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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기관

원제 : 古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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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금고기관

    [금고기관]은 백화 단편소설인 ‘삼언’과 ‘양박’의 작품 200편 중에서 40편을 가려 뽑은 일종의 선집(選集)이다. ‘삼언’과 ‘양박’을 대신할 만큼 큰 인기를 얻어 이후 3백여 년간 광범위하게 유통되었다. 이 책은 전체 40편 중에서 "등 태수가 재산 문제를 귀신같이 판결하다( 大尹鬼斷家私)", "늙은 문하생이 삼대에 걸쳐 은혜를 갚다(老門生三世報恩)", "당해원이 기발한 계책으로 사람들을 놀리다(唐解元玩世出奇)", "기름 장수가 최고의 기녀를 차지하다(賣油 獨占花魁)" 등 4편을 번역·수록했다. 독자들은 ‘문인’, ‘과거(科擧)’, ‘재판’, ‘사랑’이라는 네 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17세기를 조망하는 흥미진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삼언’과 ‘양박’의 선집본인 [금고기관]에는 모두 4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원래 ‘삼언’에 수록된 작품은 총 120편, ‘양박’에 수록된 작품 총 80편, 이 두 작품을 합하면 모두 200편으로 방대한 분량이다. [금고기관]은 ‘삼언’에서 29편, ‘양박’에서 11편을 뽑아 수록하고 있어, 각각 전체의 73퍼센트, 27퍼센트 정도로 ‘삼언’ 작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세명언]에서 8편, [경세통언]에서 10편, [성세항언]에서 11편, [박안경기]에서 8편, [이각박안경기] 3편으로 작품집마다 비교적 고르게 선별하고 있다. 편집자인 포옹노인(抱甕老人)은 당시 독자들의 취향과 작품성, 주제 의식 등을 두루 고려해 작품을 신중히 선택했을 것이다. 그는 송·원 대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은 배제하고 명 대에 새로 창작된 작품만을 선별하고 있으며, 일부 내용을 약간 수정하고 윤색한 부분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 수록하고 있다.

    [금고기관]의 편집자는 독자들의 관심과 취향, 작품성, 주제 의식 등을 고려해 작품을 선별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서문을 통해서도 그것을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다양한 인정세태, 슬픔과 기쁨, 이별과 만남 등을 잘 묘사하고 있어 신기한 내용에 탄복하고 깊은 감동을 주며, 해피엔딩으로 끝나 풍속을 교화한다.” “수집한 작품 수는 많지만 어찌 사건이 다 기이할 수 있겠는가 ” “무릇 세상에서 정말로 기이한 것은 평범함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야기를 듣는 자는 슬퍼하거나 탄식하고 기뻐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다. 선한 자는 권면함을 깨닫고 악한 자라도 점차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느끼니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교화를 이룰 수 있다. 매우 기이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보면 우선 줄거리가 황당하지 않은 평범한 내용이면서 곡절이 있고 신선한 작품을 뽑았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인과응보적인 결말, 해피엔딩의 결말로 풍속을 교화하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선별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번 번역서를 내면서 [유세명언]에서 "등 태수가 재산 문제를 귀신같이 판결하다( 大尹鬼斷家私)", [경세통언]에서 "늙은 문하생이 삼대에 걸쳐 은혜를 갚다(老門生三世報恩)", "당해원이 기발한 계책으로 사람들을 놀리다(唐解元玩世出奇)", [성세항언]에서 "기름 장수가 최고의 기녀를 차지하다(賣油 獨占花魁)"를 번역·수록했다.

    첫째 작품인 "그림 속에 숨겨진 소송 사건의 비밀"은 오늘날도 종종 매체를 통해 이슈가 되곤 하는 재산 분쟁에 관한 소송 사건을 다루고 있다. 중국에서 재판 사건을 다루고 있는 소설은 공안(公案) 소설이라 별도로 구분할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팽공안(彭公案)], [시공안(施公案)], [포공안(包公案)], [삼협오의(三俠五義)]와 같은 소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판관 포청천"과 같은 유의 작품을 가리킨다.

