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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된 아메리카 : 1945년 8월 이후 한국의 네이션 서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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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장세진
  • 출판사 : 푸른역사
  • 발행 : 2012년 11월 27일
  • 쪽수 : 470
  • ISBN : 9788994079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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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우리 안의 미국은 어떤 모습일까?
    미국에 대한 상상의 기원을 통한 해방 이후 한국 사회의 자기 재현과 인식을 재구성하다


    가수 싸이가 6주째 빌보드 차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를 목전에 둔 싸이의 2위에 언론의 성마름은 우리를 더욱 조바심 나게 한다. 지금의 싸이 신드롬은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순위에 이어 백인이 지배하는 국가들의 대중음악 순위에 오르면서 국제적 순위에 집착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한국인의 우수성을 입증하기에 등수보다 좋은 게 없다.
    사실 이러한 패턴은 우리에게 꾀 익숙하다.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그리고 지금의 손연재에 이르기까지, 이들에게 바쳐지는 국민의 관심과 인기에는 이들이 백인들이 주도하는 종목이나 미국에서 성공한 인물이라는 뚜렷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들의 인기 비결과 지금의 싸이 열풍에는 백인에 대한 콤플렉스, 미국에 대한 동경 그리고 서양에 인정받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뒤섞여 있다. 우리에게 미국(또는 백인)은 이런 존재다. 우리의 미국 콤플렉스는 우리로 하여금 이들을 자나 깨나 모방하게 했고 미국에 대한 동경은 이들에 대한 끝없는 구애로 이어졌다.
    우리의 이 끝없는 구애는 언제부터, 왜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우리 안의 미국은 어떤 모습일까?
    1945년 8월 15일 이후의 한국 사회에서 이제 미국의 영향은 정치, 경제, 군사와 같은 부문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문화, 예술, 학문, 과학 기술, 종교, 교육, 의료와 같은 사회 전방위적 부문에서도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식 기준이 도달해야 할 이념형으로 제공되고, 모두가 합의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 과정에서 대다수가 선호하는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이 미디어가 유포하는 이미지 속에서 결정되고, 그리고 점점 더 깊이 뿌리를 내려 온 것이 우리 근현대사의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친미라든가 반미라든가 하는 구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어, 우리 내부로 파고든 우리 안의 미국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때인 것이다.
    최근 ≪슬픈 아시아≫를 통해 ‘우리에게 아시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장세진 교수가 이번에는 ‘우리 안의 미국’의 기원을 탐색한 책 ≪상상된 아메리카≫를 내놓았다.

    더욱이 최근 아랍 국가들의 연이은 자스민 혁명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듯이, 한 개인이나 특정 계층을 넘어 민족/국가 차원의 장래에 가치 지향적으로 개입해 들어오는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생각하다보면, 미국의 영향력은 이제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내발적인 것이다. 아랍 혁명 이후 중동의 여러 나라들에 ‘민주적’ 의회와 제도들이 들어설지 어떨지 그 행로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시점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해방’ 이후 한국의 자기정체성identity을 논하는 자리라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미국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 글로벌 타자인 미국을 상상했고, 또 미국을 매개로 어떻게 우리 스스로의 이미지를 그리며 미래를 설계해 왔을까. 이 점을 이야기할 때 ‘해방’ 이후 한국의 네이션 서사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책머리에] 중에서

