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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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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인화
  • 출판사 : 해냄출판사
  • 발행 : 2012년 11월 12일
  • 쪽수 : 51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574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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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백만 독자가 인정한 최고의 이야기꾼 이인화의 신작
    21세기형 이야기의 진화를 선보이는 괴물 같은 소설!

    "나는 지옥으로 간다. 인페르노로 내려간다"
    보통사람보다 10배의 지능을 지닌 강화인간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사건……
    사건을 파헤칠수록 상상을 초월한 배후를 만나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7개국에 수출되어 문학한류를 이끈 [영원한 제국]으로 한국적 팩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작가 이인화. 그가 2004년 [하비로]이후 8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지옥설계도]를 가지고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작가는 2003년부터 게임 리니지 서버에서 지속된 ‘바츠 해방전쟁' 참전을 시작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10년간 디지털미디어학부를 창설하는 등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치며, 디지털 시대의 서사와 문학을 융합하려는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8년간의 모색 끝에 드디어 소설과 게임의 본질을 꿰뚫는 이 괴물 같은 소설 한 편을 완성해 냈다.

    대구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 한때 정예요원이었으나 퇴출 직전에 내몰린 담당 수사관 김호는 현장에서 정교한 조작의 흔적을 간파한다. 그는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보통 사람보다 10배 이상의 지능을 가진 강화인간과 범국가적 조직 공생당이 배후에 있음을 알게 되는데……. 강화인간들에 대한 연쇄 테러에서 심각한 위험을 감지한 안준경은 살인범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죽은 이유진이 만들어낸 최면 세계 인페르노 나인(지옥 9층)으로 내려간다. 인페르노 나인의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반란군의 혁명을 이끌게 되고……. 그러나 이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인페르노를 파괴하지 않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옥의 설계도’가 필요하다.

    읽는 이의 예측을 끊임없이 배반하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대담한 필력으로 소설의 재미에 목말랐던 독자들의 오랜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만약 게임이 문학으로 들어와서 독자가 허구의 세계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면 독자는 그 세계의 갈등을 완화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누구나 자살하려는 줄리엣을 말리면서 로미오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문학은 상상력의 충격을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문학이 게임으로 들어가서 게이머가 자신이 조작하는 세계를 성찰할 수 있게 된다면 플레이에 대한 몰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 공중 유닛을 격추시키고 본진을 섬멸하는 순간에 적군 테란 종족의 비극을 반성적으로 성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졸작에서 그짓을 해보았습니다. 게임과 문학을 하나로 이어보았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인생에서 발견한 것을 글로 쓰는 사람입니다. 그 발견이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어쨌든 작가는 그것을 써서 발견자로서의 책임을 짊어집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무참한 실패작이 될지라도 나는 써야 했습니다.

    게임과 문학은 둘 다 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이 불완전한 사회질서 속에 살아가면서 느끼는 생명의 맛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또 소설을 읽으면서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생명의 맛과 실질을 느낍니다.

    [줄거리]

    대구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의혹투성이의 살인사건. 담당 수사관 김호는 한때 승승가도를 달렸지만 파워 게임에서 밀리고 개인사까지 꼬여버려 위기에 내몰린 중년남자다. 그러나 여전히 날선 그의 수사 감각은 기묘하기만 한 사건 현장에서 정교하게 조작된 흔적을 간파하는데…… 마침내 김호는 사건의 배후에 보통 사람보다 10배 이상의 지능을 가진 강화인간과 그들이 주축이 된 심비아틱 플래닛, 더불어 사는 행성당(공생당)이라는 전세계적인 비밀 조직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암살요원이었던 새라 워튼은 강화인간 이유진 피살과 동시에 전 세계의 강화인간들이 연쇄 테러로 깊은 최면에 빠져 죽어가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범인의 정체를 밝혀줄 단서를 찾아 나선다.
    게임 폐인이었던 이유진을 형처럼 따랐던 안준경은 은인의 죽음을 파헤치고 위기에 처한 강화인간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유진이 만든 최면 세계 인페르노 나인으로 내려간다.
    잔혹하지만 아름답고 풍요로운 대륙 인페르노, 중갑옷을 입고 육탄전을 벌이며 죽음이 명멸하는 전장에서 준경은 혁명을 이끄는 반란군의 지도자가 되어 인페르노를 파괴하는 무법자 군령들과 일대 혈전을 벌인다. 동방군령과의 최후의 전투에서 준경은 마침내 범인에 관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한다. 이제 살아서 현실로 돌아가려면 설계도가 필요하다. 준경은 새라에게 유진이 남긴 인페르노 나인의 설계도를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새라는 설계도가 죽은 이유진 주변에 있을 것이라 짐작, 수사를 맡은 김호로 하여금 설계도를 찾도록 협박한다. 미궁에 빠진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던 김호는 딸의 목숨이 걸린 설계도를 손에 넣는 과정에서 이유진을 죽인 범인의 윤곽을 잡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다.

