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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나무 : 퓰리처상 수상작가

원제 : The Tin Can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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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앤 타일러
  • 역 : 공경희
  • 출판사 : 멜론
  • 발행 : 2012년 12월 20일
  • 쪽수 : 391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417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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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은품(6)

    출판사 서평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까운 사람들의 지긋한 사랑법을
    퓰리처상 수상작가 ‘앤 타일러’가 눈부신 문체로 들려준다


    저자 앤 타일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성 작가이자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이다. 또한 1989년 퓰리처상을 받고 1991년 국내에서 출간되어 50만 부가 팔린 [종이시계]작가이다. 이 책은 앤 타일러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65년도에 출간되었다. 내용은 하나로 길게 이어진 집, 세 채의 세 가족이 펼치는 세 가지 뭉클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인내하고 서로 방해하고 또 적응하고 포기하고 그리고 아침에 다시 시작하는지, 앤 타일러만의 눈부신 문체로 청순한 사랑과 지긋한 형제애, 다정한 이웃사랑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양질의 작가만이 가진 마력적인 필력으로
    한 편의 거대한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풀어간다


    앤 타일러의 작품 대부분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풀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행복을 꿈꾸고, 그 행복을 찾지만 자신한테는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에게 작가는 작품 속에서 말한다. 행복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며, 그 시작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때 비로소 자신도 행복하다고. 이 책 역시 개인의 행복이, 가족의 행복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말하고 있다.
    또한 앤 타일러는 작품 안에서 주로 운명적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조직 속에서의 관계 단절, 개인이 그 속에서 느끼는 근본적 고립감과 그에 따른 정신의 성장 과정을 그린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어떤 인위적인 극적 요소도 센세이셔널리즘도 없다. 그녀 스스로 “아주 사소한 일도 실제로 거대하고 중요한 일보다 더욱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얘기했듯이, 항상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드라마에 관심을 보인다. 그녀의 작품 속 대부분 등장인물은 결점이 있기 때문에 더욱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모습들이다. 즉 궁극적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선지 등장인물들이 하는 대화는 극히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표현이 무뚝뚝하며, 끝맺음이 흐릿한 말투이다. 앤 타일러 특유의 등장인물의 세세한 감정 묘사이기도 하다.
    이렇듯 앤 타일러의 작품에는 소설 하면 흔히 떠오르는 거대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그저 작은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과 등장인물들의 주어진 상황, 생각, 행동만이 잔잔히, 그러면서 깊이 있게 펼쳐질 뿐이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마음을 열고 편안히 읽어야 한다. 조급함으로 읽다 보면 작가의 필력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하고 책을 중간에 덮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앤 타일러의 문체는 서서히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어서, 이야기의 흐름을 어느 정도 알쯤인 중반부에 이르러서야 양질의 작가만이 가진 마력적인 필력 속에 빠진 것을 알게 된다.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매우 섬세하게, 마치 사물을 관찰하듯 예리하게, 그러면서 따뜻한 시각으로, 때로는 날카로운 유머로 한 편의 거대한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풀어간다.
    이 책 역시 마지막 한 장을 덮었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과 만족감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앤 타일러가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를 알게 한다.

    서로 다른 세 가족의 세 가지 이야기가
    조화롭게 펼쳐지는, 한 편의 그림 같은 소설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공경희 씨는 [깡통나무]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이 작품을 번역하면서 코바늘뜨기로 커다란 침대보나 테이블보를 만드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한 코 한 코 섬세하게 떠가다 보면 어느 결에 패턴이 만들어지고 결국은 커다란 그림이 완성되듯, ‘깡통나무’의 인물들을 하나하나 만나고 그 관계를 따라가다 보니 한 편의 그림 같은 소설이 완성되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여섯 살 여자아이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세 채의 세 가족은 락스빌이라는 작은 시골 동네. 집 세 채가 하나로 길게 이어진 시골 주택에 살고 있다. 겨울이면 다닥다닥 붙은 굴뚝 세 개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서로 뒤엉키듯이, 그렇게 세 가족은 서로 뒤엉켜 살아가고 있다. 세 가족은 1남 1녀를 둔 파이크 부부의 집과 미스 페이와 루시 자매의 집, 아픈 앤슬과 형 제임스의 집이다. 그리고 파이크의 집에는 파이크 씨의 조카 조앤이 같이 산다.
    세 가족은 집은 너무 가깝게 붙어있다 보니 밤에 잘 때 코 고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이다. 그만큼 그들은 집만 세 채일 뿐 거의 한 가족처럼 친밀하게 모든 생활을 공유하면 살고 있는 셈이다.