    굴곡 어린 내력을 정면으로 응시하다

    이 책은 1945년 8월 이후 네이션 차원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핀다. 이른바 ‘탈식민’ 시기 텍스트들에 "식민지 시대의 상흔이나 유제가 어떻게 각인되었고" 또한 그러한 문제들이 얼마나 의식적으로 반성되고 있었는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이 책은 남한 사회의 ‘탈식민’ 과정이 어떠한 것이었나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이 책에 의하면, 식민지 시기 ‘동양/아시아’에 대한 관점은 탈식민 시기에는 아메리카를 매개로 해서 많은 부분 그대로 반복되어 나타났다. 정치적, 경제적으로는 무력할지언정 문화적으로는 우위에 있다는 심미적이고 비역사적인 정체성 구성 방식은 ‘탈식민’ 시기에도 그대로 되풀이되었다. 혹은 "아시아적 정체성"이라는 유사 과학의 이름으로 모든 부문에서의 열등함을 인정하며, 그와 동시에 한없이 움츠러드는 자학에 가까운 자기 표상 방식도 여전히 반복되었다.
    이제까지 한국의 1950년대는 주로 ‘탈식민’을 자명한 전제로 해서 논의되었던 까닭에, 이러한 논의 구조는 당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불과 수년 전까지 경험했던 식민의 세계로부터 완전히 결별한 듯한 환영幻影을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신생 국가의 국민이 되는데 거추장스러운 방해가 되었던 식민지 시대의 기억들은 공식적으로 은폐되었으며, 서둘러 잊어버리고 청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완전히 새로운 무대의 시작이라는 환영이 탈식민 신생 국가를 건설하는 기본 토대가 되었던 셈이다.
    더욱이 식민지 시대의 외형적인 유산을 한 줌의 폐허로 만들었던, 1950년대 앞머리에 놓인 한국전쟁은 그러한 불연속의 환영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그러나 실은 한국전쟁이야말로 식민지 시대와의 연관성 없이는 온전히 해명하기 어려운 사건이며,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식민지 시대에 형성되었던 정체성의 구성 방식은 한국전쟁이라는 초유의 환란을 경험하면서도 여전히 끈질기게 살아남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식민의 기억을 지우려는 의식적인 기획의 차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늘 소환되어 현재적으로 작동하는, 보다 뿌리 깊은 식민적 의식의 구조가 빚어내는 간극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의 경제 부흥과 함께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이 가능하게 되자 다시 한 번 아시아 논의에 열의를 내보인 바 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동아시아 반공 블록의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 이승만 정권은 1950년대부터 아메리카를 향해 이미 인도차이나에 대한 파병을 자청한 바 있다. 또한 사회주의 몰락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는 자본의 전 지구화와 함께 ‘동양/아시아’라는 로컬리티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모색되고 있는 오늘날이지만, 이 기호의 역사적 내력으로 볼 때 섣부른 낙관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동양/아시아’가 한편으로 해방의 기획을 가능하게 하는 자기 표상이며 실제로 그러한 역사적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기호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역사의 솔기를 거슬러 솔질한다는 벤야민의 아포리즘이 해방적 과거가 불현듯 현재화되는 정치적 기획을 지시하는 것이라면, 이 같은 맥락의 ‘동양/아시아’를 호출하기 위해서도 이 기호의 굴곡 어린 내력을 정면으로 응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탈식민과 피식민이 빚는 불협화음과 아이러니

    대한민국의 국민국가 만들기 과정을 아메리카와의 영향 관계 속에서 설명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오히려 학계에서 일반화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왕의 학문적 시도들은 주로 정치학이나 경제학, 그리고 사회학 등 이른바 "사회 현실"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알려진 ‘사회과학’ 관련 분야들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이 연구들은 미군정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현재까지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경제, 군사, 교육 및 사회 운동 기구들의 기원을 규명하는 이른바 제도사적 접근을 주로 취하고 있다. 근대 국민국가 만들기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제도사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 성과들이 소중한 것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러나 네이션 심급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이란 비단 법제화된 제도의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터이다. 그것은 제도적 차원과는 별도로, 다양한 종류의 언어적 표상들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거나 배제하는 가운데 이루어짐으로써 한편으로 고도의 담론 경쟁의 성격을 갖는다. 요컨대, 이 지점에서 한국 사회 제반 기구의 시원이 된 ‘제도로서의 아메리카’ 이외에 ‘상징으로서의 아메리카’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생겨난다.
    그런데 상징으로서의 아메리카라는 시각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하여 두 가지 점을 미리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이러한 매개를 통해 궁극적으로 구성되는 자기 정체성 역시 담론 차원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민족/국민’ 혹은 ‘계급’과 같은 주체의 여러 형식을 나타내는, 사회 이해의 가장 기본적인 범주들이 비단 물질적인 토대의 차원뿐만 아니라 언어적으로 구축된 것이라는 인식이 여기에는 깔려 있다. 이 말은 이 책이 ‘근대 국민국가 만들기’의 과정 속에서도 특히 언어적 상징의 측면에 주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째, 네이션에 관한 개념적 지식이나 재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아메리카라는 매개를 제안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해방’ 이후 한국 사회의 사유 및 상상력의 일방적인 수동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관점은 문화라는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영역에 있어 ‘송신자’의 역할을 과대평가함으로써 수용자의 해석 과정 사이에 작동하는 의미 구성의 복잡한 역학을 간과할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고정적인 역할 분담에 대한 반복되는 확인이 아니라 "오히려 송신자와 수용자의 틈새에서 벌어지는 대항과 타협, 모순을 잉태한 과정" 자체에 대한 촘촘한 재구성의 작업이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식민지 시기와 ‘해방’ 이후 ‘국민/민족’이라는 주체가 형성된 방식을 실질적으로 비교, 대조하고 있다. 거칠게 말하면, 근대 국민국가가 부재했던 식민지 조선인들의 경우, 최종 심급인 ‘국민/민족’으로 주체화되는 과정에서 제국 일본이라는 타자와 어떤 식으로든 조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1950년대 남한이라는 공간은 어떠했을까. 아메리카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 사회가 ‘탈식민’이라는 변화된 상황 속에 배치되어 있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탈식민’에 조응하는 의식의 변화가 실제로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를 여기서 곧바로 단정한다는 것은 아직은 조금 이른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식민(지)적 의식과 무의식이 어떠한 형태로 탈골, 변화되었는지 혹은 어떠한 형태로 존속, 변형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 안에 아메리카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는지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장 ‘탈식민’, 아메리카 그리고 국민국가 만들기
    01 왜 아메리카인가
    02 ‘서양-동양’이라는 도식Schema

