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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 루이스 세풀베다 산문집

원제 : Historias de aqui y de 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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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루이스 세풀베다 문학의 원천,
    상처 입고 소외된 삶이 위대한 문학으로 탄생하기까지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는 루이스 세풀베다가 칠레, 니카라과, 에콰도르 등 라틴 아메리카 각국 및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각지를 누비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에 대한 소회를 담은 특별한 여행기이다. 그의 주요작 [연애소설 읽는 노인], [우리였던 그림자]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 모티브를 제공한 인물과 사건, 군사 쿠데타에 끝까지 맞섰던 동지들과 동료 작가들 등 세풀베다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와 저널리스트로서의 르포도 함께 담았다.
    작품 곳곳에 세풀베다의 삶의 원칙이 깊게 배어 있는 이 작품은 가난으로 꿈을 잃은 아이들, 독재의 억압에 삶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부터 허세로 가득 찬 지식인들에 대한 조소와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의 손길에 대한 분노까지 다양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의 실제 주인공 노인과 인디언 부족을 만나 집필을 시작하는 과정, [우리였던 그림자]에 등장하는 아란시비아 형제와의 인연 등 세풀베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에피소드들은 그의 문학을 이루어 온 이야기의 뿌리를 짐작하게 해준다. 특유의 유머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글은 우리가 가슴 깊이 간직한 뜨거운 열정, 세상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을 되살려 낸다.

    '잊지 말라, 용서하지도 말라'
    패배했지만 지지 않은 사람들의 뜨거운 연대

    누군가 요즘 뭘 쓰느냐고 물어보기에, 난 이렇게 대답했다.

    "응, 우리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네."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는 저마다 깊은 상처를, 어떤 이들은 육신에, 또 어떤 이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헤어질 무렵, 우리는 모처럼 행복에 겨워 벅차오르는 가슴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빛나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힘차게 포옹을 나누었다. 우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힘차게 포옹을 나누는 것은 우리에겐 하나의 원칙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원칙을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되고,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 그 원칙은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잊지 말라, 용서하지도 말라.'
    (/ p.85)

    1973년 9월 11일, 자유를 향한 대중의 뜨거운 열정이 피노체트의 군사 쿠데타로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이후 칠레 전역은 무자비한 폭력에 휩싸였다. 혁명 투쟁을 벌이던 활동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진보 인사들도 철저한 탄압을 받았고, 대중들 또한 쿠데타를 지지하지 않거나 그런 이들과 관계가 있는 것이 밝혀지면 잔인한 폭력을 피할 수 없었다. 그 이후 칠레를 휩쓸고 간 것은 자본주의의 무자비한 욕망이었다. 그 한편에 모든 것을 빼앗긴 패배한 이들의 자리가 있었다.
    칠레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세풀베다는 군사 쿠데타 이후 탄압을 피해 망명길에 올랐다.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 동안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자신과 같은 패배자들이었다. 상처로 얼룩진 그들의 마음속에 꺼지지 않은 분노와 열정은 그의 펜을 움직였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게 했다.
    세풀베다는 패배자들의 편이다. 그는 문학이 실패한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적어도 위대한 문학은 큰 실패자에 관한 것이라 믿는다. 망명자로서 그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는 패배자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군사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다 패배했고, 상업화에 물든 거리에서 가난에 맞서다 패배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문학이 되는 것은 그들이 결코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세풀베다가 '잊지 말라, 용서하지도 말라'는 원칙을 가슴에 새긴 것처럼 그들도 역시 그릇된 역사가 남긴 상처와 분노를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음을 그는 자신의 글을 통해 되새기고 있다.

    '지금-여기'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세풀베다의 '이야기'


    이 작품은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사진에 대한 르포로 시작한다. 독일 망명 시절 사진작가인 친구의 집을 방문한 세풀베다는 칠레의 한 가난한 마을에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사진을 발견한다.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 사진작가와 함께 8년 만에 그 마을을 다시 찾지만, 당시 사진에 찍힌 아이 중 한 아이는 열다섯의 나이에 물건을 훔치다 총에 맞아 숨지고 나머지 아이들도 꿈과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다. 삭막한 세상에 찌들어 버린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에 가슴 아파하며 그들은 예전 사진의 배경이 된 장소를 다시 찾아가 8년 후의 사진을 완성한다.
    군사 쿠데타 이후 자본에 잠식된 칠레의 현실을 아이들의 사진을 통해 비추고 있는 이 이야기는 그의 시선이 과거에 대한 투쟁보다는 '지금-여기'의 삶으로 옮겨 왔음을 보여 준다. 세풀베다는 망명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통해 단지 칠레뿐 아니라, 세계 여러 곳이 절망과 체념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날의 삶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아니 자본주의 체제의 폭력성이 눈에 보이지 않게 강화됨으로써 오히려 삶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세풀베다는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눈앞에 놓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그가 택한 것은 '이야기하기'이다. 그에게 '이야기하기'란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삶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흐름을, 궁극적으로 역사적 흐름과 미래의 희망을 포착해 내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

