계속 될 것인가?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15세에 한국전이 나면서 열세 식구의 가장 노릇을 해야 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돌격 앞으로의, 참으로 힘든 질곡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다 덜컹, 내 몸은 완전히 내려앉았습니다. 정확히 46세, 내 무릎은 노인성 퇴행성 관절로 지팡이 신세를 져야 했고, 허리 디스크로 앉지도 못하고 서맥으로 인한 현기증이 깨나 괴롭혔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젠 내 생활을 다듬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난 수술도 거부하고 약을 끊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 회복에 힘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약 쓰지 말고 스트레스로부터, 병으로부터 우리를 방어해 주는 방어체력증강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딱하게도 이건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병원에 장사진을 치고 앉은 환자들도 모두 나와 같은 처지입니다. 저분들이 평소에 조금만 심신을 다듬고 건강에 유념을 했더라면 저 고생을 안 해도 될 텐데. 자연의학, 생활습관의학 공부가 시작된 건 그때부터였습니다.
과학문명은 편이, 쾌적, 효율을 추구하지만 그로 인한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게 건강상의 문제를 몰고 온 양날의 칼입니다. 우린 거의가 과학문명 중독증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블록을 걷지 않습니다. 지하철에선 계단은 텅 비어 있고 에스컬레이터엔 긴 줄이 늘어섭니다. 춥다고 히터, 덥다고 에어컨…… 우리 건강이 성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내가 깊은 산골에 자연의학 캠프를 마련한 시대적 배경입니다. 홍천 산골에 터를 잡고 구상한 지는 족히 10년은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힐리언스 선마을이 열린 건 5년 전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웰빙 붐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연 속에 힐링 파워가 있다는 게 내 신념이었고, 이를 의학적으로 활용하자는 게 우리 마을의 목적이요 이념입니다. 과학문명의 폐해로부터 인간을 보호하자. 우리 캠프엔 고압전선도 안테나도 없고 출구가 완전히 가려져 있어 밖에 전쟁이 나도 모르는 은거지입니다. 휴대폰도 안 터지고 TV, 라디오, 인터넷, 신문, 아무것도 없는 참으로 재미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여길 찾는 손님은 그게 무엇보다 좋았다고 합니다. 노마드적, 원시적 향수가 충족되었기 때문입니다. 10년을 이렇게 산속에 사노라니 의학 서적이나 어떤 인문학 서적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참으로 소중한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본서는 내가 몸으로 부딪혀 익힌 걸 풀어놓은 것입니다. 나 혼자 간직하기엔 아까운 체험들이라 함께 나누고자 쓴 책입니다. 가끔씩 등장하는 선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자연, 숲이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체험한 걸 풀어쓰자니 많은 시간을 보낸 우리 마을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월든 호수를 쓴 소로에 비하
긴 외람스럽지만 그런 뜻으로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나라엔 명산이 따로 없습니다. 어디나 선마을입니다. 그냥 산골이라 읽어주셔야 편합니다.
우리에겐 산이 너무 흔해서 산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산은 그냥 바쁘게 오르내리는 걸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최소한 며칠은 산에서 묵어야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억새 앞에 서면 가난했지만 대쪽 같은 시골선비,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독립운동으로 작은 아버지가 투옥되자 둘째인 내가 홀로인 숙모 밑으로 양자로 들어갑니다. 숙모는 나를 끔찍이 사랑하셨지만 그만큼 때리기도 잘했습니다. 울면서 큰집(원래 우리 집)으로 가면 너희 집에 가라고 쫓아내고, 어느 날 저녁 어디로 가야 할지 골목에서 떨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앞에 나타납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조용히 나를 안았습니다. 아무 말은 없었습니다. 한마디 말씀 없이 한참을 안고 있더니 나를 풀어놓았습니다. 어디로 가란 말도 역시 없었습니다. 난 숙모 댁으로 발걸음을 옮겨갔습니다. 그게 아버지의 뜻인 것 같았습니다.
두 동생은 투옥되고, 대구 비행장 확장으로 살림은 두 동강 나고, 나라도 빼앗기고, 사랑하는 새끼는 매를 맞고……. 성균관 출신의 인텔리로서 아버지의 가슴은 찢어졌겠지요.
하지만 아버지는 한 번도 이런저런 내색조차 비친 적이 없었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렸고 내가 뽕밭을 돌아갈 때까지 아버지는 그 자리 바위처럼 미동도 않고 앉아계셨습니다. 내가 여섯 살 될 즈음이었습니다. 억새 같은 기품으로 내 유년의 기억 속에 자리한 아버지가 오늘 따라 유난히 보고싶습니다.
(/ pp.85~86)

암 선고를 받고 병원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환자들이 ‘죽으려고’ 산에 갑니다. 모든 걸 체념한 채 산속에 묻혀 나물 먹고 물 마시며 소박한 생활을 합니다. 제 손으로 지은 채소밭에 신선한 야채를 먹고 살다보니 죽기는커녕 10년, 20년 기적같이 잘 살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산속에서 자기 손으로 농사를 지어보면 결코 기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위대한 산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채소와 함께 우주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감각이 느껴지곤 합니다. 옛날 우리 고향 마을 축제의 깃발이 이제야 무슨 뜻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農은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
(/ p.69)