    모두 잠자리에 든 밤, 세 가족이 아닌 한 가족이 사는 집 같았다. 각자 자는 소리가 뒤섞여 얇은 벽 밖으로 새어 나왔고, 이즈음 제임스는 각각의 소리를 정확히 알아듣고 어느 집에서 나는지도 구분할 수 있었다. 미스 페이의 코 고는 소리는 그녀답게 소용돌이 장식 같고 레이스가 달린 것 같았다. 파이크 씨의 코 고는 소리는 우렁찬 경적 소리 같았다. 파이크 씨가 코를 너무 크게 골면 미스 루시가 벽을 톡톡 두드렸다. 처음에는 파이크네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가 파이크 씨가 잠꼬대하면 그녀의 집 벽을 두드렸다.
    (/ p.176)

    비록 한 가족처럼 붙어살지만 세 가족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체 외롭고 무덤덤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던 중 파이크네 딸 제니 로즈의 죽음으로 파이크 부인은 말을 잃고, 파이크 씨는 어쩔 줄 모르며, 아들 사이먼은 부모의 애정을 받지 못해 허우적댄다. 이웃들은 파이크 부부를 위로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도와주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슬픔에 갇혀버린 파이크 부부는 그저 딸 제니가 나무에 달아놓은 깡통만 쳐다볼 뿐이다.

    “난 제니 로즈가 신앙심이 깊었던 시기를 알아. 아주 짧아서 남들은 몰랐을 거야. 하지만 제니는 뒷마당에 있는 나무를 골랐지. 볼품없이 생겼는데 늘 본래 모양보다 멋지게 그린 그 나무. 이 나무에 깡통들과 팝콘 목걸이를 걸어서 신에게 바쳤던 것 같아. 고작 일주일밖에 가지 않았지만. 그러다가 새로운 일에 빠졌어. 새들이 팝콘을 먹었지. 하지만 가지에 달린 깡통들은 아직도 남아서 바람이 불면 덜컹거리고, 파이크 씨는 종일 뒷마당에 앉아서 그 깡통들을 바라봐. 그는 딸의 모든 걸 땅 구멍에 묻었다고 생각했지. 쳇.”
    (/ p.190)