    둘째 작품인 "왜 당대 최고의 기녀는 기름 장수를 선택했을까?"는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풍몽룡에게도 [정사(情史)]라는 작품이 있고, [서상기(西廂記)]와 [모란정(牡丹亭)]처럼 희곡 분야의 대표적인 작품이 다루고 있는 주제도 사랑이다. 명말·청초(明末淸初)에 출현한 소설 작품 가운데 이처럼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 상당히 많다. 유가적인 이념과 가치가 널리 보급되었던 전통 시기, 결혼하는 데 남녀 간의 사적인 감정은 중시되지 않았다. 결혼은 중매를 통해 가문과 가문 간의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장벽과 편견도 사랑의 열정은 막을 수 없는 법이다. 이 소설은 특히 여진족(女眞族)의 침입으로 중원 지역을 잃고 양자강을 건너 남방 항주(杭州)로 천도하던 시기를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기는 [수호전(水滸傳)], [설악비전(說岳飛傳)] 등 여러 소설 작품의 역사적 배경이 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는 당시 최고의 기녀가 경제적인 풍요, 사회적인 명예를 마다하고 진실한 사랑을 위해 천한 기름 장수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져 있다.

    셋째 작품인 "늙은 문하생과 젊은 스승의 기막힌 인연"은 문인, 과거 시험 문제를 다루고 있고, 넷째 작품인 "한 번의 웃음이 맺어 준 인연" 역시 문인을 다루고 있지만 과거 시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통 시기 중국 지식인들에게 과거 시험은 거의 유일한 신분 상승의 출구였다고 할 수 있다. 명청 시기 과거 시험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산된 이른바 ‘잉여 지식인’들은 많은 부정적인 사회적 병폐를 낳았지만, 다른 한편 문화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늙은 문하생과 젊은 스승의 기막힌 인연"의 주인공은 광서성 계림(桂林) 출신으로 11세 때 생원(生員)이 된 천재 선우동(鮮于同)이란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이후 46년이 지난 57세에 비로소 2차 관문인 향시(鄕試)에 합격했고 61세에 진사에 급제했다. 선우동은 18세기 유명한 소설인 오경재(吳敬梓, 1701~1754)의 [유림외사(儒林外史)]에 나오는 집념의 인물인 주진(周進), 범진(范進)을 연상시킨다. "한 번의 웃음이 맺어 준 인연"의 주인공 당인(唐寅, 1470~1523)은 18세기 양주(揚州)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양주팔괴(揚州八怪)’를 떠올리게 한다. 과거 시험에서 낙방한 자들 중 어떤 이는 상인의 길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고, 서당 선생, 막료(幕僚), 학자 등과 같이 문인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고 삶을 영위해 나간 자도 있었다. 이어(李漁)와 같이 작가, 출판업자, 극단 단장의 일을 겸업하며 살았던 사람도 있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당인은 과거를 포기한 후 도시에서 은거하면서 명성을 이용해 그림이나 글을 팔며 이른바 ‘시은(市隱)’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이 이야기를 통해 당시 ‘시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목차

    그림 속에 숨겨진 소송 사건의 비밀
    왜 당대 최고의 기녀는 기름 장수를 선택했을까?
    늙은 문하생과 젊은 스승의 기막힌 인연
    한 번의 웃음이 맺어 준 인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사람이 세상을 살 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부모만 한 이가 없다. 부모님이 나를 낳아서 기를 때는 아무리 빨라도 그분들이 이미 장년이 되었을 때다. 그러니 부모가 어떻게 나를 돌보며 함께 인생을 살 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반평생 같이 살 수 있을 뿐이다. 한편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부부만 한 이가 없다. 백발이 되도록 서로 돌보며 살아가니 매우 오랜 세월이다. 그러나 부부가 되기 전에는 너는 너고 나는 나로 각각 다른 집에 살았으니 유년 시절은 공백으로 남아 있다. 형제는 한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함께 살면서 일이 있으면 서로 상의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어 정말로 손발과도 같은 사이다. 그러니 어찌 우애가 없을 수 있겠는가? 기름진 전답은 오늘 잃었다가 내일 다시 살 수도 있지만, 형제를 잃으면 손이나 발을 잘린 것처럼 평생토록 결함이 남는 법이다.
    (/ '그림 속에 숨겨진 소송 사건의 비밀' 중에서)

    저자소개

    포옹노인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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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고기관]의 편집자가 누구이고 어떤 일생을 살다 간 사람인가에 대해서 사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이 책이 출현했던 17세기 출판업계에서는 필명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퍼져 있었다. 이는 소설과 같은 통속적인 출판물에 자신의 실명을 명기하는 것을 꺼렸던 당시의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금고기관]과 연관이 있는 사람을 꼽자면 대략 네 명 정도를 들 수 있다. 풍몽룡과 능몽초, 포옹노인(抱甕老人)과 소화주인(笑花主人)이 그들이다. [금고기관]이 풍몽룡의 ‘삼언’과 능몽초의 ‘양박’에 수록된 작품 가운데서 40편을 뽑아 수록하고 있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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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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