    추천사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는 뜨거운 우정과 확고한 신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책이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주목해야 할!
    - 르 수아르

    지금까지 그가 써온 그 어떤 이야기보다 아름답다.
    - 리브르 엡도

    세풀베다는 그가 매혹된 이야기에 놀라운 서사의 힘을 더해 우리 눈앞에 환상적으로 펼쳐 보인다.
    - 리르

    목차

    아이들의 사진에 남겨진 빈자리- 르포
    라르센 B 빙붕
    2009년 1월 30일부터 칠레에서 보낸 일주일
    강인하지만 한없이 마음이 여린 우리의 영웅들
    사라진 위대한 발명품
    거룩한 강도
    엘 엔클라베
    두 가지 비극적인 이야기
    친구가 된 노인
    타잔을 쓴 진짜 작가
    빛과 존중, 그리고 기적의 연금술
    1979년 7월 19일......
    지식인들에 대한 관찰
    [들으라, 칠레여......]
    카티야 올레프스카야가 죽었다
    누구신지 자기소개부터 해주시겠어요?

    인디아나 존스가 몽파르나스 역에 도착하지 않았을 때
    62페이지짜리 사탕
    [에드워드]라는 이름의 개
    아디오스, 투르키토
    텔레비전, 문화 전달 매체
    개들의 생
    내가 싫어하는 노인
    파라 포크 클럽
    소라야, 이 골은 네게 바치는 거야
    옮긴이의 말_이야기하기 ─ [보이지 않는 공동체]를 향해

    본문중에서

    사진기를 눈에 바짝 갖다 댄 아이들의 얼굴에 모처럼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8년 전, 그때의 순수한 모습이 아이들의 표정에서 되살아났다. 행복해야
    할 유년 시절을 송두리째 빼앗기면서 얼굴에선 웃음꽃이 사라지고, 가슴 두근거리던 꿈마저도 절망과 악몽으로 뒤바뀌어 버린 지난 8년의 세월. 하지만 카메라를 들여다보면서 아이들은 잃어버린, 그 아련한 세계를 되찾은 듯 즐거워했다.
    (/ p.59)

    그 이튿날 일어나 보니, 날씨가 거짓말처럼 개어 있었다. 그리고 비에 젖은 흙 내음이 주변으로 은은하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를 끓인 다음, 올리베티 타자기와 종이 한 묶음을 들고 정원의 자두나무 아래에 있는 탁자로 갔다. 그러곤 곧장 나의 첫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 소설은 나의 영원한 친구, 연애 소설을 읽던 노인에 관한 이야기다.
    (/ pp.149~150)

    <타.> 어떤 점을 특히나 강조할 때 우루과이에서는 보통 그렇게 말한다.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 즐거운 삶을 누릴 권리를 아예 박탈당한 사람들, 정의롭고 올바른 삶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의미로 가득 찬 미래의 언어를 쟁취하기 위해서 투쟁해야 하는지 묻자, 마리오 베네데티는 망설임 없이 '타'라고 대답했다.
    (/ p.193)

    내 책이, 그리도 바라던 내 첫 번째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20부씩 든 상자 두 개가 아란시비아 인쇄소에서 가장 큰 탁자 위에 반듯이 놓여 있었다. 겉표지는 빨간색이었고, 제목과 내 이름은 검은 글자로 인쇄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하얀 글씨로 [현대 칠레 시선]이라고 새겨진 작은 글 상자가 있었다.
    (……)
    아란시비아 큰형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칠레의 수많은 작가에게도 같은 말을 했을 게 분명하다.
    "그럼 이렇게 하자. 오늘은 우선 두 권만 가져가도록 해라. 그리고 두 권은 외상으로 주마. 나머지는 여기 두었다가 돈이 생기면 찾아가고. 그래도 괜찮겠지?"
    나는 네 권의 책을 들고 인쇄소를 나왔다. 나도 이제 책을 낸 어엿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 pp.213~214)

    저자소개

    루이스 세풀베다(Luis sepulved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9~
    출생지 칠레
    출간도서 11종
    판매수 2,880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행동하는 지성.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피노체트가 정권을 장악하자 그는 당시 많은 칠레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오직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망명해야 했다. 수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글을 쓰고 환경 운동을 펼치다가 파리를 거쳐 1980년 독일로 이주했으며, 1997년 스페인 북부 히혼에 정착했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폭넓은 작품 세계를 펼쳐 왔다. 특히 환경과 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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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인공호흡], 루이스 세풀베다의 [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인상과 풍경],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의 [계속되는 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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