    결국 우울한 분위기와 부모의 무관심을 못 견디는 아들 사이먼은 집을 떠나고, 조앤 역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고 남몰래 길을 나선다. 한편 병과 외로움 속에서 일탈을 꿈꾸는 허약한 앤슬은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내를 헤맨다. 그들은 애정이 그리워서, 형에게 부담되는 게 힘들고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그들만 바라보는 게 지쳐서 조용히 집을 빠져나간 것이다.
    집 주변에는 우울만이 감돌고, 세 가족 모두 제니를 잃은 상실감과 아픔은 점점 깊어만 간다. 한 가족한테 일어난 불행은 나머지 두 가족에게도 슬픔이요 아픔이 되었다. 그들은 각자 자기만의 어두운 옷장에 갇혀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며 서로의 아픔을 다독인다.
    이렇듯 혈육이 아닌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 서로를 일으키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작가 앤 타일러는 자신만의 세세한 감정 표현으로 등장인물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또한 작가 앤 타일러는 어린아이의 죽음으로 세 가족, 특히 딸을 잃은 슬픔으로 도저히 일어설 것 같지 않던 파이크 부인이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혼자가 아닌 가족 같은 이웃이 항상 옆에 있어서임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옮긴이 공경희 씨도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세 가족의 여정 속에서 그들은 동굴 같은 고독 속에서도 반딧불 같은, 레이스 뜨개질의 한 코 같은 누군가가 곁에 있음을 안다. 그 작은 코가 모여서 커다란 패턴의 침대보가, 식탁보가 된다. 성기지만 무언가를 덮는 것이 된다”라고 함께함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인생은 분명하고 뜨거운 게 아니다.
    애매하고 미지근하지만 뚜벅뚜벅 걷고 견디다 보면
    거기서 진정한 자신을, 우리가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리네 삶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드라마 속 풍경처럼 애초부터 밀착되어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살지 않는다. 누구나 나 하나라고, 사랑이 부족하다고, 꿈이 없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어떤 일이 생기면 집을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친다. 자신을 붙잡는 그 무엇도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집’을 떠나면 그 ‘집’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집’을 떠나야 내게 ‘집’이 있음을, 돌아갈 곳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깡통나무]소설 속의 사람들 모두 그 아픈 과정을 통해 서로를 얻는다. 처음에는 우울 속에서 따라가는 길이 고달팠지만, 저만치 가보니 어느덧 소통과 따뜻함에 휩싸이게 됐다. 그것이 작가 앤 타일러 고유의 장기이며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인생은 분명하고 뜨거운 게 아니다. 애매하고 미지근하지만 뚜벅뚜벅 걷고 견디다 보면 거기서 진정한 자신을, 우리가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작가 앤 타일러는 이 책을 통해 각각 나름의 사연을 안고 사는 집일지라도 이웃이라는 이유로 결코 떨어질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이웃은 가족과도 같음을, 그 안에서 함께할 때 진정한 삶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오히려 낯선 풍경이요 어색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최근 독거노인들의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젊은이들조차 자신의 미래에 곧 닥칠 고독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작가 앤 타일러가 말하는 ‘세 가족이 펼치는 세 가지 뭉클한 사랑 이야기’는 단순히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현실 속에서 많은 미련이 남는다. 이웃은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까운 사이다. 작가는 잃어버린 가족애와 형제애, 이웃사랑을 되찾으라고 지긋한 언어로 우리에게 재촉하고 있다.

    추천사

    우리는 드라마 속 풍경처럼 애초부터 밀착되어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살지 않는다. 나 하나라고, 사랑이 부족하다고, 꿈이 없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어떤 일이 생기면 벗어나고 싶다. 나를 붙잡는 그 무엇도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집'을 떠나면 그 '집'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집'을 떠나야 내게 '집'이 있음을, 돌아갈 곳이 있음을 알게 된다. 《깡통나무》 속의 사람들 모두 그 아픈 과정을 통해 서로를 얻는다. 처음에는 우울 속에서 따라가는 길이 고달팠지만, 저만치 가보니 어느덧 소통과 따뜻함에 휩싸이게 됐다. 그것이 작가 앤 타일러 고유의 장기이며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란 생각이 든다. 인생은 분명하고 뜨거운 게 아니다. 애매하고 미지근하지만 뚜벅뚜벅 걷고 견디다 보면 거기서 진정한 자신을, 우리가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그런 걸 이 소설에서 배웠다.
    - 공경희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녀의 작품에서는 주로 운명적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조직 속에서의 관계 단절, 개인이 그 속에서 느끼는 근본적 고립감과 그에 따른 정신의 성장 과정을 그린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어떤 인위적인 극적 요소도 센세이셔널리즘도 없다. 그녀 스스로가 "아주 사소한 일도 실제로 거대하고 중요한 일보다 더욱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얘기했듯이, 항상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드라마에 관심을 보인다. 결점이 있기 때문에 더욱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그녀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궁극적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과 연결된다.
    - 故 장영희 (전 서강대 영문과 교수, 퓰리처상 수상작 《종이시계》 번역가)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 앤 타일러에 대한 찬사들