나는 대구 팔공산 산골에서 자랐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뒷동산에 올라 우리 마을을 내려다보다 말고 그만 울컥 울음이 치솟았습니다. 구슬치기하다 동생과 다툰 일, 딱지 한 장에 친구에게 삐친 일……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참으로 하찮은 일로 속이 상한 일들이 어린 내 가슴을 무척이나 아프게 했습니다. 난 그길로 내려와 동생들에게 구슬이며 딱지 등 내 전 재산을 아낌없이 내주어버렸습니다.
얼마 지나자 또 욕심이 나긴 했지만 한때 그럴 수 있었다는 내 자신이 참 대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 p.194)

산행은 감동의 연속입니다. 이럴 때 우리 뇌 속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뇌 속에는 30여 종의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신경세포의 작은 주머니 속 호르몬 분비가 달라집니다. 터져 나온 호르몬이 신경세포 사이 시냅스로 방출, 다음 신경세포로 릴레이식으로 전달되어 우리 몸에는 그에 따른 반응이 달리 나타납니다.
(/ p.223)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자세히 들어보시면 같은 것 같으면서 같지 않는 흔들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문용어로는 ‘1/f 리듬’이라고 해서 불규칙적이면서 규칙적이고, 규칙적이면서 불규칙적인 소리, 이런 소리가 인간을 가장 편안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게 자연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조화, 자연의 신비입니다.
(/ p.231)

신 포도를 먹을 생각만으로 벌써 입에는 침이 돕니다. 신 포도를 소화시킬 효소를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잘 씹어야 침과 반죽이 잘되어 소화가 잘됩니다. 침은 강력한 소화제요, 면역력, 항암력, 살균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인간이 만든 어떤 것보다 강력한 효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 씹어야 뇌 속에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식욕 조절은 물론이고 행복하고 만족합니다. 대뇌 운동으로 전달되는 운동감각의 50%는 씹는 턱관절 운동에서 오고 나머지 팔, 다리에서 각 25%씩입니다. 잘 씹어야 뇌가 활성화되리란 건 이해가 되지요?
천천히 여유 있는 즐거운 식사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 p.106)

자연은 시샘을 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제 분수대로 살아가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숲 속에 사슴은 자기도 힘 센 곰처럼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초원, 사자에 쫓기는 얼룩말이 나도 사자였으면! 하는 생각은 않습니다. 그저 죽어라고 달아날 뿐입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면 후유~ 하곤 또 꼬리를 흔들며 풀을 뜯어먹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모두가 타고난 분수대로, 분수를 지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만이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p.74)

‘내일을 위해 좀 참아두자. 쓰지 말고 더 모아야 한다.’ 그러니 언제나 모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더, 더, 더를 외치는 사람에겐 언제나 부족감, 불만감, 결핍감과 함께 항상 거지 근성으로 쫓기고, 쪼들리며, 시달려야 합니다. 뇌과학에선 이처럼 끝없는 욕심을 ‘도파민적’ 이라 부릅니다.
뇌 속의 이 호르몬은 뭔가를 이루고 싶을 때, 갖고 싶을 때 벌써 가슴이 설레기 시작합니다. 이게 도파민의 작용입니다. 그리고 그걸 얻기 위해 접근합니다. 손에 들어올 듯하면 도파민 분비가 더욱 많아집니다. 드디어 잡았습니다. 이루었습니다. 그땐 도파민 분비가 최고조에 달합니다. 주위 사람들이 부러워합니다. 칭찬합니다. 기분 째집니다. ‘더 큰 걸 또 해야지!’ 의욕에 넘칩니다. 도파민을 일명 ‘의욕 호르몬’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불행히 이런 들뜬 기분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시큰둥, 당연할 걸로 됩니다. 이게 도파민의 약점, 습관성입니다. 그러면 현재 가진 것이 모자라고 불만입니다. 환희를 맛보려면 보다 더 큰 것에 도전해야 합니다. 도파민적 가치관으로 사는 사람에겐 끝이 없습니다. 인간의 욕심에 끝이 없는 건 도파민 탓입니다. 그런 한국 사람을 남미 사람이 보기엔 딱할 수밖에 없지요.
(/ pp.114~115)

주가폭락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가 탓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실은 마음 탓입니다. 바깥세상 탓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건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많이 갖고 있으면서 불행한 걸 보면, 행·불행도 결국 마음의 문제라는 결론이 분명해집니다. 한데 그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중요한 약속은 깜빡하면서 어릴 적 교실에서 오줌 싼 기억은 왜 오래도록 잊히지를 않죠?
(/ p.189)

현재 속에 깨어 있고 현재를 인식함으로써 감수성을 높이고 일상의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정신의학에선 ‘지금 여기Here & Now’ 상황이라 부릅니다. 정신치료도 따지고 보면 환자의 정신상태를 ‘지금 여기’에 집중토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안개 속을 헤매듯 어리뚱한 현대인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p.204)