    2장 아메리카-아시아 상상 구조의 기원, 그리고 재배치
    03 ‘보편’과의 조우, ‘동양/아시아’라는 기표
    04 “일본적 잔재殘滓를 숙청하라”
    05 문명과 ‘서양/아메리카’
    06 경쟁하는 표상들

    3장 패권주의적 아메리카와 심미적 동양
    07 아메리카, 상상적 후원자
    08 혈연에서 이념으로: 민족의 새 요건
    09 민족 표상으로서의 신라
    10 자유민주주의와 위기의 수사학
    11 반反근대 전략과 심미적 동양
    12 균열과 징후의 서사들

    4장 이념형 아메리카와 정체停滯된 아시아
    13 윌슨주의적 아메리카와 근대화론
    14 내인론의 등장
    15 분화하는 자유민주주의
    16 “이것이 아메리카다”
    17 재현의 위기와 균열의 서사

    에필로그: 기억의 복원을 위하여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더욱이 최근 아랍 국가들의 연이은 자스민 혁명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듯이, 한 개인이나 특정 계층을 넘어 민족/국가 차원의 장래에 가치 지향적으로 개입해 들어오는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생각하다보면, 미국의 영향력은 이제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내발적인 것이다. 아랍 혁명 이후 중동의 여러 나라들에 ‘민주적’ 의회와 제도들이 들어설지 어떨지 그 행로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시점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해방’ 이후 한국의 자기정체성identity을 논하는 자리라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미국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 글로벌 타자인 미국을 상상했고, 또 미국을 매개로 어떻게 우리 스스로의 이미지를 그리며 미래를 설계해 왔을까. 이 점을 이야기할 때 ‘해방’ 이후 한국의 네이션 서사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1960년대의 경제 부흥과 함께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이 가능하게 되자 다시 한 번 아시아 논의에 열의를 내보인 바 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동아시아 반공 블록의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 이승만 정권은 1950년대부터 아메리카를 향해 이미 인도차이나에 대한 파병을 자청한 바 있다. 또한 사회주의 몰락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는 자본의 전 지구화와 함께 ‘동양/아시아’라는 로컬리티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모색되고 있는 오늘날이지만, 이 기호의 역사적 내력으로 볼 때 섣부른 낙관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동양/아시아’가 한편으로 해방의 기획을 가능하게 하는 자기 표상이며 실제로 그러한 역사적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기호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역사의 솔기를 거슬러 솔질한다는 벤야민의 아포리즘이 해방적 과거가 불현듯 현재화되는 정치적 기획을 지시하는 것이라면, 이 같은 맥락의 ‘동양/아시아’를 호출하기 위해서도 이 기호의 굴곡 어린 내력을 정면으로 응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연세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에서 [상상된 아메리카와 1950년대 한국문학의 자기표상](2008)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구마모토 가쿠엔 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어 특임교원으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 동아시아 언어문명과의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현재는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사 논문 이후에는 한국 사회의 집단적 냉전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관한 논문들을 써왔다. 해방 직후 한국의 지성사나 문화사적 풍경을 꼼꼼하게 묘사한 책을 쓰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문화 연구Cultural Studies와 일국적 입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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