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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없는 밤 : 박진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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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생강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2년 10월 31일
  • 쪽수 : 254
  • ISBN : 9788954619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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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전히 현실에 머물러 있는 죽은 자들의 목소리!

2005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박진규의 첫 소설집 『교양 없는 밤』. 진실과 허위로 가득 찬 현실세계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조명했던 장편소설들과는 달리, 이번 소설집에서는 고즈넉하고 쓸쓸한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 개인의 역사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독특한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어렸을 때 엄마와 먹었던 국수를 떠올리는 남자, 매일 아침 눈뜨면 나타나 어딘가를 가리키는 죽은 아내, 인간의 체액을 빨아먹고 살아가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 시공간을 잃어버린 굴절된 남녀, 자살한 영혼들을 수거하는 국가기관 요원 등…. 여덟 편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존재했지만 결국 사라져버린 존재들을 다시 불러들인다. 만날 수 없고 숨결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의 쓸쓸하고 덧없는 시간을 기억과 추억의 마술로 그려내고 있다.

출판사 서평

남겨진 자는 여전히 마음의 귀로,
떠나간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어릴 때 엄마와 먹었던 국수를 떠올리는 남자, 매일 아침 눈뜨면 나타나 어딘가를 가리키는 죽은 아내, 인간의 체액을 빨아먹고 살아가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 시공간을 잃어버린 굴절된 남녀, 자살한 영혼들을 수거하는 국가기관 요원, 뱃속의 아이가 악마처럼 아름다운 괴물로 태어나길 꿈꾸는 미혼모…… 산 자들은 떠나간 자들의 흔적을 가리키고 그들의 목소리와 표정을 현재로 불러온다. 이제는 곁에 없는 사람들, 그리하여 만날 수 없고 숨결과 체온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이 활자에 붙잡혀 이야기에 매달려 있다. 박진규는 그 쓸쓸하고 덧없는 시간을 기억과 추억의 마술로 지금-여기, 이곳으로 소급한다. 소설집에 묶인 각각의 여덟 편의 단편소설은 긴 전생과 아득한 내생의 은밀한 이야기다. 우리는 그 이야기의 증인이고 청취자다. 형체는 사라지고 잔해만 남아 사라져버린 인물 개개의 역사를 박진규의 씁쓸하고 고독한 목소리로 듣는다. 그의 짧은 여덟 마디의 낭송을 듣다보면 너무 익숙해 잊고 있던, 저 멀리 까마득해 묻어두었던 우리의 맨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감춰두고 싶은, 숨기고픈 나와 당신의 일그러진 삶, 그 어두운 일면과 가감 없이 대면한다.

죽어도 죽지 않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닌,
타인의 기억과 몽상을 게걸스럽게 흡혈하는 이야기.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박진규의 첫 소설집!


『교양 없는 밤』은 일찍이『수상한 식모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마이너리티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기존의 낡은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해낸 작가 박진규의 첫 소설집이다. 그가 상재했던 세 권의 장편소설이 진실과 허위로 가득 찬 현실세계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집중 조명하고 있다면, 이번에 출간된 첫 소설집에서는 그 양상이 조금 다르다. 현실세계와 맞부딪치며 인간 군상들의 허위의 세계에 천착했던 그가, 이번 소설집에서는 고즈넉하고 쓸쓸한 알레고리화된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 인물들의 개인의 역사에 집중한다. 거기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유니크한 이야기를 제시하며, 그것을 지금 우리의 어둡고 외롭고 쓸쓸한 현실 풍경과 접목해 단편소설을 읽는 재미와 함께 뜻 깊은 의미를 공감케 한다.

수놓는 풍경마다 공허하다.
폐허의 빈자리로 가득하다!