    8년을 기다려 온 이야기꾼의 귀환
    21세기형 이야기의 진화를 선보이는 괴물 같은 소설!

    소설과 게임, 현실과 가상의 완벽한 조화로 디지털 시대 무한상상력을 맛보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7개국에 수출되어 문학한류를 이끌었던 [영원한 제국]으로 한국적 팩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작가 이인화. 2004년 [하비로]이후 8년 동안 문단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그가 신작 장편소설 [지옥설계도]를 가지고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작가는 2003년 게임 리니지 서버에서 1년간 지속된 ‘바츠 해방전쟁' 참전을 계기로 디지털 세계에 족적을 남기기 시작하고,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10년간 디지털미디어학부를 창설하는 등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최전선에서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쳐왔다. 그 와중에도 디지털 시대의 서사와 문학을 융합하려는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8년간의 모색 끝에 드디어 소설과 게임의 본질을 꿰뚫는 괴물 같은 소설을 완성해 냈다. 이 작품은 미국 크루인터랙티브에서 출시 예정인 웹전략게임 "인페르노 나인Inferno Ⅸ"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독자의 예측을 끊임없이 배반하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대담한 필력
    대구의 호텔에서 발견된 의문의 변사체, 퇴출 직전의 수사관 김호는 교묘하게 조작된 사건 현장에서 커다란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한다. 마침내 그 배후에 보통사람보다 10배 이상의 지능을 가진 강화인간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범국가적 조직 공생당의 존재가 드러난다.
    피살당한 이유진의 측근 준경은 살인범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인페르노 나인’이라 부르는 최면 세계로 들어가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한복판에서 반란군의 혁명을 이끌며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낸다. 그러나 이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인페르노를 파괴하지 않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설계도’가 필요하다.

    작가는 추리기법을 통해 현실 세계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한편, 최면으로 구현된 가상의 인페르노 나인에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으며 두 세계를 절묘하게 교차시킨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는 작가의 대담한 필력에 힘입어 독자의 예측을 끊임없이 배반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대의 추리극과 중세의 전쟁 드라마를 오가며, 김호에게 주어진 15시간과 준경이 살아간 150년의 시간을 대비시키는 실험적 서술 방식 또한 이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독자들은 항상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새롭고 놀랍고 진실된 이야기를 원한다. 작가는 언제나 독자의 예상을 미리 간파하고 독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플롯을 반전시켜야 한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디지털 시대에 부활한 21세기의 [신곡], 지옥 세계가 내포한 희망의 메타포

    “그래, 나는 지옥으로 간다. 인페르노로 내려간다”

    모바일 혁명과 스마트 소사이어티, 네트워크화 된 인터넷 환경에서 16억 6000명이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여전히 국민국가라는 구시대의 체제에 살고 있다. [지옥설계도]는 능력과 현실의 모순이 지배하는 우리의 결핍된 현실과 최면 세계를 통한 정신적 각성을 대비시키면서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공생당이 암약하는 현실과 군령들이 패권을 다투는 인페르노 나인의 최면 세계는 결국 똑같이 전쟁 원리의 지배를 받는 동일한 세계이다.
    현대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은 어쩌면 오늘날의 개인들에게 최면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현실 세계로부터 무력하게 소외당하는 개인들이 자본과 권력이 걸어놓은 최면에서 스스로 각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이유(설계도)를 찾는 것이 절실하다.
    그러한 세계 안에서 작가는 우리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실존적인 성찰과 질문을 던지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 안에는 거대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보낸 젊은 날을 지나 비루한 중년이 된 386세대에 대한 자조적인 비판과 그 세대 밑에서 희망없이 살아가는 88만원세대가 사실은 삶의 가치와 꿈에 헌신할 수 있기에 이 난관을 돌파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이 메아리친다.

    “살아라. 끝까지 살아라. 살아서 많은 것들을 살려라”
    그러한 세계 안에서 작가는 우리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실존적인 질문을 던지며 통찰과 울림을 전한다.