    이 작가는 그냥 훌륭한 것이 아니라 ‘끔찍이도’ 훌륭하다.
    - 존 업다이크 / 시인 겸 소설가, 퓰리처상 수상작가

    앤 타일러에 대한 애호는 황홀한 중독이다.
    - 존 레너드 / 도서평론가

    적절한 이야기가 뭔지 아는 소설가. 대단히 재미있는 작가. 뛰어나고 예술적인 작가일 뿐 아니라 현명한 작가이기도 한다.
    - 뉴스위크지

    타일러의 등장인물들은 개성이 있다. 유별나고 독특한 시각과 다채로운 특징을 갖고 조화롭게 진행된다.
    - 타임스지

    굉장하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이다. 아주 뛰어난 작가만이 이런 양질의 글을 쓸 수 있다.
    - 뉴욕 타임스지

    앤 타일러는 마법 같은 작가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

    미국 최고의 매혹적인 작가 중 한 명이다.
    -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지

    앤 타일러가 없다면 미국 소설계는 엄청나게 황량한 곳이 되었을 것이다.
    - 뉴스데이지

    목차

    1~15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을지 말하기 어렵지. 이제는 깨닫지도 못하는 것 같아. 언젠가 자기가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 이제는 죽음 앞에서 슬퍼하지도 않아. 동작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할 때,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 앤슬이 말했다.
    (/ pp.44~45)

    별것 아니야. 하지만 그들은 내가 늙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게 하는 거잖아. 그들은 내가 죽어간다고 생각하지 (그렇지 않은데도). 나를 기억할 거리를 만들겠다고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사진은 한 가지 면일 뿐이지, 그린 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사진을 간직해야 될까?
    저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일단 사진을 손에 넣으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거든요.
    난 대니가 나를 사진 한 장으로 기억하는 게 싫어. 평면적이고 단조롭게 기억하는 거니까. 그 어떤 게 한 가지 면만 있겠나?
    글쎄요. 제임스가 말했다. -
    (/ p.103)

    지금 도울 수 있는 것은 그 아이뿐이야. 뜨거운 홍차도, 주변에서 얼쩡대는 사람들도 아니지. 남편도 아니야. 아들만 도움이 될 거야.
    어째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조앤이 말했다.
    미주리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말했다.
    너는 몰라.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고. 조앤, 사람이 가장 용감한 것은, 죽음 같은 게 있는 줄 알면서도 계속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야. 일일이 일러줘야 알아듣나 원?
    그녀는 끈을 단단히 당긴 상태로, 마지막 잎을 모으는 조앤을 지켜보았다.
    (/ pp.154~155)

    당신이 앤슬을 찾아다니면 어떻게 될지 알잖아요. 그가 길모퉁이에 서서 당신을 기다린 적 있어요? 앤슬은 당신이 찾을 생각조차 못 하는 곳에 간다고요, 제임스. 당신은 밤새 그를 찾아 시내를 뒤지고 다니죠. 취객을 깨워서 앤슬을 아는지 묻고 다니지만 결국 어떻게 되던가요? 늘 여기서 앤슬이 스스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끝나요.
    그래도 찾아다니긴 했다는 게 위로가 돼. 제임스가 말했다.
    나도 알아요. - 173p

    죄에는 두 종류가 있어.
    이제 그의 목소리는 천장을 향했고 꿈꾸는 말투였다. 앤슬이 말을 이었다.
    일반적인 죄가 있고 개인적인 죄가 있지. 일반적인 죄는 십계명이나 법이나 규칙을 어긴 경우지. 개인적인 죄는 개인적인 문제야.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한 죄지. 내 말 듣고 있어? 이제 잘 들어보라고. 이게 핵심이니까. 내가 선택한 것은 일반적인 죄였어. 오래 지나면 가족들이 용서할 거야. 난 술을 마시고 다들 안 좋은 줄 아는 여자랑 어울렸지. 하지만 형이 선택한 것은 개인적인 죄고 그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거야. 다들 그 일로 상처를 받았으니까. 형은 영원히 달아난 거야.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완전히 집을 떠난 거지. 그리고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어. 가족들이 그걸 용서할 것 같아? 아니, 천만의 말씀. 내 죄의 경우, 언젠가 그들은 교회에서 울부짖다가 마침내 용서할 거야. 하지만 형은 아니야. 난 가끔 아주 현명해지기에 다 알아.
    (/ pp.192~193)