젊은 작가 박진규가 부려놓은 블랙홀 같은 여덟 편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 곁에 존재했으나, 결국 사라져버린 존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제의(祭儀)의 일종이다. 현존했으나, 흔적이나 얼룩으로 남아 지금 우리 곁에 떠도는 그들. 그 떠나가버린 자들의 자취를 천천히 따라가 다시 우리들의 지금-여기를 되짚어 보게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 여덟 편의 각각의 이야기들은 삶의 세계에서 잠시 이탈해 죽음의 세계를 노크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박진규는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무렇지 않게 뒤틀어버린다. 죽은 자들이 나타나 현실 속에 그대로 침투하고, 자살한 자들의 영혼이 도시를 활보한다. 또 일상에서 너무 소소하지만 미세하게 균열된 틈새로 어두운 기운이 스며들기도 한다. 그가 구축한 소설 속 풍경은 대개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죽음과 연관되어 있고, 또한 이 여덟 편의 이야기에서 인물들은 죽음을 삶의 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에서의 삶은 죽음과 경계가 모호하다. 죽음은 현실의 삶과 단절되지 않고, 죽은 자가 현실에서의 하나의 목소리를 획득한 채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박진규가 소설집 한 권에 집약적으로 구축하려는 것은, 사라져버린 자들이 현실에 남겨진 자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고 뭔가 말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위무하기 위해 거창한 제의를 지내거나 한풀이 의식을 거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작가는 그 떠나간 자들의 목소리에 신중히 귀 기울이고 그들이 말하려 하는 것, 보려 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보기만 한다. 그들이 이승에서 간직했던 대화, 지울 수 없는 추억의 힘으로 애써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들을 보듬어 안을 뿐이다.

이 소설집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너무 추워」「은행강도」「교양 없는 밤」「국수」「굴절」「보고 싶은 얼굴」「찬장」「바르게 바로 서니」)이 실려 있다. 그의 첫 소설집 『교양 없는 밤』은 그동안 장편소설로 단단히 뿌리 내린 박진규만의 굵직한 서사 대신 단편소설의 미학을 여실히 느끼게 해줄 매혹적인 소재, 알레고리화된 서사, 독특한 상상력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있을 수 없는 일들과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교묘한 만남, 그 몽상 같은 현실을 뒤엎는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거듭되다보면 그가 그려놓은 거대한 하나의 그림 앞에 서게 된다. 그 그림은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들이 익숙해 잊고 있었던, 감추려 모른 척했던, 숨기고픈 우리들 삶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속살을 감추고도 속살을 까발릴 수 있는 작가의 재주는 한국 젊은 문학에 있어 축복”이라고 말한 선배 소설가(박성원)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게 만드는 박진규의 소설은, 잠시 고요했던 우리들의 가슴을 파동 치게 할 것이다.

「너무 추워」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죽은 아내가 벽에 기대어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 자살한 아내는 남편의 일상에 계속 틈입하고, 남편은 아내가 죽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고통스러워한다. 실은, 죽은 아내를 보는 것보다 아내가 자살한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던 남편은 엉뚱한 방향으로 유령인 아내를 떨쳐내는데……

「은행강도」자살한 영혼들을 수거하는 국가기관 요원 a, 그들은 살았으나 사는 게 아닌 자살한 영혼을 잡으러 다니는 국가공무원들이다. 쫓고 쫓기는 도망자와 추적자의 긴박한 상황들이 그려지고, 맹목적으로 행해지던 공무원의 공적인 일이 어느 순간 어떤 자살자의 메모로 인해 전복된다.

「교양 없는 밤」유령처럼 경계지대에 내던져진 존재들이 도시를 배회한다. 그들은 흡사 흡혈귀처럼 보이나 그들이 빨아먹는 것은 인간의 “경험과 생각과 몽상이” 녹아 있는 체액.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의 혼란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들은 살기 위해 끊임없이 타인의 기억을 먹고 타인의 꿈을 꾸고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영원불사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지독한 아이러니에 빠져 있다.

「국수」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먹었던 국수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유년의 기억을 반추하고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이며 지나치게 소박한 기억들을 두런두런 말하는 남자. 특별한 사건도 행복했던 체험이 아닌 평범한 국숫집에서의 일화를 소개한다. 소설이 끝나가면서 우리는 죽음에 직면한 한 남자의 특별한 상황과 마주치게 된다.

「굴절」소설가 노인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던 사람이다. 그는 공원에서 한 아가씨를 만나 황당하게 느껴지는 전생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는 전생과 현생을 넘나들며 구성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금 이곳이 과거인지, 현재인지, 미래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시공간을 잃은 채 노인과 아가씨는 이야기의 자장 안에서 굴절되고 만다.

「보고 싶은 얼굴」주인공 정현민의 연년생 형은 자신이 발견한 불발탄을 빼앗아 놀다가 폭파사고로 죽게 된다. 단순히 형의 죽음이 주는 죄책감보다 그 당시 모든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한 형에 대한 질투심에 늘 형이 “죽어버렸으면……”하고 염원한 자신의 이기심이 상처로 남아 있다. 얼굴을 가리는 화장술을 배우고 어느 극단의 메이크업리스트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본모습과 가려진 내면을 숨길 수 없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으며 죽은 형과 화해한다.