    “우리 삶의 영역 바로 근처에서 벌어진 이상한 살인사건. 그 사건을 둘러싼 낯선 실마리들.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 들어갈수록 빠른 속도로 펼쳐지는 세계의 흔적을 따라 점차 시공간이 확산된다. 네온사인처럼 빠르게 시야를 뚫고 지나가는 세계의 디테일. 그렇게 설계된 세상의 층위가 모두 걷히는 순간 비로소 만나게 되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누군가의 내면. 그리고 그것은 또다른 소우주의 첫 번째 껍데기.
    [지옥설계도]는 바로 그 세계들의 이야기다. 세계를 통해서만 온전히 정의되고 이해되는 인간의 존재, 그리고 사건과 인간의 내면을 이해할수록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인페르노 나인에 관한 이야기.
    현실 세계의 운동을 재촉하는 촘촘하고 재빠른 시간의 눈금과 가상 세계 인페르노 나인을 지배하는 서사시 규모의 방대한 시간 눈금이 챕터를 건너뛰며 교차되는 사이, 8년 만에 돌아온 강화인간 이인화가 펼쳐놓은 최면 세계는 한국 현대문학이 좀처럼 다루지 않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간다. 리얼리즘의 세계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세상, 이 시대 진짜 한국 사람들이 실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마음의 공간. 이인화의 세계관을 뒤바꾼 생명 역동의 기록, 지옥 세계가 전하는 이 희망의 메타포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 배명훈(소설가)

    모티프 시뮬레이션 기법을 소설 창작에 활용한 최초의 작품!
    [지옥설계도]집필시, 작가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에서 개발 중인 디지털 스토리텔링 저작 지원도구 ‘스토리헬퍼(Storyhelper)’를 활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작가에게 2300여 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철저히 분석해서 추출한 3만 4천여 개 모티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저작도구로서 각각의 모티프를 입력했을 때, 전개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보여준다. 그 결과 작가는 모티프 시뮬레이션의 사례 기반 추론으로 독자의 기억구조 속에 잠재되어 있는 모든 전개의 상상들을 미리 예측함으로써 캐릭터에 진실하면서도 독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사건을 보여주게 된다.(일반 공개 2013년 3월 31일) [지옥설계도]는 이러한 모티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복잡한 구조 속에서도 개연성 있는 플롯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첫 번째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이 인생에서 발견한 것을 글로 쓰는 사람,
    아무리 무참한 실패작이 될지라도 작가는 그것을 써서 발견자로서의 책임을 진다


    작가 이인화는 언제나 소설가가 아니라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고 했다. 소설가는 남들이 잘 이해하기 힘든 자신의 상처를 고백하고 거기에서 공감을 끌어내어 보편성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꾼은 보편성에서 시작한 완결성 있는 이야기로 독자의 개별적인 상처를 위로하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10년 동안 깊숙하게 발 담가온 비트로 만들어진 세상은 더 이상 가상이 아니다. 엄연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8년을 숙성시켜 내놓은 이 작품에는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거울처럼 보여주고 싶은 그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성들여 구축해 온 이 소설의 세계를 바탕으로 불완전한 인간들이 불완전한 사회 속에서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약동하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희망을 발견할 것이다.

    목차

    "1부"
    1. 사건 현장
    2. 네메시스를 위하여
    3. 단돈 1조 달러
    4. 카산드라 포인트
    5. 오늘 아침에 창조된 세계
    6. 지옥으로 가다

    "2부"
    7. 암호명 카마엘
    8. 에페소스의 잠
    9. 텅 빈 거리
    10. 죽어가는 행성의 마지막 불꽃
    11. 종족의 기억 공간
    12. 협조
    13. 변신자
    14. 설계도
    15. 이것은 인생
    16. 갑오징어 먹물 리조토

    "3부"
    17. 자오얼 추적
    18. 아메드 찬가
    19. 뒤틀림
    20. 고독한 악마
    21. 현실의 해변

    작가의 말
    "부록" 1. 군령 쟁패 시대의 역사와 인간 2. 인페르노 연대기

    본문중에서

    확실한 것은 스펙트럼 9000을 비춰봐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호는 이미 어떤 직감에 사로잡혔고 그 느낌은 순간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가짜.
    사건 현장이 허위의 냄새를 풍기면서 삐걱거리고 있었다. 동시에 모든 진실이 가짜로 꾸며진 이 현장에 있는 것 같았다. 이 주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법의학팀은 정말 이걸 못 봤을까.
    ('사건 현장' 중에서/ pp.28~29)