현대 한국인은 후천성 A형 성격입니다. 눈만 뜨면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듭니다. 한 걸음도 늦으면 안 됩니다. 성공 지향적입니다. 안정된 미래를 위해 한 푼이라도 아껴 모아야 합니다. 가히 미래 공포증입니다. 이러니 이들은 온종일 만성교감신경 흥분상태입니다. 혈압이 오르고 호흡이 거칠고 혈당이 높습니다. 인슐린 분비로 높은 혈당을 지방으로 비축합니다. 배가 나옵니다. 복부비만은 무서운 생활 습관병입니다. 심장병, 고혈압, 암, 당뇨병 등의 생활습관병에 걸릴 확률이 보통 사람의 3~5배 높아집니다. 특히 허리둘레 남 90cm, 여 85cm 이상이면 강력한 대사증후군 후보입니다. 발병 일보 직전의 위험군 제1호입니다.
(/ p.119)

친구와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도 걸으며 하는 게 생산적입니다. 부하나 아이를 꾸중할 때도 걸으며 해보십시오. 앉혀 놓고 하면 왜 그리 장광설이 되곤 하는지요, 그래선 설득력도 떨어집니다. 자칫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반발을 살 수도 있습니다. 걸으며 타일러 보십시오. 실험적으로 한번 해보십시오.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누구도 걸으면서 언성을 높이진 않습니다. 걸으면서 싸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뇌과학적으로 그건 불가능합니다. 걸으면 평화, 쾌적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걸으면 대지를 밟는 충실감이 온몸으로 전달되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며 흔들림이 없습니다.
(/ pp.150~151)

천길 깊은 고독의 늪에 빠진 그런 절절한 시간! 그때야 비로소 가식 없는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혼자의 시간을 위해선 아무래도 인적 드문 산이 좋습니다. 가을 산이 제격입니다. 낙엽을 밟으며 오르는 호젓한 오솔길, 달밤이면 더욱 좋습니다. 잠시 말 없는 바위에 앉았노라면 낙엽 몇 잎이 옷깃에, 머리에 하늘의 메시지를 전하듯 내려앉습니다.
그렇습니다. 발목이 묻히는 낙엽길, 지금 난 인생을 걷고 있습니다. 달과 산, 고요와 낙엽, 맑고 청명한 기운 내 영혼도속에 한결 맑아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게 고독이 주는 축복일까요? 산속에 혼자 사는 선현들의 경지가 이해될 듯합니다. 인간을 한 차원 높은 성숙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힘입니다.
(/ p.154)

정신과에서 상담을 하노라면 이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아득하기만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벽에 부딪힌 느낌입니다. 그땐 조용히 포옹을 하면서 등을 두들겨줍니다. 그러면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곤 실컷 웁니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백 마디 말보다 허깅의 치료 효과는 절대적입니다.
(/ p.176)

쾌면을 위한 조건은 뭐니 해도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죠. 숙면을 유도하고 피로 회복, 항노화 기능까지…… 대단히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은 기상 후 14시간에 분비되기 시작, 2시간 후엔 잠이 오는 리듬을 갖고 있습니다. 이 호르몬은 세로토닌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기 전 가벼운 체조나 워킹, 목욕 등으로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는 산입니다.
(/ p.286)

할 이야기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내 재주로는 더 이상 풀려나오지 않습니다. 산 이야기를 쓰기엔 내 인간적 깊이나 무게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인 것 같습니다. ‘산 같은 사람’을 그리고자 한 게 겨우 뒷동산을 오르다 만 형국이 되었습니다. 붓을 놓으려니 부끄럽고 한편 아쉬운 건 그래서입니다.
졸저를 읽고 이제 산은 그냥 산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독자들 마음에 자리했으면 그로써 큰 보람이겠습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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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34.04.30~
출생지 경북 대구
출간도서 57종
판매수 57,846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그의 탁월한 통찰력과 독창적인 인생론은 각종 TV 프로그램과 지면에 소개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폭넓은 공감을 사고 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신경정신과학박사후과정(P. D. F)을 밟았으며, 이스턴주립병원 청소년과장, 경북의대·서울의대(외래)·성균관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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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1960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섬소년이었다.
그러나 정작 바다보다는 산과 들에서 뛰놀던 때가 많았고, 특히 산에서 빠져나오는 산길이나 물길에 마음 빼앗긴 채 그 근원을 찾아 헤매기도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릴 적부터 품었던 자연은 내면 깊숙이 자리 잡아 어른이 되어서 지금 자신이 즐겨 다루는 그림 소재가 되었고,
생의 근원 찾는 일이 일상의 관심이 된 것도 아마 거기에서 연유하였으리라.
꼭 자연의 주제가 아닌 단순 절제로 생겨나는 여백 비중의 화폭을 가까이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 역시 과거의 시간들이 쌓여서 보이는 응고된 결과물로 여기며 자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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