「찬장」어머니의 오래된 찬장에서 나온 실구렁이 ‘실구’와 얽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업구렁이는 집안의 부와 가족의 복에 관련된 우리네 민속신앙. 그 실구렁이가 현실에 튀어나와 삶 속에 묻혀 행운의 상징이었다가 악의 상징으로 둔갑하게 되는 상황을 긴밀하게 그려나간다.

「바르게 바로 서니」사이비 종교집단의 흥망사로 믿음의 이면을 파헤치는 작품. 바로느님을 섬기는 새영광세대의 이야기가 표면으로 드러나고 그 이면에는 인간의 광기와 잔혹성, 악마성으로 점철되는 세태풍자적 스케치를 작가의 짧은 호흡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의 말
독자들만이 소설가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는 건 아니다. 때론 소설가 역시 독자가 어떤 이들일지 생각한다. 이 단편들을 쓰면서 늦은 밤 열한시 어딘가로 춤추러 가고 싶었지만 혼자 침대에 걸터앉아 밤을 보내야 하는 이들을 떠올렸다.
밤 열한시부터 새벽까지 침대에서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을 만들고 싶었다.
어쩌면 나는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아니라 이야기로 흘러가는 여덟 개의 오래된 춤곡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
책에게도 운명이란 게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이 얇은 한 권의 소설책이 누군가의 머리맡에서 교양 없는 애완동물로 오래도록 살아가길 바란다.
―2012년 박진규

추천의 말

“그렇군. 나에게 부족했던 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연기력이었군.”

삶을 위한 연기는 고단하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거울 앞에서도 연기를 위한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 퇴근길에서, 손님 없는 포장마차에서, 지하철 제일 마지막 칸에서 가끔 맨얼굴을 만나지만 그건 그저 낯선 타인의 얼굴일 뿐이다. 자신의 맨얼굴은 볼 수가 없다.
문학동네소설상을 기 수상한 박진규의 첫 소설집에는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맨얼굴의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한다. 아내를 잃고 그리워하는 남자, 체액을 빨고 다니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 굴절된 여인, 자살한 영혼들을 잡으러 다니는 요원들까지. 알레고리로 가득 차 있지만 한 꺼풀만 벗겨내고 읽으면 잊고 있던 우리들의 맨얼굴들이 드러난다. 속살을 감추고도 속살을 까발릴 수 있는 작가의 재주는 한국 젊은 문학에 있어 축복이다.
일찍이 마이너리티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바 있는 박진규가 이번에는 알레고리로 무장한 근사한 한 장의 레이블을 가지고 나왔다. 트로트에서부터 포크와 록 그리고 재즈까지 각양각색의 여덟 곡이 들어 있는 이 레이블은 우리를 흥분케 하고 흥겹게 만들다가 결국엔 곰곰 생각하게 만든다.
_박성원(소설가)

목차

너무 추워 _007
은행강도 _035
교양 없는 밤 _061
국수 _083
굴절 _107
보고 싶은 얼굴 _135
찬장 _173
바르게 바로 서니 _203

해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노대원(문학평론가) _237
작가의 말 _253

본문중에서

우리는 매일매일 버려지는 기억.
나는 아내를 오늘 처음 만난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가 나의 아내라는 건 한낱 오해일지도 모른다. 날이 밝으면 우리는 사라진다. 해가 지면 우리는 낮의 사람들이 내버린 쓸모없는 기억으로 태어난다. 볼품없고 육체가 갖추어지지 않은 기억. 어제와 다른 기억. 우리는 그 텅 빈 여백을 채우려 사람들에게 달라붙어 감정과 몽상의 체액을 먹는다. 해가 뜨기 전까지 수많은 타인의 기억이 내 안에서 뒤섞이면 어느새 스스로를 살아 있는 인간으로 믿게 된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 것이 아닌 경험이 생각하는 머리와 뜨거운 심장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날이 밝고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이 명백하게 모습을 드러내면 아무것도 아닌 나는 사라진다.

―본문 81쪽 중에서

저자소개

박생강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7

저자 박생강은 1977년 북한방송 전파가 종종 흑백텔레비전에 잡히던 경기 파주 금촌에서 태어났다. 2005년 단군신화 설화를 패러디한 호랑아낙을 등장시킨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본명 박진규로 등단했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박생강이란 필명으로 문학 활동을 새로이 시작했다. 생강이란 필명은 생강이 몸에 좋다는 어떤 건강 서적의 표지를 서점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정했지만, 성자saint와 악당gang의 혼성, ‘생각의 강’ 같은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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