    “인간은 영하 273도의 우주에 살고 있어. 하늘로 몇 킬로미터만 올라가도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지. 인간들은 우주선 지구호를 타고, 은혜로운 푸른 하늘의 얇디얇은 이불을 덮고 간신히 살고 있는 거야.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힘이 나타나서 이 이불의 구멍을 막아야 할 때야.”
    마리노가 조금 질린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
    “그 새로운 힘이 뭡니까?”
    “심비아틱 플래닛 파티. SPP, 그냥 공생당이라고도 해.”
    “공산당 같은 건가요?”
    “천만에. 우리의 관심은 오직 행성에 있어. 인류의 대다수가 가난해졌고 자존심과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렸어. 지구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행성의 종말이 눈앞에 다가왔지. 그런데도 이 행성의 미래에 관한 결정들은 어떤 정부보다도 많은 돈을 주무르면서 돈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인간들, 선거에 의해 뽑히지도 않는 인간들에 의해 내려지고 있네. 우리는 이 구조를 바꾸려는 거야.”
    ('네메시스를 위하여' 중에서/ pp.48~49)

    그는 왜 우월한 강화인간으로서 멋지게, 행복하게 살지 못했을까. 돈도 얼마든지 벌 수 있고 원하는 쾌락은 무엇이든 누릴 수 있었는데. 유진은 이 세상의 빛나는 중심에서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가장 바깥쪽에 있는 멸시받는 사람들의 자리, 가난과 질병과 고통과 죽음이 이웃한 자리를 맴돌았다. 죽을 때까지 그 좆같은 놈의 대한민국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자신의 옛 정체성을 간직했다……. 준경은 괴로운 나머지 고개를 돌리고 아무 의미 없이 손을 내저었다.
    “유진 형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최면으로 인페르노 나인을 만든 게 아니에요. 형은 우리의 최면 능력이 일종의 치유몽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곤 했어요. 사람들의 슬픔을 치유해 주는 꿈 말이죠.”
    ('지옥으로 가다' 중에서/ pp.144~145)

    “최면 세계는 우리의 인생과 흡사합니다.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죠. 인생은 최초의 존재 이유를 향해 흘러갑니다. 내가 왜, 어떤 목적 때문에 이 땅에 왔는지를 인식하는 지점을 향해 흘러가는 거죠. 공자의 용어로 그것을 천명을 안다고 합니다. 내가 인페르노 나인에 왜 들어왔는지 그 세계에서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를 말해 주는 설계도가 있습니다. 그것을 알고 그 목적을 성취하면 저는 그 세계에서 죽어도 소멸하지 않아요. 다시 현실 세계에서 깨어날 수 있죠.”
    “설계도는 어떻게 생겼나요?”
    “이야기로 되어 있죠.”
    ('지옥으로 가다' 중에서/ pp.149~150)

    “그렇다면 강화인간은 거의 괴물에 가까운 초능력자가 아닙니까?”
    “맞습니다. 이런 초능력자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뭉치면 어떻게 될까요? 그들 눈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요? 자본의 완벽한 독재가 이루어진 세상. 자본은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지만 개인은 어디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세상. 절대다수가 실업과 가난과 고통의 집단적 결핍 속에서 살아가는 디스토피아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그들의 초인간적 지능은 오늘날과는 전적으로 다른 대안적 사회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길 수 있습니다.”
    ('암호명 카메엘' 중에서/ p.181)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에는 세 가지의 레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버린 사람,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사람,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린 사람입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세상을 버리면 공동체로부터 비난을 받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조용히 숨어 사는 생활조차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보다 더 지혜로운 선택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들의 동정을 얻을 수 있고 마음도 편합니다. 그러나 가끔 궁지에 몰려 죽을 위험도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가치를 거부하고 개인의 자율에 충실하지만 매우 안전합니다. 주위의 이웃과 두루 원만하지만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습니다. 나는 세 번째를 선호합니다.”
    “루아메이님, 세상을 버리시든지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리시든지 간에 이곳 인페르노 나인은 환각이고 비현실입니다. 각성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인생' 중에서/ p.339)

    “이유진이 무엇을 보았는지 아십니까? 이유진은 더 높은 지능으로 이 세상이라는 무대의 뒤를 보았습니다. 세상은 오직 생명을 위해 만들어진 우단 장막과 가설 판자의 무대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단 말입니다. 우리 앞에는 무한한 세계가 있어요. 이 세계에는 한계라는 개념조차 없습니다. 우리가 간절히 원하면 이 세상은 우리의 소망에 따라 변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선택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신을 십자가에 매달아서 죽인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어마어마한 죄마저도 감당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팀장님과 저는 사람들에게 그걸 알려주어야 합니다.”
    ('현실의 해변' 중에서/ pp.475~476)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0종
    판매수 5,514권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계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하여 89편의 문학평론을 발표했다. 1992년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 수상작인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영원한 제국][인간의 길][초원의 향기][시인의 별][하늘꽃][하비로]등 18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한국적 팩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영원한 제국]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일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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