    세상사가 다 복잡하고 다양한 면이 있지만, 아버지에 대한 미움만은 완전하고 확고한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입에 거품 물고 열변을 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버지는 처량한 작은 새처럼 앞에 서 있었다. 마른 가슴팍에 단추 없는 셔츠를 입고, 닳은 가죽 슬리퍼를 불안하게 디디며 걸었다. 그가 흔들의자로 갔다. 사이먼이 거기 앉아 있던 동안 노인은 수줍지만 열심히 지켜보면서 다시 자리를 차지할 기회를 엿봤으리라. 이제 아버지는 고마운 듯 의자로 갔다. 먼저 의자가 뒤에 있는지 더듬어 확인하고 천천히 앉았다. 그가 몸을 흔드니 의자는 투덜대듯 삐걱거렸다. 세월이 흐르면서 의자도 늙고 심통 사나워졌다.
    (/ p.355)

    카메라 파인더 속에서 조앤은 그들의 움직임을 보았다. 각자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파인더의 유리는 모두를 담고 있는 듯했다. 유리 문진 속의 눈 내리는 장면처럼…. 눈이 다 내려도 사람들은 여전히 정해진 자리에 있었다. 조앤은 오랜 세월이 흐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태어나고 죽을 수 있고, 떠나고 돌아올 수 있었다. 결혼하거나 각자 혼자 살 수도 있었다. 이 파인더 속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터였다. 조앤과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머무를 수 있었다. 이 파인더 속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터였다. 남들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선택했으니까, 그들이 부여안고 갈 테니까. 제임스는 앤슬에게 몸을 숙였고, 파이크 부인은 사이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파이크 씨는 앉아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허공을 응시했다.
    (/ p.386)

    우리는 드라마 속 풍경처럼 애초부터 밀착되어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살지 않는다. 나 하나라고, 사랑이 부족하다고, 꿈이 없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어떤 일이 생기면 벗어나고 싶다. 나를 붙잡는 그 무엇도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집'을 떠나면 그 '집'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집'을 떠나야 내게 '집'이 있음을, 돌아갈 곳이 있음을 알게 된다. [깡통나무] 속의 사람들 모두 그 아픈 과정을 통해 서로를 얻는다. 처음에는 우울 속에서 따라가는 길이 고달팠지만, 저만치 가보니 어느덧 소통과 따뜻함에 휩싸이게 됐다. 그것이 작가 앤 타일러 고유의 장기이며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란 생각이 든다. 인생은 분명하고 뜨거운 게 아니다. 애매하고 미지근하지만 뚜벅뚜벅 걷고 견디다 보면 거기서 진정한 자신을, 우리가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그런 걸 이 소설에서 배웠다.
    - 공경희 /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녀의 작품에서는 주로 운명적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조직 속에서의 관계 단절, 개인이 그 속에서 느끼는 근본적 고립감과 그에 따른 정신의 성장 과정을 그린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어떤 인위적인 극적 요소도 센세이셔널리즘도 없다. 그녀 스스로가 "아주 사소한 일도 실제로 거대하고 중요한 일보다 더욱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얘기했듯이, 항상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드라마에 관심을 보인다. 결점이 있기 때문에 더욱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그녀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궁극적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과 연결된다.
    - 故 장영희 / 전 서강대 영문과 교수, 퓰리처상 수상작 [종이시계] 번역가

    저자소개

    앤 타일러(Anne Tyl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1~
    출생지 미국 미네소타 주
    출간도서 9종
    판매수 1,374권

    퀘이커교 공동체에서 자란 타일러는 열한 살이 되어서야 바깥세상을 경험했고, 외부 세계는 어린 이방인에게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었다. 냉전 시대에 듀크 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슬라브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부생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곤 했던 그녀는 대학을 떠난 후에 도서관에서 러시아 전문 서지학자로 일하면서 밤마다 창작에 몰두한다.
    타일러는 21편의 장편소설을 출간하고 50편 이상의 단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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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교수와 광인》, 《호밀밭의 파수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마시멜로 이야기》, 《타샤의 정원》 등이 있으며,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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